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브렉시트 영향 미미…현실화까지 상당기간 소요"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브렉시트 관련 금융권역별 대응체계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경기 영향을 논의했다. 임 위원장은 "사상 첫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이슈는 여타 EU 국가들의 탈퇴가능성 등 향후 전개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EU회원국간 이해관계 조정 등으로 협상과정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사안의 성격, 파급경로와 시차, 대응여건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급격히 확산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주 브렉시트에 대한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는 당초 시장예상과 달리 '탈퇴'로 결정났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영국의 EU 잔류를 전망하고 구축했던 포지션을 정리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세계 각국의 주가와 국채금리, 환율 등이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다. 우리 금융시장도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투표결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크게 영향을 받았다. 다만 국내증시 하락폭,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 등은 과거 위기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임 위원장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발표 이후 증시 하락폭은 과거 위기에 비해 크지 않았고, 코스닥과 코스피를 합한 외국인 자금 매도는 631억원으로,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임 위원장은 또 브렉시트가 실제 현실화되기까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므로, '리먼 파산'으로 위기가 곧바로 발생했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EU 규약에 따르면 2년내 탈퇴 협상이 이루어져야 하나, 각국 정상들의 동의로 협상기간 연장도 가능하고, 일각에선 협상에 5년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무역 등 실물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하는 데는 아직 시간이 잇고 이에 대비한 국제적인 공조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대응 여력에 대해서는 "우리나란 웬만한 대외여건 악화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충분한 대응여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외건전성 측면에서 세계 7위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고, 단기외채 비중도 큰 폭으로 감소하였으며 경상수지도 5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국내 은행들은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다만 EU 추가 탈퇴, 과도한 실물부문 둔화 등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하기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금융시장 변동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이 작은 이슈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앞으로 브렉시트에 따른 EU 체계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차분히 준비해나가면서도 당면한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을 펼칠 것임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먼저 현재 가동 중인 24시간 점검체계를 통해 금융회사의 대외 익스포져, 영국과 유럽의 주식·채권 자금 동향 등의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과 글로벌 투자은행 등과 소통 등 전반적인 모니터링과 협력체계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계와 기업부채 등 국내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응도 속도감 있고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선 엄격한 책임분담 원칙하에 자구계획을 신속히 이행토록 하고,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 향후 발생 가능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선제적 대비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임 위원장을 비롯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이창수 생명보험협회장, 정남식 손해보험협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