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부동산시장 내년 반등…'재건축·신축아파트' 투자 유망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업계 종사자와 전문가 10명 중 6명은 내년부터 주택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자산가들은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임대수익이 기대되는 상가 및 오피스텔보다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는 모두 올해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하락폭은 전문가와 프라이빗뱅커(PB)는 3~5%, 중개업소는 5% 이상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들 중 50~60%는 내년 주택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도권은 56%, 5개광역시와 기타지방은 47~48%다. 늦어도 2025년에는 주택시장이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규제완화…거래량 회복가능성↑ 보고서는 주택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부동산 매매거래 추이▲금리 변화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완화 여파 ▲아파트재건축 영향 ▲청약수요 ▲임차시장 ▲주택시장 정책방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 2020년 역대최대치인 128만호를 기록한 이후, 2022년 약 51만호로 급감했다. 금리인상과 대출규제가 강화되며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주택회전율도 2020년 7%에서 2022년 2.7%로 떨어졌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의 상환부담은 더해진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서울아파트(평균 8억6000만원)를 매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가능금액은 약 3억4000만원으로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자금은 5억2000만원이었다. 2020년부터 집값이 오르면서 2021년 평균주택가격이 12억6000만원으로 주담대 가능금액은 4억3000만원, 자체조달 자금은 8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용대출과 기타대출을 활용한 경우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주담대 금리는 2020년 8월 2.39%에서 2022년 10월 4.82%, 신용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2.86%에서 7.22% 로 2배 이상 올랐다. 현재 주담대 변동금리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 신규)금리는 2023년 1월 4.29%로 하락세로 전환했고, 고정금리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AAA) 금리도 지난해 10월 5%대에서 올해 1월 4.32%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금리인하 요구와 함께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수요층을 통해 매매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완화되면 주택가격 하락폭이 둔화되고, 거래도 회복될 수 있다. ◆미분양물량, 임대차시장 불안요소 보고서는 청약시장 위축으로 인한 미분양 증가 여파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전체 미분양 물량은 약 6만8000호로, 이 중 82%가 비수도지역인 대구와 경북에 집중돼 있다. 미분양 물량은 1990년대 주택건설 200만호공급 직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글로벌금융위기 때 10만호를 상회하며 크게 증가했다. 2023년 신규분양물량은 약 28만호로, 미분양이 연간 3~4만호 늘어나 총 10만호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 건설사의 자금난이 본격화하면서 자금을 지원한 금융권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지난해 9월기준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은 약 116조6000억원으로 연 평균 15% 증가했다. 금융위기 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상당수가 은행과 저축은행에 몰려 있었다면, 이번에는 보험사와 여신전문금융사가 차지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주택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총 200만호 이상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3기 신도시 공급 시점을 주택시장 조정기와 경기 하락폭 등을 감안해 조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대차시장의 불안요소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하반기 전세대출 금리가 6%에 이르자 전세수요는 감소하고, 월세수요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월세가격은 전년 대비 7.5% 올랐다. 금리 상승과 월세 전환 증가는 임대차 시장의 주요 수요층인 청년과 신혼부부, 소득이 낮은 고령가구 등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는 "예전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연장했던 2+2 갱신계약건과 2021년 전세물량 부족으로 시세 대비 높은 가격으로 체결된 건들이 나오면서 전세보증금 차이가 커 시장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정책 효과가 단기간에 임차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긴 어렵지만, 향후 전세 사기를 방지하고 임대차시장 불안 요인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유망 부동산, 재건축·신축아파트 고액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투자자산 1위는 여전히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예금(28%), 3위 채권(17%) 순이다. 선호하는 부동산 자산은 아파트(일반아파트+재건축)로 지난해 40%에서 49%로 9%포인트(p) 상승했다. 임대수익이 기대되는 상가 및 오피스빌딩은 같은기간 55%에서 44%로 11%p 줄었다. 경기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임대수익이 기대되는 상가 및 오피스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관심은 감소한 반면 가격이 하락하면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주택시장 호황기에 관심이 높았던 재건축의 경우 2018년 1위를 기록한 이후 축소돼 3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재건축 규제 완화 등에 따라 투자수요 증가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투자 유망 부동산에 대해 재건축과 준공 5년이내 신축아파트를 꼽았다. 유망한 부동산 자산으로 전문가는 재건축(21%), 아파트분양(21%), 신축아파트(16%)를 꼽았고, PB는 재건축(22%), 신축아파트(21%), 중개업소는 신축아파트(16%), 재건축(15%)을 지목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