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뭉쳐라"…대세로 떠오른 전략적 제휴
유통업계 "뭉쳐라"…대세로 떠오른 전략적 제휴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Market)에는 '물(Mar)'을 어원으로 한다. 수많은 물건과 서비스가 사람들 사이를 물처럼 흘러 유통되는 모습에서 기인된 것이 아닌가 추측해볼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시장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 온 것처럼 유통 방식 역시 세밀하게 분화되고 발전했다.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 피터드러커는 현대 산업에서 유통 채널이 기술이나 고객의 니즈, 가치관보다 더 빨리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통분야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중 대표적인 것이 조인트 비즈니스 플랜(JBP)이다. 조인트 비즈니스 플랜이란 제조사와 유통사가 소비자의 욕구를 함께 분석해 기획과 유통, 판매와 같은 전략을 실행하는 기업제휴 파트너십을 말한다. 유통사가 파악한 소비자 취향 등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브랜드 충성도 제고와 판매 촉진, 재고 관리, 서비스 강화 등을 목적으로 시행된다. 이미 1980년대 월마트가 코카콜라, 네슬레 등과 손잡으며 선보인 제휴 방식이지만 최근 들어 사례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위메프가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과 기획 상품 강화를 위해 JBP를 체결했고 이마트는 풀무원, 락앤락 등과 제휴를 맺고 유통 파워를 제고하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지난 2012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간에 체결된 제주삼다수 위탁판매계약을 기업제휴 파트너십의 성공 사례로 꼽는다. 제주삼다수는 제주개발공사가 제주도와 전국 대형 할인마트, 슈퍼마켓(SSM)의 판매를 담당하고, 광동제약이 도외지역 판매권(전국 대형마트 및 SSM 제외)을 총괄하는 채널 이원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우황청심원, 쌍화탕 등 일반의약품과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 건강음료 인기 제품을 보유한 제약회사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유통 분야의 전문성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 광동제약은 2016년 주요 음료사별 매출 순위에서 롯데칠성, 코카콜라에 이어 3위(생수 및 의약품 매출 제외 비교)에 위치해 있다. 광동제약은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헛개차 등 인기 제품들을 전국 각지에 유통하며 우리나라 유통 환경에 최적화된 역량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급증하는 유통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리점 및 직영, 특판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맞춤형 유통 역량이 광동제약의 강점으로 꼽힌다. 대리점에 적정 마진을 보장해주는 시스템은 투명하고 공정한 유통 체계로 이어져 자발적인 판매 촉진이 이뤄지는 상생의 결과를 이끌어 냈다. 각 지역 대리점들은 자발적으로 신속·정확한 배달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복장과 이미지까지 앞장서 관리하고 있을 정도다. 성공적인 기업제휴의 결과 제주삼다수는 대한민국 생수부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강력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제주삼다수의 시장점유율과 취급률은 2017년 1월 43.8%, 80%(AC닐슨 기준)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점포 중 제주삼다수를 취급하는 점포의 비율인 취급률은 2012년 12월(61%) 대비 19%포인트 증가한 80%로 높아졌다. 소비자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고객 및 파트너와의 소통을 통해 서로가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광동제약은 2016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조원을 달성했다. 연 매출 1조 규모의 안정적인 외형은 유통회사로서의 신뢰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