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 경영 성적은 '낙제점'
'적자 전환', '신용등급 하락', '매각설'…. 최근 취임 1년을 맞이한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가 받아든 성적표다. 시장의 평가를 빌리자면 '낙제점'에 가깝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 대표는 산업은행 출신으로 금융 관련 이력으로 금융계열사에 대한 애착이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신임을 받아 선임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력 대부분이 모건스탠리 부동산투자담당 등 부동산 관련으로 결제금융 사업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 초 그룹 승진자 명단에선 같은 금융계열사인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반면 김 대표는 제외되며 부사장 7년차를 맞이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금산분리'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비은행 금융사를 가진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를 강화하면서 롯데카드의 그룹 내 입지는 좁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김 대표의 자리 보전도 불확실하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국내 전업 카드사 8곳 중 유일하게 128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2003년 백화점카드사업부 분할 합병 시 발생한 영업권 잔여분 318억원 전액을 상각하고 스팍스자산운용 지분의 평가손실 등 보유 투자주식 평가손 83억원을 반영하는 등 지난해 일회성 평가손실 430억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 실적 악화 지속, 신용등급 잇단 하락 롯데카드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추세다. 롯데카드의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은 2014년 1996억원, 2015년 1747억원, 2016년 1416억원으로 감소했다. 순이익은 2014년 1487억원, 2015년 1342억원, 2016년 1066억원으로 감소했다. 김 대표 취임 첫 해인 지난해의 경우 순이익 54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9% 감소했다. 카드업계 전반이 금융당국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가계대출 총량규제 등의 정책과 마케팅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지만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유통계열사라는 '캡티브마켓(계열사 내부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적감소세가 눈에 띈다. 또한 롯데카드는 최근 지배구조 변경 이슈로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는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롯데카드는 롯데지주가 지분 93.78%를 보유하고 있어서 2년 내 지분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이에 롯데카드의 장기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롯데카드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의 장기 신용등급(AA+)의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되면서 그룹 지원력이 축소될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매각설 '솔솔'…당국 규제 강화도 부담 정부의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끊임없는 매각설도 김 대표의 입지를 흔든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의 경우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가 필수다. 지분 매각 또는 지주사 밖 다른 계열사에 이를 넘겨야만 한다. 김 대표는 다만 지난해 11월 롯데카드 매각설에 대해 "(롯데)카드는 그룹에 중요한 회사"라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당국의 규제 강화도 부담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금융그룹의 감독에 관한 모범규준 초안을 마련해 건전성 감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은행이나 금융지주사가 아니면서 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 금융계열사가 규제 대상이 되는 것. 롯데카드도 예외가 아니다. 초안에 적힌 23조 '권한의 위탁'에 따르면 금융그룹이란 이름으로 규제 대상이 되면 계열사 간 거래에 대해 금감원의 까다로운 평가와 감독이 진행된다. 금감원은 그룹별로 중심이 되는 금융사 1곳을 대표사로 지정하고 전반적인 위험관리 체계에 대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 회사는 금감원 보고를 거치게 된다. 회사 경영이나 지배구조에 대해 외부에 공개하야 하는 범위도 대폭 넓어진다. 불성실한 보고나 공시에 대해 정정, 재보고가 요구될 경우 일부 그룹에 대한 금융계열사 업종 포기 요구가 나올 수 있다. 예컨대 보험·카드 등 금융 업종을 겸하고 있다면 한 가지 계열사만 남기고 나머지는 계열에서 분리하거나 매각을 강요할 수 있게 된다. 결국 롯데카드의 매각설에 힘이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법령에 계열사 매각을 강제하는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다"며 "현재는 애매한 점이 많아 당국의 진행사항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