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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조정석 "30대의 마지막 해, 목표는 변신·모험·도전"

'투깝스' 1인 2역으로 호평 차기작 연극 '아마데우스' 연습 매진 중 "장르 국한되지 않는 배우 목표…계속 변신할 것" 최근 공연을 주 무대로 하던 배우들이 주목 받고 있다. 오래 전부터 대중에 친숙해진 배우 조정석 역시 같은 케이스다. 올해 마지막 삼십대를 보내고 있는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16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투깝스'(극본 변상순/연출 오현종)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조정석은 극중 형사 차동탁 역을 맡아 자신의 몸에 빙의된 사기꾼 공수창(김선호 분)까지 1인 2역을 연기하며 호평을 불렀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그는 "촬영을 잘 마쳐 후련하다"며 웃어보였다. "1인 2역이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걸 모르고 들어간 것도 아닌데 정말 깜짝 놀랄만큼 힘들더라고요. 하하. 일정이 나오면 다 저였어요. 진짜 3개월 내내 3~4시간만 자면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탓에 공진단을 연이어 먹기까지 했단다. 그럼에도 '투깝스'를 잘 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함께 호흡했던 선후배 배우들 덕분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배우는 김선호와 혜리. 조정석은 김선호와는 브로맨스를, 혜리와는 로맨스를 그리며 '투깝스'라는 작품을 꽉 채웠다. 조정석은 "김선호는 첫 인상이 정말 좋았다. 연기에 대한 센스와 감, 순발력이 있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이어 "혜리는 솔직한 모습이 큰 장점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실 조정석은 뮤지컬, 연극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배우다. 공연이 배우로서의 첫 출발이었던 만큼 브라운관, 스크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도 그 애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촬영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던 그가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연극 '아마데우스' 연습에 돌입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조정석은 "연습실에 가니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주부터 연습에 합류했어요. 연극 무대에 오르는 건 2011년 이후 공식적으로 7년 만이죠. 출연이 갑자기 결정된 건 아니에요. '투깝스' 전부터 이 작품과 접촉하고 있었어요. 제게 배우의 꿈을 심어준 작품이기에 너무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하게 돼 행복하네요." 이렇듯 그는 참 쉼 없이 연기하며 살아왔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면서 짬짬이 뮤지컬에 출연하며 무대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소처럼 일하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을 정도다. 그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조정석은 "연기가 재밌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주변에서 연기 좀 그만하라고, 쉬라고 할 정도에요. 장난 칠 때도 연기를 하니까요.(웃음) 그만큼 연기가 제겐 삶의 일부분이 돼버렸어요." 열심히 달려온 끝에 지난해 연말엔 연기대상 최우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가 '로코(로맨틱코미디) 킹'으로 불리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만은 않았을 테다. 어느덧 배우로서 완만한 궤도에 오른 조정석은 공연계에서 활약 중인 또 다른 배우들을 위해 보다 '영민한' 선택을 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최근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배우로서 진가를 알린 진선규에 대해 "형이 잘 돼서 너무 기쁘다"면서 "무대에서 열심히 공연하고 있는 선·후배 동료 배우들 중에 엄청난 분들이 많다. 그 분들이 언젠가 좋은 작품을 통해 사랑 받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 역시 공연을 시작으로 드라마, 영화에 출연한 배우이기 때문에 앞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 더 영민하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이 원하는 제 모습과 제가 하고 싶은 연기가 다를 수 있겠지만 그 접점을 찾아 나서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시점에 연극 '아마데우스'를 하는 건 잘 된 일인 것 같아요." 조정석은 배우로서 '소모'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를 위해 연기적 변신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삼십대의 마지막인 올해, 더 많은 도전을 감행하고픈 이유다. 그는 "제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고마운 작품 두 개를 꼽으라고 한다면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더킹투하츠'"라고 밝히며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역할이 꼬리표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소중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더킹투하츠' 감독님은 제가 전작에서 보여준 코믹한 모습을 보고 은시경 역으로 캐스팅 하셨어요. 코믹한 연기를 하면 그런 역할만 들어오기 쉬운데, 은시경은 전혀 달랐죠. 그런 기회가 오기 쉽지 않은데 저는 운이 좋은 케이스에요.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올 거란 생각이었는데 결국 이런 날이 왔네요.(웃음)" 조정석은 "지나온 30대는 때때로 미지근 할 때도 있었지만 보일러가 빵빵하게 켜져 있는 것처럼 훈훈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젠 배우로서, 인간 조정석의 40대를 또 꽉 채워나갈 계획이다. "40대에 대해선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제가 29살 때 느꼈던 것처럼 만년 20대 같은 느낌이 아직도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장르에 국한된 배우가 되고 싶진 않아요. 구구절절한 멜로, 피 튀기는 스릴러 같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의 목표는 '변신'이에요. 새로운 도전과 모험으로 마지막 30대를 채우고 싶어요."

2018-01-24 12:07:22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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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정수정 "최선 다했는데 혹평 있다면? 더 잘해야죠. 하하"

"마지막 신을 촬영할 때 다들 아쉬워서 일부러 NG 내자고 장난쳤어요. 그 때가 새벽 3시였는데. 하하. 그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았어요." 배우 정수정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솔직하고 당찬 모습은 착 붙는 옷처럼 잘 들어맞았고, 굴곡 많은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응원마저 불렀다. 어쩌면 이젠 가수 크리스탈 만큼 '배우 정수정'이란 이름이 익숙해질지도 모르겠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SM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종영 기념 인터뷰를 위해 메트로신문과 만난 정수정은 당일 새벽,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온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는 밝은 모습이었다. 피곤할 법도 한데 "너무 아쉽다"고 연발하던 모습에서 진심이 묻어져나왔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정수정은 지호 역으로 분해 박해수(제혁 역)와 일명 '교도소 접견 로맨스'를 펼쳤다. 지호는 제혁이 잘나가는 야구 선수일 때도, 한순간에 범죄자가 됐을 때도 그의 곁을 지켜준 현명한 '해결사' 같은 인물. 제혁의 무심함에 돌아섰다가도 다시 돌아가고 마는 지호의 모습은 안방의 공감대를 높였다. 정수정은 "이렇게 몰입이 잘 된 캐릭터는 처음"이라며 "왜 그런진 모르겠다. 모든 주변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준 것 같다. 접견실 세트장이나 죄수복 같은 게 진짜 같이 느껴져서 더욱 그랬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처음부터 얘기한 게 교도소 얘기라 남자밖에 없고 여자는 둘뿐이라는 거였어요. '굳이 따지면 지호가 여자주인공인데 그래도 괜찮냐'고 물어보셨죠. 분량은 적지만 나올 때마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했어요. 그만큼 대본이 너무 재밌었거든요.(웃음)" 애시당초 분량 욕심은 없었던 터라 합류는 더욱 수월히 이뤄졌다. 1차에 이어 2차 오디션까지 거쳐 작품 합류를 확정한 그는 "오디션 때 감독님이 저를 보곤 '잘 웃네?'라고 했다. 차가운 이미지와 달리 잘 웃는 모습을 드라마에서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오디션에선 욕이 써 있는 대본도 막힘없이 읽어내렸다. 생애 첫 단발머리에 도전한 것도 오직 지호를 위해서였다. "(단발이) 아직은 어색하다"며 머리를 쓸어내리던 그는 "감독님이 머리를 잘라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지호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만약 지호가 아니었다면 평생 머리 자를 일은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수와 나이를 뛰어넘은 로맨스 역시 단연 화제였다. 두 사람은 실제 꽤 큰 나이 차를 갖지만 세대차이는 느낄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정수정은 "오빠가 배려를 정말 많이 해줘서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촬영했다"면서 "대학로 연극쪽에서 워낙 유명했을 정도로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 제가 믿고 따랐다"고 말했다. "제혁이와 지호의 로맨스 외에 또 다른 사랑이야기들도 많이 나오잖아요. 저도 방송을 보면서 '어떡해', '대박이다' 이런 말이 절로 나왔어요. 남자로서는 제혁이와 준호(정경호 분)가 반씩 섞였으면 좋겠어요. 그럼 딱 제 이상형에 부합할 거 같아요." 지호와 제혁이의 서사를 이해하기 위해 했던 방법은 종이에 글자로 적어보기였다. 정수정은 "그렇게 하나씩 적어내려가면서 왜 그랬는지, 어떤 감정인지를 곱씹어봤다"고 했다. 정수정은 지호와 참 비슷했다. 흔히 알던 '얼음공주'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고, 그저 그 나이대 특유의 경쾌함만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지호처럼 실제로 옥바라지 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호탕하게 웃던 모습은 우리가 알던 '가수 크리스탈'과는 너무도 먼 이미지였다. 중학교 때 그룹 에프엑스로 데뷔해 이제 이십대 중반에 접어든 그다. 가수로서, 배우로서 오랜 시간 대중의 관심을 받아온 그는 '포기'와 '도전'에 능한 이로 성장해있었다. 정수정은 "차가운 이미지를 억지로 바꾸려 하진 않는다. 그런 이미지가 있는 반면 다른 것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가 계속 무언갈 하고, 얼굴을 비추고, 인터뷰도 많이 하면 자연스레 또 다른 제 모습을 알게 되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어렸을 땐 제가 차갑게 생긴 줄 몰랐다. 데뷔하고 들었는데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가수로서 활동도, 배우로서 활동도 포기하지 않겠다던 그는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좋은 기회가 오면 음악이든 연기든 다 해보이겠다"고 말했다.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놓고싶지 않아요.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하면서, 막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연기도 꾸준히 하고 싶어요. 하지만 둘 중 무엇을 먼저 해야한다는 압박감은 없어요. 흘러가는 대로 두고 좋은 타이밍이 오는 것부터 해야죠. 타인의 평가보단 제 스스로 최선을 다 하는 게 목표에요. 최선을 다 했는데 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요? 다음에 더 잘해야죠.(웃음)"

2018-01-22 12:37:20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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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그것만이 내 세상' 박정민 "6개월간 피아노 앞 씨름…취미 늘어 좋아"

[스타인터뷰] '그것만이 내 세상' 박정민 "6개월간 피아노 앞에서 씨름…취미 늘어 좋아" 서번트증후군 섬세하게 연기 대역없이 완벽한 피아노 연주 다작? 촬영현장 즐거워 올해에만 5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재 촬영하고 있는 것만 2개인 배우 박정민은 충무로의 떠오르는 '다작 배우' '열일 배우'다. 2016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만장일치 몰표를 받아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그는 알고보면 8년차 배우다. 빛을 못보던 무명시절을 씻어내기라도 하듯 박정민은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박정민의 새해 첫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은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가 갑자기 나타난 엄마 인숙(윤여정)과 서번트 증후군인 동생 진태(박정민)를 진정한 의미의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박정민은 피아노 연주에는 천재적 재능을 갖고 있는 서번트증후군의 오진태를 연기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실제 피아노 연주까지 CG없이 직접 소화했다. "제가 생각해도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수밖에 없었죠.(웃음) 영화에서 그럴듯하게 치는 것처럼 보이려면 시늉만으로는 안되거든요. 사실 저는 악보를 볼 줄도 모르고, 어떤 건반이 '도'이고 '레'인지도 몰랐어요. 촬영들어가기 전 3개월, 촬영하면서 3개월, 피아노 앞에서 씨름했죠. 신기한 건 피아니스트처럼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쳐지더라는 거예요.(웃음)" 이번 작품을 통해 그의 집 한켠에는 피아노가 놓여졌다. 최 감독이 연습하라고 선물했던 피아노를 이제는 취미삼아 치고 있다고. 최근에는 정준일의 '안아줘'를 독학했다고 수줍게 말했다. 박정민은 감독이 진짜로 CG와 대역을 쓰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아무리 감쪽같이 CG와 대역으로 피아노 연주를 대신한다해도 배우가 직접 연주함으로써 던지는 에너지와는 확연히 차이가 날 거라는 거예요. 그리고 하필 그 시기에 영화 '라라랜드'가 개봉했어요. 라이언 고슬링의 피아노 연주를 보면서 '나도 해내야겠다' 싶었죠. 그런데 힘들었다는 거.(웃음)" 박정민은 '그것만이 내 세상'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하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일었다고 전했다. 보통 시나리오를 한번에 끝까지 못 읽는 편이지만, 이 작품만큼은 쭉쭉 읽혀나갔을 정도로 몰입도가 대단했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만으로도 영화가 갖고 있는 정서가 전달되더라고요. 그 점이 가장 좋았고, 또 하나를 꼽자면, 병헌 선배가 참여하신다는 것이었어요. '병헌 선배가 가족드라마를 하신다고?'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아!'하고 알겠더라고요. 그만큼 시나리오가 좋았던 거죠." 출연이 결정되고나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관한 도서를 섭렵했고, 사회복지관도 방문했다. 앞서 영화 '동주'의 송몽규 역도 그랬지만, 진태 캐릭터 역시 본질에 가까워져야하는 역할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대본만 봐서는 안되는 역할이었어요. 누군가는 제게 '동주'를 찍을 때 굳이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던 용정에 갔어야 했느냐고 물을 수도 있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굳이 보아활동을 해야 했느냐고 물으실 수도 있겠죠. 저는 '그게 제 마음'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연기에 앞서서 그분들을 대하는 마음을 그렇게라도 표현해야할 것 같았어요." 박정민은 영화 쇼케이스 때 사회복지사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열었다. "'자페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을 잘 표현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라는 말이었다"며 "이 작품에서 내 임무는 진태와 같은 친구들을 사회적 약자로 표현하기 보다는 그들 자체를 관객에게 소개해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걸 복지사 선생님이 인정해주신 것 같아 뿌듯했다"고 설명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이병헌과 박정민의 케미다. 두 배우의 흠 잡을 곳 없는 연기는 극의 몰입력을 높인다. "병헌 선배는 말로는 준비 안했다고 하시지만, 촬영할 때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쏟아내시더라고요. 영화와 캐릭터를 늘 붙잡고 다니시는 것 같았어요. 연기할 때에도 제가 순간순간 소심하게 던지는 것들을 선배님이 척척 받아주셔서 제가 할 수 있는 연기의 폭도 넓어질 수 있었어요. 원래도 좋아했지만, 작품을 통해서 더더욱 좋아하고 존경하게 됐죠." 충무로의 유망주에서 이제는 충무로를 이끌 젊은 배우의 한 축이 됐다. 그럼에도 박정민은 여전히 겸손하다. "저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거 자체가 행복한 일이죠. 저는 제가 자리잡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자리를 잡기 위해서 열심히 성장해나가는 중이죠. 지난해 거의 쉬지않고 일만해서 살짝 무너질뻔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 고비를 넘어서니까 오히려 현장이 재미있더라고요. 즐기면서 일하는 걸 조금 알게 됐달까요?" 안심하면 안주하게 될까봐 안심하지 않으려 한다는 박정민. 그의 행보, 앞으로 만나게 될 그의 또 다른 작품들이 기대된다. [!{IMG::20180121000015.jpg::C::480::'그것만이 내 세상'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2018-01-21 11:50:48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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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넌 윤하야"…윤하, 5년 5개월 공백기를 깬 한 마디

가수 윤하가 5년 5개월만에 신보 '레스큐(RescuE)'로 돌아왔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함과 동시에 새로운 빛을 준다는 의미를 담은 '레스큐'. 윤하는 공백기 동안의 치열했던 고민과 고뇌를 이 앨범 속에 고스란히 담았다.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6시 정규 5집앨범 '레스큐'를 발매한 윤하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나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음악을 하는 게 재밌어졌다"고 말했다. 오랜 공백기 끝에 돌아온 윤하는 "'레스큐'를 통해 구조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음악은 제게 공과 사를 구분할 수 없는 영역인데 3년 전쯤 음악이 재미없단 생각이 들었다. 왜 음악을 하고 있는지 고민됐기 때문"이라며 "그 바탕엔 이미 제 업으로 삼았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레스큐'를 발매하면서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즐겁게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5년 5개월 동안 쓰고도 세상에 내보이지 못한 음악만 무려 60여 곡. 윤하는 "스스로 욕심을 채우려다 보니 확신도 없었고, 컴백까지의 시간도 길어졌다"고 회상했다. 그가 긴 슬럼프를 끝내고 신보를 발매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넌 윤하야"라는 한 마디였다. "'레스큐'를 만들기 위해 만난 수많은 분들이 주신 좋은 기운이 저를 살렸어요.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위로가 아니라 '이 방향이 더 좋지 않아?'라고 말해주셔서 제 시야가 많이 넓어졌어요. 자신감 없던 제게 '넌 윤하야'라는 위로는 가장 큰 힘이 됐죠." 공백기의 잿빛을 걷어내고 돌아온 윤하는 이제서야 "세상에 참 재밌는 게 많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런 진심이 담긴 덕분일까. 음원은 차트를 순항 중이고 최근 열었던 공연은 대성황을 이뤘다. 윤하는 "많은 분들께 제 음악이 닿았다. 목표한 성과는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시작한 것 치고는 좋은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공백기 동안 참 많이 우울하고 지쳐있었어요. 직업적인 것들을 제가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게 컸던 것 같아요. 10년 이상 가수로 살아왔으니 아무래도 조금 지쳤었달까요.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어요. 제가 잠시 공백기를 갖던 사이 음악계도 굉장히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걸 따라갈 수 있을지, 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지 걱정됐어요." 이 모든 고민의 과정을 두고 윤하는 "혜성이 주기를 지나 다시 돌아온 것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출발'이란 의미를 여러 번 곱씹던 그는 신보 '레스큐'가 오랫동안 사랑 받기를 바랐다. "'레스큐'는 정규 앨범인 만큼 많은 게 담겼어요. 그만큼 단기간 성과보단 길게 보려고 해요. 무엇보다 제가 다시 음악을 시작할 수 있었단 점에서 의미가 커요. 지금도 다음 앨범을 작업 중이니까요. 공백기 끝에 든 생각은 결국 음악뿐이었어요." '레스큐'는 윤하의 기존 음악적 색깔과 함께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그루비룸(GroovyRoom)의 트렌디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음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식케이, pH-1, BOYCOLD, 브라더수 등 핫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신보에 수록된 11곡 중 윤하에게 가장 의미있는 곡이 타이틀곡 '퍼레이드(Parade)'라면, 스스로를 가장 자신을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 곡은 '답을 찾지 못한 날'이다. 윤하는 "그대로의 저를 담아낸 곡이다. 자작곡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낮아졌었는데 이 곡이 꽤 많은 사랑을 받는 걸 보고 다시 해봐도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저도 그랬던 것처럼 지금 약해진 사람들에게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앨범 11곡 중 8곡의 크레딧에 함께 이름을 올린 윤하는 앞으로도 공동 작업에 더욱 활발히 참여할 계획이다. 윤하는 "제가 원하는 것과 다른 분들이 듣고 싶어하는 음악에 대해선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면서 "신보를 작업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제가 즐거워야 듣는 사람도 즐겁단 생각으로 재미있게 작업해야겠단 거였다. 새로운 레퍼토리가 생긴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윤하의 지금까지의 인생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고민의 끝 또한 음악이었기에 이젠 음악으로 인한 공과 사, 그 간극을 애써 좁히거나 넓히려 애쓰지 않을 생각이다. "일을 일로 구분하기가 참 쉽지 않아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되, 음악 외에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걸 찾아보는 게 제 첫 번째 목표에요. 이걸 바탕으로 음악은 더 즐겁게, 더 진지하게 해볼 생각이에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서 음악을 통해 좋은 기운을 전하고 싶어요." 윤하는 "백스텝으로 가고 싶진 않다"고 했다. 되돌아가기 보다, 나아가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오랜 공백기 동안 묵혀둔 진심 때문일 터. 참 오랫동안 보고 싶은 윤하가 아닐 수 없다.

2018-01-18 11:53:05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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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휴식기 갖고싶지만, 좋은 작품 들어오면?"

[스타인터뷰]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휴식기 갖고싶지만, 좋은 작품 들어오면?" 박정민과 형제 케미 오랜만에 재미있는 시나리오 욕심, 양보는 영화에 독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색깔로 맛깔나게 소화하는 배우 이병헌(47). 앞서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 규모감 있는 영화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그가 휴먼코믹드라마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관객을 찾는다. 지금은 한물간 전직 프로 복서 '조하' 역을 맡아 코믹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발산한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병헌은 그 어떤 영화인터뷰 때보다도 밝은 모습이었다. 그동안 무겁고 센 캐릭터 위주로 연기하다가 현실적이면서도 친근한 캐릭터를, 그것도 규모가 크지 않은 가족극을 통해 만나게 돼 의외였다는 말에 이병헌은 "일부러 캐릭터 변신을 위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내용의 시나리오를 만나서 기분이 좋았고, 선뜻 출연하기로 했다. 예전에 드라마에서나 보여줬던 연기를 영화 속에서 하게 됐다. 누군가는 '이병헌이 휴먼코믹물에?'하면서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순전히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했다"고 출연 동기를 밝혔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전직 복서 '조하'가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두 형제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조하'가 17년간 연락도 없이 떨어져 지내던 엄마 '인숙'(윤여정)과 재회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너무 기분좋게 봐서 그런지 느낌이 좋아요. 흥행 여부에 대한 것은 아무도 모르는 거지만, 일단 새해를 시작하는 영화로 손색없다고 자부해요. 크게 신경쓰지 않고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한 것들이 알고보면 가장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영화이기도 하고요.(웃음)" '조하'는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단순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속정 깊은 인물이다. 난생 처음 본 동생이 불편하고 귀찮다고 툴툴대지만, 안 보는 척하면서도 신경 써주며 결정적인 순간 진태의 편이 되어준다. 이병헌은 간결하게 툭툭 말을 내뱉는 '조하'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극 안에서 배우는 각자 해야할 역할이 있어요. '돋보이고 싶으니까 욕심내야지' 또는 '이번 영화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니까 양보해야지'하다보면 조화는 이뤄지지 않아요. 어떤 영화를 하든 저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리고 박정민 씨는 기대 이상으로 '진태'를 잘해냈어요. 서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가 참 좋았던 건 몰락한 복서의 성공기가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뻔하지 않은 영화라는 게 좋았어요." 이병헌은 촬영 현장에서도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기 외적인 것에는 절대 참견하지 않는다"며 "(감독, 스텝을 비롯한)상대가 느끼기에 월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하지 않는다. 그 친구들에게도 프라이드가 있을거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어쨌든 '그것만이 내 세상'의 중심축은 '조하'다. 엄마와 동생을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조하'의 시선에서 그려진다. 다양한 감정선을 소화했다는 건 캐릭터에 대한 깊은 연구가 있었다는 것일터. "많은 분이 캐릭터의 디테일함을 어떻게 잡아나갔는지 물어보시는데, 디테일에 신경쓰다보면 중심에서 벗어날 때가 많아요. 이야기에 젖어드는 순간, 디테일도 함께 생긴다고 생각해요. 줄기에서 곁가지가 뻗어나가지, 가지에서 줄기가 생겨나지는 않잖아요.(웃음) 시나리오 전체에 녹아드는 게 최우선인 거죠. 그러면 감정도, 디테일한 연기도 가능해지죠. 그래서 어떤 감독님들은 '그 캐릭터는 병헌 씨가 더 잘알테니 병헌 씨가 상황에 맞는 대사를 해보라'라고 요구하시기도 해요." 영화의 최대 볼거리는 이병헌과 박정민의 의외의 형제 케미다. 서로에게 가까워지면서 불편함이 익숙함으로, 어색함이 친숙함으로, 거부감이 형제애로 변해가는 과정은 따뜻한 감동과 온기로 가슴을 채운다. 이병헌은 "영화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스크린에서도 전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촬영하면서도 '우리가 자유롭고 신나지 않으면 분명 극장 안에서도 관객들이 봐도 신나지 않겠지. 우리가 신나게 한 판 놀아야 관객들도 같은 리듬으로 놀 수 있을 거다'라고 되뇌었음을 밝혔다. 2018년도 이병헌은 바쁘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홍보가 끝나면,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 올인해 촬영할 예정이다. "드라마까지 촬영이 전부 끝나면 육체적으로 힘들 것 같아서 좀 쉬면 어떨까 생각은 하고 있어요. 하지만, 꼭 그때 들어가야만 하는 좋은 작품이 있다면...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확신할 수 없죠.(웃음)" 이병헌이 인정한 시나리오, 이병헌의 코믹 연기가 일품인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17일 개봉한다.

2018-01-15 16:50:14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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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②]서제이 "'여자 하현우'란 칭찬, 모든 것 보상 받은 느낌"

([스타인터뷰①]에 이어)"밥 안 먹어도 배불러요." '영화처럼'의 차트 순항은 서제이의 가수 인생 제2막을 기분 좋게 열어줬다. '수상한 가수', '불후의 명곡' 등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은 그는 이제 "또래들을 위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게 목표다. 최근 메트로신문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블랑드티에서 만난 서제이는 "최근엔 아이돌 음악과 트로트. 이런 식으로 음악이 구분돼 있는데 제 또래 7080 세대가 편하게 듣고 즐길 만한 노래가 많이 사라진 느낌"이라며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감성을 부르면서 같은 세대에게 더 사랑 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에게 방송 활동은 더욱 간절하다. 서제이는 "tvN '수상한 가수' 이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녹화하면서 출연자들의 표정을 봤는데, 그때 음악을 포기하지 않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직 내 노래를 이렇게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으니 노래를 계속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말하자면 '수상한 가수'에서 '보증수표'를 받은 느낌인 거죠. 여자 하현우 같다는 칭찬이 가장 기뻤어요. 그간의 시간을 보상 받은 기분이었달까요.(웃음)" 앞선 음악 예능프로그램으로 인정 받은 가창력, 여기에 날 때부터 타고난 예능감까지 겸하고 있다. 실제 이날 만난 서제이는 '누나 포스'를 물씬 풍기는 말투로 인터뷰를 주도했다. 서제이는 "목소리, 몸매 관리의 비결이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타고 났다. 성대도 튼튼하고 소화도 워낙 잘 된다. 이렇게 말하면 의아할 수도 있는데 진짜 그렇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렇듯 밉지 않은 '자신감'이 서제이를 감싸고 있었다. 그는 "MBC '복면가왕' 이런 데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토크쇼도 자신있다. 기본적으로 좀 유쾌하고 시원시원한 편이라 라디오나 토크쇼에서 제 또래들의 이야기를 시원하게 풀어보고 싶다"고 자신했다. 서제이는 "왕관을 쓰려면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가수의 길을 꾸준히 걸을 계획이다. 포기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팠기에 얻어낸 천금 같은 기회다. 같은 고민을 하는 청춘들에게는 "현미경으로도 보고 망원경으로도 보라"는 조언을 남겼다. '빅픽쳐'를 그리되, 현실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서제이는 "가수로서 같은 고됨을 견디는 청춘들과 함께 달리겠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던 서제이의 행복론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서제이의 싱글 앨범 '영화처럼'은 지난 9일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김민서 기자 min@·김현정 인턴기자

2018-01-14 14:26:36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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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①]서제이 "본명은 정영주, 이니셜 JYJ라 예명 포기"

'이름따라 간다'는 말이 있다. 가수 서제이 역시 그렇다. 가수라는 꿈을 간직하기 위해 숱한 굴곡을 넘어 왔다. '영화처럼'이란 노래 제목처럼 말이다. 서제이는 지난 9일 싱글 앨범 '영화처럼'을 발매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블랑드티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그는 "음원차트 6위까지 올라갔었다. 아이돌 사이에 있는 제 노래를 보고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영화처럼'은 '서정적인 정서'라는 뜻을 가진 서제이라는 이름과도 맥을 함께 한다. 서제이는 1년 4개월 만의 신곡에 부드럽고 담백한 목소리를 담아 리스너들의 겨울 감성을 두드린다. "예전엔 노래의 테크닉에 더 신경썼어요. 뮤지컬과 성악을 하면서 대중 가수까지 하니까 제가 가진 모든 테크닉을 다 넣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가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었죠. 하지만 이번엔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증명 사진 같은 느낌의 곡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편안하게 여운을 즐길 수 있게 말이에요." 이렇듯 여백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 '영화처럼'이다. 꽉 채우지 않아도 꽉 찬 곡을 완성해낸 서제이는 "일부러 여백을 만든 건 아니"라며 가수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달려온 지난 시간들이 변화의 밑천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파도타기를 하고 기승전결을 겪다보면 편안해지는 것 같다. 그때 비로소 제 안에 있는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서제이의 가수 인생은 그의 말처럼 '파도타기'와 같다. 지난 2009년 솔로 발라드 가수 정영주로 가요계에 발을 내딛은 그는 이후 개인 앨범, 프로젝트 앨범 등 다양한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재작년에는 리메이크 앨범 '올드 앤 뉴(Old&New)'로 호평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녹록치는 않았다.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고,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다. 서제이는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바탕"이라면서도 "제가 가수로서 설 수 있는 무대가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노래를 하고 싶은데 설 무대가 없었어요. 누군가 제 노래를 들어야 더 의미가 있는 건데 그렇지 못하니 음악의 의미가 없어지는 기분이었죠. 기다림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영화처럼'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녹음했어요. 다행히 그런 마음이 음악에 녹아들어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아요." 본명 정영주에서 '서제이'라는 예명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도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다. 끝에서 시작을 떠올린 그였기에 지금의 예명은 더욱 소중하다. 그는 "서제이란 이름엔 '서정적인 정서'라는 뜻이 담겨있는데, 본명 정영주의 J에 '서정적인'의 앞 글자를 따 붙였다"고 설명했다. 참 간단한 설명인데 그 속엔 웃지못할 비화도 섞여있었다. 서제이는 "저는 예명이 참 많은 가수다. 비타민, 미호 등의 예명도 썼는데 발라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바꾸게 됐다"면서 "사실 정영주의 이니셜이 JYJ인데 JYJ를 쓸 순 없지 않나. 그렇다고 J(제이)라고 하자니 '어제처럼'을 부른 가수가 있다. 회사에서도 다양한 이름을 제안했는데 그 중엔 동물도 있었다. 기린 같은 거. 하하. 기억에 남기 쉽겠단 생각은 들었지만 결국 서제이라는 이름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름부터 창법까지, 전방위적으로 새 단장을 마친 서제이는 '영화처럼'을 계기로 더 활발한 방송 활동을 꿈꾼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을 것"이라는 전제도 깔고 있다. "'영화처럼'을 듣고 '이 노래 참 좋네' 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욕심낼 순 없지만 작은 무대부터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목표는 해외투어에요. 올해는 더 많은 곡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고, 연말엔 단독 콘서트를 해보고 싶어요."([스타인터뷰②]에서 계속) /김민서 기자 min@·김현정 인턴기자

2018-01-14 14:25:26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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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1987' 김윤석 "일대 다수 상대하는 惡…힘의 균형 고민많았죠."

[스타인터뷰] '1987' 김윤석 "일대 다수 상대하는 惡…힘의 균형 고민많았죠." 사건 진상 은폐하는 박처장 役 하정우와 호흡, 고맙고 좋았다 故박종철 누님과의 약속 지키고싶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말처럼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강력한 惡을 연기하려고 작정했죠. 제가 맡은 캐릭터가 끝까지 악하고 강해야 작품의 완성도와 몰입도가 높아질거라고 생각했고, 누군가 해야할 역할이라면 제가 한몸 희생해서 표현하고 싶었죠." '타짜'의 아귀, '추격자 '의 형사 그리고 지난해 '남한산성' 속 김상헌까지. 다수의 작품에서 굵직한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김윤석이 영화 '1987'(감독 장준환)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하나였다. '잘하자'라는 것. 그동안 영화를 통해 보여줬던 어떤 역할보다 강한 인상을 관객에게 남겨 결말에 다다랐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자는 것이 목표였다.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1987'은 스물두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중 사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경찰과 권력 수뇌부에 맞서 각자의 자리에서 신념을 건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행동이 광장의 함성으로 확산되기까지를 스크린에 펼쳐놓는다. 김윤석은 고문치사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박처장으로 분해 완벽한 연기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언론시사회 당시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서 눈물을 훔치던 김윤석. 그는 "실제로 1987년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다. 노력만큼의 값진 성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고 입을 열었다. "그 해 6월 부산에 있었죠. 그 당시에는 전국에 휴교령이 내려진 상태였어요. 모이면 집회할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시험도 전부 레포트로 대체하고 그랬었죠 . 막말로 그 당시 대학생 중에 데모 한 번 안해본 사람 없을 걸요? '운동권'이라는 미명 아래 모인 사람들만 데모한 게 아니라 모두가 참여했던 것 같아요. 왜 그런 말도 있잖아요. 1987년 대한민국은 '안개 낀 도시'였다고..." 김윤석이 연기한 박처장은 투박하면서도 서늘한 평안도 사투리를 사용하고, 매서운 눈빛, 권위와 신념이 읽히는 강한 인상을 지닌 인물이다. 목적에 위배되는 대상을 향해서는 가차없는 응징을 지시하는 등 분노와 차가운 이성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낸다. 그는 본인이 맡은 캐릭터이지만, 진심으로 미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시나리오 초고가 나왔을 때 작품 제안을 받았고, 온몸이 소진될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촬영에 돌입했다"며 "여느 다큐멘터리보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라면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만들거라면 정말 '좋다'라는 평가를 받도록 만들자고 감독님과 이야기했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과물을 봤을 때 감독님이 얼마나 정성을 쏟았고, 고생하셨는지 알겠더라. "고 말했다. "고문치사사건의 진상 규명,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여러 사람을 한 명(박처장)이서 상대하는 격이에요. 그런데도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힘있는 연기를 해야했죠. 일단, 그 시대의 억압된 자유, 통제된 것들이 박처장을 통해서 표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힘의 균형이 빨리 무너지면 긴장감이 생기지 않으니까 강력한 안티히어로를 부탁한다고 하셨어요.(웃음) 극 전체를 아우르는 여러가지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죠." 영화 '1987'에는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외에도 이희준, 설경구, 강동원, 고창석, 오달수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윤석은 "더 많은 배우가 '1987'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었다. 정말 짧은 순간 나오는데도 맡은 역할들을 충실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했다. 아마 내가 박처장을 연기하지 않았더라도, 작은 역할으로라도 참여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정우와는 '추격자' '황해'에 이어 작품까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업계에서 '김윤석-하정우의 조합은 항상 옳다'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 "배역의 분량으로 따지자면, 하정우 씨 분량 역시 많다고 할 수는 없죠. 그런데도 꼭 같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하정우 씨가 저와 쌍벽을 이루는 검사 역할을 맡아서 좋았고, 객관적으로 그 시대(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줘서 고마웠어요." 김윤석은 작품이 담고 있는 내용때문이었는지 촬영하기 힘들었던 장면도 있었다고 넌지시 입을 열었다. 전기고문의자에 앉아있는 유해진을 바라보며 대사치는 장면에서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아파 울컥했다고. 그럼에도 박처장을 인상적이게 연기해야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좋은 영화를 잘 만들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박종철 열사 30주기가 있었어요. 그때 직접 감독님과 부산에 찾아가 박종철 씨 누님을 뵙고 영화 제작에 대해 말했더니, '잘만들어달라'고 하셨어요.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가 나오면 얼굴을 못 들 것 같아서 더 열심히 역할에 몰입해야했죠." 그 어떤 배우들보다 '완벽주의'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배우 김윤석. 항상 최선을 다해 최고에 가까운 결과물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일 터.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2018-01-08 15:57:35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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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신과 함께'의 비밀병기 김동욱 "2부는 더 재밌을 것"

'원귀' 된 수홍 역으로 열연 명장면 완성하며 작품 최대 수혜자로 부상 1·2부 동시 제작…2부 개봉은 올 여름 예정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 함께) 열풍이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천만 영화' 입성까지도 머지 않은 가운데, 작품 속 의외의 수확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이는 바로 배우 김동욱이다. 극중 주인공 자홍(차태현 분)의 동생 수홍 역으로 등장한 그는 영화 속 강렬한 '한 방'을 남기면서 관객들의 호평을 휩쓸어갔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메트로신문과 만난 김동욱은 이 같은 호평 세례에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그는 "(차)태현이 형이 앞에서 드라마를 잘 쌓아놓았다. 저는 그 덕을 본 것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김동욱이 극중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초반부를 넘어서부터다. 생전 귀감이 되는 행동으로 저승에서 '귀인' 대접을 받는 형 자홍과 달리, 그는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원귀'가 되고 만다. 김동욱은 "찍으면서 끝날 때까지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부담이 엄청 컸던 것도 사실이다. 대작인데다 쟁쟁한 선배님들과 함께 했고, 1부에서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맡게돼 부담이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묵직한 부담감을 이겨내기까지 숱한 고민이 이어졌다. 그 결과, 김동욱은 '신과 함께'의 클라이막스로 꼽히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극중 수홍은 말을 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대화를 하기 위해 수화를 사용하는데, 이 장면을 위해 김동욱은 수화를 배우고 디테일을 살리고자 고군분투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수화를 하면서 말을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들었다. 그걸 같이 해야 하니까 그 장면에 대한 부담도 굉장히 컸다"며 "그러면서 감정적으로 공감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촬영 일주일 전부터 거의 잠을 못잤다"고 회상했다. "영화에 들어가기 전부터 수화 선생님과 연습했어요. 동영상을 찍어서 계속 집에서 연습하고, 어떻게 하면 최대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방해되지 않게끔 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감독님과도 대화를 많이 했어요. 그정도로 철저하게 준비하다보니까 나중엔 꿈에 나올 정도였죠." 압박감을 이겨내고 완성한 장면은 배우 김동욱의 가치를 다시금 발견하게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드라마 '커피프린스', 영화 '국가대표' 등을 뛰어넘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동욱 역시 "이 작품을 찍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1부에 나왔던 수홍이란 캐릭터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정말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감사한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캐스팅 비화로 이어진 대화에서 김동욱은 김용화 감독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영화 '국가대표'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감독님이 연락을 주셨을 때 고민할 이유가 없었어요. 영화라는 작업을 계속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분이기 때문에, 출연 제안을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건방진 생각이죠. 그래서 감독님이 전화 하셨을 때 바로 (출연에) 응했어요. 어떤 역할을 주시든 같이 한다는 사실에 기뻤죠." '신과 함께'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캐스팅과 상관 없이 원작을 먼저 읽었던 그는 '신과 함께'의 영화화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대본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큰 역할이었다"던 김동욱은 8년 전 '국가대표'에서 호흡을 맞췄던 하정우의 도움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하)정우 형하고 연기를 하면 정말 편하게, 마음껏 연기할 수 있다. 겉으론 카리스마 있고 남성적인데, 현장에선 유머러스하고 상대 배우가 뭘 하든 잘 받아주는 편이기 때문"이라며 "'국가대표' 때도 10개월 가량 촬영했는데, 당시 한 번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수홍이란 캐릭터에 대해 심리적인 부담도 많이 됐지만 감독님, 정우 형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어요. 두 사람이 없었다면 많이 위축됐을 것 같아요." '신과 함께'는 국내 영화에서 볼 수 없던 화려한 CG(컴퓨터그래픽)로도 주목 받고 있다. 7개 지옥을 실감나게 묘사한 것은 물론, 캐릭터들도 CG를 입고 새롭게 태어났다. 김동욱 역시 그 중 하나다. 분장 아닌 CG를 통해 원귀로 변신했던 그는 "(원귀 모습이) 실물보다 낫더라"는 평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평소 판타지, SF 장르를 좋아해서 더 즐거웠다. 판타지라는 장르를 온전히 전면에 내세운다는 건 할리우드에서도 쉽지 않은데, 한국에서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만들고 그 시작을 함께 하게 됐다는 게 제겐 굉장한 영광이다"고 말했다. 올 여름 개봉이 확정된 '신과 함께' 2부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이 작품은 1부와 2부를 동시에 제작한 특수한 사례에 속한다. 1부의 성적은 곧 2부의 흥행으로 직결되는데, 다행히 1부가 소위 '대박'을 치면서 배우, 제작진들도 한 시름 놓은 분위기다. 무엇보다 1부가 자홍의 이야기였다면 2부는 수홍의 이야기다. 1부에서 인생작을 새로 쓴 김동욱은 자신이 중심이 된 2부를 통해 또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2부는 더 재밌을 거예요. 1부에서 다루지 못했던 저승 삼차사 강림, 해원맥, 덕춘의 개인사도 풀어나가고, 성주신, 원 일병, 박 중위 등 이야기도 절묘하게 맞물려 있거든요. 염라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2018-01-03 14:42:50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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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하정우 "'신과 함께'·'1987' 동시 개봉, 희한한 체험 중"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 함께)이 무서운 속도로 연말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1월 1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9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것. 역대 가장 빠른 흥행 속도로 '천만 돌파' 신기록 달성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렇듯 '신과 함께'가 지난 연말과 새해 첫날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은 그 뒤를 이어 흥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작 며칠 차이를 두고 개봉한 두 작품이 모두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덩달아 바빠진 이도 있다. 바로 배우 하정우다. 그는 '신과 함께'에선 강림을, '1987'에선 최검사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최근 '신과 함께' 인터뷰를 위해 메트로신문과 만난 하정우는 "요즘 너무 바쁘다. 잠 잘 시간도 부족하다"면서도 연신 미소를 보였다. '신과 함께'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극중 저승 삼차사의 강림으로 분한 하정우는 묵직한 카리스마로 극의 중심을 이끈다. '신과 함께'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풍성한 CG(컴퓨터 그래픽)다. 하정우는 국내에서 흔치 않은 작업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김용화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김 감독이라면) 충분히 '신과 함께'를 잘 구현해낼 수 있겠단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 그런 걱정은 없었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린 매트를 배경으로 펼쳐야 했던 연기는 시간이 갈 수록 익숙해졌다. 물론 민망함은 조금 감수해야 했다고. 극중 지옥귀 등 각종 캐릭터들과 격투신을 펼친 하정우는 "허공에 대고 무언가를 휘둘러야 했을 때 굉장히 민망했다. 제일 민망한 건 순간이동이다. 갑자기 휙 사라지는 척 해야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보면 불 던질 때 엄청 진지하게 대사를 던지거든요. 그런데 그게 참 민망해요.(웃음) 그래서 김 감독이 생각한 게 마이크로 효과음을 주는 거예요. '휙', '슥' 이런 거요. 100명 넘는 스태프들이 지켜보고 있고, 메이킹 영상도 찍고 있는데 혼자 휙 사라지고 점프하고 허공에 대고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이랑 대화하는 거 찍고 그랬어요. 하하." 그럼에도 참 즐거웠단다. 특히 배우로서 이런 작업 환경에 더욱 익숙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정우는 "판타지물뿐만 아니라 사실적인 영화들도 CG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 연기하기 점점 어려워지지만 또 하다보면 적응하게 된다. 매트 앞에서 하는 것에 대해 어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 매트 외에도 '신과 함께'를 만드는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었다. 바로 원작과의 비교다. 원작 웹툰과 캐릭터, 스토리 면에서 차별화를 둔 만큼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하정우는 어떻게 '신과 함께'에 출연하게 됐을까. 그는 김 감독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영화 '미스터 고'로 흥행의 쓴맛을 본 김 감독을 위로 차 만났다가 그 다음 작품에 출연할 것을 약속했다고. 하정우는 "김 감독의 장기는 감정이 풍부하다는 거다. 인물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또 관객이 어떤 지점을 좋아하는지를 잘 찾아낸다. '미스터 고'의 경우 고릴라가 주인공이라 그걸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다음 작품할 때 아무거나 제가 보탬이 되겠다' 했는데, 한 1년 정도 지나서 '신과 함께'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어떻게 영화화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보니까 김 감독 스타일대로 잘 풀어냈다 싶었어요. 이 사람이 참 잘 하는거다 싶어서 다행스러웠죠. 김 감독님은 제게 '1부는 자홍(차태현 분), 2부는 수홍(김동욱 분)의 재판 여정이니까, 관객들이 그 여정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이 돼 줬으면 한다'고 했어요. 연기를 잘 펼치기보다 가이드로서 묵직하게 버티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요. 그래서 연기톤도 절제하고 중심을 잡으려는 노력을 많이 했죠." 좋은 사람들과 고생 끝에 만들어낸 '신과 함께'다. 하정우는 '낯섦'을 극복하면 더욱 극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라 말했다. 그는 "CG로 표현되는 게 상당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생소하고 낯설 수 있다. 하지만 제가 맡은 강림 역이 관객과 작품 간의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87'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두 작품에서 모두 그런 역할을 요구 받았다. '1987'은 무거운 소재일 수 있는데 경쾌한 스텝으로 관객을 모실 수 있는 기능을 했다"고 말했다. 진지함과 코믹함을 넘나들던 인터뷰의 끝은 "7개 지옥 중 어떤 지옥을 피할 수 있겠냐"는 질문으로 맺음됐다. 하정우가 피할 수 있다고 자신한 지옥은 바로 '나태지옥'이다. "'신과 함께'와 '1987'이 나란히 개봉하면서 그 사이에 제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참 희한한 체험을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약간 독립된 섬 같은, 중립국 스위스 같은 마음이죠.(웃음) 진짜 바쁘게 살고있어요. 사실 삶이 요란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바쁘게, 부지런하게 살 수밖에 없어서 잘 하면 '나태지옥'은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하지만 이리저리 따지면 7개 지옥에 다 걸릴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인간의 법망은 피할 수 있어도 하늘의 법망은 피할 수 없다는 말처럼요.(웃음)"

2018-01-01 14:40:40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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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강철비' 정우성, 청춘스타에서 배우로 서기까지

[스타인터뷰]'강철비' 정우성, 청춘스타에서 배우로 서기까지 곽도원과 호흡 척척 슬럼프도 작품으로 극복 난민문제에 관심 많아져 꽃미남 청춘스타에서 진정한 배우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정우성은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독보적인 외모나 개인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는 이는 연예계에 허다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근성이 요구되는 배우는 손에 꼽힌다. 영화 '비트'(1997년)와 '태양은 없다'(1998)를 통해 90년대 청춘스타로 통하던 정우성. 40대에 접어든 그는 여전히 스타이면서 동시에 '배우'다. 20대, 화려한 인기에 취할 새도 없이 수많은 작품,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가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로 스크린에 컴백했다.영화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다. 남북 핵전쟁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룸에도 정우성은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 시나리오 속 감독의 상상력이 재미있었던 게 첫 번째 이유였고, 두번째는 현시점에서 북한을 바라봐야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영화를 찍기 전만해도 북한에 대해서 막연하게만 생각했어요. '통일' '한민족' 몇가지 키워드밖에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미디어를 통해서만 접한, 감정적으로 굉장히 먼 거리에 있는 나라잖아요. 솔직히 북한의 정치상황과 평화통일을 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그렇게 놓아버렸던 북한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합리적인 통일을 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겠다'라고 자각하게 됐죠." 정우성은 쿠데타 발생 직후 부상을 입은 북한 1호를 보필해 함께 남한으로 내려오는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을 맡아 극 중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를 연기한 곽도원과 남남 케미를 발산했다. 이미 전작 '아수라'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바 있는 두 사람은 이번 작품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인다. 실제로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촬영 내내 붙어다니며 작품 캐릭터에 녹아들었다고. 곽도원과 죽이 척척 맞는 브로맨스를 선보인 반면, 조우진과는 격한 몸싸움을 펼쳤다. 양철우 캐릭터를 위해 체중 감량을 했던 터라 평소 액션을 찍을 때보다 두세배는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액션은 '멋'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의 액션은 생존을 위한 액션이었다. 남자주인공의 강인함과 살기위한 치열함이 묻어나야 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함께 연기한 조우진 씨가 촬영 초반 몸살로 고생한데다 첫 액션이라 힘들었을텐데 준비를 많이 해와서 순탄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봉 3주차, 상영 회차를 절반이나 줄였음에도 '강철비'는 높은 좌석점유율을 내며 4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천만영화를 탄생시킨 양우석 감독의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에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 인터뷰 당시 정우성은 '강철비'의 흥행 여부에 대해 조바심내지 않았다. 그는 "영화를 찍으면서 엄철우에게 필요한 모습들이 어떤 것이고 그런 것들을 잘 구현해야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작품을 통해 인정받겠다는 욕심은 없었다"며 "감독님 역시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의연하셨다. 영화가 거둘 성적에 초조해하기는 커녕 뚝심있게 작품 연출에 몰두하더라"고 설명했다. "돌이켜보면 저도 늘 의연하려고 했지만, 매 작품마다 갈증은 있던 거 같아요. 그 갈증이 길면, 남들에게 표현하지 못하는 내부적인 조바심도 있었고요. 결국 슬럼프가 오는 거죠. 하지만, 남들이 볼 때는 그 시기가 슬럼프였는지 아무도 모르죠. 티내지 않고 버티니까요." 배우로 버틴 세월만큼 정우성의 연기도 깊어졌다. 그럼에도 그는 안주하지 않는다. '연기잘한다'는 말을 듣기 위해 조금 더 영화에 자신을 녹이려고 끊임없이 연구한다. 최근에는 연기 외에 또 다른 관심사가 생겼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도 활동하는 정우성은 난민캠프에 직접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접근하진 않았어요. 책임감이라는 건 활동하면서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어렸을 때 '내가 서른이 되면 재단을 만들어야지' 결심하면서 사회참여의 꿈을 키웠는데, 제 개인적인 삶에 몰두하다보니까 한없이 미뤄졌죠. 그러던 중 유엔난민기구에서 함께 해보지 않겠느냐고 연락이 왔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고, 참여하다보니까 그 안에서 목적과 이유를 찾은 거 같아요. 누군가는 '우리나라에도 못사는 사람이 많은데 국제사회 문제까지 신경쓰느냐'고 하시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한 사회의 빈곤은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바꿔나갈 수 있지만, 국제 사회 안에서 벌어진 국가에서 버려진 난민들의 문제는 주변국의 관심없이는 헤쳐나가기 힘들다고요."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소신있는 선택과 행동으로 전진해나갈 배우 정우성의 행보가 주목된다.

2017-12-28 16:17:35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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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1987' 김태리 "'아가씨' 꼬리표 부담? No! 될 때까지 Go"

[스타인터뷰] '1987' 김태리 "'아가씨' 꼬리표 부담? No! 될 때까지 Go" '1987'서 새내기 대학생으로 분해 유해진과 삼촌-조카 케미 객관적인 본인 평가는 필수 영화 '아가씨'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 충무로의 신예로 급부상한 배우 김태리. 당시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 감독에게 발탁된 그가 이번에는 장준환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 '1987'로 관객과 만난다. "촬영하면서도 완성된 영화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컸던 작품이에요. 아시다시피 연기력으로는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작품이다보니까 배우들의 호흡이 합쳐졌을 때 어떨지 궁금했죠. 아마 제가 '1987'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영화관에 가서 즐겁게 봤을 거 같아요." 영화 '1987'은 1987년 스물두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중 사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경찰과 권력 수뇌부, 이에 맞서 각자의 자리에서 신념을 건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행동이 광장의 함성으로 퍼지기까지, 가슴 뛰는 6개월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김태리는 87학번 평범한 대학생 연희 역으로 분했다.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는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의 조카로 수배 중인 재야인사(설경구)에게 서신을 전달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닌 인물. 극 중반부터 오롯이 김태리의 힘으로 영화를 끝까지 끌어가야 했기 때문에 배우로서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 김태리는 억지로 뭔가를 쥐어짜내기 보다 진실되게 다가가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입을 뗐다. "캐릭터가 처한 다사다난한 상황 자체를 잘 받아들여서 실제 김태리로서 느껴지는 감정을 캐릭터에 입혔다"며 "또 87학번 새내기인 연희의 모습을 좀 더 잘 보여주기 위해 깊은 감정씬들 외에 삼촌과 투닥거리는 장면이나 첫 미팅을 앞두고 기대감에 찬 모습에도 신경썼다"고 말했다. "해진 선배님과 삼촌과 조카로 호흡했는데 제 상태를 잘 캐치해주셔서 놀랐어요. '너 지금 고민있지? 지금은 딴 생각하는 구나?'하시면서 툭툭 말도 걸어주셨고, 농담 뿐 아니라 진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무엇보다 연기할 때 그렇게 멋지더라고요. 저같은 경우는 시나리오 안에서 어떻게 연기할 지 찾는 편인데, 선배님은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 넓게 보시더라고요. 대사, 행동, 디테일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게 많았어요."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이희준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한 김태리는 1990생이다. 뜨거웠던 1987년의 열기를 직접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연기는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그는 "많은 제작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정을 쏟아내야 하는 게 아직은 어렵다"며 "촬영장에서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있었는데, 결과물을 보고나니 '열심히 했다. 장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는 '광장 최루탄 씬'을 꼽았다. 첫 미팅 장소로 향하던 중 광장에서 터진 최루탄에 혼비백산하는 장면이다.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촬영 전 최루탄 장치들이 어디쯤 있다는 걸 전부 전해들었지만, 정작 촬영 시작하고 '펑펑' 터지기 시작하니까 놀라서 저절로 도망치게 되더라고요. 하필 두번째 화약이 설치되어있는 곳으로 뛰고 있었다니까요.(웃음) 실제로 최루 가스였다면 얼마나 아수라장이 됐을까 싶고, 그 때 당시 시민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했죠." 영화를 한창 촬영하고 있었을 지난해, 공교롭게 광화문 촛불집회가 열렸고 김태리도 광장으로 나섰다. "그전까지만 해도 사실 촛불집회에 대해 크게 관심이 있지는 않았어요. 아무래도 저희 세대(2030)는 목표가 있고, 이뤄내야할 삶을 사는 세대잖아요? 일단 나 하나 잘살기 위해 뭘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세대라는 거죠. 이번 촛불집회 때는 '1987' 속 연희를 맡아서 그랬는지 그런 것들을 차치하면서라도 광장으로 나갔어요. 연희는 소심하지만, 목소리는 내고 싶은. 하지만, 앞으로 나서지 않는 가장 평범한 사람들을 대변하죠. 연희가 여러 상황을 겪고 변화한 것처럼 저 스스로도 작품을 통해서 조금은 달라진 것 같아요. 관객분들도 '세상에 아직 작은 희망이 남아있구나. 뭉치면 바꿀 수 있을 거야'라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박찬욱 감독이 세상 밖으로 꺼낸 보석은 점점 더 빛을 발하고 있다. '1987' 외에 '리틀 포레스트'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도 곧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전작 '아가씨'가 부담스럽지는 않냐고 묻자 "'전작을 뛰어넘어야지'하는 강박과 부담감은 없다"며 "될 때까지 하는 거다"라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새해에 전파를 타는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이병헌과 호흡을 맞춘다. 김태리는 "좋은 배우와 함께 하는 건 좋은 배움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함께 만들어갈 작품이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대중은 물론, 까다로운 감독까지 마음을 사로잡은 김태리. 정작 그는 본인의 연기에 대해 '부족하다'고 말했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연기)을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못했을 때(자신의 연기에 자아도취됐을 때) 범하는 실수들은 위험하죠. 자신에게 채찍질하는 시간이 괴롭기는 하지만, 좀 더 나은 다음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간이죠."

2017-12-27 15:24:48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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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김향기, 아역과 성인의 문턱에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방긋방긋 잘 웃는 모습이 꼭 영화 속 '덕춘'과 닮았다. 언뜻 떠오르는 진지한 모습마저 참 '김향기답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인터뷰를 위해 메트로신문과 만난 김향기는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의 선전에 "기분 좋다. 주변에서 재밌다고 많이 말씀해주셨지만 (개봉 전까지) 많이 떨렸다"며 미소를 보였다. 지난 20일 개봉한 '신과 함께'는 개봉 7일째인 26일 오전 기준 누적 관객은 476만3397명을 기록했다. 역대 '천만영화'에 비해 가장 빠른 속도다. '신과 함께'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원작과는 스토리, 캐릭터 등에 변화를 줘 영화 '신과 함께'만의 재미를 구축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향기가 맡은 덕춘 역은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살려온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다. 김향기는 "감독님과 얘기했을 때 덕춘이는 원작과 흡사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덕춘이는 저승 차사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이고 변호를 할 때도 자기 감정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변호사로서 그러면 안 되는 거지만 강림, 해원맥 등의 성격과 함께 봤을 때 셋의 특징이 잘 어우러져 있다고 생각해요." '신과 함께'는 주인공 자홍(차태현 분)이 죽고난 뒤 저승에서 49일 동안 여러 지옥을 거치며 재판을 받는 내용을 그린다. 김향기는 "덕춘이는 자기 망자에게 감정 이입을 잘 하는 성격"이라고 평했다. "덕춘이와 저는 많이 웃는다는 점이 비슷해요. 그런데 덕춘이는 저보다 더 얼굴에 감정이 잘 드러나는 친구에요. 또 저도 나름대로 감성적인 편인데, 저보다 훨씬 감성적이고 맑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요." 캐스팅 당시부터 덕춘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기대를 모았던 김향기는 극중 기대 이상의 연기로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하정우, 차태현, 이정재, 주지훈 등과 함께 어우러져 있음에도 이질감 없이 잘 녹아들어 그 내공을 실감케 한다. 그렇다면 지난 11개월간 촬영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뭘까. 김향기는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촬영 기간은 길었지만 쭉 촬영한 게 아니고 충분히 얘기하면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린 매트' 촬영에 대한 부담은 더러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할 때 삼촌들이 같이 계셨다. 같이 하면 오히려 어려울 거라 생각들 수 있는데 같이 해서 부담을 덜 수 있었고,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감독님께서 촬영 전에 충분히 얘기를 해주셨어요. 시선 맞추는 것까지요. '밑에 물이 흐르고 있다',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이런 걸 다 얘기해주셔서 잘 맞춰갈 수 있었어요." 오랜 기간 촬영하다보니 삼촌뻘 배우들과도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친해졌다. 김향기는 "사실 어른을 되게 어려워한다. 말도 못하고 아무도 모르게 혼자 겁내는 편인데 삼촌들이 너무 재밌어서 촬영하는 데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작 작가 주호민에 대한 칭찬도 빠지지 않았다. 원작을 앉은 자리에서 모두 읽었다던 그는 "'작가님 천재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원작을 보면서 시나리오로 어떻게 바꾸지, 덕춘이는 어떻게 캐릭터를 살리지 하는 걱정이 끊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정말 신기했던 게 원작 읽고, 시나리오를 읽을 때 두 개를 비교해서 보지 않았다는 거예요. 각각의 재미가 있었어요." '효(孝)'가 중심이 되는 스토리인 만큼 평소에도 가장 각별한 어머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을 터. 이에 김향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영화 촬영 후) 달라진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랑 친구같은 사이라 얘기도 가장 많이하고 화도, 짜증도 가장 많이 낸다"면서 "촬영하면서 바뀐 게 있다면 엄마한테 사과하게 된 거다. 원랜 그냥 자연스레 풀곤 했는데 이젠 쑥쓰러워서 얼굴 보곤 못 해도 메시지로 사과하곤 한다"고 말했다. 아주 어릴 때 데뷔한 그는 아역 배우로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제 내년이면 19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그로선 고민이 짙어질 수밖에 없는 때다. 성인 이미지로의 변신은 아역 배우의 숙명 아닌 숙명이기 때문. 그러나 김향기는 "현재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그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고민이 굉장히 심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며 "이 순간에 충실하고 싶다. 지나간 과거에 아쉬워하지 말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내 길에 충실하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그는 한 단계씩 성장을 거듭하고자 한다. 그래서 언젠간 지금껏 해보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드라마 '여왕의 교실'을 찍으면서 스스로 표현하는 게 자유로워졌다는 걸 느꼈어요. 자유롭게 표현할 수록 기쁨도 늘어난다는 걸 배웠죠. 한 작품씩 찍을 때마다 표현이 폭이 넓어지고 있어요. 연기가 점점 좋아지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하고 또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2017-12-26 14:50:34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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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신과 함께' 차태현 "신파, 누군가에겐 현실"

볼 수록 진국이다. 굳이 힘들여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된다. 평범한 듯 특별한 배우 차태현, 그의 얼굴엔 우리네 삶이 녹아있다. 차태현이 이번엔 '귀인'으로 변신했다. 이승에서 참된 삶을 살아온 이를 칭하는 말이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 함께)에서 차태현은 어린 아이를 구하고 의롭게 죽은 소방관 김자홍 역으로 분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모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차태현은 6년여의 제작 끝에 세상에 나오게 된 '신과 함께'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언론 시사회 때 처음으로 완성된 걸 봤다. CG나 음악 같은 게 굉장히 좋았다.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더라"고 말했다. '신과 함께'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준비 기간만 꼬박 5년이 걸렸고, 촬영을 다 마치기까진 10개월이 걸렸다. 웹툰의 인기가 대단했던 만큼 영화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도 컸다. 이에 원작과 달라진 캐릭터, 스토리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높았다. 결과적으로 차태현은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그가 맡은 김자홍은 웹툰에선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나 영화에선 의로운 소방관으로 탈바꿈 했다. 차태현은 "웹툰을 영화화 하기란 쉽지 않다"며 "'신과 함께' 시나리오를 보면서 생각한 건 인물 설정의 변화가 새롭고 좋았다는 거다.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을 좋아하는 분들은 실망할 수 있겠지만 저로선 참 좋았다.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 한다는 건 힘든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제게 자홍이를 맡으란 얘기구나 싶었어요. 웹툰에선 자홍이가 술을 마시고 과로사로 죽는 친구인데 지극히 평범한 역할이죠. 그걸 드라마로 풀면 돋보일 수 있는데 영화에선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걱정이 됐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시나리오에선 설정이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죠. 극적인 일들이 삽입됐고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원작 설정을 그대로 가져갔다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평범한 역할을 연기하는 게 정말 힘들거든요.(웃음)" 김자홍은 사망 후 저승 삼차사 강림(하정우 분),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과 함께 49일 동안 7개 지옥에서 재판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7개 지옥은 화려한 CG로 구현돼 영화의 몰입도를 높인다. 매 재판마다 업경을 읽는 일은 빠지지 않는다. 재판에 오른 이승에서의 '죄'를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과정이다. 이 역시 CG로 작업됐다. 차태현은 "자홍이는 움직임이 많지 않은 역이라 연기하기 어려웠다. 연기할 땐 업경도 실제로 보이지 않는 데다 서 있기만 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지 않나. 그래서 고민이 좀 있었다"고 회상했다. 7개 지옥은 돌, 물, 불 등 다양한 자연물로 이뤄져 각기 다른 풍경을 자랑한다. 여기에 각 지옥을 관장하는 신들로 김해숙 등 특급 카메오들이 총출동해 완성도를 높였다. 모든 지옥을 거친 차태현은 "이번 작업은 진짜 특별했다"며 에피소드를 늘어놓기도 했다. 그는 "돌 무너지는 지옥이 있는데 그 세트가 엄청 크고 높았다. 밑에 사람이 들어가서 움직이긴 했지만, 놀이기구 타는 느낌이었다. 나중에 세트를 부시는 게 너무 아까울 정도로 멋있었다. 이게 다 CG라고 할까봐 걱정이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극중 자홍은 홀어머니와 남동생 수홍(김동욱 분)을 남겨두고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저승 초반엔 재판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그는 환생 전 현몽을 통해 이승에 있는 딱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말에 태도를 달리한다. "실제로 현몽하게 된다면 누구에게 나타나고 싶냐"는 질문에 차태현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 질문을 참 많이 받았는데 누굴 얘기해도 좀 그렇다"며 "결국 생각한 건 명절 때 나타나자는 거다. 가족들 다 있을 때. 그러면 되지 않겠나"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가족애를 잔뜩 녹여낸 작품인 데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역할을 맡았던 만큼 차태현이 가장 특별하게 생각하는 장면도 극중 어머니, 동생과 관련된 장면이다. 그는 "동생 수홍 역을 맡은 동욱이가 연기를 정말 잘해줬다. 잘 하는 건 알고 있었는데 찍어놓고 편집된 걸 보니까 소름이 돋더라.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눈물샘을 폭발시키는 지점이 곳곳에 있음에도 작품이 슬프지만은 않다. '인생은 희로애락'이라는 말처럼 웃음과 감동이 교차되기에 더욱 여운을 남긴다. 차태현은 "'신과 함께'가 '너무 신파가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 부모님과 관계된 설정은 누군가에겐 진짜일 수 있다. 우리에겐 '신파'지만 어떤 이에겐 '현실'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가 그에게 더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장남 수찬 군과 극장에서 처음으로 같이 본 자신의 영화이기 때문. 차태현은 "그래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그는 "아빠가 왕년에"라는 말을 하기 보다 왕성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단다. 늘 인간미 넘치는 역할을 해온 그는 이제 또 다른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크고 작음을 떠나 매력적인 역할이라면 언제든 뛰어들 생각이라고. 그는 "작품을 고를 때 주연이 아니더라도 매력 있는 역할이라면 충분히 해내보고 싶다. 자홍이란 캐릭터도 어떻게 보면 그런 부분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간의 역할과는 결이 다르다"고 자신한 '신과 함께' 속 차태현의 모습, 기대해도 좋다. 러닝타임 139분. 12세 이상 관람가. 오는 20일 개봉.

2017-12-18 15:28:19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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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민우혁 "'안나 카레니나'로 새해부터 열일…가족이 있어 든든"

[스타인터뷰] 민우혁 "'안나 카레니나'로 새해부터 열일…가족이 있어 든든" 톨스토이의 3대 걸작 '살림남'으로 대중에 귀감 '잘하는 배우'가 목표 10년 무명은 옛말이다. 안으로는 완벽한 살림남이자 사랑꾼, 밖으로는 무대 위 황태자. 어느 위치에서도 완벽한 배우 민우혁이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로 2018년을 연다. KBS2 '불후의 명곡'에 이어 '살림하는 남자2'에 출연하며 안방극장 시청자에게 귀감이 되는 민우혁은 올 한해 그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뮤지컬 '아이다'에 이어 '벤허' 그리고 각종 지방공연을 소화했으며 이번 연말에는 내년에 개막하는 '안나 카레니나'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 뮤지컬에 또 한 번 서게 되다니 배우로써 영광이죠. 많은 스텝들, 그리고 배우들과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도 있게 해냄으로서 한단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톨스토이의 3대 걸작 중 하나인 '안나 카레니나'는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다룬 소설로 발표 직후부터 지금까지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안나'라는 한 사람의 인생을 집중 조명함과 동시에 당시 러시아 귀족사회의 제도, 연애 등 인간 행복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작품이 춤과 음악, 연기가 결합된 예술 장르인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전 세계 최초이자 한국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되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뮤지컬 프로덕션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의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참여했다. 여기에 국내 뮤지컬 음악감독 1호이자 대표 공연 연출가로 활약하고 있는 박칼린이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초연에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한국어 버전의 성공에 힘을 싣는다. 민우혁은 "예술의 나라 러시아에서 탄생한 작품답게 작은 소품 하나부터 커다란 무대 세트까지 매혹적이고 아름답다"며 "비주얼은 말할 것도 없고, 음악 자체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단순히 멜로디가 좋다는 것이 아니라 각 장면에서 느껴지는 캐릭터들의 감정이 음악을 통해 전달된다. 감정선이 실린 넘버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러시아 문학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은 러시아 쪽 크리에이티브와 회의를 통해 수정하고 있어요. 최대한 원작의 정서를 녹여내면서 국내 관객에게 이질감없이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죠." 민우혁은 안나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전도유망한 젊은 장교 '브론스키' 역을 맡았다. 프로포즈를 약속한 여자를 외면하고 고위 장교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는 브론스키에 대해 그는 '뜨거운 사랑꾼'이라고 소개했다. 사회적인 지위와 가문의 명예는 내려놓고, 한 여자에게 올인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브론스키는 사랑하는 안나와 인생을 처음부터 시작하려는 장교다운 마음을 갖고 있어요. 즉, 안나를 위해서 부와 권력을 다시 얻고자 하는 개척정신이 있는 인물이죠. 안나는 '이 남자만 있으면 돼'라는 생각이고요. 모든 것을 잃은 두 남녀가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점에서 남녀 관객의 공감을 불러모을 것 같아요." 브론스키와 비슷한 점에 대해 묻자 "운명적인 사랑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것"이라며 아내 임세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살림하는 남자2'를 통해 좋은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효자로 잘 알려진 민우혁. 그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지금의 민우혁을 만들었다"며 "결국 내가 일을 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들 앞에서 당당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10년이 넘는 무명시절을 버틸 수 있게 한 것도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금전적으로 어려울 때 주위에서 안좋은 유혹들도 많았죠. 중간중간 '(배우의 꿈을)포기할까'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때마다 저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부모님을 생각했고 버텼어요. 그리고 지금의 아내인 임세미 씨를 만났고, 저를 믿어주는 모습에 힘을 냈죠. 진짜 아무 것도 아닌 저에게 '당신은 정말 훌륭한 배우야'라고 말하는데, 이뤄내고 싶더라고요.(웃음)" 뮤지컬 '레 미제라블' '아이다' '위키드' '벤허' 그리고 '안나 카레니나'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는 민우혁의 목표는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단순하게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역할을 맡아도 민우혁만의 연기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배우가 되고싶다고. "정말 힘들 때 위로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잠시나마 힘든 현실을 잊고자 공연장을 찾은 분에게 위로가 되는 노래, 연기를 선물하는 배우요." 탄탄한 원작, 화려한 배우 캐스팅에 이어 최고의 협력진까지 흥행 요소를 모두 갖춘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2018년 1월 10일부터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2017-12-17 14:48:4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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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정소민의 청춘 위로법 "누구에게나 터널은 있다"

'아이해'·'이번생은' 연이어 출연 청춘 대변한 역할로 시청자 공감 이끌어내 '20대 대표 여배우'·'로코 여신' 등 수식어 多 배우 정소민은 올 한 해 '열일' 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와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연이어 출연했다. 그 사이 영화 한 편이 개봉했고, 영화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에겐 참 바빴던 2017년. 그러나 열심히 달려온 끝에 마지막 20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최근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정소민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 속 윤지호와 닮아있었다. 조근 조근한 말투와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그랬다. 정소민 역시 "닮은점이 많다"고 했다. 정소민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배우의 길을 택했다. 극중 '88둥이'인 지호 역시 국내 최고의 명문대를 졸업한 뒤 동기들과 다르게 일일드라마 보조작가의 길을 걸었다. 정소민은 "가장 공감 갔던 내레이션이 있다. '꿈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결정했을 때 캄캄한 터널을 걷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캄캄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며 "이 대사가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터널의 시기가 오잖아요. 또 그 시기가 아니더라도 내가 옳다고 생각한 길을 간다는 건 굉장히 쓸쓸하고 외로운 일이에요. 드라마를 하면서 자기 길을 간다는 건 행복하고도 외로운 일이라는 걸 다시금 곱씹게 됐죠. 그럼에도 '이 길이 맞다'는 생각에 각오와 다짐도 새롭게 했고요." '이번 생은 처음이라' 속 인물들은 현실 청춘들을 대변한다. 팍팍한 현실에 때론 좌절하고 때론 일어서는 인물들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특히 지호는 담담하게, 그러나 할 말은 하는 인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정소민은 지호의 그런 면을 배웠다. 그는 "저는 원래 혼자 끙끙거리다가 뒤늦게 폭발한다. 하지만 주로 묻어두는 걸 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호한테 정말 많이 배웠다. 지호가 수비를 잘 하는 이유는 그때 그때 공격을 할 줄 알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선제 공격이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하는 거였다. 지호를 보면서 나도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에 대해선 말할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할 말을 다 할 수 있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정소민 역시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나를 지킨다는 게 전제돼 있고, 누군가에게 미움 받을 용기까지 내는 거니까 대단한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극중 지호는 사랑의 감정 없이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집주인 세희(이민기 분)를 만나 계약 결혼을 시작하지만 결국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사랑에 빠진다. 정소민은 극중 지호와 세희를 떠올리며 "연인 사이에도 서로의 공간을 존중해주는 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만의 공간을 존중해주는 건 확실히 필요하다. 그것마저 침범할 권리는 누구한테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끝에 공감대를 부르는 이야기도 등장했다. 정소민은 "온전히 혼자 있기 위해 외향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제 기본적인 성향은 내향적이지만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많이 쏟는 편이에요. 그 이유는 사람들과 있을 때 거기에 온전히 집중을 해야 나중에 제 시간을 더욱 온전히 보낼 수 있기 때문이죠. 예전엔 그러다 제 할 일을 놓치기도 했었는데 이젠 어느 정도 조절하는 요령이 생긴 것 같아요." 외부의 수많은 약속과 일들을 '말끔히' 끝내고서야,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혼자 만의 시간'이 생긴다는 것. 아마 대부분의 이들이 공감할 이야기가 아닐까.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 혼자서 할 게 참 많다"던 정소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평소 독서를 즐긴다던 그는 최근에 읽은 책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참 차분했다. 그런 그도 사람이기에 화를 내진 않을까 궁금했다. 정소민은 "지호가 유일하게 감정을 격하게 드러내는 사람이 엄마인데 저도 그렇다"고 말했다. "밖에선 한결 같이 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요. 그런데 유일하게 제 밑바닥까지 다 보이게 되는 게 엄마에요. 지호에게 공감갔던 부분이죠." 그런 어머니에게 최근엔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네가 배우로서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연기하는 걸 보니 알겠다"는 것. '아버지가 이상해'부터 '이번 생은 처음이라'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시간이 결실을 맛본 셈이다. 정소민은 "제가 뭘 위해 그렇게 쿵쾅거리며 달려왔는지 알겠단 말이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데뷔 초엔 방법을 몰라 무턱대고 연습했던 것들이 4~5년이 지나자 그의 자산이 됐다. '20대 대표 여배우', '로코 여신'이란 수식어를 얻어낼 수 있었던 이유다. 이제 20대의 끝자락에 선 그는 "30대가 너무나 기대된다"고 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대가 아쉽지 않아보였다. 그는 "스물 일곱 살 때부터 막연히 서른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서른이 코 앞에 다가왔지만 특별할 건 없는 것 같다. 한 서른 넷 정도엔 실감 날까 싶다"고 말했다. "서른을 앞두고 있지만 열 아홉 살에서 스무 살 넘어갈 때만큼 강력한 임팩트는 없을 것 같아요. 지금 감사한 게 너무 많기 때문이죠. 갚을 게 많다는 건 행복한 일이니까요. 지금은 그렇게 은은한 느낌이에요. 은은하게 설레는 기분. 행복해요."

2017-12-13 15:17:22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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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양파 "과거에 머무른 히트곡, 현재로 끌어오고 싶어요"

신곡 '끌림'서 창법 변화 시도 6년만 컴백, 향후 신곡 꾸준히 낼 계획 나얼 등 아티스트들과 작업 진행 중 '애송이의 사랑', '아디오', '알고 싶어요'….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가수 양파가 다시 한 번 대중 앞에 섰다. 6년 만에 돌아온 그는 "욕심내지 않고 잘 하는 걸 해나가고 싶다"는 말로 앞으로를 이야기했다. 신곡 '끌림'은 양파의 기존 음악과는 결을 달리한다. 최근 메트로신문과 만난 양파는 "창법부터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기존의 제 음악들은 기승전결이 뚜렷한 한국형 정통 발라드이지만, 이 곡은 팝(POP)스러운 느낌이 조금 더 강해요. 기승전결이 아니라 자연스레 흐르는 느낌이고, 짙은 감성을 토로하기 보다 편안하게 계속 틀어놔도 좋은 '젖어드는 감성'의 곡이죠." 감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가사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직접 작사에 참여한 양파는 작업 전까지 어떤 이야기를 전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 했다고. 그는 "이번 노래는 기존 제 스타일이 아니라 고민이 많이 됐다. 특히 어떤 노래를 해야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을까 고민됐다"고 말했다. "문득 제 나이와 일상, 주변을 들여다보게 됐어요. 주변 친구들이나 직장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면 다 비슷해요. 바쁘게 회사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면 심심하고 외롭게 잠들죠. 그 모습을 머리 속에 그려보니 '설레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았어요." 그래서 양파가 꺼내든 이야기는 바로 '기다림의 설렘'이다. 그리운 사람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설렘과 익숙한 끌림, 어떻게 될지 모르는 연인들이 다시 만나 떨림을 느끼는 이야기를 가사에 담아냈다. 양파는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이 밤에 연락오는 에피소드는 굉장히 흔하지 않나. 다만 '지금 뭐해? 얼굴이나 볼래?'와 같은 가사는 요즘 사람들의 사랑을 표현한 거다. 예전엔 '죽어도 사랑해' 같은 정서였다면 요즘은 사랑에도 겁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사람들'을 말하는 양파의 모습은 어쩐지 조금 낯설었다. '애송이의 사랑'을 노래하던 열 아홉 소녀의 시간이 눈 깜짝할 새 20년을 훌쩍 지나온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 사이 수많은 일이 있었다. 데뷔와 동시에 수 개월간 차트 정상을 석권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던 그는 이후 수많은 히트곡을 내놨다. 그러나 소속사와 전속계약 문제 등 여러 이유로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양파가 다시 대중 앞에 나타난 것은 MBC '나는 가수다3'을 통해서다. 당시 그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대중에게 양파라는 가수를 다시 한 번 각인 시켰다. 그리고 이젠 '끌림'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처음 '끌림'을 들었을 때 '누구지?'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던 그는 "대중이 제게 원하는 음악과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음악 사이에서 고민했다. 하지만 사실 가수도 사람인지라 '애송이의 사랑' 때랑 똑같을 순 없다. 그 때의 소리와 또 다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각의 변화는 지난 20년을 지나온 끝에 얻어낸 가장 큰 수확이다. 20대엔 끝없는 방황을 했고, 30대 역시 우왕좌왕 했다던 그는 30대 중반이 돼서야 자신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딱 그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30대 중반, 서른 다섯쯤이요. 그때 제 그릇의 크기에 대해 인정하게 됐어요. 이전엔 꿈도 욕심도 많았던 저였다면, 30대 중반에서 바라본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던 거죠. 이걸 받아들이고 나니까 괴로웠던 마음이 많이 없어졌어요. 지금도 전 제가 어떤 걸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하려고 해요. 이게 오히려 더 좋아요. 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스스로에 대한 고민 등 음악 외적인 이야기들은 이제 어느 정도 갈무리 됐다. 이제 그는 더 많은, 더 좋은 음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계획이다. 양파는 "20대 때 너무 오래 본의 아니게 공백이 있었다. 가수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많이 괴로웠던 시기였기 때문"이라며 "내년이면 40대가 된다. 40대의 포부는 한 달 간격으로 신곡을 발표하면서 '진짜 열심히 사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히트곡을 현재로 끌어오고 싶다는 마음이다. 너무 큰 꿈일 수 있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무언가 쌓여서 제 자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면서 "한 달, 두 달 텀을 두고 신곡을 지속적으로 낸 뒤 12곡 정도 모이면 정규로 내고 싶다. 그 첫 걸음을 내딛는 곡이 바로 '끌림'이다. 다음 곡은 아마도 나얼 오빠 곡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몇 해 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그의 데뷔 초 모습이 잠시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렇다면 양파는 먼 훗날 그의 2017~2018년이 어떻게 기억되길 바랄까. " 제가 살았던 시간들을 용케 뛰어넘어 히트곡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뉴스가 들린다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기적은 꿈으로 남겨두려 해요. 그저 고군분투 하면서 매달 열심히 살아가야 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살 수 있어 행복해요. 여전히 노래를 할 수 있고, 저를 찾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요. 어릴 땐 정말 몰랐는데 정말 '우와' 싶어요."

2017-12-11 15:23:54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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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기억의 밤' 장항준 "장르 파괴 없이 새로움은 없다"

[스타인터뷰] '기억의 밤' 장항준 "장르 파괴 없이 새로움은 없다…60세까지 현장에 있고파" "장르가 파괴되지 않으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없죠. 로맨스와 코미디를 결합한 '로코', 그리고 로맨스와 스릴러를 결합한 '로맨스릴러'라는 장르가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장르라는 건 평론가와 호사가들이 구분해놓은 것일 뿐 창작자가 구분해놓은 건 아니거든요." 끊임없이 장르를 파괴하는 실험을 거쳐 새롭고 참신한 이야기를 들고 관객을 찾아온 이가 있다. 종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장항준 감독(48)이다. 그가 9년 만에 선보인 영화 '기억의 밤'은 장르를 규정할 수 없다. 장 감독의 말대로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며 '장르파괴적'이다. 영화는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극 초반은 스릴러로 시작했지만, IMF라는 어두운 시대적 배경, 두 남자의 가정사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비극적인 드라마로 끝이 난다. 장 감독이 '기억의 밤'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 세상에 나와 상관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즉,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있다'다.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감독은 영화에 IMF가 터지고 경제적으로 힘든 사회적 분위기와 그로인해 붕괴된 가정, 거기서 살아남은 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해야했던 선택으로 인한 결과들을 짜임새있게 담아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예능감을 뽐내던 장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 "오래 알고 지낸 분들도 많이 의아해하셨죠. 어릴 때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기는 코미디가 좋았는데, 이상하게 나이가 들면서 스릴러에 마음이 가더라고요. 드라마 '싸인'을 할 때도 제가 아이템을 낸 거였어요. 범죄와 법의학,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팀의 이야기를 최초로 제안했던 거죠. 글은 (아내인) 김은희 작가가 썼고요. 스릴러는 장르적인 재미가 있으면서 동시에 연출하는 재미도 있어요. 물론, 이야기를 쓰기 전에 사건을 풀어나가기 위해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지만요." '동주' '재심' '청년경찰'로 3연타 흥행에 성공한 강하늘이 동생 진석 역을 맡아 꿈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미쳐가는 연기를 선보인다. 납치당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낯설게 변해버린 형 유석 역은 '은교' '대립군' 등 스크린은 물론, 다양한 뮤지컬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김무열이 맡았다. 장 감독은 "캐스팅할 때만 해도 강하늘은 '동주'밖에 작품찍은 게 없을 때였다. 지금의 흥행 파워가 있는 배우가 아니었다"며 "그런데 '동주'를 보자마자 이 친구가 꼭 연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공있는 배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기억의 밤'을 통해서 주목받을 사람은 김무열이라고 생각한다. 극과 극 감정을 오가며 순식간에 변하는 눈빛에 탄성이 나올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전까지는 현장에서 연기 디렉션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지시하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동선만 체크하고 연기적인 부분은 간섭하지 않았어요. 제가 디렉션을 주면 모든 장면에 장항준의 색채가 들어가고, 한계점이 있더라고요. 이번 촬영에서는 배우들을 믿고 의지했죠. 그리고 김무열-강하늘 두 배우의 합은 따로 리허설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맞았어요. 괜히 김무열-강하늘이 아니더군요.(웃음)" '기억의 밤'은 스릴러의 장르적인 재미를 100% 충족시켜주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는 물론, 서로를 향한 잔혹한 의심을 시작하는 형제의 감정까지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장 감독은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기억의 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하며 스릴러라면 빠지지 않는 아내('시그널' '유령' '싸인'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마저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 영화 둘 다 봤는데, 영화가 더 좋다고 하더군요.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다면서 빨아들이는 흡인력이 있다고요.(웃음) 이 작품은 처음으로 저 혼자 작업한 결과물이라 감회가 좀 더 남다른 것 같아요. 계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쓰니까 거리낄 게 없어서인지 더 재미있고 잘 써지더라고요. 아직 스릴러에 대한 욕구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군대에서 사망한 누군가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쓰고싶어요." 장항준 감독의 목표는 60세까지 현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작품에 담아 세상에 내놓았을 때 함께 공감해주는 관객이 있다면 그뿐이라고. "가장 오랜시간 현역에 몸담았던 연출가로 남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이 직업을 영위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거든요. 60세까지 현장에 있다는 건 그만큼 열정적이라는 거겠고, 그 사이에 제가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을 찍었다는 것일 테니까요."

2017-12-10 13:41:12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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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기억의 밤' 김무열 "매 작품마다 치열하게 고민…쉬웠던 적 없어"

[스타인터뷰] '기억의 밤' 김무열 "매 작품마다 치열하게 고민…쉬웠던 적 없어" 장항준 감독의 낯선 장르에 끌려 야누스 연기는 일반적인 얼굴 덕 한 인물의 트라우마에 대해 깊이 고민 배우 김무열은 자신의 얼굴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지극히 평범해서 다양한 역할을 대입(代入)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의 말은 영화 '기억의 밤'에서 증명됐다. 영화 속에서 김무열은 한없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다가도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서늘한 눈빛을 발산하며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야누스적 인물 유석을 연기했다. "평소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기억의 밤'은 욕심이 나더라고요. 유석이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힘도 굉장했지만,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이 낯설어지고, 거기에서 시작되는 의심, 그리고 한 사람을 집어삼키는 공포. 몰입도가 높은 시나리오였어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스릴러라는 점에 끌렸던 것 같아요." 영화 '기억의 밤'은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 유석(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 진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은교' '대립군' 등 스크린은 물론, 다양한 뮤지컬과 연극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김무열은 이번 작품에서 양면성을 띠는 유석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계산이 필요한 장면도 있었다. 19일만에 집으로 돌아온 유석을 연기할 때 따뜻하면서도 묘하게 이질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거듭 고민했다고 밝혔다. "동생이 낯설어진 형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하는 장면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게 본인의 신경쇠약 탓인지 헷갈려하는 상황이라서 (강)하늘이도, 저도 촬영 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분위기가 전환되는 해당 장면을 제외하고 강하늘과 김무열은 현장에서 많은 대화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눈치가 빨라서 합의 볼 필요없이 촬영에 이맸고, 합도 잘 맞았기 때문. 김무열은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며 "유쾌하기로 소문한 장항준 감독과 미담 부자 강하늘, 세 사람은 모여앉아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그밖에 다양한 주제로 수다를 떨었다"고 말했다. 특히 옆에서 본 강하늘에 대해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분장팀, 조명팀, 다양한 연출팀을 오가며 친근하게 구는 강하늘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좋을 수 있었다. 스텝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그렇게 허물어주는 구나 싶었다"고 칭찬했다. '기억의 밤'은 단순한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먹먹하다. 시대적 배경도 한국사회에 IMF가 터진 1997년이다. 영화의 중반부까지 숨막히는 스릴러가 펼쳐졌다면, 이후부터는 인물들의 당위성과 함께 여운이 남는 서사가 펼쳐진다. "감독님이 그동안 보여주시지 않았던 장르라 낯설면서도 좋았어요. 일단 감독님이 영화를 만드는 만듦새에 의심할 필요가 없었어요. 시나리오가 제품의 사용설명서라고 한다면, 그것에서 만듦새는 크게 달라지지 않잖아요? 솔직히 첫 미팅 때 감독님이 9년만에 메가폰을 잡는 것이기도 해서 (감독 개인의) 욕심대로 영화를 끌고 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잠시했죠. 그런데 정반대로 모든 의견을 귀담아 들으려고 작정을 하고 나오셨더라고요.(웃음) '함께 작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겠구나' 그때 신뢰도가 상승했죠." 실제로 김무열의 목소리가 반영된 장면도 있다. 스릴러의 특성상 스피드한 전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배우로서 어려운 결정이지만, 감독에게 과감히 유석의 전사를 생략해달라 제안했고, 장 감독은 김무열의 분량을 줄이는 대신 영화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배우로서의 욕심보다 영화적인 완성도가 우선이었기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캐릭터에 이입하기 위해 정신의학 관련 책도 섭렵했을 정도로 김무열이 연기를 대하는 태도는 치열하다. "어떤 작품이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는 없는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편하면, 어떤 부분은 상당히 불편하죠. 이번 작품에서는 유석이가 갖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 생각했고, 더 극적인 상황으로 몰고 갔죠. 그런 극적인 상황을 일상적이게 풀어내는 게 숙제였어요." 다리를 저는 캐릭터의 설정 탓에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을 터. 김무열은 "신기하게 안저는 쪽 다리에 무리가 가더라"며 "아파도 티내지 않고 촬영하고 있었는데 하늘이가 다리 저는 씬 하루 찍고 햄스트링 부상이 왔다더라. 의외로 다리 저는 연기가 무리가 되더라"고 당시 고충을 토로했다. 사실 김무열은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더 이름을 날렸던 배우다. 이후 영화 '연평해전' '은교' '대립군'에서 굵직한 역할을 맡으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곧 방영하는 OCN '나쁜녀석들:악의 도시'로 안방극장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공연, 영화, 드라마 골고루 하고 싶은데, 그건 현실적으로 어렵고요.(웃음) 작품을 고르는 것에 있어서 장르는 구분 짓지 않고, 일단 재미와 작품성이 중요하죠. 내년에는 조금 더 자주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요."

2017-12-04 16:42:17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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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준케이 "20대 담은 앨범..선입견 없이 들어봐주길"

국내 솔로 정규2집 '나의 20대' 발매 20대 때의 경험·생각 담아내…전곡 작사·작곡 韓·日 활동 후 군 입대 예정 "저에 대한 선입견 없이 음악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룹 2PM의 준케이가 솔로 앨범 '나의 20대'를 발매했다. 지난 2016년 8월 국내 첫 솔로 앨범을 시작으로 조금씩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오던 그는 이번 신보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음악적 역량을 드러냈다. 최근 '나의 20대' 발매 기념 인터뷰를 위해 서울 모처에서 메트로신문과 만난 준케이는 "원래 앨범을 낼 계획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 초 공연을 하다가 다치면서 입대 계획이 1년 미뤄지게 됐고, 입대 전까지 비는 시간 동안 뭘 해야하나 고민하다 앨범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제가 올해 만 29살이에요. 지금 이 시점에서 제가 20대 때 했던 생각, 느꼈던 감정들을 앨범에 담아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작업하게 됐죠. 과거 싸이월드에 비공개로 써뒀던 제 일기들이 있어요. 굉장히 많은데, 그 속에 담긴 미래에 대한 고민, 사회적인 시선, 사랑 이야기 같은 것들을 담아낸 앨범이에요." 타이틀곡은 '이사하는 날'이다.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집을 떠나면서, 지금껏 남겨뒀던 그리움을 정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내 첫 솔로 미니앨범 'Mr. NO♡'의 타이틀곡 'THINK ABOUT YOU'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그의 또 다른 음악적 색깔을 엿볼 수 있다. 준케이는 "실제로 이사하기 전날 밤에 쓴 곡이다. 당시 입대를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라 집을 뺐었다. 5년간 살았던 집을 떠나면서 물건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공간마저 텅 비어가는 걸 보니 기분이 묘하더라"며 "그걸 보면서 이사를 하면 그 집을 공유했던 사람과의 추억까지 사라진다는 걸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 역시 준케이가 전곡 작사, 작곡했다. 다만 'Mr. NO♡'는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다면, '나의 20대'는 대중성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준케이는 "진영이 형이 '너의 이야기를 쓰되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라'고 해주셨다. 그 말이 굉장히 와 닿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들려드린 'THINK ABOUT YOU'는 당시 국내에서 생소했던 퓨처 R&B 장르의 곡이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땐 음악적 도전을 통해 결과물을 내고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컸어요. 하지만 대중과 소통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중요하단 걸 깨달았죠." 사실 그간 준케이의 음악적 역량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2PM이 퍼포먼스 위주의 그룹이기에 준케이의 보컬이 두각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준케이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이미 실력파 솔로 아티스트로 인정받고 있는 그는 대중이 자신의 진가를 알아볼 때까지 꾸준히 음악을 만들 계획이다. "솔직하게 현실 직시를 해본다면 대중은 제가 정확히 무슨 음악을 하는지 아직 모를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게 바로 음악이기 때문에 계속 작업할 거예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2PM이 데뷔 후 인기 절정을 달리던 시기였다. 준케이는 "항상 불안했다. 2012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장 많이 느꼈고 가장이 되면서 책임감도 더 커졌었다"면서 "20대 때 많은 경험을 하면서 계속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물론 30대에도 계속 미래에 대해 걱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 못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계기는 지난 2008년 신인 시절, 한 무대에서 박효신의 '눈의 꽃'을 불렀던 것이다. 당시 그는 불안한 음정 처리와 음 이탈로 '염소꽃'이란 별명을 얻었고, 해당 영상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준케이가 이 에피소드를 직접 꺼낼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벌써 9년 전인데 그게 아직도 재미있는 영상으로 남아있다. 그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당시에 (몸이) 아프기도 했지만 가수가 무대에서 실수한 걸 가지고 변명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만 제가 음악을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단 생각은 든다. 앞으로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할 테니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의 20대'로 국내 활동을 진행한 뒤 일본 투어에 나서는 그는 군입대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양새였다. 준케이는 "멤버 (옥)택연이를 보면서 괜찮겠단 생각을 했다. 제대 후에도 2PM으로서, 솔로로서 계속 활동할 계획이라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온 20대를 함께 한 2PM 멤버들과의 미래는 이미 약속돼 있다. 이젠 서로에게 가족 같은 존재라고. 준케이는 "20대에 가장 영광스러웠던 순간을 꼽으라면 멤버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 동반자처럼 지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행운"이라며 "이런 그룹의 멤버가 된 것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함께 그룹의 미래를 고민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솔로로서는 아직 열심히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중이에요. '나의 20대' 앨범 표지에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제 모습이 담긴 것도 그런 의미에서죠. 20대 때 늘 30대, 40대 미래를 걱정했던 제 이야기들이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이끌 수 있길 바라요. '나도 이런 생각 했었지' 같은 거요. 저에 대한 편견 같은 건 제쳐두고 들어봐주시면 좋겠어요."

2017-12-03 13:40:12 김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