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채권사는 외국인 vs 삼성전자 파는 외국인
외국인의 '바이(Buy) 코리아'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고 있다. 브렉스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내수부진 등의 영향으로 체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한국경제에 대한 믿음이 두텁다는 방증이다. 다만 글로벌 금융환경과 외환시세 차이를 이용한 재정거래(차익거래) 성격의 투자가 적잖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고 발길을 돌리려면 '새로운 성장모델'과 '체질 개선'을 통해 한국경제를 한단계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한국 증시 채권 사는 외국인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22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7개월째 한국 주식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한국경제에 대한 투터운 신뢰가 배경으로 꼽힌다. S&P는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하며 사상 최고 등급을 줬다. 영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낮아진 가운데 취해진 조치여서 눈길을 끈다. 또 3713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이 든든한 방어벽이다.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21억6000만달러 흑자로 5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유지했다. 이는 직접적으로 외화 공급 확대를, 간접적으로 대외 신인도 제고(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을 통해 원화가치를 끌어 올린다. 외국에 갚아야 할 빚의 질도 나쁘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단기외채를 준비자산으로 나눈 단기외채비율은 전년 말보다 2.5%포인트 하락한 29.6%로 2004년 이후(27.3%)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단기외채 비중은 경상수지·외환보유액과 함께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측정하는 3대 지표로 꼽힌다. 단기외채비율이 100%를 넘지않으면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4%로 전년 말과 같았다. 외국인은 한국채 사랑도 뜨겁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이후 한국 채권시장에서 약 3조70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었다. 8월에만 2조2000억원이 투자됐다. 한국 국채가 외국인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우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이 상대적인 '안전국가'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파는 외국인 그러나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파는 등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갤럭시 S7대비 낮은 수익성, 약화된 환율효과,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경기 상황 등을 볼 때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시각이 보유비중을 레벨업시킬 정도로 강해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잭슨홀 미팅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은 관망하거나 경계심리를 높여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경우 달러 강세, 원화 약세가 전개되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이탈로 인한 하락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유동성을 붙잡아 둘 '풀 팩터(Pull factor·흡인요인)'도 약하다. 실제 한국은행의 '2016년 6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주식·채권 등 증권 투자의 순자산은 62억 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9억8000만 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2억2000만 달러 감소한 영향이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면 '새로운 성장모델'과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대한민국 주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전자업의 경우 2010년 한국의 매출증가율은 25.55%로 4개국 중 가장 높았으나 2014년에는 4.10%를 기록해 미국 5.94%, 일본 6.68%, 중국 9.84%보다 낮았다. 해운, 화학, 자동차, 철강 등도 뒷걸음 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 움직임이 대외 리스크에 민감한 점을 감안해 주요국의 경제상황, 통화정책 변화, 돌발 악재 가능성, 여타 신흥국에서의 투자흐름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