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에이블씨엔씨 1분기 실적, 온(溫)라인몰이 구원투수될까
싸늘한 에이블씨엔씨 1분기 실적, 온(溫)라인몰이 구원투수될까 지난해 부활의 날갯짓을 하던 에이블씨엔씨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를 만나면서 싸늘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차갑게 얼어붙은 오프라인 화장품 시장 전체의 불황을 신사업인 온라인몰 '마이눙크닷컴'이 따뜻하게 녹여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로드숍 '미샤'와 '어퓨'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2020년 1분기 매출 835억 원, 영업손실 12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고, 영업손실 폭은 같은 기간 5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으며, 미샤, 어퓨, 눙크 등 매장 수도 17개 줄어든 624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전년 대비 22.2% 성장,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성적표를 고려하면 한탄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전부터 에이블씨엔씨는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었다. 2017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인수된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 비효율 매장 정리, 해외·온라인 사업 확대 등을 진행했다. '미샤'로 대표되는 단일 브랜드에 중점을 뒀던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브랜드를 다루는 멀티숍으로 전환 중이었다. 에이블씨엔씨는 편집숍 '눙크' 매장을 올해 150개로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며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는 이상 에이블씨엔씨는 '눙크' 매장 수 확대와 해외 사업 확장보다는 온라인 전환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화장품 수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함에 따라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또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강화해 시장 변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4월 마이눙크닷컴을 오픈했다. 마이눙크닷컴은 미샤, 어퓨는 물론 라포티셀, 뷰티블렌더 등 국내외 190여 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종합 화장품 온라인몰이다. 에이블씨엔씨가 기존에 운영하던 뷰티넷과 미샤, 어퓨 온라인몰도 마이눙크닷컴으로 통합됐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마이눙크닷컴을 통해 기존에 에이블씨엔씨 브랜드를 좋아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새롭게 유입되는 소비자들에게도 통합적이고 종합적인 경험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라인 부서 인원을 확충했다. 지속해서 영업 및 마케팅 역량도 키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눙크닷컴은 단골매장 설정을 통해 향후 매장 직배송, 매장 재고 검색 등 O2O서비스의 품질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5월 한 달 동안 무료배송, 선물증정, 50%페이백 등 파격적인 이벤트를 통해 공격적인 고객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마이눙크닷컴이 앞으로 격화될 편집숍·온라인 경쟁에서 두각을 보이기 위해서는 결국 브랜드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몰에 더 많은 수의 인기 뷰티 브랜드를 유치하고, 자사 뷰티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편집숍의 경쟁력은 보유 브랜드 개수와 직결된다. 현재 마이눙크닷컴이 보유한 브랜드 개수는 경쟁사와 비교해 부족한 수준으로 보인다. 대신 마이눙크닷컴의 비교우위라면 자체브랜드(미샤, 어퓨)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제품 구매 시 편안함과 높은 신뢰성을 제공하는 데 있다. 마이눙크닷컴에서 활발하게 구매가 이뤄지는 제품들을 살펴보면, 자사 브랜드 '미샤' 제품의 활약만이 두드러진다. 당장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에이블씨엔씨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 화장품 회사를 인수했다는 점에는 마이눙크닷컴의 브랜드력 성장 가능성은 고무적이다. 에이블씨엔씨는 '3단 돼지코 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 스틸라·부르조아 등 해외 브랜드 판권을 보유한 화장품 수입 유통 기업 '제아H&B', 더마 코스메틱 화장품 업체 '지엠홀딩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자사의 브랜드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강점이다. 반면 MD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MD력을 높이려고 한다"며 "제아H&B의 수입브랜드 노하우와 기존 에이블씨엔씨 제품 노하우, 그리고 외부 인력들을 통해 다양한 전략으로 마이눙크닷컴의 브랜드력을 확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