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자율주행차 시대, 통신사도 나선다
퇴근길 차 안에서 책을 보고, 편하게 영상을 즐긴다. 스마트폰으로 시동을 걸거나 온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신호등의 신호와 CCTV가 촬영한 영상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스스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커넥티드 카가 상용화 되면 흔히 보게 될 풍경이다. 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구글, 애플, 바이두 등 IT 업계 공룡들이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국내 통신사들도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 카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지해 위험을 판단하고 경로를 계획하는 등 스스로 안전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다.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자동차가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하도록 해 자율주행차보다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지난해 가트너는 오는 2020년에는 전 세계 2억5000만대 이상의 차량이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4~5년 간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와 IT 업계는 국경을 넘나들며 연합군을 맺으며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에 열을 내는 모양새다. 지난 5일 구글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착수한지 7년 만에 시험 중인 자율주행차의 누적 주행거리가 200만마일(약322만㎞)를 돌파했다며 사업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이동통신사도 통신망이 필수인 자율주행차를 새 먹거리로 점찍고, 타 사업자와 손잡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거나 연계 서비스 제공에 나서는 등 국내 시장 선점을 위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향후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면 이동통신사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차 분야서 가장 눈에 띄는 사업자는 SK텔레콤이다. 통신사 중 처음으로 차량통신(V2X)을 적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공개해 가시적인 진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SK텔레콤은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와 차량통신·영상인식으로 자율주행 차량의 탐지거리를 확대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서울대 캠퍼스에서 시연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를 주행하는 5km 구간에 6개의 신호등과 보행자 돌발 횡단 상황 등을 설치·설정하고, 차량통신기술(V2X)과 영상기반 차량신호등 인식 기술 등을 검증했다. V2X를 구현하기 위한 차량전용 통신망을 설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호등의 제어신호와 CCTV가 촬영한 영상정보를 차량에 전달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이 활용한 차량전용 통신망은 5기가헤르츠(GHz) 대역을 이용한 근거리통신망 기술의 일종으로, 자동차가 가까이 접근하면 통신망을 통해 교통정보를 받을 수 있다. 영상정보를 딥러닝 기반으로 학습하는 영상인식 기술을 이용하면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신호등 등을 확보해 주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새로 선보일 기술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커넥티드 카 사업 확대에 몰두하고 있다. KT는 빅데이터 기반의 차별적인 교통 플랫폼을 구축해 TSP(Transportation Service Platform)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의 경우 실시간 도로상황과 연계하려면 1초당 1기가바이트(GB), 한 시간에 3.6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기에 기가 인프라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재 현대자동차 등 국내 유수의 자동차 업계와 협력을 맺고 5G 기반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보험사와도 연계해 자율주행차 관련 서비스를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운전자 습관에 따라 달라지는 보험상품 개발을 위해 '운전습관 연계보험(UBI) 데이터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UBI 데이터 시범사업은 사물인터넷(IoT) 기반 차량정보 수집장치(OBD)를 체험단 차량에 장착 후 확보된 차량운행 정보를 KT의 빅데이터 기술이 결집된 분석 플랫폼을 통해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사고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메리츠화재 및 흥국화재 등 보험회사와 한국형 UBI를 개발해 보험사에서 상용화 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또한 쌍용자동차,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IT 전문 계열사 테크 마힌드라와 손잡고 향후 3년 내 커넥티드 카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통신 서비스 제공과 함께 ▲실시간 내비게이션 ▲위치기반 추천 서비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음성인식 ▲홈 IoT 연계 서비스 ▲스마트폰 미러링 ▲컨시어지 서비스 등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통신기술은 최근 미래부가 차량통신 전용 주파수 신규 분배 계획을 발표하는등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SK텔레콤 기술 개발에 따라 탑승자의 안전과 인지 능력 향상을 위한 차량통신과 영상 인식 기술 개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