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인사키워드는 '안정 속 IT·영업 강화'
지방은행이 연말 인사를 통해 수익 다각화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금리인하 전망에 이자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연금·자산관리 등 비이자 부문 수익 확대 및 디지털 혁신을 통한 판로 확보에 힘쓰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지방은행(부산·iM·경남·광주·전북)은 지난해 12월 말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각 지방은행이 은행장의 연임을 통해 안정적 경영에 방점을 찍은 가운데, 이번 인사는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을 통한 비은행·디지털 전문성 향상에 주안점을 뒀다. 앞서 5대 지방은행 가운데 3곳(iM·광주·전북)은 인사에 앞서 임기를 마친 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오는 3월 임기를 마치는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도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고환율 및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금융시장의 어려움이 확대하고 있는 만큼, 각 은행장 교체를 통한 노선 변경보다는 안정적인 경영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각 지방은행은 기존 영업전략의 큰 틀을 유지하는 한편, 연말 인사를 통해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을 통해 지방은행의 약점으로 꼽히는 '비은행 수익성' 및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대 지방은행의 이자이익 의존도는 평균 95.5%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8.1%보다 7.4%포인트(p)나 높다. 금융앱 이용자 수에서도 10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빠르게 성장하는 연금·외환 시장 공략을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자산관리 전문가인 최재영 전 KB국민은행 부행장이 부산·경남은행 WM·연금그룹 부행장으로, 자금시장 전문가인 정해수 전 신한은행 IPS 기획본부장을 부산은행 부행장보로 영입했다. 조직 개편에서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연금사업부와 시니어금융팀을 각각 신설해 연금 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한편, 비대면고객부와 디지털영업센터, IT기획본부를 설치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iM뱅크는 디지털 혁신에 집중한다. 디지털 금융 전문가인 황원철 전 우리FIS 부사장이 그룹디지털마케팅총괄 겸 iM뱅크 디지털비즈(BIZ) 그룹장으로 영입됐고, 네이버, 라인 등에서 앱 개발 업무를 전담했던 성현탁 전 KB부동산플랫폼부 부장도 iM뱅크 ICT그룹 상무로 부임했다. 또한 iM뱅크가 지난해 시중은행 전환 이후 전국 단위 영업망 확대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수도권 영업 확대 및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 힘쓴다. 김기만 iM뱅크 수도권 그룹 부행장보는 부행장으로 승진했고, 그룹 계열사인 iM데이터, iM시스템, iM유페이, iM신용정보의 CEO도 iM뱅크 출신으로 교체됐다. 광주은행은 비이자영업 확대에 집중한다. WM고객부와 외환사업부, 카드사업부를 한데 묶은 비이자영업본부를 신설했고, 기관영업부와 신탁영업부도 각각 기관영업본부와 신탁본부로 조직을 확대했다. 과도한 이자 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빠르게 성장하는 비이자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전북은행은 세대교체에 속도를 낸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임기가 만료된 부행장 4인을 교체했다. 새롭게 부임한 부행장 4명은 모두 1970년 이후 출생자로, 서울지점장, 여신관리부장, 종합기획부장 등을 지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올 한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하는 만큼, 사업추진의 연속성 및 안정성을 위해 대규모 인사는 없었다"라면서 "외부 전문인력 영입, 그룹사 간 겸직 확대 등을 통해 운영 효율성 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승진기자 asj1231@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