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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열정사이] '사모펀드 사태' 단상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과 증권회사 주변은 최근 사모펀드 피해자의 집회가 잦다. 그들은 펀드 운용사와 판매사를 고발했다. 법적인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제재심의위원회도 목전이다. 릴레이 집회를 통해 금융당국과 판매사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피해자들은 때론 판매사를 사기꾼으로 내몬다. 판매사의 대표이사도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형법 제307조 2항을 보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나온다. 민법 751조를 봐도 타인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된다는 내용이 있다. 그들의 억울함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형사·민사상 이슈가 되는 행동을 수 차례 반복하고 있다. 문제가 된 사모펀드는 기존 펀드에 레버리지(차입금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 처럼 이용해 이익률을 높임)를 일으켜 원금보다 두 배 가까운 투자를 했었다. 자기자본 규모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투자금을 담보로 두 배 가까운 투자를 대신해 수익과 손실을 투자가에게 전해주는 구조이기에 가능했다. 이것이 TRS(총수익스왑거래) 투자다. 주식투자를 할 때 신용을 쓰는 것 처럼, 펀드 투자할 때 돈을 빌려 투자해서 수익을 높이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펀드에 레버리지를 준다는 것은 해당 펀드의 투자전략이 타당하고 트렉레코드(실적)가 안정적이었다는 의미다. 추후 펀드 운용이 부실해진 것을 사기판매와 연결하는 것이 곤란한 이유다. 또, 환매중단 사태가 발발하기 전에 문제가 된 사모펀드는 한결같이 과거 수익률이 우수했다. 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율이 1% 미만인데, 레포펀드 수익률은 보통 3%가 넘었고, 헤리티지 부동산, 미국 핀테크 펀드, 루프탑펀드, 비상장주식 투자펀드 모두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라임자산운용의 새턴 1호, 타이탄1호, 테티스1호펀드의 수익률은 2018년에 35%가 넘었다. 수 년 동안 여러 번 투자했던 투자자가 한 번도 확정이자를 준 적도 없고, 한 번도 수익률이 같은 적도 없는 상품을 확정이자를 주는 상품인줄 알고 투자했다는 주장이 궁색해 보이는 이유다. 라임펀드의 경우 수익률 돌려막기가 언론에 알려진 이후 얼마든지 환매할 기회가 있었다. 일부 판매사는 운용사의 부실징후를 포착하고, 투자자를 찾아가 환매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를 거부했다. 시중금리보다 몇 배의 수익을 챙겼던 달콤함을 잊지 못했던 것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에서 라임사태는 운용사의 부실운용에 따른 문제라고 답변한 바 있다. 사모펀드 문제는 분명 부실운용 문제다. 판매사가 사고를 낸 사모펀드 운용사의 부실을 체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규제 때문이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경우 포트폴리오와 자산상태를 판매사에게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이 있다. 판매사의 손발을 묶어 사모펀드에 '갑질'을 하지 말라는 규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펀드환매 중단 사태가 부실 운용사의 문제라고 진단하면서도 판매사가 100% 보상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물론 불완전판매가 확실한 일부 고객에 대해선 시시비비를 가려 판매사가 물어줘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금융투자 시장에서 '올 오어 낫싱(이것 아니면 저것, 양자택일)'은 없다. 주식, 부동산, 펀드 모두 '투자는 자신의 책임과 판단 하에'라는 대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2020-07-21 09:13:15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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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참 많이 쓴다. 원인에 따른 합리적인 결과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적 전개다. 하지만 시장흐름은 이러한 논리적 연관성으로 설명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순서를 뒤바꿔 결과를 형성한 원인을 찾아야 할 때가 생기는데 그 원인이 불분명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대개 여기서 나온다. 예컨대 코로나19 재유행이나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번졌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하락하던 지수가 오후 들어 약보합으로 전환하더니 장 마감 직전 상승했다. 그러면 "외인 매도세가 진정되며 지수는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염병 재유행과 미·중 무역분쟁 우려는 여전하다"는 식이다. 애널리스트뿐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비롯해 '다만' '그런데도' 등은 증권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단골 멘트다. 가령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큰 폭의 상승을 했음에도 테슬라에 납품을 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가 일제히 2%대 하락을 했을 때 기자들은 "배터리 관련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다. 다만 테슬라 상승분에 따른 수급이 예상됨에 따라 배터리 산업과 그 밸류체인 전망은 밝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한다. 결과와 상반되는 예측을 '다만'이라는 한마디로 그럴듯하게 뒤에 붙여 넣는다. 배터리주가 상승했다 하더라도 기사 문장은 별반 달라질게 없다. 약세를 강세로 바꾼 후 '다만'을 빼면 그만이다. 과거 모 증권사 지점에 방문했을 때 한 프라이빗뱅커(PB)도 불만을 토로하는 아주머니를 달래며 비슷한 말을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추측컨대 그 아주머니는 PB 조언에 따라 투자했다 손실을 봤을 것이다. 예측 밖의 장세가 펼쳐질 때 기존 전망을 합리화하기 딱 좋은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발 지수 폭락 정점이 3월 19일이란 것을 예측한 이는 아무도 없다. 기업분석과 시장전망이 주 업무인 애널리스트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측에 실패했다. 시장은 기류를 보여주는 듯하면서 대부분 매정하게 흐름을 바꿔 모두의 예측을 비웃는다. 하물며 주식이 일반투자자에게 예측을 허락할리 없다. 주식으로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장세를 예측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개미들에게 주식은 대응의 영역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2020-07-20 15:10:20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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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변호사의 노동법률 읽기] 계속 근로기간 1년 미만 근로자의 연차 유급휴가 사용 촉진

[김보라 변호사의 노동법률 읽기] 계속 근로기간 1년 미만 근로자의 연차 유급휴가 사용 촉진 김보라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연차휴가 소멸시기가 변경되고, 사용자가 사용촉진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개정 근로기준법인 올해 3월 3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휴가권을 보장하기 위해 연차 유급휴가에 대한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했으나 위 개정을 통해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와 1년간 80% 미만을 출근해 1개월 개근시 1일씩 발생한 연차휴가에 대해서도 사용촉진제도를 적용하게 됐다(제61조 제1항, 제2항). 지난 2017년 11월 28일 개정(2018. 5. 29. 시행)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입사 후 최초 2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연차휴가 일수가 최대 15일에서 최대 26일로 늘어남에 따라 근로자가 연차휴가의 사용보다 금전 보상을 더 선호할 경우에는 휴식권 보장이라는 연차휴가 제도의 취지와 달리 연차휴가제도가 임금보전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사용자에게는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지급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 3월 31일부터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은 최초 1년의 근로기간 중 매월 발생하는 최대 11일의 연차 유급휴가를 최초 1년의 근로가 끝날 때까지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도록 했다. 그에 따라 근로자는 1년차에는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기간 동안 발생한 연차휴가(최대 11일)를 사용하고, 2년차에는 최초 1년간 근로에 따라 발생한 연차휴가(최대 15일)만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제60조 제7항). 그리고 사용자는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해 월 단위로 발생한 연차휴가(최대 11일)에 대해 사용촉진 조치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된 경우에는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에 대해 보상할 의무가 없도록 규정했다(제61조 제2항). 사용자는 계속 근로기간 1년 미만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1차 촉진 및 2차 촉진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 '1차 촉진'은 입사일로부터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10일 이내에(이후 발생한 연차휴가 2일은 1개월 전부터 5일 이내에) 근로자별로 서면 촉구를 해야 한다. 위 서면 촉구의 내용은 근로자별로 사용하지 않은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촉구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그 사용 시기를 정해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것이다(제61조 제2항 제1호). 2차 촉진은 위 1차 촉진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10일 이내에 사용시기를 통보하지 않을 경우, 입사일로부터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까지(연차휴가 2일은 10일 전까지) 근로자별로 연차휴가의 사용시기를 정해 통보할 것을 서면 통보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계속 근로기간 1년 미만 근로자에 대한 연차 유급휴가 사용촉진제도는 일반 근로자에 대한 연차 유급휴가 사용 촉진제도와 요건을 달리 규정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제61조 제1항, 제2항). 또한 불명확한 조치로 인한 분쟁을 막기 위해 사용자의 연차휴가 사용촉진은 서면에 의해, 개별 근로자별로 이뤄져야 함에 유의해야 한다.

2020-07-19 10:27:57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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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욱 원장의 성형이야기] 각진 턱 콤플렉스

홍종욱 원장. 선천적으로 아래턱뼈가 과도하게 발달하거나 양쪽 턱뼈가 각진 사각턱의 경우 외모 콤플렉스를 겪을 확률이 높다. 특히 작고 갸름한 'V라인 얼굴형'이 동안 외모의 기준이 되고 있는 요즘, 외모 변화에 민감한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눈성형이나 코성형 선호하는 수술이 바로 안면윤곽수술이다. 이른바 '윤곽성형'이라고도 불리는 '안면윤곽수술(facial bone contouring surgery)'은 얼굴의 뼈를 깎거나 절골하여 얼굴형 자체를 변형시키는 수술로 얼굴 골격을 작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수술에 대한 위험부담도 높다. 따라서 수술방법 및 의료기관, 의료진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하는데, 수술에 앞서 턱뼈 자체는 크지 않은데 턱 근육이 발달해 사각턱 처럼 보인다면 보톡스 시술만으로도 턱 라인이 갸름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시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간단해 일명 '10분 성형'이라고도 불리는 보톡스 시술은 이마나 미간, 입가, 눈가 등에 자리 잡은 표정주름을 없애는 것은 물론 양성교근비대증이나 종아리 근육, 승모근 라인이 발달한 경우 어느 정도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선천적으로 아래턱뼈가 과도하게 발달했거나 주걱턱, 긴 턱, 무턱(짧은 턱) 등 뼈 모양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면 처음부터 외과적 수술을 통해 교정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방법은 턱뼈의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먼저 사각턱의 경우 입안을 절개한 후 의료용 전기톱으로 턱뼈의 크기를 줄여줄 수 있다. 이때 하악각부터 턱의 전방부까지 초생달 모양으로 길고 부드럽게 잘라내는 것이 수술의 핵심 포인트이며, 턱뼈를 직선으로 자르거나 안면신경을 잘못 건드릴 경우 안면신경 마비, 안면비대칭, 이차각(계단현상), 출혈 등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사각턱축소술이라고 해서 무작정 턱뼈를 제거했다가는 얼굴의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뼈가 함몰되거나 좌우대칭이 비뚤어지는 안면비대칭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수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 수술에 대한 전문성과 해부학적 지식을 갖춘 성형전문의에게 충분한 상담을 받고 개개인에 맞는 수술방법을 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참고로 사각턱만 발달했다면 각진 턱뼈만 제거해주면 되지만, 턱끝이 짧고 하악각이 각진 일명 '도시락형 얼굴'인 경우에는 사각턱축소술과 턱끝성형술을 병행해야 확실한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환자의 안전을 위해 수술 전 해당 의료기관이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의료상황에 대비해 수술실에 응급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마취를 집도하는지, 수술실의 위생상태는 양호한지 등을 꼼꼼히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세민성형외과 원장(서울중앙지방법원 의료중재 조정위원)

2020-07-16 14:01:14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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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향정신성약물

향정신성 약물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경험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화학적 약물이다. 대부분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동기, 정서, 행동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향정신적 약물들은 치료적 목적으로 정신과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이 해당된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의 효과는 다양한 환각효과나 진정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엄격하게 관리한다. 향정신성 약물은 다양하게 분류된다. 수면제(hypnotic drug), 진정제(sedative), 신경차단제(neuroplegica), 감정조정제(thymoleptica), 환각제(phantastica), 정신승양제(psychotonica), 항경련제(anticonvulsant)가 있고 하위에는 다양한 약물들이 있다. 마약으로 알려진 약물들도 향정신성약물에 해당되는데 코카인, 헤로인, LSD 같은 마약류도 향정신성약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약물들은 인간의 뇌에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효과를 증폭시키거나 변화를 이끌어서 우리의 행동, 정서,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많은 쾌감을 제공하는 마약류들은 중독자들이 끊기 힘든 약물들이 되어 인간의 삶을 망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약물들은 인간 뇌의 도파민 보상 회로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 도파민 보상회로는 우리가 갖지 못한 보상이 되는 것에 대한 강한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의 약물들은 이러한 도파민 보상체계를 직접적으로 흥분시키는 효과를 야기 하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욕망으로 들뜨게 한다. 그러나 약효가 떨어지면 높게 띄웠던 그 높이 만큼 곤두박질 치는 감정을 경험하기 때문에 처참한 마음과 박탈감을 경험하고 다시 약물에 매달리게 만드는 것이다. 현재 뇌과학자들이 찾아 낸 것은, 이 도파민은 우리를 들뜨게 하지만 이렇게 띄워 놓고는 위로 우리를 날개하지 않고 내팽계치도록 만든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도파민은 욕망의 신경전달물질이지, 즐거움의 신경전달물질은 아니라고 한다. 이런 면에서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자신이 즐길수 있는 것이 다른 회로로 돌아간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원하는 것과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욕망은 우리에게 저것을 가지면 행복할 거야, 저 남자 혹은 여자와 결혼하면 행복할 거야 라는 환상만을 준다. 그래서 우리가 정작 그것을 얻었을 때 정작 그것이 주는 환상을 깨끗하게 지워버리게 만든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 때 우리는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다시 욕망할 수 있는, 즉 다시 도파민을 분비시킬 수 있는 외부의 다른 대상(새로운 상품, 새로운 차,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을 향해서 갈지 아니면 현재 가지고 있는 것 안에서 도파만이 휩쓸고간 공허함을 견디면서 하나씩 작은 즐거움을 찾아갈지 말이다. 이 지점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커플은 두 사람의 초기 도파민이 주었던 환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파만이 사라지고 난 공허를 찬찬히 마주하고 같이 손만을 잡고 저녁 산책을 하는 것을 통해 현재의 행복감을 느끼는 방법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전자를 택할지 후자를 택할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욕망하는 것을 얻는 순간 꿈꾸던 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다. 이것을 아는 데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시간이 걸려 직접 욕망의 허망함을 경험하거나 부처님 처럼 출가전에 누구 보다 많은 많은 쾌락을 경험하면서도 결국 마음의 공허함이 욕망을 얻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밖에 없지 않은가 한다. 가진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고 그를 통해 얻어지는 아주 좋은 능력이 아닐까?

2020-07-15 10:41:53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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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조각의 공동묘지'라 불리는 그곳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해도 무방한 조각공원은 그 역할이 다양하다. 개인의 취향을 모아 놓은 장소의 의미를 넘어 시민 문화예술향유 기회 제공과 공공자산의 보호 등이 복합적으로 녹아 있다. 최근에는 예술과 생태 교육장으로서의 기능도 담당한다. 해외의 대표적인 조각공원으로는 1960년 설립된 '스톰 킹 아트센터'가 있다.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허드슨강 하류의 아름다운 연못과 자연 그대로의 풍경 아래 알렉산더 칼더, 코스타 알렉스, 시아 아르마자니, 엘리스 에이콕, 솔 베이저먼 등 모두 80여 명의 작가 작품 14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그 자체로 현대미술의 보고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둥지 튼 '에케베르크 파크'도 유명하다. 2013년 미술 애호가인 크리스천 링스가 설립한 이곳은 거대한 녹지공간에 살바도르 달리를 비롯한 로댕, 르누아르, 엘름그린 & 드라셋, 제임스 터넬, 하우메 플랜자의 작품과 함께 40종 이상의 야생동물 및 희귀식물이 어우러져 있다. 상당히 자연친화적 공간이라는 게 눈에 띈다. 2002년 광산업자 베르나르도 파즈가 세운 브라질의 '인호팀' 공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이 공원의 특징은 공중의 휴식 및 오락 등을 위한 사회 시설에서 벗어나 현대미술을 제작, 전시, 보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비영리 기관이라는 데 있다. 사실상 브라질에서 유일하게 상설 전시를 열고 있는 현대미술의 요체로,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인 토마스 허쉬혼과 아니쉬 카푸어, 올라프 엘리아손, 매튜 바니의 작품은 물론 희귀 남미 식물도 다수 존치되고 있다. 이 밖에도 160여 점의 조각품을 포함해 반 고흐의 회화와 각종 판화 등의 작품 20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자랑 '크롤러 뮬러 뮤지엄', 2004년 미술 애호가들에 의해 설립된 이탈리아의 '치안티', 1976년 미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주리의 '로메이어 조각공원' 등도 세계적인 공원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도 조각공원(혹은 예술공원)은 적지 않다. 1982년 한국 최초의 야외 조각공원인 유달산 조각공원에서부터 송파구에 자리한 서울 올림픽공원까지,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공원이 전국 곳곳(강원도 양구군과 김포, 제주, 창원, 부산, 안양 등)에 터를 잡고 있다.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처럼 미술관 부속 공원들도 꽤 된다. 이 중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앞둔 1984년 조성된 올림픽조각공원은 43만여 평의 대지 위에 루이스 부르주아와 에르빈 부름의 초기작품 등 세계 각국의 거장 작품 총 222점이 설치되어 있다. 야외작품은 196점으로, 서울올림픽 당시 문화예술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국제 야외조각 심포지엄과 야외조각 초대전을 통해 구축됐다. 때문에 작품의 주제가 올림픽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흥미로운 사실은 해외 조각공원들이 대체로 공익성을 중시한 기업과 개인 미술애호가, 자선가들에 의해 설립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천안의 아라리오 조각공원 등의 일부를 제외하면 주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주도해왔다는 점이다. 서울 올림픽공원처럼 아예 정부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예술을 덧댄 공간도 있다. 이처럼 설치 배경과 주체가 다른 부분은 해외 조각공원과 한국 조각공원 간 명료한 차이이다. 한국의 경우 성격 자체가 모호하다는 것도 해외 주요 조각공원들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세계적인 공원을 추구하면서도 방대한 작품 수 대비 의미 있는 작품은 드물며, 획일화와 평균화라는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그저 한곳에 작품을 모아놓은 수준이 태반이다. 그래서 한국 조각공원은 때로 '조각의 공동묘지'로 불린다. 우리나라 조각공원이 세계적인 위치에 서려면 무엇보다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자긍심을 갖고 문화예술의 유산화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 등의 지원 방식이 폭넓게 이뤄져야 할 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양만 많지, 질적 가치는 고려되지 않는 치적 혹은 선전용 '행정공원'이나, 프로그램과 행사의 산물을 어딘가 쌓아 놓는 '창고형 조각공원'으로는 '세계적'이라는 수사에 근접하기 어렵다. 2005년 이후 예산 약 200억 원을 들여 총 200여 점의 예술작품이 설치됐으나 그 사이 120여 점이 철거되고 고작 80여 점만이 남아 있는 한 지자체의 사례처럼 사후 관리까지 부실하면 세계적이긴 고사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2020-07-14 11:41:0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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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검찰수사심의위는 왜 열었나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현직 간부들을 기소하겠다고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열린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에 대해 수사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내렸지만 검찰은 당초대로 기소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다. 검찰의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의지는 강력하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승계받기 위해 불법행위를 지시했다는 증거가 넘친다고 한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당시 법원에 400권, 20만쪽 분량의 수사기록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수사기록을 근거로 지난달 9일에는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가 확실하다는 이유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에 대한 책임유무와 그 정도는 재판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추후 재판과정을 통해 두고봐야겠지만 법원은 충분한 공방과 심리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얘기하면, 검찰이 '결정적 한방'을 갖고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법원의 이런 결정을 근거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문제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불법개입한 혐의로 지난 1년 7개월간 검찰 수사를 받아온 것이 무리였다는 것을 판단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런 요청에 따라 열린 수사심의위에서는 검찰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결정했다. 이 부회장을 구속할 필요도 없으며, 수사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당연히 검찰의 방침과 위배된다. 그래서 검찰은 세부적인 범죄사실과 대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수사심의위의 결정이 내려진 뒤 보름 넘게 검찰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자 이 부회장을 반대하는 측에서 검찰을 지지하고 나섰다. 검찰수사심의위원들의 면면을 거론하며 이번 결정의 전문성·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수사심의위의 결정 자체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얘기도 꺼낸다. 이쯤되면 검찰수사심의위는 왜 열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수사심의위의 풀을 구성한 것은 삼성이 아니다.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기소독점제도를 견제하기 위해 2018년 도입됐다. 법조계·학계·언론계·시민사회 인사들 150~250명의 풀을 만들고, 이 가운데 15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개별사건에 대한 사안을 살펴보는 게 수사심의위다. 지금까지 여덟번 심의위가 열렸는데, 유독 이번엔 심의위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물론, 심의위의 결론은 권고사항이다. 검찰이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까지 열린 심의위의 결정을 검찰은 수용했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했다. 사안 자체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왜 이번 심의위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지 납득할만한 논리가 필요했다. 그런 고민을 거들기 위해 일각에서 '심의위 위원들에게 전문성이 없다'는 걸 꺼냈는데, 그 논리가 너무 빈약하다. 검찰의 이 부회장을 구속시키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검찰의 의지가 통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해 유리한 얘기는 듣고 불리한 얘기는 버리겠다는 의도가 여러 사람들을 설득시키기는 힘들어 보인다.

2020-07-13 16:05:2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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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솔로몬의 영광과 지혜 ②

[신세철의 쉬운 경제] 솔로몬의 영광과 지혜 ②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의 반지에 새겨졌다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금언은 승리의 순간에는 자만심을 경계하고 패배의 순간에도 절망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승패가 일상생활처럼 되어 있는 바둑기사들 사이에는 담담한 승리에 못지않게 의연한 패배가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일승일패에 일희일비하며 생사를 걸다가는, 바둑 고수가 되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전문 해설자 중에는 엉뚱한 실수로 대국에서 진 선수는 집에 돌아가서 밤잠을 못 이루거나 상당기간 슬럼프에 빠질 것이라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그 실수와 억울함을 극복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되지 않을까? "남을 이기는 자는 강한 자이지만 자기를 이기는 자는 더 강한 자다."라는 솔로몬의 교훈은 승리뿐만 아니라 패배도 의연하게 받아들여야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쉴 새 없이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다가 어느 순간 마각이 들어나 파렴치범이 되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저명인사들의 심리를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까? 이들은 아마도 일시적으로 남을 이기기는 하였어도 제 자신은 이기지 못한 불행한 인간들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다보니 갖가지 욕심을 하나도 뿌리치지도 못하고 이것저것 다 붙잡으려다가 일을 그르친 때문이 아니겠는가? 생각건대, 권력과 명성과 재물을 모두 다 거머쥐려는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진정한 의미에서 강자의 자세인지 모른다. 물론 어리석은 인간이 이것저것 다 움켜쥐려는 욕망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기란 어려운 일이다. 욕망의 주인이 되어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를 누리는 일이 아무에게나 가능한 일은 아니다. 신은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매우 많이 주고, 또 넓은 마음을 주어 바닷가 모래같이 하니 솔로몬의 지혜가 동쪽 모든 사람의 지혜와 애급의 모든 지혜보다 더 뛰어나 그 이름이 사방 모든 나라에 들렸더라(열왕기상 4장 29~30)"고 하였다. 솔로몬의 지혜를 배우고 구하려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그 화려한 예루살렘 궁전 주변은 구름 같은 인파로 들끓었다고 한다. 사치의 극을 다한 탓인지 '솔로몬의 영광'은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그 아들 대에 이르러 이스라엘 왕국은 쪼개지기 시작하였다. "들에 핀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지 생각해 보아라. 그것들은 애써 일하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온갖 영화를 다 누리던 솔로몬조차 백합꽃 한 송이만큼 차려 입지 못했다."(마태복음 6장 28~29)라고 하였다. 대자연에 대한 초월자의 사랑과 의지를 담아 낸 것 같은 이 대목은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의 존귀함을 강조하였다고 할 수 있다. 백합은 오늘날에도 여기저기 변함없이 피어나고 있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2020-07-13 10:31:5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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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78>여름 보양식 대신 알자스 와인

<78>佛 알자스 그랑크뤼 안상미 기자 예로부터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에너지를 북돋워주는 와인으로 여겨졌다. 이를테면 우리가 여름에 챙겨먹는 보양식 같은 존재다. 이 와인이 만들어진 곳은 분지 지형이다. 여름이 길고, 기온 올라가기 시작하면 38도는 기본이다. 우리나라 대구 지역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 더운 곳에서 포도알이 서서히 익는다. 가을은 건조하다. 충분히 익어도 당도는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는데 산도가 유지된다. 단단하게 구조감이 있으면서 생기있는 보양와인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어떤 와인인지 말하기 전에 일단 눈을 감고 맛보자. 레드 와인일지, 화이트 와인일지 가늠이 안된다. 탄닌 때문이다. 신선한 과일향이 화이트 와인인가 싶더니 와인을 삼켜도 혀가 천장에 붙어 멈춰있는 듯 입안을 조이니 분명 레드 와인인가 싶다. 다음 잔으로 옮겨봐도 마찬가지다. 스모키한 향이 묵직하게 들어오더니 짭쪼름하다. 분명 매력적이다. 이승훈 와이너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WSA아카데미에서 열린 '제19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X와이너 알자스 마스터클래스'에서 알자스 그랑크뤼 와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소펙사 이승훈 와이너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WSA아카데미에서 열린 '제19회 한국 소믈리에 대회X와이너 알자스 마스터클래스'에서 "알자스의 떼루아는 많은 격변을 겪은 지질적인 역사로 다양하고 멋진 복합적인 매력을 갖게 됐다"며 "단지 리슬링이라는 품종에 머물기보다는 토양의 특성을 이해하면 그랑크뤼 와인의 경우 20년 이상 숙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 소믈리에 대회 10, 11회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거머쥔 최고의 소믈리에다. 지금은 와인수입사 와이너를 운영하고 있다. (왼쪽부터)비벨스베르그 그랑크뤼 리슬링 라 담, 리슬링 그랑크뤼 묀쉬베르그, 카스텔베르그 그랑크뤼 리슬링, 리슬링 글로스베르그./소펙사 현재 알자스 그랑크뤼 포도밭은 51개다. 그냥 휘발유성 향이 특색인 일반 리슬링 와인과 비교하면 안된다. 골격과 아로마에서 각각의 토양의 특색이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와인이 바로 알자스 크랑크뤼다. '비벨스베르그 그랑크뤼 리슬링 라 담'은 사암, '리슬링 그랑크뤼 묀쉬베르그'는 화산퇴적암류, '카스텔베르그 그랑크뤼 리슬링'은 편암, '리슬링 슬로스베르그'는 화강암 토양에서 만들어졌다. 이 대표는 "편암 토양의 알자스 그랑크뤼는 세월이 켜켜이 쌓인 복합적인 매력이 그대로 표현된다"며 "구조감이나 정밀함, 단단한 산도 등이 잘 숙성시키면 엄청난 와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자스 화이트 와인은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보기 쉽다. 와인병이 길쭉하고 어깨 부분이 날씬한 경사를 이루면서 내려온다. 독일 와인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늘고 긴 그 와인병과 같다. 와인병이 이렇게 생겼다면 알자스 아니면 독일 와인이라는 얘기. 우리가 일본의 잔재를 싫어하듯 알자스 역시 와인병 속에 담긴 독일을 털어버리려 한 적도 있다. 알자스 와인 생산자들이 모여 와인병을 와인 특색에 좀 더 가까운 프랑스 부르고뉴 병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한 적도 있다. 그러나 긴 세월이 흐르면서 아픔은 오히려 장점이 됐다. 과거는 과거일뿐 와인병의 모양새는 멀리서 봐도 알자스 와인임을 알수 있는 하나의 특색이 됐다. 알자스 와인은 아시아 음식이랑 잘 맞다. 오크향이 두드러지지 않고, 무게감은 있어 한식은 물론 태국이나 베트남 등 향 강한 음식과도 잘 어우러진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0-07-09 16:14:56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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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영 원장의 건강관리] 면역력과 여름철 보약

김래영 원장.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체력저하나 무기력증, 만성탈수, 근육경직, 냉방병, 열사병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름이면 폭염과 열대야가 반복되면서 땀 배출이 많아지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만성피로에 시달리거나 면역력이 저하되어 각종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여름철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선 신선한 제철 과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 하루 2리터(L) 이상의 물을 섭취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철 건강관리가 한해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듯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 몸이 냉해지고 양기가 떨어지기 쉬워 여름철 건강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동병하치(冬病夏治)'라고 하는데, 동병하치란 겨울의 병을 여름에 미리 다스린다는 뜻으로 여름에 양기를 미리 길러둬야 겨울철 차가운 성질을 지닌 감기나 천식, 비염 알레르기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간혹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니 보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지 않나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한기가 침범하기 쉽고, 면역력이 낮을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지므로 면역력 강화와 체력보강에 도움이 되는 보약을 복용해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동병하치 치료는 1년 중 가장 더운 시기인 삼복(초복·중복·말복)에 총 3차례로 나눠 실시하며, 여름철 대표 보약인 '공진단(拱辰丹)'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예로부터 황실에 바쳐진 처방이라 하여 '황실의 명약'이라 불리는 공진단은 많은 의가들에 약효를 인정받아온 한방 3대 명약 중 하나로 집중력 향상, 기혈보충, 기혈작용, 보혈작용, 원기회복 능력이 우수하며, 체질 및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복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위역림이 세의득효방에 기재한 자료에 따르면 공진단은 녹용, 당귀, 산수유, 사향을 가루로 만들어 꿀로 반죽한 뒤 환으로 만들어 복용하게 되어 있다. 공진단이 고가인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인데, 공진단의 주원료인 사향은 사향노루의 사향선을 건조해 얻는 약재로 강심작용을 하고 막힌 기혈을 뚫어줘 약의 효능이 전신으로 강하게 퍼지게 하는 작용을 한다. 이때 사향은 의약품으로 분류되기 떄문에 반드시 식약처의 수입인증과 관리를 받아야 하지만 멸종위기의 동물에 관한 국제협약(CITIES) 때문에 수입이 제한돼 있어 쉽게 구하기 어렵고, 워낙 고가인 탓에 사향 대신 목향이나 침향을 첨가해 공진단을 제환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공진단 구매에 앞서 반드시 식약처로부터 수입인증을 받은 사향을 사용했는지, 식품용 녹용이 아닌 의약품용 녹용을 사용했는지, 전문 한의사가 직접 제환한 것인지 꼼꼼하게 확인해 봐야 한다. 이때 단기간에 빠른 회복이 필요하다면 원방공진단을, 고가의 비용이 부담된다면 사향 함량을 낮춘 실속 공진단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압구정 대자인 한의원 원장

2020-07-09 13:09:09 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