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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의욕에 대해서

살다 보면 의욕이 확 떨어질 때가 있다. 하고 싶은 것도, 지금 하는 일에 대한 투지도, 가지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다. 내가 놓인 상황이 참 어정쩡하게 느껴지지만 노력해도 그리 나아질 것도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불안하다. '힘내라'고 주변 사람들은 격려하지만 힘을 내는 일이 고통스럽다. 힘내고 싶은 게 아니라 힘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요하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주변을 실망시키거나 사랑을 못 받을까 두려워 힘낼 것을 스스로에게 강요한다. 그럴 때는 차라리 힘내는 걸 관두는 편이 용기가 더 필요하다. 의욕이 자연스럽게 샘솟지 못할 때, 힘내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은 포기나 나태함보다 나만의 페이스와 중심을 세우는 것이기도 하다. 억지로 힘내고 노력하는 것이 역으로 의욕을 상실시킨다면, 의욕을 다시금 자연스럽게 불러모으는 것은 사사로운 욕망들인 것 같다. 사사로워 보이는 욕망들이 꿈틀댄다면 밟지 말고 들어줘야 한다. 가령 여름샌들을 한 켤레 산다거나, 맛있는 케이크를 마음껏 먹는다거나, 무작정 여행을 떠나보는 등, 가뜩이나 의욕도 없는 상태에서 낭비에다가 무모해 보이는 일이라도 한 번 그 욕구를 보듬어주는 것이다. 여태까지는 이런 행동들을 스트레스 해소나 현실불만에 대한 보상 정도로 치부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짐으로써 생기와 의욕이 다시 살살 살아난다면, 그런 사사로움이 자동차 시동을 거는 역할을 하게끔 만드는 몸의 지혜다. 아프다가 첫 식욕을 느낄 때 몸을 보해야 하는 것처럼 의욕이 바닥인 와중에도 그 어떤 사사로운 욕망을 느껴지면 주저 없이 그 욕망을 채워보는 것이 슬럼프에서 빠져 나오는 첫걸음이 되어준다. 요즘 시대엔 이글이글하게 욕망을 품기보다 점점 욕망을 비워가는 무소유, 무욕의 마음을 높이 평가하지만, 여러 가지 욕망을 가지고 있을 때 자기에게 정말 소중한 것을 깨닫고 필요 없는 것을 버릴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욕망'이란 타인이 가진 것을 질투하며 가지려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내 마음 속의 솔직한 감정으로서의 욕망이다. /임경선(칼럼니스트)

2014-06-15 10:40:3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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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문체부, 빅토르 안 홍보대사 위촉 적절한가?"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일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29)을 '2014~2015 한·러 방문의 해'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빅토르 안은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국문화관광대전' 개막식에서 위촉장을 받은 뒤 아내 우나리씨와 함께 한국 관광 홍보 모델로 나올 예정이다. 빅토르 안은 지난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일부 국민들은 한국선수를 비난하고 다른 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월 13일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파벌주의, 줄 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난맥상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었다. 또 박 대통령은 문체부에는 "선수들이 실력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특히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폐막을 앞두고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피겨여왕 김연아가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금메달의 희생양이 되면서 반러 감정이 거세지기까지 했었다. 이유여하를 떠나서 빅토르 안은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러시아를 조국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소치올림픽으로 상처를 받은 일부 국민들의 감정을 무시하고 빅토르 안을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나는 구소련·러시아에서 10년간 유학하고 1994년 '모스크바한국학생 총연합회' 초대 회장직을 지내기도 했다. 러시아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입장에서 러시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대표적인 엑소더스(대탈출)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스타가 조국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귀화하는 일이 유독 잦은 러사아에서 빅토르 안의 귀화는 러시아와 이 나라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세운 측면이 매우 클 것이다. 일부 러시아 국민들은 빅토르 안과 같은 천재를 버린 한국에 대해 우월의식을 가질 수 있다. 그동안 한·러 명예홍보대사로는 양국간에 덕망이 높은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나 전 러시아 대사, 2009년 강남구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되었던 '60억분의 1' 사나이 러시아의 예멜리야넨코 표도르와 같은 인물들이 위촉됐다. 그런데 왜 문화체육관광부는 굳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빅토르 안을 선정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한장의 사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빅토르 안은 소치올핌픽 직후 열린 금메달 수여식에서 러시아 국가를 따라 불렀다. 평소에도 러시아 국가를 흥얼거린다고 한다. 또 이 사진에서 박토르 안은 홈텃세와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김연아를 누르고 '의심가는' 금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와 다정하게 사진을 찍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본 기고문은 메트로신문의 논조와 다를 수 있습니다.

2014-06-13 11:29:01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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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황룡사, 복원해야 하나?

경북 경주 시내에 있는 황룡사지는 총면적이 거의 7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동양 최대급 사찰 터다. 다만 지금은 건물 한 채 남아 있는 것이 없고 그저 건물과 탑 등이 있던 자리를 알려주는 돌기단 뿐이다. 모든 건물을 짓는 데 거의 백 년이나 걸렸다는 대역사였지만 지난 13세기말 몽골군 침입 때 일순간에 모두 불 타버린 탓이다. 그래도 절 터 한복판의 기단 규모를 보면 황룡사의 옛 영화를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다. 그 중 압권은 아파트 30층 높이에 해당하는 80미터짜리 '9층 목탑' 흔적이다. 탑을 9층으로 올린 이유는 1층부터 차례로 일본과 중국, 오월, 탁라, 응유, 말갈, 단국, 여적, 그리고 예맥 등 이웃하는 9개 나라로부터 시달림을 받지 않게끔 해달라는 염원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와 같은 '호국 의지'가 녹아 있는 황룡사가 조만간 다시 모습을 드러낼 지도 모른다. 오는 2016년 황룡사 담장과 회랑 재건을 시작으로 2018년에는 9층 목탑과 금당, 강당 등을 다시 짓겠다는 것이다. 복원하려는 것이 비단 황룡사만은 아니어서 경주 시내의 월성과 동궁, 월지, 월정교 등을 2025년까지 12년간 9,450억원을 들여 재건하겠다고 한다. 여기서 문제는 9층 목탑은 물론 황룡사 복원의 모델이자 목표로 삼을 원래의 황룡사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는 이미 모습을 드러낸 월정교 등도 마찬가지다. 당시 건물의 구조적 특성이나 재료에 대한 자료 등도 거의 없다시피 해 결국 '상상 속의 복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복원 그 자체의 당위성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불에 타 사라진 지 7백 년도 더 지난 사찰을 과연 오늘 이 시점에 복원해야 할 역사적이며 문화적인 필요성이 있는가,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다시 지은 황룡사는 문화재라기보다 일종의 관광상품에 불과하지 않느냐 하는 등의 의문들이다. 과연 '상상 속의 복원'일지언정 황룡사를 복원해야 할까? 아니면 마치 이탈리아의 콜로세움이나 폼페이 유적처럼 폐허 그 자체로서 지나간 시대를 증언하게 하는 것이 옳을까? 답은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문화재 복원과 관련한 진지한 고민의 흔적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서울을 걷다'저자

2014-06-12 10:24:0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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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수박껍질은 세계의 반찬

수박껍질은 훌륭한 반찬이다. 고추장 양념과 참기름, 식초 등으로 조물조물 무치면 수박 향기와 아삭아삭한 식감이 어울러져 여름철 입맛을 자극하는 수박나물이 된다. 수박 나물은 보통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 껍질마저 버리기 아까워 나물로 무쳤을 것 같지만 사실 역사와 전통이 꽤 깊은 음식이다. 그것도 우리나라는 물론 동양과 서양에서 모두 즐겨 먹었다. 우리는 진작부터 수박껍질을 반찬으로 이용했는데 19세기 중반의 실학자 이규경은 사람들이 보통 수박껍질을 쓸모없다고 버리는데 항아리에 담아 장을 담그면 무김치처럼 좋은 반찬이 된다고 했다. 조선 후기에 수박 나물을 반찬으로 먹었다는 이야기다. 중국은 진작부터 수박껍질을 음식으로 활용했다. 명나라 때 의학서인 본초강목에는 수박껍질이 약재로 실려 있는데 껍질 역시 수박처럼 열을 식히고 갈증을 멎게 하며 소변을 돕는다고 나온다. 이렇게 약효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인지 중국에는 수박껍질을 재료로 만드는 음식이 적지 않다. 돼지고기와 버섯, 수박껍질을 섞어서 볶기도 하고 우리처럼 무치기도 하며 때로는 김치처럼 절여서도 먹는다. 서양에서도 진작부터 수박껍질을 요리에 활용했다. 오이를 식초에 절인 오이 피클처럼 수박껍질로도 피클을 담는다. 예전 미국 남부에서 흑인 요리사들이 발달시킨 음식이라고 한다. 미국의 수박껍질 피클은 19세기 초반의 요리책에도 실려 있으니 문헌에 실린 시기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보다도 빠르다. 19세기 후반인 1881년 발간된 「남부의 옛날 요리」라는 책에도 수박껍질로 피클 만드는 법이 실려 있다. 노예출신인 피셔부인이 구술했다는 책으로 흑인이 쓴 최초 요리책으로 알려져 있다. 상큼한 수박나물이 우리뿐 아니라 중국과 서양에도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게다가 19세기 이전의 옛날부터 먹었다는 사실도 의외다. 요즘 과일가게에 수박이 많이 보인다. 먹고 난 껍질도 재활용하면 입맛을 북돋울 수 있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6-11 10:22: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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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싫어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일

Hey 캣우먼! 올해 서른 살 직딩+대학원생 여자입니다. 직장을 마치고 저녁에는 야간대학원 생활을 하는데 이제 5학기 마지막 학기네요. 논문을 써야 졸업을 하고 졸업을 하면 더 든든한 직장을 얻을 수 있는데 왜이리 논문을 쓰는 작업이 두렵고 피하고 싶은 걸까요? 원래 성격자체가 꼼꼼하거나 분석적이거나 정리하는 등 논문의 기초 작업과는 먼데 이러한 작업들을 하려니 신경성 두통이 와서 미루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동기부여를 위해 논문후의 즐거움을 상상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작업임을 생각도 했지만 며칠 못 가고 다시 자포자기네요. 좋은 직장의 꿈도 지금 현실 안주로 인해 시들. 싫어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을 어떻게 하나요?(투잡지옥) Hey 투잡지옥! 누구에게나 싫지만 정면으로 관통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하물며 당신의 경우 확실한 효과가 보장되는 것이고요. 그런데도 하기 싫다면 빤한 진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지요. 첫째,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대개 하기 싫은 일을 그 과정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게 돼있습니다. 즉 지금 내가 놓인 현상유지의 삶을 불편하게 뒤흔들어서 '무리'를 해야 비로소 앞으로 전진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인생의 기회가 열립니다. 둘째, '나는 원래 꼼꼼하거나 분석적이거나 정리를 잘하지 못 해서'로 자신에 대한 틀을 만들어버리면 절대로 지금의 나 이상으로 성장 못 합니다. 원래 그런 사람도 잘 없습니다. 상황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 뿐. 마지막으로, 의욕을 가지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은 이것밖에 없다,는 절박함을 느껴야 합니다. 한데 시간의 빠른 흐름을 상상도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영원히 내 나이가 서른인 줄 알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타이밍이 제한되어 있음을 가혹하고 명확하게 의식해야 합니다. 자신의 필사적인 노력과 힘으로 진로와 인생을 바꾼 경험은 나중에 큰 자신감으로 연결되고 어느덧 성취와 동기부여가 몸에 배어 스스로 알아서 돌아가게 만듭니다. 그럴 기회를 부디 놓치지 마십시오. (캣우먼) /임경선 칼럼니스트 askcatwoman@empal.com

2014-06-10 11:15: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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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잘 질 수 있는 기업

지난 주말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청춘나이트 콘서트 2014'가 열렸다. 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김건모, 룰라, 김원준, 현진영, DJ DOC 등이 출연해 주말 저녁을 뜨겁게 만들었다. 콘서트 장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팬들로 가득 찼다. 팬들은 20년 가까이 된 노래에 환호했고, 어느 새 함께 늙어버린 가수의 입담에 기꺼워했다. 가수들은 오래 전 신명을 담아 토했던 무대를 복원시켰고, 자신들을 향하는 갈채에 다시금 빠져들었다. '22년째 김원준'이란 피켓(picket) 하나만으로 콘서트의 가치와 의미가 가늠됐다. 박인비가 LPGA투어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마지막 날 경기에서 코스레코드를 기록한 끝에 통산 1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녀는 지난 해 거짓말 같은 경기 능력을 보여주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 주 59주 만에 왕좌를 내어줬을 때 '홀가분했다'고 말했고, 어제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우승이 없는 동안 눈을 돌린 팬들을 아쉬워 하기보다 여전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팬들에게 감사해 했다. 이번 우승의 배경에는 '68홀 노 보기(No Bogey)'가 있다. 잃지 않는 능력, 자기와의 싸움이 무엇인지 보여준 셈이다. 중국은 거대시장으로 손꼽힌다. 인구수가 결정적이고, 공산주의 경제체제에 자본주의 체제를 접목시키는 시도가 세계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한국 기업 역시 중국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지난 10년간 중국에 쏟아 부은 자본은 제주도를 사고도 남을 수준이라는 말도 있다. 돈을 좀 벌었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직도 벌고 있다는 사람은 찾기가 어렵다. 많은 기업들이 사업을 포기했거나, 축소 중이다. 애초에 시장 가치가 잘못 판단됐다는 얘기도 있고, 시장을 너무 모르고 달려들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내수시장이든 해외시장이든 성과를 얻으려면 스스로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확신과 지키기 능력이 있어야 한다. 시장을 탓하는 것으로 시간을 쓰면 서서히 망하는 것 외에는 얻을 게 없다. 몸을 낮추고, 내실을 기한다는 것이 멈춤을 뜻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꾸준하게 움직여야 한다. 세월호 여파로 2사분기 경기를 통째로 날렸다는 기업이 많다. 어찌 여파가 없을까. 하지만 쉬운 말은 무딘 행동을 만들 뿐이다. 문제의 핵심은 기업이 자신과의 싸움을 게을리 했거나 포기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더라도 잘 질 수 있는 기업, 철퇴를 맞더라도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기업이 간절하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06-09 12:47:23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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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막내 NC는 어떻게 강해졌나

9번째 구단 NC 다이노스가 잘 나가고 있다. 선두 삼성에 2경기 뒤진 2위, 3위 두산에 4.5경기 앞서 있다. 창단 3년째, 1군 리그에 뛰어든 지 단 2년째의 놀라운 성과이다. 역대 신생 구단 가운데 가장 빠르게 강팀으로 성장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거론되는 이는 김경문 감독이다. 이질적인 선수들을 모아 뜨거운 가마솥 야구로 결집시켰다. 야구에 대한 끊임없는 투지와 열정을 강조하면서 선수들이 겁 없이 야구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었고 박민우·나성범 등 신인들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실수는 용서해도 태만은 용서하지 않았다. 전략과 전술에도 능해 선수들에게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확보했다. 두 번째는 선수단 내부의 활력이다. 겁 없이 야구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다른 팀과 색다른 활력이 뿜어져 나온다. 경기 전 훈련부터 소리치고 경기 중에는 진심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 베테랑 타자 이호준을 중심으로 한 덩어리로 야구를 한다. 쉽게 포기하는 지리멸렬한 약자와는 다르다. 프런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NC는 선수보강, 외국인선수, 신인 스카우트, FA 영입 등 창단 전력구성이 탄탄했는데 프런트의 힘이 컸다. FA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의 영입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호준은 팀의 구심점이 되었고 이종욱과 손시헌은 공수의 절대적 존재가 되었다. 선수협회 문제로 야인으로 떠돌던 필승맨 손민한 영입도 프런트의 작품이었다. 이호준을 통해 당시 선수회장 박재홍을 움직여 사면을 받아냈고 귀중한 불펜 보강으로 이어졌다. 야구기자 출신인 이태일 사장의 안목과 배석현 단장의 추진력이 절묘했다. 이 사장은 해박한 야구지식과 인맥으로 전력구성의 맥점을 잡아냈고 배 단장은 IT업계 출신답게 특유의 빠른 일처리로 강한 야구를 빚어냈다. 유능한 야구프런트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모범사례였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6-09 11:48:3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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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의 인문학산책] 공기방울 글씨

인어공주는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공기방울이 되어 하늘로 떠오른다. 그런데 그것은 모든 것이 허무하게 사라진 잔해의 거품이 아니다. 자신을 배신한 왕자를 용서하고 자기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길을 포기한 채, 선한 마음으로 사랑의 기운이 되어 세상에 퍼져나가는 시작이었다. 슬프지만 착한 사랑의 여진이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어머님 뱃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힘민복 시인의 〈성선설〉이라는 제목의 시다. 생명은 자기 안에서 스스로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내 연결하고, 그것이 하나의 또 다른 진화된 생명의 조직과 능력이 된다는 것은 오늘날 생명과학이 주목하는 바이다. 물론 꼭 열 개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몸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그 마음이 담겨지게 된다는 대목이다. 인간의 뇌는 우리의 마음이 등불을 켜고 찾아나서는 산맥과 계곡이며 강과 바다이다. 기억의 창고를 벗어나면 보이는 뇌 속의 풍경은 대부분 아직도 우리에게 발을 들여놓지 않은 미답(未踏)의 세계이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과 몸에는 우리가 살아온 흔적과 함께,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지도가 펼쳐져 있다. 그 뇌 안에서 마음이 밖으로 뿜어낸 공기 속에는, 바로 그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섞여 움직이면서 빛을 낸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며 쓴, 요즈음 사람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함민복의 시 의 한 대목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가녀린 손가락들/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 주던/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핸드폰을 다급히 품고/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보았을/공기방울 글씨/엄마/아빠/사랑해!/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아 그러고 보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의 공기방울에는 무수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그 역시 인어공주의 공기방울처럼 허무하게 소멸된 생명의 포말(泡沫)이 결코 아니다. 엄마 뱃속에서 입었던 열 달의 망각될 수 없는 은혜에 대한 기억이 마침내 열 손가락이 되었듯이, 바로 그 손가락으로 남긴 글자들이 우리의 마음과 몸속으로 들여 마셔진다. 죽어간 아이들이 세상에 남긴 눈에 보이지 않는 편지들이다. "사랑해!" 그렇게 쓰인 이 글자의 힘으로 우리의 매일은 소중하고 아름다워진다. 그건 무엇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생명의 활자다. 미안함을 넘어서는 내일을 기도하는. /성공회대 교수

2014-06-08 17:45: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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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월드컵 중계에 바라는 것

2014 브라질 월드컵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방송사들의 중계 전쟁도 불을 뿜고 있다. SBS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완벽한 호흡을 맞춘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 콤비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대회에서 SBS의 단독 중계를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던 MBC와 KBS가 맹렬히 추격하는 형국이다.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도 시청률 1위 성적표를 받아든 배성재 아나운서는 특유의 부드럽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앞세워 스포츠 전문 캐스터로서 영역 특화에 나선다. 축구 중계에 가장 익숙한 목소리로 각인된 차범근 위원은 자타 공인 1등 해설자로 불린다. MBC는 자사 아나운서가 아닌 김성주 전 아나운서를 일찌감치 전면에 내세웠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스타 캐스터로 발돋움한 그의 능력이 다시 펼쳐지길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홍명보 대표팀 감독과 2002년의 영광을 함께 일궜던 안정환·송종국을 중계석에 앉혀 '홍심' 간파라는 중요 임무를 맡겼다. 전현무 전 아나운서 영입 시도로 한 차례 잡음을 빚었던 KBS는 전 국가대표 이영표와 조우종 아나운서로 시청률 역전극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 3사의 중계 전쟁은 이미 예능 프로그램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밤-아빠 어디가'의 출연진을 그대로 옮겨놓은 MBC 중계진은 예능과 스포츠를 오가며 손발을 맞춰가고 있다.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서는 여러 명의 전·현직 대표선수들과의 시시콜콜한 일화를 꺼내드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화제몰이를 시도했다. 조우종 아나운서는 '풀하우스'를 비롯해 '인간의 조건' 2기 멤버로 합류하고, '우리동네 예체능'에 이영표 위원과 동반 출연하는 등 예능 대세로 급부상할 정도로 분주하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들보다 다소 여유가 있어 보이는 배성재 아나운서도 예외 없이 '정글의 법칙 인 브라질'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 누를 끼칠 바에는 기존처럼 스포츠만 했으면 좋겠다"며 자사 홍보 전략에 대한 불만을 돌려 말하기도 했다. 방송사들이 이처럼 축구 중계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900억원에 가까운 중계권료를 지불했고, 이를 광고 수익으로 만회해야 하는 사운이 걸린 과제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 여파로 급격히 악화된 광고 사정, 보도 공정성 논란으로 타격을 입은 채널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도 월드컵이 유일한 돌파구다. 친근한 목소리로 전하는 중계는 축구에 열광하는 남성 시청자와 월드컵 때마다 남편을 뺏겨 '월드컵 과부'가 되는 신세인 여성 시청자를 포함한 남녀노소 모두를 TV 앞으로 불러들이는 데 더 없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미 '예능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중계진이 지나치게 방송사 경영진의 논리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시청률 띄우기식 중계에 내몰리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축구는 국민 스포츠이면서 밤새 유럽 리그를 시청하고 해외 축구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헤치는 마니아들이 가장 넘쳐나는 종목이다. 아무리 대중적 인지도가 높더라도 중계진이 갖춰야할 기본은 전문가적인 지식과 현지에서만 접할 수 있는 넓은 시야, 빠른 정보 전달 능력이다. 우리는 국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서 남는 건 중계진의 고함소리와 시시껄렁한 어록뿐이라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냉철하게 분석하는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린 채 말이다. 캐스터와 해설자는 소리지르며 응원하고 웃기기 위한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지금 우리가 앉은 술자리에도 많다.

2014-06-08 13:36:40 유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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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법무사의 개인회생 이야기]부부는 일심동체

부부는 말처럼 '일심동체(一心同體)'이기 쉽지 않지만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때 보면 일심동체임을 실감한다. 대부분 남편 주도의 사업이나 무리한 주택구입으로 부인까지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태반이다. 남편이 여기저기서 빚을 끌어다쓰다 부인 이름으로도 대출을 받고 도무지 갚을 능력이 안돼 부부가 같이 신청하러 온다. 50대 후반의 A씨는 사업실패로 부채 규모가 부부 합해 3억 원이 넘었다. A씨가 다시 취업을 할 전망은 별로 없다. 부인은 전업주부로 남편 탓에 빚을 진 것이다. 부부는 나란히 파산 신청을 했다. 그들은 집을 처분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 셋집으로 옮겼다. 그래도 셋집이나마 얻을 돈이 있어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부부의 긍정적인 생각이 좋아보였다. 어느 30대 부부는 집을 무리하게 사는 바람에 남편이 5000만원, 부인은 4000여만 원의 빚을 졌다. 남편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매달 소득이 있어 개인회생을 신청해 다달이 조금이나마 갚아나가기로 했다. 부인은 아이들 둘을 돌보느라 정규직으로 취직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매달 50여만 원. 1인 생계비 60만 원에 미달하는 것이다. 30대 파산신청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이 부인은 양육 여건상 월 소득을 높이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남편은 개인회생, 부인은 파산으로 각각 신청한 것이다. 세간에서는 남편과 부인이 각자 서로 다른 주머니를 꿰차고 재산다툼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개인회생 파산 신청 창구에서 보면 부부가 같이 뭔가 일어서보려고 빚을 져서 들어온 안타깝지만 애틋한 사연들도 적지 않다. <김현수 법무사 http://blog.daum.net/law2008/> www.lawshelp.kr

2014-06-08 11:40:34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