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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 넘은 아이스버킷 챌린지

세계 각국에서 사람들이 얼음물 양동이를 뒤집어 쓰고 있다.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 환자를 돕기 위한 기금 마련 이벤트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얼음물 샤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최근 이 이벤트가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면서 한 달 만에 모금액이 1억 달러(약 1000억원)를 넘어섰다고 미국 ALS 협회는 밝혔다. 가히 폭발적인 호응이다. 뜨거운 열기 속에 이어지는 '찬물 세례'는 온·오프라인에서 최고의 놀이감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대는 이벤트를 다양하게 응용, 사진을 올리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적지 않다. 절벽에서 강물로 뛰어내리는 새로운 아이스 버킷 방식을 택한 18세 영국 소년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미국에서는 대학생들의 아이스 버킷 챌린지 현장을 정리하던 소방관 4명이 감전되는 사고가 있었다. 훈훈한 마음으로 시작된 행사가 본래의 의미는 퇴색된 채 놀이와 자기 과시용 수단으로 전락해 씁쓸하다. 게다가 각종 사고로 이어져 목숨까지 잃는 상황이 빚어지니 아이스 버킷 열풍이 도를 넘어선 광풍으로 치닫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부금이 쌓이고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관심이 느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안타깝다. 후끈 달아오른 기부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재미있는 사진 등 '잿밥'에 관심 많은 사람들 덕분에 당분간은 계속될 것 같다. 착한 마음을 나누는 행사에 동참하는데 손가락질을 할 사람은 없다. 다만 자신이 왜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지는 제대로 알았으면 한다. 아이스 버킷으로 '잘난 척' 하려다가 변을 당하는 일도 없길 바란다.

2014-09-01 15:00:28 조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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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비자 눈높이 맞는 금융상품 나와야

최근 금융연구원이 주최한 금융광고 규제개선 세미나에서 재밌는 견해가 나왔다. 금융상품 광고는 주로 규제의 대상이 되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만 바꾸면 오히려 금융소비자 교육에 도움이 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한 연구자가 제시했다. 광고는 상품의 장점을 극대화해 홍보함으로써 소비자가 그 상품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인데, 이를 소비자 교육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광고를 통해 금융상품의 특성을 알린다는 발상은 역설적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충분한 금융지식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 결정을 한다는 걸 알려준다. 자동차나 카메라를 광고만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는 없다. 제품을 사기 전 매장에 들러 여러 차량을 시승해보거나 카메라 성능을 테스트한 뒤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금융상품만은 유독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소비자의 뇌리에 남는 것은 그 상품이 추구하는 목표 수익률뿐이며 상품에 대한 나머지 설명은 마이동풍처럼 귓가를 스쳐 지나간다. 그만큼 투자 손실을 볼 위험도 커진다. 최근 문제가 된 불완전판매 이슈 등도 대부분 금융소비자가 상품의 최종 수익률만을 신봉하다가 다른 잠재 위험을 놓친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 이렇게 금융상품을 소비하다가 손실을 본 소비자는 금융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되고 결국 투자 외면으로 지금과 같은 거래 침체 장세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광고를 통해 금융지식을 알리자'는 발상이 나오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업계에서 소비자를 시장의 일원으로 인정하고 소비자의 금융지식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야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4-08-31 10:33:0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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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슈퍼스타K6' '쇼미더머니3' 등 프로그램 본질에 초점 맞춰야

'슈퍼스타K6' '쇼미더머니3'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 능력에 초점 맞춰야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시도된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영향으로 다양한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과 '논란'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달 새 두 건의 비슷한 논란이 겹치면서 방송가요계가 시끌벅적하다. 시작은 엠넷 '쇼미더머니3'의 출연자 육지담이었다. 지난달 '쇼미더머니3' 방송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육지담의 사생활을 담은 게시물이 게재돼 큰 파장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육지담은 과거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육지담 사건이 잠잠해지자 이번에는 지난 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엠넷 '슈퍼스타K6'의 송유빈이 도마에 올랐다. 송유빈은 아이유 닮은꼴 외모와 가창력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송유빈의 과거 모습이 담긴 사진과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학생 신분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모습과 그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욕설 등이 공개됐다. 이에 송유빈은 "과거에 제가 한 행동들은 죄송합니다. 지금은 술 담배 안 해요. 했던 건 인정하니까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즉각 해명했다. 이처럼 참가자의 과거 논란은 통과의례처럼 반복되고 있다. 대중의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인 만큼 향후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프로그램 특성상 참가자의 인성도 중요하지만 '음악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국의 대표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경우 참가자가 과거 행적보다 능력을 가지고 평가한다. 문화적인 차이는 존재하지만 과거 논란으로 프로그램의 본질이 흐려지는 부분은 안타까울 뿐이다.

2014-08-29 00:37:21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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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50대50' 교복시장, 판도 바뀌나

교육부가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도' 시행을 앞두고 지난 25일 보완책을 내놨다. 그간 재고 문제·입찰 경쟁 방법·납품 시기 등을 문제 삼은 업계의 말을 일부 수용해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장 점유율 20%의 스마트와 30%를 차지한 5개 중견 교복 업계(282개 사업체 소속)와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엘리트·스쿨룩스·아이비클럽 등 이른바 '빅4' 중 3곳은 참여하지 않았다. 협약 내용 중 낙찰 받은 업체에 대해 2015년 1년에 한해서는 신품 낙찰가 이하의 가격으로 재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경쟁 촉진을 위해 교육청 판단에 따라 시·도별 입찰 권역 제한을 풀 수 있도록 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대형 브랜드사의 대량 예측생산과 마케팅 활동으로 과점 현상이 일어나 재고 부담이 높았다"며 "수요에 맞는 주문 생산이 가능해져 중소업체에 오히려 친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교복협회는 교육부의 보완책에 전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27일 교복업계 종사자 약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생존권 사수 결의 집회를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의 개별구매선택권 상실 ▲수급 문제로 학부모 이중비용 발생 ▲영세 교복업자의 도산 위기 등이 골자다. 이로써 사실상 교복 시장이 50대 50으로 나뉘게 됐다. 스마트를 필두로 한 '군소 연합'과 빅4 업체 중 3곳이 포함된 협회가 맞붙은 형상이다. 내년 교복착용 중·고교는 5000여개다. 입찰은 진행 중이고 내년 3월까지는 시간이 얼마 없다. 교복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2014-08-27 16:21:33 김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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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싱크홀, 책임논란 앞서 안전대책부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서 시작된 싱크홀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천·광주·울산·거제·단양 등 지역을 가라지 않고 땅이 꺼지고 있는 데다, 지난 주말에는 강남 교대역 도로 한복판이 함몰돼 승합차가 빠지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게 된 것이다. 싱크홀 현상이 잇따르면서 그 원인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아직 추측만 난무한 상황이다. 특히 싱크홀 공포의 진원지가 된 석촌지하차도의 경우 지하철 9호선 공사가 원인이라는 잠정 결론이 내려졌음에도 제2롯데월드를 향한 시민들의 의심은 계속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그렇다보니 쉽게 답을 구할 수 없는 근본 원인은 외면한 채 당장 논란을 유발할 수 있는 책임 소재에 관련된 자극적인 보도만 속출하고 있다. 물론 관리가 제대로 안된 것인지, 대형 개발사업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원인을 따져보다 보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직 땅 속에서 어떤 일이 왜 벌어졌는지 정확히도 모르는 상태에서 누구 책임인지부터 따져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 책임을 지게해도 늦지 않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싱크홀의 원인으로 지하에 매설된 관의 노후화, 도시화에 따른 지반공사 증가 등을 꼽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낡은 관들을 보수하고, 대형 공사를 할 때는 반드시 사전 조사와 적정한 공법을 검토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쓸 데 없는 논란으로 시간을 끌면서 공포감을 조성하기보다 체계적인 마련해 더 큰 사고를 예방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2014-08-26 16:36:14 박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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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복귀 전교조 전임자 직권면직 강행만이 능사인가

교육부는 11개 시·도교육청에 미복귀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임자 27명을 다음달 2일까지 직권 면직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이에 불응할 경우 행정대집행이나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대집행은 교육부가 시·도교육감을 대신해 시·도교육청에 징계위원회를 열 것을 직접 명령하고, 미복귀 전임자를 직권면직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침은 전국 상당수 시·도교육감이 지난 19일까지 전교조 전임자의 직권면직에 대한 교육부 명령을 거부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특히 강원도교육청은 "교사에 대한 직권면직 명령이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 중 누구의 권한인지 가릴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명령을 따른 교육감은 충북·충남과 대전이다. 전교조는 6월 19일 법외 노조 판결을 받았다. 합법 노조가 아닌 이상 전임자에 대한 휴직 사유가 소멸된다. 그렇다고 미복귀 전임자에 대한 면직을 당장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직권면직은 사실상 해직이기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부가 미복귀 전교조 전임자에 대한 면직 지침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대규모 해직사태를 낳을 수 있다. 또 명령을 거부한 시·도교육감들은 직무유기로 형사고발을 당할 수도 있다. 교육감들과의 갈등 양상이 심화될 경우 교육현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27일로 예정된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상견례 자리에서 전교조 미복귀 전임자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직권면직을 강행하는 것보다 사회적 진통을 씻을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오길 바란다.

2014-08-24 15:19:33 윤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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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나·외환은행, 통합선언 앞선 과제는

지난 20일 명동 외환은행 본점 앞에는 붉은 띠를 두른 사람들이 모였다. 무려 3500명에 이르는 이들의 정체는 외환은행 수도권 지역 노동조합원들이었다. 조합원들은 저마다 피켓을 들고 외환은행 독립경영을 5년간 보장한다는 내용의 '2·17 노사정 합의서' 준수를 외쳤다. 전날 하나·외환 은행이 조기통합을 공식 선언한데에 따른 투쟁이었다. 앞서 지난 19일 하나·외환은행은 '통합을 위한 양행 은행장 선언식'을 열고 조기통합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3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조기통합을 언급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이와 함께 두 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고 통합계약서를 승인하는 등 공식적인 합병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후 금융위원회로부터 합병 인가를 받으면 합병절차는 완료된다. 얼핏 양행의 통합절차는 착착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날의 통합선언이 외환은행 노조와 협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왔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첨예하게 갈리던 양쪽의 평행선이 더 멀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이들 은행이 조기 통합했을 경우, 금융자산 규모나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면 노조와의 합의가 우선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는 점은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금융도 나름의 입장이 있다. 노조의 대응만을 기다리다가 통합시기를 놓치면 영업환경 불안정성으로 조직내 혼란만 커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것. 하나금융은 또 노조와 성실하게 협의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양측의 줄달리기는 언제까지 진행될까. '합병작업'이라는 카드와 '노사 협의'라는 두 카드가 함께 나아가기 위해선 이제 서로의 양보와 결단이 필요하다.

2014-08-21 16:42:54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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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어린이 건강 위협하는 '환경호르몬 아동복'

시중에 팔리고 있는 어린이 용품은 얼마나 안전할까. 최근 일부 아동복에서 환경호르몬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올여름 출시된 7~8세 남아용 청바지 23개와 셔츠 22개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12개 브랜드에서 환경호르몬인 노닐페놀에톡시레이트(NPEO)가 검출됐다. 세척제에 주로 사용되는 NPEO는 위해성 우려 탓에 유럽에서는 2003년 사용이 제한된 물질이다. 더군다나 문제 아동복의 상당수는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다. 아이들의 중추신경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불량 옷이 명품이라는 '가짜 이름표'를 달고 백화점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이다. 결과가 발표되자 업체들은 해당 제품을 곧바로 회수했다. 하지만 "세탁하면 수치가 떨어진다" "앞으로 유해 물질을 정확히 공시하면 철저히 검열하겠다"는 등의 변명만 내놓을 뿐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사실 유해 물질이 아이들의 몸에 닿는다고 곧바로 병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성분이 면역력이 취약한 아이들의 몸 속에 조금씩 쌓이다보면 가까운 미래에 큰 화를 초래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명확하지 않은 안전 기준 탓에 화학첨가물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그 위험성이 간과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와 업체의 무관심으로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유해물질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보다 먼저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품질을 개선하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자체 검열에 나서주길 바란다.

2014-08-20 14:43:05 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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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당신의 하루는 '데이터'로 행복해지셨나요?

마케팅 교수는 말한다. "여러분이 갖고 싶은 게 아니라 실제로는 회사가 끊임없이 소유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겁니다" 출근하는 지하철 안, 승객 한 사람이 몸이 불편했나 보다. 갑자기 필자의 몸에 기댄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집중하는 승객은 없었다. 다들 스마트폰 업무가 바빴기 때문이다. 순간 외국인의 말이 오버랩됐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그는 지하철 속 이색 풍경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하루를 시작하는 귀한 시간을 게임하기 등 소모적인 활동으로 채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어차피 허비할 시간에 놓친 드라마를 보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생산적인 시간 소비 방식이지 않느냐는 반문에 그는 한 마디를 던졌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다". 통신사가 그토록 자랑하던 '통신강국'의 어두운 면을 지적한거다. 물론 스마트폰은 유용하다. 이체 등 금융거래를 쉽게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낯선 장소도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하지만 문제는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통신사의 행태다.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출시도 부족했는지 SK텔레콤은 게임요금제인 '클라우드게임팩'을, KT는 'LTE 영웅서기팩'을, LG유플러스는 1만 편이 넘는 영화를 무제한으로 관람할 수 있는 '유플릭스'를 선보이며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 언뜻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듯 보인다. 하지만 수지타산에 맞지 않다고 2G 서비스를 아예 종료한 KT나 간헐적으로도 들리지 않는 2G폰 출시 소식이 과연 소비자에게 데이터 소비 외의 선택안이 있는지 의심하게 한다. 통신사는 여타 사업자와 다르다. 국민의 재산인 주파수를 이용해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물론 청소년 대상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 등 통신사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부족하다. 내실 있는 '통신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바람직한 스마트폰 문화 정착에도 애쓰는 통신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2014-08-19 16:52:13 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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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민 반감 산 경찰의 과잉 진압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광복절에 모든 이목이 쏠려 있던 지난 15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등은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수사권과 기소권 등을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유가족과 추모객 등 전국 각지에서 1만2000명(경찰 추산) 정도의 인원이 참여했으며 집회 후 이들은 거리 행진을 하고 청계천 관수교에서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마무리 집회 후에도 일부 인원은 종각역으로 이동해 도로를 점거한 채 2시간 정도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 일부는 청와대로 가기 위해 경찰 방패를 밀거나 욕설을 하는 등 몸싸움을 벌였으며 안국역 등 청와대로 이동하는 길목마다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며 시민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다. 다행히 다음 날로 예정된 교황의 시복 미사를 대비해 교통경찰과 기동대 등 9000여 명이 배치된 다른 경찰 인력 덕에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집회 인원과 큰 차이가 없는 1만 명에 가까운 과잉 인원이 투입된 경찰의 행동들이 일반인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시위대의 이동을 막겠다는 명분 아래 시위대가 이동하는 곳은 차도는 물론 인도까지 막으며 일반 시민의 보행권과 안전을 가로막았다. 더욱이 시위대의 이동에 따라가야 할 경찰은 방패와 소화기 등을 손으로 들고 인도 위를 집단으로 뛰어 다녔다. 시민이 다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된 것이다.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도심으로 나온 가족들은 경찰이 이동하는 시간에는 아이들이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경찰의 달리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또 경찰이라지만 신호체계를 무시하는 이동으로 보행자의 불편은 물론 차량의 움직임마저 차단해 버렸다. 특히 시위대가 종각역에서 시위를 시작할 무렵에는 종로1가에서 청계천1가로 가는 방향으로의 인도를 막으며 시민들의 발길을 묶었다. 보다 못한 한 시민은 '경찰이 거리에서 집회를 하느냐'며 인도에서 내려갈 것을 요구했고 인도를 막지말라는 시위대와의 몸싸움 끝에 경찰은 차도로 내려갔다. 교황 시복 미사라는 큰 일이 있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시민의 안전과 보행권은 내팽겨쳐졌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민중의 걸림돌, 시민의 발을 묶는 족쇄가 된 것이다. 경찰이 불법 집회라고 말하는 시위를 막는 것도, 교황의 시복 미사도 중요하지만 이 땅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언제나 최우선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할 때다.

2014-08-18 11:28:11 황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