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대북억지력 강화 '한뜻'…尹, 한일·한미일 회담에 젤렌스키까지 '슈퍼데이'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미국, 일본 정상들과 만나 3국간 공조를 굳건히 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등 3국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히로시마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했으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에 지뢰제거 장비·긴급후송차량 등의 신속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原爆)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를 시작으로 한일·한미일 정상회담 등의 숨 가쁜 정상외교 일정들을 소화했다. 특히 이날 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전격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만나 한·우크라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코모라, 한·인도네시아 등 양자 정상회담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시다 총리와 역대 처음으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原爆)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공동 참배했다. 이번 공동 참배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한일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 것은 최초이자, 한국 대통령의 참배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자리에는 한국인 원폭 피해 동포인 박남주 전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등 10명도 함께 했다. 참배를 마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악수를 나누고 피해자들을 향해 목례한 뒤 평화기념공원 내 국제회의장으로 이동해 한일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우리가 함께 참배한 것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우리 총리님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방한 시 기시다 총리께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가혹한 환경에서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신 총리님의 용기와 결단은 매우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외교·안보 분야는 물론 경제·산업·과학기술·문화예술·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양국 관계가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각급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한일관계와 관련해 '한국-히로시마를 포함한 직항로의 재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의 원활한 운영', '공급망과 첨단기술 협력 진전'을 제기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지역 정세 하에서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해나가야 한다"고 함께 하며 앞으로도 정상 간 셔틀외교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 지난해 11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 이후 6개월여 만에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였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총리는 이날 한미일 정상회담을 10분 가량 진행했다. 한미일 정상들은 3국 간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대북억지력 강화를 위해서는 물론,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를 공고히 하는데 3국 간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그리고 한미일 정상들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3자 안보협력,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3자 공조 강화, 경제안보, 태평양도서국에 대한 관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구체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에게 한미일 3자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초청하겠다고 제안했다. 로이터·AFP 통신은 미 고위 관리의 말을 전하며 세부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워싱턴DC 한미일 정상회담 시기는 곧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뢰제거 장비·긴급후송차량 등의 신속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한-우크라이나 정부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국 정부가 의약품, 발전기, 교육용 컴퓨터 등 우크라이나가 긴급히 필요로 한 인도적 지원 물품을 적시에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추가적인 비살상물품 지원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후 재건 복구를 위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전후 복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이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평화와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