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올해 물가 상승률 1.6%, 내년 2.0% 전망"
한국은행은 12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3.0%,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6%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전망치와 비교해 경제성장률은 동일했지만 물가 상승률은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18년 경제전망(수정)'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10월 이후 줄곧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9%→1.8%, 올 1월 1.8%→1.7%, 이달 1.7%→1.6% 등 반년 만에 물가 전망치를 3회 연속 하향 조정했다. 이는 1분기 부진했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1.0%, 2월 1.4%, 3월 1.3%를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인 2.0%에 크게 못 미친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 물가 전망치를 하향 수정했다"며 "다만 내수경기 회복 및 유가상승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1.4%의 낮은 오름세 이후 하반기 1.7%로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는 이어 "내년 중에는 내수경기 회복 등 물가 오름세가 점차 확대되면서 물가 상승률이 중기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0%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세계경제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국내 경제는 수출 및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는 등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같은 3.0%, 내년 2.9%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는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는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가계 소득여건 개선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은 세계경제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 기업 구조조정 추진 등에 따른 고용여건 개선 지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하방 리스크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이달 초 원화 강세 현상의 원인으로 외환당국의 경계감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한 평가와 향후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환율은 전년 말 이후 글로벌 달러화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아 변동하고 있다. 글로벌 움직임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 미중 무역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 변화에 따라 환율이 변화하고 있다. 개입내역 공개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개입내역 공개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환율 정책에 관한 것은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맞고 단지 쏠림 등에 의해서 급격한 변동이 있을 경우에 시장안정화 차원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 조작국 지정여부는 미 교역 촉진법에 근거하게 되는데 요건 세 가지 중 우리나라는 두 개만 해당되기 때문에 지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무조건 그렇지 않다고 예단해서 말하긴 어렵다. 이 문제는 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추이를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 - 지난해 11월 금리인상 이후 효과는. ▲금리를 조정하게 되면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일반적으로 1~2년 시차가 두고 발생한다고 본다. 지난해 11월 금리인상 이후 5개월이 경과했기 때문에 금리인상 효과를 구체적으로 평가하기는 좀 이르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금리를 조정하게 되면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서 실물경제까지 파급이 되는데 1차적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파급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다. 즉 금리를 올리게 되면 대출 금리 상승을 통해서 대출의 증가를 억제하게 되는데 분명히 금리인상을 한 차례함으로써 금융시장에 대한 경로는 작동하고 있다.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다소 억제하는 그런 효과는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자본유출을 우려했는데 반대로 자본이 유입됐다. 단기 자본이 들어오는 것이 향후 유출 압력을 높이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은의 대응방안은. ▲차입거래 유인이 높아지면서 단기성 투자자금이 들어오는게 높아진게 사실이다. 지금 들어오는 규모가 우리 경제, 금융시장 규모에 비춰볼 때 큰 규모는 아니다. 이 단기자금은 당장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이유는 현재 단기 외채비율을 보더라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그래도 외국인 투자자금을 보면 중장기 투자자금 비중이 여전히 높다. 단기자금은 일시적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게 속성이다. 다시 말씀드리면 그렇기 큰 규모가 들어왔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하겠다. 물론 단기성 자금은 시장이 불안할때 곧바로 빠져나가서 약간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면밀히 지켜보고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 -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1분기에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하반기 전망에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했는데 하반기에도 지금처럼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통화정책 방향은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1분기 국내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나타냈는데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축산물 가격 하락,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전체적 물가상승률 낮추는 요인이 됐다. 공공요금을 동결하거나 하락하는 것도 기인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거냐는 물가상승률 압력이 크진 않고 빠르지도 않겠지만 차차 내수회복 등에 영향을 받아서 상승률은 높아질 걸로 본다. 하반기 이후에는 1% 중반, 이후에는 1%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 외환개입 공개 관련 한은의 역할 방안은. ▲외환 시장개입정보공개를 포함해서 외환정책의 투명성 재고 정책에 대해 한은이 기재부와 오래 전부터 협의하고 있고 지금도 협의하고 있다. - 정부가 올해 다시 추경을 염두하고 있다. 정부안대로 추경이 통과된다면 성장률에 몇% 포인트 상승요인이 있는가. ▲추경은 규모도 규모지만 내용이 뭐냐에 따라 성장의 효과가 달라지게 된다.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