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된 반도체·車·배터리…"韓, 글로벌 산업구조 변화에 유리"
-BOK이슈노트 '산업의존도 요인분해를 통한 우리 경제의 IT산업 의존도 평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경기의 반등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부문의 수출호조였다. 자동차 등 비IT 부문은 물론 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의 수출도 늘면서 국내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평가됐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산업의존도 요인분해를 통한 우리 경제의 IT산업 의존도 평가'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에 전기 대비 12.6%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3.4%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IT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및 설비투자가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경기 반등을 주도했다"며 "작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등 IT부문이 큰 폭의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 비IT부문도 코로나19에 따른 부진을 부분적으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산업의 수출비중은 2010년대 들어 크게 확대됐다. 교역이 회복되고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력이 제고되면서다. 자동차 수출비중은 글로벌 교역내 비중이 확대됐지만 주요국에서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해외생산 증가 등으로 상승폭은 다소 축소됐다. 석유화학 수출비중은 경쟁력 우위에도 불구하고 2010년 이후 석유화학 제품의 글로벌교역이 축소되면서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세다. 반면 휴대폰·디스플레이 수출비중은 2010년대 들어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해외생산도 확대되면서 크게 축소됐다. 조선 수출비중은 2010년대 들어 글로벌교역이 감소하고 경쟁력도 약화되면서 급감했다. 한은은 "2010년 이후 반도체산업에 대한 의존도 상승은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반도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등 주요 비IT산업과 배터리, 의약품 등 신성장산업의 비중도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또 "이런 산업구조는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비대면 활동 활성화(IT)와 보건·위생용품 수요증가(석유화학, 의약품), 재화중심의 소비회복(가전, 자동차) 등 글로벌 팬데믹 특성과 맞물려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배터리 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크게 높아졌다. 한은은 "배터리의 경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따른 기술력 향상으로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이 지난해 기준 34.7%까지 상승했으며,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점유율은 52.9%에 달한다"고 밝혔다. 보다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간 융복합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발달로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플랫폼과 전기차, 전기·수소 추진 선박, 자율주행차 등 산업간 융복합을 통해 새로이 창출되는 시장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