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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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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41일차, 백마는 가자 울고 날은 저문데...

2017.5.7 : 이스탄불(페리보트) 한 3주 지나니까 변화가 왔다. 주변 환경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한 감이 잡혔다. 허벅지 근육이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고, 힘도 들어갔다. 피로도 어느 정도 쌓였다. 하루 이동 거리도 늘어났다. 60km에서 7~80km로 늘어났고, 쉬지 않고 2시간 이상도 달렸다. 속도도 빨라졌다. 바람이 없는 날 평지에서 평균 23~24km 속도가 났다. 사실 마음속으로 '끝'이라고 선을 긋지 않았다면, 그리고 시간과 갈 곳이 더 있었다면 500km 정도는 더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이틀 더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마지막에 조심하자'는 취지에서 자제했다. '백마는 가자고 울고 날이 저문데...' 젊었을 때 좋아했던 노랫말이다. 지금 내 심정이다. 밟는 데는 어느 정도 질이 났는지, 자꾸 나가고 싶어 한다. 허벅지 근육도 '더 가자'고 속삭인다. 하지만, 날은 이미 기울어졌다. 나는 안다, 내 나이도 곧 서산에 걸릴 것이라는 것을. 이렇게 아쉬움을 간직한 채 한 여정이 끝이 나고, 다른 세계로의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우리들의 삶 또한, 더 갈 수 있고 또 가고 싶지만, 한 매듭이 다 하면 다른 여정에 올라야 한다. 대나무가 매듭을 지으며 높게 자라듯, 한 매듭 한 매듭이 분명해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이 매듭 위에 새로운 매듭이 생성된다. 뱃고동이 울리며 다른 대륙, 다른 도시, 새로운 세계, 이스탄불을 향하여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 흐린 하늘을 향하여 배가 속도를 높인다. 잔잔한 바다가 갈라지며 화답한다. '잘 가라'고 물결로 작별 인사를 한다. 육지에서 점차 멀어지면서 작별 인사가 온몸에 느껴진다. 모두가, 가는 자도 남는 자도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전한다. 이스탄불 부두 앞 길 건너편 공원 옆에 관광안내소에 들려 숙박비도 할인해 주는지 물어봤다. 한 10% 정도 할인해 준단다. 종업원이 영어도 되고, 한국말 도 몇 마디 할 줄 아는 호텔(Hatay Hotel)로 정했다. 현금 내는 조건으로 80리라를 70리라로 하기로 했다. 장딴지가 당긴다. 걸은 것도 아니고 자전거 타는데 왜 장딴지가 당기지? 피곤해서 그런가? 하맘(전통 터키탕)에 갔다. 너무 비싸다. 80리라(2만4천원)란다. 기절할뻔했다. 때 밀면 125리라. 아무리 16세기에 시작한 것이라지만 너무 비싸다. 시와스에선 18리라를 줬는데... 실크로드 따라 터키 횡단을 마친 것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들어갔다. 시설은 시와스 보다 오히려 못 하다. * 무단야항 9시 출발 - Armutlu항 9시 반 도착. 10분만에 출발 - 11시 좀 지나 도착

2017-05-15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약사여래의 12대원 (2)

약사여래는 병고의 구제라는 발원 하나만 세운 것이 아니라 무려 12가지의 큰 발원을 함께 세웠다. 그 열 두 가지의 원은 몸과 마음, 물질과 정신을 함께 구제하려는 원은 물론 살아가는 일상의 지극히 현실적인 바램까지도 수용하고 있는 말 그대로 민간신앙이라 말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이리라. 약사여래의 중생에 대한 서원과 공덕을 설하고 있는 약사경의 정식 명칭은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으로, 줄여서 '약사여래본원경' 또는 '약사경'이라 부른다. 약사여래 역시 대승경전에 보면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또 다른 대표적 이름은 '유리광여래'이다. 두 이름을 합쳐서 '약사유리광여래'라고도 부르는데 약사유리광여래는 과거세에 약왕보살로 수행할 때에 중생들의 아픔과 슬픔을 소멸하기 위해 큰 서원을 세웠다고 알려져 있다. 중생 구제의 12가지 대원은 크게 나누어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루려는 정각(正覺)에 대한 발원, 모든 중생에게 생활 수용품이 다 구족해지게 하려는 원, 모든 불구자들의 신상이 다시 구족하게 하려는 원과 중생의 병을 없애 몸과 마음이 안락하여 무상보리에 이르게 하려는 원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하나 특이한 것은 모든 여인으로 하여금 남자가 되게 하려는 원도 있는데 당시 여자들의 사회적 위치가 매우 열악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또한 약사여래는 늘 좌우에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을 거느리고 있는데 이는 해와 달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간의 삶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주는 태양의 에너지와 달의 조화시키는 에너지를 민간신앙 차원에서 섭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약사여래가 정각을 성취할 때 광명이 무량무변의 세계를 비추고 내 몸과 남의 몸에도 크게 비추게 하려는 원과 몸의 안팎이 유리와 같이 정정하며 몸에서 광명이 나와 어두운 세계를 다 밝혀주려는 원은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삿된 마구니로부터의 장애와 잘못된 가르침의 그늘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바른 지견으로 인도하려는 발원을 나타낸 것이다. 밝은 빛은 어둠을 숨게 하고 삿된 기운들이 활동할 수 없게 만드는 자정의 힘이 있기 때문이리라. 약사여래는 다른 말로 '의약의 왕'이란 뜻도 된다. 병을 고치고 약을 주는 큰 의사임을 뜻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의 큰 의사는 단순히 몸의 병만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마음속의 탐진치로 인한 모든 마음의 병고에서 벗어나 마침내는 바른 지혜와 깨달음에 이르도록 해주는 의사 중의 의사임을 의미하는 것이며 약사여래의 또 다른 이름인 유리광여래는 맑고 투명한 유리처럼 우리 마음 속의 무명을 밝혀 어둠을 없애주기 때문에 유리광여래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김상회역학연구원

2017-05-15 07:00:00 메트로신문 기자
[오늘의 운세] 5월 15일 월요일 (음 4월 20일)

[쥐띠] 48년생 모든 운이 따르니 대범하게 행동하세요. 60년생 매사 조심하면 문제는 없습니다. 72년생 조만간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84년생 잠시 멀리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습니다. [소띠] 49년생 곧 좋은 결과가 따를 것입니다. 61년생 귀하의 재능을 알아줄 사람을 만납니다. 73년생 새로운 것을 자꾸 배워야 합니다. 85년생 금전운과 이성운이 모두 좋지 않습니다. [범띠] 50년생 타산지석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세요. 62년생 종교활동을 하면 길합니다. 74년생 직장문제는 잠시 잊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86년생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토끼띠] 51년생 계획을 가져야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 63년생 고집을 버리고 동료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75년생 다툼은 피하세요. 87년생 우유부단하지 마세요. [용띠] 52년생 윗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64년생 타인과 갈등은 원만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6년생 버티면 길하지 못합니다. 88년생 아무리 힘들어도 거짓말은 하지 마세요. [뱀띠] 53년생 난관을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세요. 65년생 매사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합니다. 77년생 만사가 손에 잡힐 듯하지만 소득은 없습니다. 89년생 초조해하면 큰 손해를 보게됩니다. [말띠] 54년생 지극히 평범하고 무난한 운세입니다. 66년생 무저항주의로 나아가야 당신에게 손해가 없습니다. 78년생 지금은 전진할 때가 아닙니다. 90년생 지나친 자만심은 금물입니다. [양띠] 55년생 주위사람에게 인정을 받게 될 것입니다. 67년생 새로운 일을 착수하는 것도 불리합니다. 79년생 고집은 결국 부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91년생 삼각관계를 조심하세요. [원숭이띠] 56년생 구설수에 휘말리게 됩니다. 68년생 재물은 유통해야 크게 돌아옵니다. 80년생 멀리 보고 나아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92년생 무언가를 진행함에 있어서 고비를 맞게 됩니다. [닭띠] 57년생 마음을 긴장하며 아랫사람들을 다스리세요. 69년생 언행을 조심하세요. 81년생 한 템포 천천히 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93년생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기존의 방식을 지켜야 합니다. [개띠] 58년생 컨디션이 매우 좋은 하루입니다. 70년생 사람을 가려 사귀세요. 82년생 질병에 감염 될 위험이 있습니다. 94년생 비밀이 알려질 우려가 있습니다. [돼지띠] 59년생 업무 중 상해를 조심하세요. 71년생 초조해 하면 되던 일도 안 풀립니다. 83년생 남의 재물을 탐하지 마세요. 95년생 오전에는 약간 울적한 듯하지만 금세 기분이 전환됩니다.

2017-05-15 06:3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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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40일차, 오는 손님을 따뜻하게 맞아라

2017.5.6 -> Mudanya(30km) 갈 길이 짧아 여유롭게 차도 마시며 아침을 먹었다. 9시경 출발했다. 토요일인데도 차량이 많다. 시내를 관통하는 길인데다 갓길이 없다. 그렇지만 그런대로 달릴만했다. 좀 익숙해진 탓인가? 난 직진을 하려는데 뒤따라오는 차가 우측으로 나갈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난 나가려는 뒷차에게 내가 가려는 방향을 확실하게 보여 주기 위해 갓길로 가다가도 직진 차로를 따라간다. 이때 많은 운전자들은 나를 앞질러 우측으로 나간다. 때론 너무 가깝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들은 결코 내 뒤로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속도를 줄일 준비를 해야 한다. 항상 브레이크에 손을 얹어두고 간다. 한 시간쯤 지나자 먹구름이 몰려온다. 간밤에도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는데, 또 올 모양이다. 강한 바람이 불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유소로 피신했다. 곧 햇살이 들어와 출발했다. 그것도 잠시일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멀리서 번개가 쳤다. 더 가다간 비를 맞을 것 같아 커다란 건물로 들어갔다. 사람이 나온다. 몸짓으로 비 좀 피하겠다고 했더니 좋다고 한다. 좀 있다 차를 한 잔 가져와서 안에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했다. 차 한 잔 앞에 놓고 전화기 충전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요즘 우리네 환경이 집에 사람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젊었을 때엔 '집들이다', '애 돌이다' 해서 자주 오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게 없어졌다. 만날 일이 있으면 차라리 밖에서 만나고 만다. 이 비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서로 오가던 때'의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 줬구나. 고마운 비! 천둥 번개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는 계속 내린다. 빗줄기가 제법 굵다. 꽤 오래 올지 모르겠다. 먹으라고 초코릿을 내왔다. 따끈한 차 한 잔과 온기로 가득한 인정을 느끼고 있는데, 아무러면 어떠라. 한 10km만 가면 된다. 종일 내리지야 않겠지... 약소하지만 가벼운 요깃거리는 가지고 왔으니 맘 편히 기다리자. 아무리 반가운 손님도 하루 이틀이지, 벌써 2시간 가까이 지나났다. 나도 점심을 먹어야 하지만, 이들도 밥 먹어야 할 텐데. 신경이 쓰인다.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늘도 밝아지고, 빗줄기도 많이 가늘어졌다. 길어야 한 30분 정도 있으면 그칠 듯 보였다. 내 빵을 보여주며 같이 먹자고 했다. 자긴 괜찮다며 나더러 먹으라고 했다. 따뜻한 차도 내왔다. 출발하자마자 경사도 7%에 2km라는 표시가 나타났다. 고개를 넘자 바로 발아래로 바다가 보였다. 드디어 다 왔구나. 무단야(Mudanya)항이다. 도착하자마자 내일 배표부터 샀다. 호텔이 하룻밤에 80리라(24,000원)다. 할인은 없단다. 할인은 시골에서나 통했나 보다. 저녁을 먹고 자축할 겸 맥주를 한 잔 하려 했지만 파는 곳이 없다. 좋은 일은 미루어도 좋다.

2017-05-14 08:56:27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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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39일차,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

2017.5.5 : 부루사(55km) 7시에 출발했다. 대개 큰 도시는 높든 낮든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있다. 이곳(Inegol)도 예외는 아니다. 도심을 벗어나자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가파르진 않지만 참 길다. 어제 내려온 것보단 짧겠지만,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어제 내려올 때 오늘 이렇게 올라갈 줄 상상도 못 했다. 반갑게도 그 이른 시간에 과일 행상이 있다. 사과와 딸기를 샀다(1500원). 사과는 맛이 괜찮았다. 하지만 딸기는 맛이 덜 들었다. 사과를 여기선 엘마라고 하고 카자흐와 키르기스에서는 알마라고 한다. 중앙아시아 국가에는 투르크어계 단어가 많다. 악(흰), 크즐(붉은), 카라(검은), 수(물), 발륵(물고기) 등등. 특히 색깔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한참을 쉬다 내려왔다. 올라간 것보다 훨씬 더 긴 거리를 내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발 8~900m에서 155m로 내려왔으니... 이 길을 따라 자전거 여행하려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오는 걸 고려하시길... 부루사(Bursa)는 인구 210만 명의 대도시다. 대도시는 자전거 여행객에게 쥐약이다, 특히 터키에서는 차들도 많고, 도로도 좁고, 갓길도 없고, 양보도 없다.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있어도 지키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인도로 가려고 해도 인도가 거의 없어 어쩔 수 없이 차도로 갔다. 차가 빨리 못 달리고 무단횡단자가 많아 '다들 조심 운전하겠지' 하는 믿음으로. 물어 물어 호텔(Karakaya)을 찾아 짐을 풀었다. 언덕 올라오느라 옷이 흠뻑 젖었다. 일단 샤워를 하고 한참 쉬었다. 자전거 타고 실크로드 따라가는 터키 횡단 여행은 사실상 여기서 끝난 셈이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내일은 여기서 가까운 항구로 나가 배 타고 이스탄불로 들어간다. 그간 잘 버텨준 내게 감사한다. 부루사(Bursa)는 오스만제국의 두 번째 수도였다. 술탄 오르한 가지는 1326년 이곳 부루사를 점령하였고, 후일 이곳으로 수도를 옮겼다. 오스만 제국은 이후 수도를 지금의 그리스 국경 가까운 에디르네(Edirne)로 옮겼다. 이후 20대의 젊은 술탄 메흐메드 2세가 배를 끌고 산(지금의 탁심 지역)을 넘어 골든혼(금각)만 안으로 들어가 천년 요새 콘스탄티노풀을 점령했다. 그곳을 수도로 정하고 500년 대제국의 기반을 확고하게 다졌다.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울루 자미(Ulu Camii)엘 갔다. Ulu Camii(대사원)는 술탄 일디림 바예지드(Yildirim Bayezid)가 1326년 니코폴리스(Nicopolis)를 함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건설했다. 이 사원은 오스만 제국의 돔이 여러 개인 사원(multi-dome mosque) 건축의 전형이 되었다. 이후 울루 자미는 메카, 메디나, 에루살렘, 다마스쿠스에 이어 이슬람 5대 성지로 인정받았다. 여기도 이즈미르(Izmir)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큰 한(Han)이 있다. 여기서 '한'(Han)은 옛 케러완사라이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진 모르겠으나, 현대식 바자르(시장)다. 깊은 역사에 현대를 접목한 상가다. [!{IMG::20170511000187.jpg::C::480::<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울루 자니 주변에 형성된 한han)>}!]

2017-05-13 18:56:0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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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38일차, 우연이 가져다준 선물

2017.5.4 -> Inegol(96km) - 소요 시간 : 7시간 25분 - 평균 속도 : 18.8km 감기는 땀을 흘리며 푹 자야 낫는다. 어젯밤 땀 좀 흘리며 잤다. 그래도 약은 먹었다. 햇살이 뜨거워지면 어김없이 바람이 분다. 대개 11시 전후가 되면 불기 시작하고, 오후가 되면 더 강해진다. 그리고 대개 앞바람이다. 바람을 맞지 않으려고 일찍 출발했다. 출발하자마자 곧 언덕이 나타났다. 지루하게 올라간다. 영 속도가 나지 않았다. 왜 속도가 안 날까? 브레이크를 확인했다. 바퀴는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누적된 피로 때문인가, 감기 때문인가, 아니면 긴장이 풀린 탓인가? 다들 조금씩 이유는 될 수 있지만, 가장 큰 건 긴장이 해이해진 탓이리라.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달렸다. 그런데 너무 빨리 목표지점에 도착했다. 10시 10분 경이다. 이 시각에 운행을 멈추기엔 너무 이르다. 다리도 가벼워졌다. 몸이 풀렸나? 왜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지? 이때부터 힘이 났다. 60km 정도 남았지만, 시간은 충분하니 가는 데까지 가보자. 도로변에 있는 급수대에서 물을 보충했다. 주변 경치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가파르지도 길지도 않은 고개가 나타났다.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올랐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은 정말 길다. 만약 서쪽에서 동쪽으로 간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릴 것 같다. 12시 반경 휴게소에 들려 차와 요구르트로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한 시간 전에 빵을 먹었기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 80km 정도 온 것 같다. 차를 마시고 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리아, 조지아,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노동자들이다. 20km 정도만 더 가면 목적지다. 충분히 쉰 뒤 출발했다. 목적지 이노궬(Inogol) 10km 전방에 주유소 숙소가 나타났다. 굳이 더 갈 이유가 없다. 내일 갈 길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여기서 쉬기로 하자. 100리라(3만 원)달라고 한다. 턱없이 비싸다. 툭 잘라 50리라로 하자고 했더니 안 된단다. 두말하지 않고 밖으로 나오니 따라 나왔다. 어제 주유소 숙소에서 아침 포함해서 65리라로 했다면서 영수증을 보여줬다. 60리라로 낙찰되었다. 예상치 못 한 긴 내리막 덕분에 엄청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부루사에서 시작했다면 첫날부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다 가지도 못 했을지 모르겠다. 이 코스의 선택은 전적으로 우연이다. '우연'이 가져다준 행운이기에 더욱 고맙다. 어제 자전거 고장을 너무 쉽게 해결했다. 고생 고생 끝에 그 사람을 만난 것도 아니다. 그가 그때 그 자리에 있었던 건 우연이다. '우연'이 가져다준 행운이기에 더욱 값지다.

2017-05-13 08:00: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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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37일차, 이게 웬 떡이야?

20127.5.3 쿠타흐야 -> Kumbet(44km) 아침밥시간이 다 됐는데도 기척이 없다. 깨워서 물어보니 딴 소릴 한다. 필담을 하고 앱에 물어가면서 확인한 결과 오해였음이 확인되었다. 여태껏 아침 안 주는 숙소가 없었기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이해했고, 그 친구는 원하면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8시 좀 지나 출발했다. 쿠타흐야를 막 벗어날 즈음 우측에 'Kervansarayi'라고 적힌 건물이 나타났다. 들어가 봤다. 좌우로 상가가 있다. 아마도 옛 케르완사라이터에 상가를 조성한 거거나, 이름만 차용한 것일 수 있다. 하여튼 이 도시에 케르완사라이가 있었던 건 분명하다. 아프욘 호텔 목욕탕에서 목욕 관습을 몰라 어리바리하고 있을 때 한 친구가 도와줬다. 그 친구에게 실크로드를 따라 여행하고 있고 케르완사라이도 여러 번 방문했다는 걸 설명하고, 이 주변에 케르완사라이가 있는지 물었다. 케르완사라이는 이 곳 사람들의 기억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 '이 근방에 분명 있긴 있을 텐데'라는 생각은 들지만 포기라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 떡이야? 오늘따라 속도가 잘 안 난다. 매일 아침 설탕 듬뿍 넣은 차도 여러 잔 마시고, 단 잼도 많이 먹어서 당분 힘으로 달렸는데, 오늘은 그러지 못 해 힘이 안 나는가? 휴게소에 들려 차도 두 번이나 마셨다. 11시 반쯤 평소라면 2/3 정도는 갔다. 그런데 오늘은 아직 반도 못 갔다. 왜? 오르막이 자주 있긴 했지만 급하거나 길지 않았다. 앞바람도 좀 있었고 감기약을 먹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속도가 안 나다니? 쿠타흐야를 벗어나면서 주변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온통 야트막한 산이고 평지는 없다. 계곡에 물도 흐르고 나무도 자란다. 하지만 큰 나무는 없다. 도로 표시판에 'Frig 계곡'이라는 표시가 있다. 아프욘, 앙카라 등 3곳에서 시작하는 프리기아길은 프리기아 계곡에서 만난다고 한다. 바로 그 프리기아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이 여기 있구나. 마침 12시경에 주유소 숙소가 나타났다. 오늘은 여기서 자야겠다. 자전거를 정리하다 앞바퀴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는 걸 발견했다. 브레이크를 당겨주는 선이 하나 빠져 바퀴에서 완전히 떨어지지 않았다. 전혀 듣도 보도 못 한 고장이다. 와이파이가 되면 보이스톡으로 물어보려 했는데, 신호가 안 잡힌다. 주인에게 자전거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이야기하고 보여줬다. 그가 한 사람을 데리고 왔다. 그 사람이 빠진 선을 끼워줬다. 난 그 선이 끊어진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간단한걸..

2017-05-12 18:00:00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