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했지만 부진한 거래량...외국인 이탈 가속화
공매도 한시적 중단이 시행된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순매수세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평균 거래대금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외국인 이탈에 대한 우려도 발견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한시적 중단이 시행됐던 이달 6일부터 28일까지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2022년에는 16조원,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19조5000억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공매도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황은 부진한 모습"이라며 "다만 투자자예탁금은 공매도 금지 직후 2조8000억원 증가했으며, 현재는 공매도 금지 이전 대비 7% 증가한 48조원을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전면 중단이 실시되기 직전이었던 3일 기준으로는 44조7000억원에 머물렀다. 다만 공매도 금지 조치의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9일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은 공매도 금지 이전보다 6.3%, 5.1%씩 상승했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 직후에는 증시의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였으나,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증시의 하방을 지지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매도 전면 중단이 시행되기 전 국내 증시는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고금리·고물가 우려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월 15일 이후 2600선으로 진입한 적이 없으며, 이날부터 11월 3일까지 8.9%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지난 9월 11일 이후 900선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이날부터 이달 3일까지는 14.3%가 떨어졌다. 다만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공매도 전면 중단에 대한 효과가 1~2주에 걸쳐 반영됐다면 이번에는 단기간에 이뤄졌기 때문에 효과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숏커버(환매수)를 통한 효과가 있었지만 그게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게 아니고 미국의 통화 정책 등의 글로벌 리스크 요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충격이 과거보다 크고 빠르게 반영된 뒤 본질적인 펀더멘탈의 방향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매도 전면 중단의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3조6570억원을 순매도하고, 이달 들어 29일까지 3조782억원을 순매수해 투심이 반전됐다. 하지만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살펴보면 지난달 약 9조49억원에서 이달 29일까지는 약 6조1620억원으로 31.5% 가량 감소했다. 앞서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외국인 자금 이탈 등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으며, 이철현 하나증권 연구원도 "시장이 이러한 정책(공매도 전면 중단 등)에 휘둘리는 모습은 증시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져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가속화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