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물류&e-모빌리티포럼] 임채운 교수 기조연설, 온라인 유통 '승자의 저주' 피하기 위해 제조·유통·물류 상생 필수
임채운 서강대학교 교수가 28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메트로신문 주최로 열린 '물류 & e-모빌리티 포럼'에 참석해 기조강연 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물류가 미래 유통 업계 생존을 좌우할 중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온라인 유통이 빠르게 확산하며 원가 절감 중요성이 크게 높아지는 가운데, 제조·유통·물류간 상생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28일 '제6회 물류&e-모빌리티포럼'에서 '코로나19 이후 유통시장의 변화와 제조-유통-물류 상생협력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임 교수는 우선 유통업계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유통과 인적 서비스가 타격을 받으면서 비대면 서비스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 유통 중요성은 높아진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되고 있는 반면, 전자상거래를 통한 경계도 허물어지고 경제 성장률도 다시 폭발적인 성장세로 돌아서면서다. 임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은 4.0%, 유럽이 4.6%, 미국이 6.9% 등 전세계 경제가 5.8% 성장이 예상되며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자상거래 수출 비중은 2019년 0.04%에서 2020년 0.08%, 2021년에는 0.13%로 매년 2배 가량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수출 건수로 보면 2019년 25.34%에서 2021년 46.94%로 절반에 근접했다. 건당 금액으로는 50~100달러 수준에 불과하지만, 독일(446.1달러)과 영국(274.4달러) 등 유럽 국가에서는 수출금액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성장세도 뚜렷하다. 연평균 성장률이 25.7%,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4조2000억달러에 달했다. 국내 전자상거래 역시 2020년 16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성장했다. 네이버 쇼핑(17%)과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등이 주도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유통업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전자상거래 확대는 모두 온라인으로 이동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다양한 유통 방식이 혼합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임채운 서강대학교 교수가 28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메트로신문 주최로 열린 '물류 & e-모빌리티 포럼'에 참석해 기조강연 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완전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이 없다는 주장이다. 과거에도 우편이나 전화, TV 등을 활용하는 등 ICT 기술 발달로 유통업 혁신이 이어져왔고, 앞으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이 합쳐진다는 예상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라는 단어 역시 의미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문제는 상품 판매다. 무형의 온라인 방식을 사업에 활용한다고 해도, 유통업 특성상 실제 제품을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래 유통업에서 물류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봤다. 과거 유통업에서 물류는 창고에서 매장으로 물건을 옮기는 수준으로 크게 중요성이 높지 않았지만, 온라인 유통 시대가 열리면서 창고에서 각 소비자의 집으로 물건을 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미래 유통업에서 물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규모가 커질 수록 복잡하고 비용이 늘수 밖에 없어서 수익성을 내기도 어려워지는 탓이다. 임 교수는 이를 '승자의 저주'라고 표현했다. 온라인 유통업은 경쟁을 거듭하면서 승자가 독식할 수 밖에 없는데, 살아남은 업체는 가격 경쟁을 지속하면서도 규모를 키워야 해서 수익을 내기 더 어렵게 된다는 것. 오히려 점포 비용이나 재고 비용을 감수하며 고객을 유도해야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이같은 현상은 시작됐다. 코로나19 이후 쿠팡을 비롯한 비대면 유통업이 대폭 성장하긴 했지만, 수익성을 내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통이 미끼사업으로 전락, 콘텐츠 등 다른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반대로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SSG는 야구 구단을 인수하고 테마파크를 건립하는 등 오프라인 사업을 더 확대하고 나섰다. 쿠팡 최저가 매칭 시스템에 이어 이마트가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를 내놓는 등 가격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임 교수는 이에 따라 물류 혁신이 중요해졌고, 제조와 유통, 물류업계 상생협력을 과제로 제시했다. 유통업계가 원가 절감을 위해서 수평적 상생이 어렵게 됐지만, 제조부터 배송까지 프로세스를 제편하고 가격 경쟁 보다는 가치 혁신에 나서는 등 업종간 '팀워크'를 발휘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성과를 공유하고 동반 성장에 나서며 상생 지향적인 기업문화와 가치관을 정착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봤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