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확정 대학 27곳 이상…120여곳, 인상 여부 논의 중
전국 27개 이상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이 올해도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독려하고 있지만, 대학들은 15여년만에 올해 속속 인상을 확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대다수 대학이 2월 초 등록금을 확정하는 가운데, 인상하는 대학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국 사립대 151곳, 국공립대 39곳 등 190개 대학 중 27개 대학이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을 확정했다. 인상을 확정한 대학은 수도권 16곳, 비수도권 11곳으로, 이중 사립대학은 23곳, 국공립대학은 4곳이다. 인상률은 사립대 2.20∼5.48%, 국공립대 4.96∼5.49%다. 아직 대다수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확정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인상 대학은 이보다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대학 본부에서 인상을 결정한 뒤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진행 중인 곳은 13곳으로, 123개 대학은 등록금 인상여부를 논의중이다. 지난 22일 서울 주요 대학 중 한 곳도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돼, 사총협 집계보다 인상 대학은 이미 추가된 상태다. 동결을 확정한 대학은 27곳이다. 유형별로는 사립대 8곳, 국공립대 19곳이며 지역별로는 수도권 5곳, 비수도권 22곳이다. 대학들은 지난 15여년 간 정부가 등록금 인상 대학을 규제하면서 대부분 동결을 이어왔다. 그러면서 재정난이 악화해 올해는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대학 목소리가 거세다. 한 서울권 대학 관계자는 "아직 인상 결정을 하지 못한 주요 대학도 대부분 인상하려는 분위기"라며 "다음 정권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올해 올리지 못하면 내년엔 인상이 더 힘들 수 있다는 대학들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5년 정기총회에서는 등록금 관련 규제를 풀어달라는 총장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성근 성신여대 총장은 "지난 15년간 물가상승률은 32%에 달하는데, 대학은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며 대부분 대학이 이제는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한계에 다달았다"라며 "우리 대학은 그 사이 등록금을 7.5% 인하한 적도 있고, 나머지 해는 동결을 유지해 왔지만 올해는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장학금과 연동해 등록금 인상 대학을 규제하는 사안은 올해부터 제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현재 정부는 대통령 권한 대행 체제로 바뀌면서 정부 정책을 바꾸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경제 상황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학이 한 해만 더 동결을 유지하며 (인상을) 참아달라"고 했다. / 이현진 메트로신문 기자 lhj@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