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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外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하미나 지음/동아시아 부끄러운 기록 하나. 한국은 2003년부터 2020년까지 딱 한 번을 빼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코로나 이후 국내 20대 여성 자살시도자가 33.5%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보고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울증 등 기분장애로 진료를 받은 20대 여성은 2016년 4만3749명에서 작년 10만6752명으로 2.44배 늘었다. 젊은 여성들은 왜 우울할까. 책의 저자는 '제2형 양극성장애'(조울증)를 진단받은 당사자다. "나는 그냥 미친 인간인 걸까?" 인생을 해석할 권한을 누구에게도 넘기고 싶지 않았던 저자는 '조울증'이라는 진단명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스스로 이야기를 다시 써내려 가기로 결정한다. 31명의 우울증 여성 당사자들을 인터뷰해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질병을 받아들이고 회복해 나가는지를 조명하고, 이를 통해 우울증 연구와 치료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여성 환자들의 주체성을 되살린다. 340쪽. 1만6000원. ◆한국의 능력주의 박권일 지음/이데아 능력주의자들은 "개인의 능력 차이는 명백하다. 고로 불평등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시험에 합격하지 못했거나 스펙이 없는 사람들이 보상받는 것을 유독 불편해한다. 불공정하다는 이유에서다. 능력이 많으면 더 많은 몫을 가지고 능력이 부족하면 더 적은 파이를 돌려받는 게 당연한 걸까. 애당초 능력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 저자는 "현실에서 능력, 노력, 일의 사회적 가치, 경제 성장에 대한 개인의 기여 등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멸시하는 능력주의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벌레투성이다"고 일갈한다. 월수입이 200만원대면 '이백충', 수시로 대학에 들어가면 '수시충',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로퀴충'··· 세상을 이런 식으로 바라보기에 주변에 벌레 아닌 자가 없다. 책은 1%도 되지 않는 개천의 용을 향한 질주 때문에 99%의 삶이 피폐해지는 한국 사회의 아이러니를 꼬집는다. 344쪽. 1만8000원. ◆사람이 싫다 손수호 지음/브레인스토어 변호사는 뭐 하는 사람일까. 우리가 드라마나 영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서 보는 변호사의 이미지는 천편일률적이다. 단정한 수트 차림에 각진 서류가방으로 대변된다. 변호사로 일하는 저자는 사람들의 생각만큼 번듯하고 폼 나는 인생을 누리고 사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책에 따르면 변호사는 생활인으로서의 무게를 하루하루 감내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감정노동자에 가깝다. 그는 변호사로 사는 동안 '아~ 사람이 싫다'고 혼잣말을 내뱉을 만큼 씁쓸한 일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주로 문제에 휘말려 어려움에 빠졌거나 직접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변호사를 찾는데 이들이 주는 스트레스와 압박, 폭언과 욕설, 협박과 앙갚음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싫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를 계속 보호하고 변호해야 하는 직업인의 슬픔과 기쁨. 288쪽. 1만6000원.

2021-09-21 16:57:2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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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책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이 추천하는 '순간의 두려움, 매일의 기적'

이 책은 이탈리아인으로서 1990년 한국에 오신 김하종 신부님이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안나의 집'을 운영하면서 경험하신 희로애락이 담긴 일기 형식의 글이다. 특히 '코로나19, 안나의 집 275일간의 기록'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노숙자를 위한 식사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그래도 함께 꾸준히 급식이 유지될 수 있었던 기적을 기록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안나의 집을 방문해서 김 하종 신부님을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신부님께서 선물해 주신 이 책을 읽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김하종 신부님은 프랑스에서 빈민구호 공동체인 엠마우스를 만들어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신 '살아있는 성자'로 존경받는 피에르 신부님을 떠올리게 한다. 피에르 신부님은 "인간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과 타인을 고통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 사이의 구분이 있을 뿐이며, 사랑을 하는 사람과 사랑하길 거부하는 사람으로 구분된다"라고 하셨다. 안나의 집에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인간의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나는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이다. 자신의 안락함과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문화는 우리 자신을 이기적으로 만든다. 자원봉사를 자청해 놓고 갑자기 봉사를 취소하는 두려움의 모습이다. 누구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을 모른 척하는 것은 사회정의와는 거리가 멀다. 김하종 신부님은 "가장 약한 사람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어려운 시기이며, 이들이 정상적으로 먹지 못하게 되면 면역체계가 무너져 코로나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 이는 다른 시민에게 전염되기 쉬우므로 노숙자들을 돌보는 것은 큰 섬김이다"라고 강조하셨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급식소를 폐쇄하라는 성남시의 방역 지침을 받고도 하루에 유일한 한 끼 식사가 되는 550명의 노숙자들에게서 등을 돌릴 수 없었다. 그들의 배고픔을 묵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락으로 전달하게 되었다. 도시락을 전달할 마땅할 장소가 없어서 길거리에서 나누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급식소 주변 시민들이 매일 시청,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였다.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자신의 고통만큼은 아니더라도 타인들의 고통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면서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사랑을 실천하고 희생하는 또 다른 인간의 모습을 김 하종 신부님은 매일 "기적"이라고 표현하셨다. 급식소에서 700~800명의 도시락을 만드는 자원봉사자들은 몸은 비록 피곤하지만 영혼은 아름답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할 뿐 아니라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준다고 말한다. 자신도 어렵게 살아가면서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데 쓰라고 금을 기증하는 자매님과 자신이 가진 물건이나 음식들을 기꺼이 내놓을 줄 아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분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를 자원하는 청년들의 얘기는 훈훈한 감동을 준다.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이지만 하루 4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끊이지 않고 급식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 역시 기적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어려운 이 시기에 이웃의 고통에 눈을 돌려 고락을 함께 나누는 일은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고,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사회적 선택이다. 폭우 속에 우산도 없이 급식소를 찾은 어느 노숙자가 한 말이 가슴에 남는다. "신부님! 이런 폭우나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배고픔이 더 두려워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1-09-16 16:00:25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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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글록 外

◆글록 폴 배럿 지음/오세영 옮김/강준환 감수/레드리버 한가로운 점심시간, 트럭 한대가 카페 안으로 돌진했다. 매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손님 중 일부는 자동차가 고장 난 줄 알고 부상자를 도우려 다가갔다. 바로 그때 운전자의 손에 들린 17연발 글록 17이 불을 뿜어대기 시작했다. 킬린 학살. 훗날 이 비극적인 사건에 붙여진 이름이다. 미국은 왜 총기 규제를 못 하는 걸까. 전미총기협회(NRA)와 총기 옹호론자를 방패막이 삼아 잇속을 챙기며 총기 규제를 무력화한 세력이 있다. '글록'이라는 총기 회사다. 책은 기업이 사회운동과 규제를 어떻게 무력화하는지, 잘못을 저지른 기업에 책임을 묻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344쪽. 1만9800원. ◆집에 갇힌 나라, 동아시아와 중국 김수현, 진미윤 지음/오월의봄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이 돼 버린 집. 부동산 불패 신화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책은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일본, 중국의 주택정책 트렌드가 어떻게 변해왔고, 현재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를 짚는다. 동아시아 국가의 주택문제와 정책은 서구와 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식민지에서 독립한 데다 일부 국가들은 내전으로 피폐한 상태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식민 본국이자 패전국인 일본도 공습으로 주택이 대규모로 멸실된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도시로 인구가 몰렸고, 산업화가 시작됐다. 주택 절대 부족 시대였다. 상당수 국가들에 판자촌이 만연했으며, 과밀한 주거와 부족한 기반시설로 고통받았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주택 공급도 빠른 속도로 늘었고, 판자촌마저 사라졌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 성공과 주택부족 해소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지만 소득에 비해 너무 높은 집값, 주기적인 집값 등락, 주거 양극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가 공통으로 겪는 주택문제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376쪽. 2만2000원. ◆어스테크, 지구가 허락할 때까지 이병한 지음/가디언 책은 지구를 망치는 하이테크(High Tech)에서 지구를 살리는 딥테크(Deep Tech)로 전향한 스타트업 CEO 4명의 무해한 도전을 다룬다. 버섯으로 향후 100억 인구를 먹여 살릴 대체 고기를 개발하는 기업부터 해조류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만드는 회사, 재생에너지 전환을 10년 이상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삼은 스타트업,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로 농업을 살리는 벤처 기업에 이르기까지 바라는 건 딱 하나.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것' 244쪽. 1만6000원.

2021-09-16 14:29:2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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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안광복 지음/어크로스 필자가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독서경시대회'라는 연례행사가 있었다. 시험 범위가 없으면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던 학교 선생님들은 독서경시대회 전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을 알려주면서 대회 참여를 독려했다. 가정통신문에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몽실 언니',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괭이부리말 아이들', '국가론' 같은 과학, 문학, 철학 분야의 책을 읽고 시험에 임할 것을 당부하는 말이 쓰여 있었다. 아쉽게도 대회에서 상을 받진 못했지만, 소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이 일을 계기로 철학에 소질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필독서 목록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가 끼어 있었는데 이 책에서 나온 문제 10개를 다 맞혔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런 재능이 있으면 나중에 철학자가 돼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는데 거장들의 저작을 읽다가 착각이었단 걸 알게 됐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부터 라캉의 에크리,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까지 모두 10페이지도 읽지 못한 채 "현상체, 가상체, 형성자, 변형태, 현존재··· 웩!"하고 책을 덮었다. 틀에 박힌 사고를 깨는 건 재밌는 일이다. '철학이 어렵다'란 고정관념도 부술 수 있을까? '처음 읽는 서양철학사'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 저자는 "철학을 알려면 철학만 바라보지 말라"고 조언한다. 문제를 모르면 답도 못 찾는다는 것이다. 책은 철학 사상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서양 철학사를 대표하는 철학자 40인의 삶을 들려준다. 철학자들이 왜 그런 고민을 했는지 캐묻고, 그들의 고뇌를 내 고민처럼 느끼고 아파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철학이 우리에게 의미 있는 '무엇'이 된다는 것이다.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게 철학은 삶을 지탱하는 무기였다. 책에 따르면 잔인하고 황량한 전쟁터에서 아우렐리우스는 끊임없이 이성을 일깨우고 마음의 고요를 찾는 철학자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인생은 투쟁이고 세계는 낯선 이를 위한 임시 수용소일 뿐이며, 죽음 뒤에 얻은 명성은 허무하다. 그런 우리에게 유일한 버팀목은 철학이다. 철학은 우리 자신 속에 거룩한 정신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고 가르치고 우리가 당하는 모든 일은 악이 아니라 우리의 운명일 뿐이라고 말해준다. (중략) 우주적 이성에 따라 일어나는 일은 결코 나쁜 일일 리 없다"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을 훈계하기 위해 쓴 '명상록'의 일부를 소개하며 저자는 "아우렐리우스의 삶은 철학적 반성을 거듭하는 성숙한 개인이 훌륭한 사회 지도자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 준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아우렐리우스처럼 항상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도록 자신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반성하는 자세를 가져보자"고 독자에게 제안한다. 456쪽. 1만5800원.

2021-09-16 13:37:4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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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 배우 송중기·박소담 선정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이 확정됐다. TV 브라운관과 스크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를 사로잡은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이 오는 10월 6일 수요일 저녁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맡게됐다. 배우 송중기는 올해 영화 <승리호>(2020)부터 드라마 [빈센조](2021)까지 연이은 흥행으로 이유 있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는 2008년 <쌍화점>으로 데뷔 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2012), [태양의 후예](2016), [아스달 연대기](2019), 그리고 영화 <늑대소년>(2012), <군함도>(2017) 등을 통해 연기력과 대중성 모두 증명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현재 촬영 중인 영화 <보고타>(2021)까지 그는 캐릭터와 장르, 시대를 넘나들며 배우로서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펼쳐내고 있다. 영화 <상의원>(2014),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4) 등 매 작품마다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 박소담은 지난 2015년 <검은 사제들>로 대중들에게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듬해 청룡영화제 여우조연상,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자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충무로 대세로 자리매김한 그는 이후 연극 무대, 스크린, TV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영화 <기생충>(2019)에서 반지하 집에 사는 막내딸 '기정'으로 분해 영화에 밀도를 더하는 인상적인 연기로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천만 영화 필모그래피까지 갖추게 됐다. 이렇듯 대중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은 배우 송중기와 박소담을 개막식 사회자로 선정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개최될 예정이다.

2021-09-16 10:51:42 김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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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빚는 남자' 서승준, 'NATURAL INTENTIONS' 전시

24~28일 삼청동 갤러리 마롱에서 개최 도예작가 서승준의 국내 두 번째 전시인 'NATURAL INTENTIONS'이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삼청동 갤러리 마롱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각자가 지닌 도자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본질에 초점을 맞추며, 그 본질은 바로 자연으로의 회귀임을 알리고 있다. 도자기가 지닌 특성과 본질에 대한 고찰을 바라는 작가의 시선이 깊이 개입되어 있다. 이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우리 역시 오랜 시간 환경에 길들여진 자연의 한 조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자각하게 하고 다시 자연으로 회귀시키려는 의도다. 자연 요소인 흙과 불로 만들어진 작품은 자연을 구성하는 하나의 오브제다. 그것은 다시 자연으로 회귀하는 형태를 취한다. 이것은 일상을 살아가며 망각하는 구성의 본질, 모든 것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알리고 정화하거나 순환시키는 작업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서승준 작가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카메라에 담아내며 작업에 동참하고 있는 사진작가 콜린 킴의 영상협업이 더해져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상과 도자기, 설치요소의 기물들 하나하나가 완벽한 시퀀스를 이루며 실험적이고 차별화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 서 작가가 과거 하와이로 이주하면서 국내에서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설치 미술 작가로 활동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2021-09-15 12:21:57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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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공개!

오는 10월 6일(수)부터 15일(금)까지 열리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공식 포스터를 전격 공개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는 한국 전통 모시천의 실사를 바탕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영문 표기를 손글씨로 흘려 쓴 디자인 작품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색인 붉은 색 계열 모시천을 실사 촬영해 다양한 색으로 변주했다. 다채로운 색의 모시천을 겹쳐 색을 변주한 이번 포스터 배경은 세계 영화를 선보이는 '축제의 장'이 된 '영화의 도시' 부산을 나타낸다. 포스터 하단의 짙은 보라와 자주색은 부산의 밤바다를, 포스터 중앙에 여러 색깔의 모시천이 겹쳐지는 부분은 영화제가 펼쳐지는 하늘과 그 아래 공간을 의미한다. 화면 중앙을 둘러싸는 형태로 배치된 7가지 색상의 정사각형은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제작된 각국의 다양한 영화를 상징한다. 한국의 전통 유산인 '모시 짜기'는 모시풀을 모시천으로 완성하기까지 보통 석 달 정도가 꼬박 걸리는 고난의 작업이다.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이 일을 나누어 맡아야 완성되는 '모시천'은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는 영화인들의 노고를 대변해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는 제2회부터 부산국제영화제 미술감독으로 활동한 최순대 부산현대시각디자인협회장이 제작했다. 올해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며 기대를 모으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6일(수)부터 오는 10월 15일(금)까지 열흘간 개최된다.

2021-09-14 15:07:34 김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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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이름이 법이 될 때 外

◆이름이 법이 될 때 정혜진 지음/동녘 고유명사에서 보통명사가 된 이름들이 있다. 지난 2018년 겨울 한국발전기술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몸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재가 분명했지만, 원청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하청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면 원청이 책임질 것', 이 당연한 말을 법에 새기기 위해 김용균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세상에 내어줬다. 어떤 이름들은 산재 위험에서 노동자를 지키는 법이, 장기 미제 살인 사건의 피해자를 구하는 법(태완이법)이, 어린이 같은 약자를 보호하는 법(민식이법)이 되기도 한다. 김용균, 태완이, 구하라, 민식이, 임세원, 사랑이, 김관홍···. 책은 법이 된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써 내려간 르포르타주 에세이로, 우리가 타인의 이름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 알려준다. 252쪽. 1만5000원. ◆기본소득, 지금 세계는 최인숙, 고향갑 지음/구름바다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긴 사람들, 코로나 팬데믹으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등 세계는 지금 인간의 초라함을 목격하고 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20세기 자본의 논리에 따라 사람들은 땀 흘려 노동하고, 대가로 돈을 지불받았다. 하지만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은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게 됐다. 돈을 벌지 못하면 소비를 할 수 없게 돼 경제가 마비된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쳤을 때 국가가 나서서 무상의료를 펼치지 않았다면, 재난지원금을 풀지 않았다면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됐을까?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불안과 공포에 떨고 처참하게 죽었을 것이다. 책은 위기에 직면한 세계가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는 지점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본소득'을 제시한다. "훌륭한 생각은 처음에는 조롱받고 공격받지만 결국 받아들여진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기본소득 역시 받아들임의 여정을 걸어가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236쪽. 1만5000원.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고미숙 지음/북드라망 백수는 단순히 '노는 사람'이 아니다. 놀면서 배우는 사람이다. 세상이 스승이고, 인생이 학교인 청년 백수는 네 가지 기본기를 익혀야 한다고 책은 주장한다. 노동이 아닌 활동을 통해 자기 삶의 매니저가 되기, 고립이 아닌 공감으로 우정의 기예 연마하기, 방황 아닌 탈주를 위해 노마디즘으로 무장하기, 반복에 빠진 삶이 아닌 생성하는 삶을 위해 지혜의 파동에 접속하기가 바로 그것. 책은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오늘날 청년 백수의 삶과 18세기 조선 시대 연암 박지원의 청년 시기 삶과 사유를 교차시키며 풀어낸 인문학적 백수론이다. "일하지 않아도 굶주리지 않고, 거기다 100세를 살 수 있다니, 그야말로 인류사의 축복이다. 그럼 그 기나긴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 배우면 된다. 이것이 백수 시대에 백세 인생을 살아가는 최고의 전략이다. 단언컨대, 이보다 더 좋은 삶은 없다. 고로 백수는 미래다"고 저자는 말한다. 304쪽. 1만6000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09-09 13:48:33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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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책과 함께] 이상한 성공

윤홍식 지음/한겨레출판사 8일 저녁 가족들과 쇼파에 참새처럼 나란히 앉아 tvN의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시청했다. 처음엔 깔깔대고 웃었는데 프로그램이 끝나갈 때쯤 엄마, 아빠, 나, 동생 넷 다 꺽꺽대며 울었다. 고시원에 살던 20대 청년이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을 출연자로 나온 유품 정리사가 들려줬는데 그 이야기가 너무나도 슬펐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상한 나라다. 전 세계 모든 가난한 나라가 꿈꾸는 부유한 국가가 됐는데도 국민 개개인을 찬찬히 뜯어 보면 행복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 '이상한 성공'은 빛나는 성취를 이뤘음에도 불행한 한국 사회의 아이러니를 파헤친다. 책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한 세기 전 가난했던 나라는 지금도 가난하고, 부자였던 나라는 지금도 부자다. 그런데 한국만은 유일하게 가난을 탈출해 부자 나라가 됐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 7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래 개도국이 선진국으로 바뀐 사례는 한국이 처음이라고 하니 기적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믿을 수 없는 성공에도 한국인들은 항상 불안에 시달린다. 저자는 '사회가 없는 세상'을 불행의 원인으로 꼽으며, 마거릿 대처 집권 기간의 영국을 예시로 든다. 사람들이 문제의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대처는 복지국가를 축소하고 국가의 힘을 이용해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려 했다. 그 결과 대처 정권 막바지엔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지니계수, 팔마비율)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사회가 없는 세상'을 만든 대처 이야기가 '성공의 함정'에 빠진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대한민국의 성공은 사회란 없고 개인이 각자의 안락한 삶을 위해 행동한 기적인 노력들이 모아진 결과로 보인다"면서 "한국이 사회적 연대를 통해 서로 돕는 일에 인색해진 이유는 공적 복지의 확대 없이 성장을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고 불평등을 낮췄던 놀라운 성공의 경험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안타깝게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사회는 과거와 같은 경제 성장의 기적을 일으키기 어려워졌다. 저자는 "우리의 비극은 실패가 아닌 성공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서 "이제 성공의 덫이라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좋은 일자리와 돌봄 역할 분담, 실패해도 괜찮은 사회 조성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나가자"고 독자를 설득한다. 416쪽. 2만원.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09-09 12:54:14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