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 놓고, 지방銀·인터넷銀·저축銀 각축전
가계 일반신용 대출 중 중금리 대출 비중 6월말 기준 현황 / 은행연합회 시중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비중을 낮추면서 공백이 생긴 중금리 대출 수요를 지방은행이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저축은행, 인터넷은행, 빅테크 등이 중금리 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중금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3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모두 지난 상반기까지 중금리 대출 비중을 낮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가계 일반 신용대출 중 중금리 대출 비중을 지난해 말 6.6%에서 지난 6월까지 4.1%로 낮췄다.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6.2%에서 지난달 3.0%로 줄였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1.9%, 9.3%로 낮추면서 중금리 대출 비중이 각각 2.5%포인트, 1.9%포인트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1금융권의 중금리 대출은 연 6∼10% 수준으로 신용등급 5등급 이하인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반면에 지난해 말부터 전북은행은 가계 일반 신용대출에서 중금리대출 비중을 지난 상반기까지 10%포인트 가량 늘렸다. 지난 6월말 전북은행의 중금리 대출은 가계 일반 신용대출 중 33.8%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2.8%에 불과했던 BNK경남은행도 상반기 중금리대출 비중을 8.7% 늘려 가계 신용대출 중 11.5%에 이르렀다. 지방은행의 이러한 움직임은 경기 침체 속에서 중금리대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금리대출을 확대해 제2금융권을 꺼리는 수요자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을 대상으로 2금융권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1금융권의 금리를 필요로하는 소비자를 흡수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도 중금리를 겨냥한 대출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고금리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꾸준히 인하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말하는 중금리는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가중평균금리 16% 이하, 최고 금리 19.5% 이내인 상품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중금리대출 상품은 76개에 달한다. 2018년 중금리 대출 상품 수가 28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3배로 늘었다. 여기에 인터넷은행과 빅테크까지 중금리대출 경쟁에 가세하며 중금리 대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최근 유상증자를 마무리 지으면서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특히 대출상품에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해 기존 신용도로 대출이 불가능했던 '신파일러(금융 정보 부족 고객)'를 겨냥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신용도가 낮은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한 중금리대출 확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영석기자 ysl@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