'맨부커상 수상' 한강 "변한 것 없어…책으로 독자와 소통할 것"
'맨부커상 수상' 한강 "변한 것 없어…책으로 독자와 소통할 것" 차기작 '흰', 밝고 존엄한 인간의 일면 담아낸 작품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근황과 함께 앞으로의 작품 계획을 밝혔다. 24일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는 한강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등장과 함께 사진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자 한강은 수줍게 미소지으며 "영국에는 출판사 편집자와 신작 '흰' 출간에 대해 상의하려고 간 것"이라며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부터 밝혔다.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한 문학상으로 해마다 영국, 아일랜드 같은 영국 연방국가 내에서 영어로 쓴 영미 소설 중 수상작을 선정하는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문학상이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은 비영연방 작가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영국에서 출간된 책에 한정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2007년 창비에서 펴낸 '채식주의자'는 영국인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의 번역으로 2015년 포르트벨로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맨부커상 주최측은 '채식주의자'에 대해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대해 집요하게 탐구, 묘사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한강은 근황에 대한 질문에 "많은 분이 기뻐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그분들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헤아려보게 된 1주일이었다"고 답했다. 세계적인 큰 상을 받았음에도 차분한 이유에 대해서는 "책을 쓴 지 오래돼서 그런 것 같다"며 "11년 전 소설인 데다가 영국이라는 먼 나라에서 상을 받았기 때문에 좋은 의미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글로벌한 유명세도 얻게 됐다. 하지만, 수상 전과 후에 달라진 점에 대해서 "변한 건 없다. 앞으로도 아무 일 없이 예전과 같이 지내고 싶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책을 매개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다. 방안에서 숨어서 글을 쓰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앞으로 작품 활동을 염두한 듯한 말을 했다. 차기작 '흰'에 대한 의욕도 내비췄다. 영국과 네덜란드에 판권이 팔린 '흰'은 '밝고 존엄한 인간의 일면을 바라보고 싶다'는 작가의 생각을 옮겨놓은 것이다. 절대로 더럽혀질 수 없는 흰것들을 소재로 삼아 쓴 일종의 '시소설'이다. 작품 내에서 강보, 배내옷, 소금, 눈, 얼음, 달, 쌀, 파도, 백목련, 수의 등을 소재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한강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끝마치면서 "수상작인 '채식주의자' 외에도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동료 선후배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도 읽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