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간 금리격차 최대 2.25%p 가능성…고심하는 한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우리나라와의 금리격차는 2%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다만, 오는 11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0.25%p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금리격차는 2.25%p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한국은행은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FOMC의 금리동결에 따른 국제금융시장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유상대 부총재는 "이번 FOMC 회의에서는 금리가 동결됐지만, 올해 중 추가 인상 가능성을 계속 열어 두고 있다"며 "내년말 정책금리 전망을 상향조정하는 등 긴축기조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물가안정을 위해선 한차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월말 기준 3.4%다. 지난해 말 5.0%에서 3월 4.2%까지 떨어진 소비자물가는 7월 2.3%대로 떨어진 뒤 다시 상승하고 있다. 공공요금과 국제유가 등이 상승한 영향이다. 지난해 보다 둔화되고 있지만, 목표치(2%)를 상회할 가능성이 큰 만큼 추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현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은 최종금리수준을 3.75%까지 열어 둔 상황이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8월 "미 연준의 통화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기 FOMC 회의에서 미국의 금리 정책이 어떻게 되는지, 어느 정도 오래갈지에 따라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미국의 금리수준이 높고 오래 지속되면, 환율 등에 영향을 미쳐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1337.30원으로 전일보다 10.30원(0.7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추가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고금리가 지속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우려는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총 9곳의 건설사가 부도났다. 지난 5월까지 5곳이, 6 월 한 달간 4곳이 부도 처리됐다. 건설업계 부도는 지방으로 시작으로, 부산과 경북 등 종합건설업체와 수도권 전문건설업체 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폐업 신고는 총 30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0건)보다 80% 늘었다. 가계대출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증가폭은 4월(2조 3000억 원), 5월(4조 2000억 원), 6월(5조 8000억 원), 7월(5조 9000억 원), 8월(6조 9000억 원)으로 불었다.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록에서 한 위원은 "경기는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본격 회복 국면에 미치지 못하고, 가계부채는 증가 추세에 있다"며 "금융시장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기준금리에 대한 추가 조정 방향 및 크기를 신중히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