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반대매매 최고치...'검은 금요일'에 초조해진 개미들
'빚투'(빚내서 투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증시는 위축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은 쪼그라들고, 반대매매 금액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6조847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란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주식 매수 자금을 빌리는 것으로, '빚투'로 불린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증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높은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증시 급락세가 지속되면 '빚투' 계좌에서 강제로 일괄매도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빚투는 위험성이 큰 투자 방식이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반대매매의 위험성이 커지고 투자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20일까지 일평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5% 수준으로, 1%를 훌쩍 넘겼을 뿐만 아니라 올해 평균치인 0.7%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하루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156억원으로, 올해 일평균 약 70억원과 지난달 평균치 68억원을 훌쩍 넘겼다. 반대매매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빌린 신용융자금으로 매입한 주식을 다시 되파는 것으로 빌린 돈을 약정 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했을 때 강제로 일괄 매도된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다. 이달 코스피는 6.19%, 코스닥은 4.05%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는 이달 14일(-3.81%), 18일(-3.32%), 21일(-3.79%) 모두 3%대 급락하면서 시장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인공지능(AI) 버블 우려와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예탁금도 이달 20일 기준 78조원대로 내려왔다. 지난달 말 85조원에서 이달 5일 88조원까지 오르면 사상 최고치를 보였지만, 11거래일 만에 10조원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국내 증시의 혼조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는 AI 버블 논란과 금리인하 여부 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위아래 4% 내외의 등락을 보이며 글로벌 증시 중 가장큰 변동성을 나타냈다"며 "이번 변동성 장세를 촉발시킨 주요 원인은 '실적'과 '유동성'이고, 이 싸움은 내년까지 이어질 주요 화두"라고 짚었다. 이번 변동성 장세가 엔비디아의 압도적인 실적과 가이던스를 확인한 후 환호한 시장이 다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유동성 우려를 키운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진정될 것"이라며 "유동성 우려에 대한 정점은 역설적이게도 시장이 12월 금리 동결을 받아들이는 시점이 될 것이고, 늦어도 내년 1월에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증시 조정의 기저에는 매파적 연준에 대한 우려가 있고, 12월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이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증시 바닥을 만들 수 있다"며 "현재의 경제여건 고려 시 1월에는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