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위기를 기회로' 인재 확보 총력…몸집 축소하는 인텔·폭스바겐
글로벌 기업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인텔과 테슬라, 폭스바겐 등은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위기속 돌파구 마련을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재 확보에 나서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텔은 인력 15%, 시스코는 인력 7%의 구조조정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지난 4월 인력 10%를 구조조정할 것을 사내 이메일을 통해 알렸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직원은 14만473명으로 이 중 10%면 1만4000여명 규모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폭스바겐 그룹도 수익성 악화로 87년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등으로 기업들이 보수적인 경영에 나선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몸집을 줄이며 생존체제에 돌입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미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우수 인재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19개 관계사들이 하반기 공개채용에 돌입했다. 삼성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인의 의무'라는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채용 규모를 확대해 왔다. 이재용 회장은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며 "저와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삼성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나선 상황에서도 꾸준히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실제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는 2018년 10만3011명에서 2024년 6월 12만8169명으로 약 25% 가까이 늘었다. 삼성은 공채를 통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을 이행하는 한편, 우수 인재를 확보해 육성함으로써 회사와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테슬라와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대규모 인력 채용을 진행한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14일까지 ▲연구개발 ▲디자인 ▲생산·제조 ▲사업·기획 ▲경영지원 ▲IT 등 총 6개 분야의 36개 직무에 대해 신입사원 및 신턴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기아도 오는 9일부터 19개 분야에서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현대위아는 오는 23일까지 차량부품과 방위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한다. 전기자동차용 '열관리 시스템' 분야의 설계, 시험 평가, 선행 해석 등 전 부문에서 인재 확보에 나선다. 최근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방산 분야의 인재도 채용한다. 현대위아는 K9자주포와 K2전차 등의 무장체계를 만들고 81㎜ 박격포, 원격사격통제체계, 대 드론 방어체계 등을 개발하고 있다. 총 8개 부문 29개 분야에서 채용이 진행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LG에서는 LG전자가 오는 18일까지 TV, 가전, 전장 등 주요 사업부별로 연구개발, 품질, 생산, 디자인, 영업·마케팅 등의 인재를 채용한다. SK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오는 10일부터 신입·경력(주니어탤런트) 공채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축소시키고 있다"라며 "위기속에서도 국내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들은 인재 확보를 통한 첨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