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기사사진
[모놀로그] 불면의 나날

요새 장편소설의 마무리를 하는 중이라 신경이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평소 잘 안 쓰고 사는 뇌를 총동원해서 가동하느라 불면증에 시달렸다. 밤에 잠자리에 누워도 계속 머리 속은 컴퓨터의 하드처럼 쉴새 없이 돌아가며 멈출 줄을 몰랐다. 짧은 시간을 자도 숙면이면 그나마 다행인데 뇌가 바쁜 채로 자니 꿈을 아주 현란하게 꾸게 된다. 자고 일어나면 더욱 피로감만 가중되었다. 초여름 더위나 밤중에 누워 자꾸 확인하게 되는 온갖 SNS도 숙면을 방해하는 데 한몫 했다. 이삼일은 어떻게든 낮에 버텼는데 문제는 나흘째였다. 그 날의 일을 끝내고 아이를 학교에서 데리고 귀가하니 그간 꾹꾹 눌러왔던 만성피로와 불면증이 폭발했다. 어지럽고 가슴과 호흡이 답답하며 몸이 땅으로 꺼질 것처럼 탈진상태가 되었다. 혼자의 몸이라면 병원에 달려갈 텐데 현실은 옆에서 아이가 배고프다며 보채는 상황. 응급약을 먹고 정신 나간 상태로 겨우 아이 밥을 해 먹이고 손가락을 따서 혈액순환을 시키는 등 어찌어찌 기사회생을 하긴 했지만 수면부족의 무서운 결과를 적나라하게 느꼈던 악몽 같은 경험이었다. 나흘간의 잠 설침에 이어 이틀간의 '폭풍수면'이 이어졌다. 하여간 틈이 날 때마다 잠을 자고 또 잤다. 체험 극과 극이었다. 자고 일어날수록 흔들려 보였던 세상의 모습이 차츰 제 자리를 안정적으로 잡아갔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는 잠을 푹 못 자는 사람들이 참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정적으로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정확히는 그 스트레스들을 '처리'하지 못한 채 자리에 누워야 하기 때문이다. 욕망해야 하는 것은 더욱 많아지는데 나는 항상 그에 못 미치는 안타까운 상황이고, 몸은 정신을 따라잡질 못한다. 내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자각에 절박감으로 숨이 답답하고 생각이 많으면 위장이 불편해서 생리학적으로도 자연스레 잠을 설치게 된다. 요즘처럼 불안으로 점철된 환경에서 기분 좋은 숙면을 취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니까 아침 7시까지 회사로 출근해서 같이 월드컵 응원하자,같은 이야기는 제발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임경선(칼럼니스트)

2014-06-22 10:28:05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권기봉의 도시산책]한국 철도의 시발지 쇠뿔고개에서

인천시 창영동에는 우각현, 우리 말로 '쇠뿔고개'라 불리는 야트막한 언덕이 하나 있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지금으로부터 한반도 최초의 철도, 바로 '경인선' 기공식이 열린 곳이다. 공사를 시작한 것은 1897년 미국인 제임스 모스에 의해서였으나 자금난으로 철도 부설권이 일본인에게 넘어가면서 경인선은 결국 1899년 일본인의 손으로 완성됐다. 철도와 기차는 근대성의 상징이었다. 그 전까지 다소 불명확했던 시간 관념이 시와 분 단위까지 명확해지는 계기가 됐고 국제적으로는 '세계 표준시'도 만들어졌다. 사람과 물자의 대량 수송도 가능해졌으며 정보 교류의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그러나 이 땅에 놓여진 철도는 근대성을 실어나르기보다는 '침략과 수탈의 수단'으로 이용된 측면이 크다. 그들은 철도 용지를 거의 무상으로 이용했고 철도 용품이나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세금 한 푼 내지 않았다. 건설 과정에서 논과 밭의 곡물을 마음대로 베어내는 등 수많은 횡포를 부리기도 했다. 임금 부분에서도 일본인 노동자가 하루 60~100전을 받은 반면 같은 일을 한 조선인 노동자가 받은 임금은 그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1904년 경기도 시흥 주민 만여 명이 당시 군수와 그의 아들을 살해하기까지 한 이유도 그런 횡포에 있었다. 일본은 그렇게 놓은 철도를 이용해 이 땅에서 생산된 쌀과 목재, 석탄 등 농수산품에서부터 지하자원까지 각종 자원을 일본으로 반출해 갔다. 예컨대 철도를 이용해 약탈해 간 쌀의 양이 1911년 7만6천여 톤에서 27년 뒤인 1938년에는 약 14배인 108만7천여 톤으로 증가하는 등 수탈량은 해가 갈수록 늘어만 갔다. 대륙 침략을 위한 발판으로 이용된 것도 물론이다. 그런 아픔을 안고 탄생한 한국의 철도…. 그러나 지금은 국토가 그렇듯 철도 역시 남북으로 단절된 상태다. 끊겼던 경의선과 동해선이 지난 2009년 연결되기는 했지만 다시 쓸모 없는 철도마냥 버려져 있는 게 현실이다. 애초 수탈과 침략을 목적으로 놓여진 철도였지만 남북을 오가며 이 땅에 평화를 가져오는 메신저가 될 가망은 없는 것일까. 쇠뿔고개에서의 잡감은 그래서 더 쓸쓸한지도 모르겠다. /'다시 서울을 걷다'저자

2014-06-19 14:30:46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윤덕노의 푸드스토리]눈칫밥 먹는 주제에 상추쌈까지 ...

상추쌈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장 한국적인 정서의 음식이다. 예전부터 농부의 밥상에서부터 구중궁궐 대왕대비의 수랏상에도 올랐다. 신분의 높낮음을 떠나서 누구나 상추쌈을 즐겨 먹었는데, 우리가 얼마나 상추쌈을 좋아했는지 고려 때는 원나라에까지 소문이 났다. 지금은 퇴색한 용어가 됐지만 가히 한식 세계화의 선구자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쌈 싸먹기를 좋아한다. 영조 때의 실학자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조선 사람은 커다란 잎사귀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쌈을 싸먹는다고 했을 정도다. 상추를 비롯해 호박잎, 배춧잎, 깻잎과 곰취는 물론 미나리, 쑥갓, 콩잎으로도 쌈을 싸 먹는다. 김과 미역, 다시마 같은 해초 역시 쌈 싸먹는 재료로 빠지지 않았으니 우리는 유별나게 쌈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상추쌈이다. 성호 이익은 집집마다 상추를 심는 까닭은 쌈을 먹기 위한 것이라고 했으니 조선시대에 벌써 상추쌈은 국민음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상추쌈은 한입 가득 싸서 볼이 메어져라 먹어야 제 맛이다. 때문에 점잖은 체면에는 먹기 어려웠을 것 같지만 왕실 최고 어른인 대왕대비도 상추쌈을 즐겼다. 승정원일기에 숙종 때 대왕대비인 장렬왕후 수라상에 상추가 올랐다는 기록이 보이는데 조리를 하지 않았으니 쌈을 싸먹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이어지는 내용은 실수로 상추에 담배 잎이 섞여 들어갔으니 담당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숙종은 그럴 것까지 없겠다며 용서를 했다. 순조의 장인으로 세도정치를 시작한 김조순 역시 상추쌈을 즐겼다. 여름날 불암천에 천렵을 가서 갓 잡은 생선회를 안주 삼아 술 한 잔 기울이며 상추쌈에 밥을 싸먹었다는 글을 남겼다. 이렇게 왕실 최고 어른부터 막강한 세도가는 물론 농부에 이르기까지 모두 상추쌈을 즐겼던 것인데 우리의 상추쌈 사랑은 속담에서도 확인된다. "눈칫밥 먹는 주제에 상추쌈까지 먹는다"는 말이 그 말이다. 상추쌈이 맛있는 계절이다. /음식문화평론가

2014-06-18 10:31:39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조민호의 와인스토리]수천 가지 맛과 향의 비밀

와인은 포도만으로 만든 술이다. 그러나 품종이 다양한데다 같은 품종의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도 지역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 왜 그럴까? 간단히 답하자면 토양의 차이 때문에 뿌리에서 올라오는 영양소가 천차만별이고 나무가 자라는 기후적 지역적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와인을 오크통에 숙성하는 과정에서도 향이 밴다. 와인 이론서는 포도 자체가 갖는 향을 아로마, 숙성에 의해 추가되는 향을 부케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단순한 답 속에는 수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생과일로 먹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장은 입지조건이 좋다. 대개 비옥한 토양이며 비도 많이 맞고 비료로 영양보충도 한다. 그러니 포도 알도 크고 즙도 풍부하다. 생산량은 다다익선이다. 그러나 와인을 빚는 포도는 다르다. 우선 포도 자체가 다르다. 대체로 과일로 먹는 포도에 비해 알이 작고 껍질은 두껍다. 포도 품종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와인용 포도는 토착종까지 포함해 500종 안팎이다. 익는 과정의 포도 알은 땡감 처럼 떫지만 다 익으면 설탕보다 달아진다. 그래서 포도즙 발효만으로 10도 이상의 알코올 도수가 나온다. 와인 양조에는 챕탈리제이션(chaptalization) 즉 알코올 도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당을 추가하는 제조법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가당은 지역에서 소비되는 극소수 저급 와인만 해당될 뿐 국내에서 시판되는 웬만한 와인은 수입국 법에 의해 엄격히 금지된다. 재배되는 장소도 남다르다. 와인용 포도나무는 자갈밭, 편암지대, 화강암이 부서진 왕모래밭, 진흙 섞인 석회암지대 등 도대체 나무가 자랄 수 있을 지 의심되는 땅에서 재배된다. 연중 강우량도 500~800mm 수준의 지극히 건조한 곳이다. 비가 많이 오면 포도 알이 묽어져 당도가 떨어지고 충분한 알코올을 얻을 수 없다. 가물어도 임의로 물을 주지 않는다. 독일의 라인강변이나 프랑스 론지역 등에서는 경사 50도가 넘는 가파른 벼랑 같은 곳에 계단식으로 포도밭을 일군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포도나무는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받기 위해 스스로 생존의 길을 찾아 나선다. 방법은 뿌리를 깊게 내리는 수 밖에는 없다. 와이너리의 포도나무들은 가지치기를 해서 철사 줄에 달아매면 키가 1m 내외인데 뿌리의 깊이는 10m는 기본이고 심지어는 20m 이상 뻗는다. 다양한 지층을 거쳐 내려가니 뽑아 올리는 양분도 각양각색이다. 포도 품종이 갖는 자신만의 특징에 각종 암석이나 광석의 독특한 미네랄 향이 더해진다. 과거 지각활동이 활발해 단층 생기고 지층이 복잡할수록 향도 복합적이다. 생산 지역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더운 곳에서 자란 포도는 같은 품종 중에서도 당도가 더 높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고 풀 바디의 와인이 된다. 바람이 센 곳의 경우 포도알이 상대적으로 적어져 껍질 비중이 아주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탄닌이 많이 우러나와 장기 숙성이 필요해진다. 와인의 골격이 더욱 탄탄해진다. 매년 달라지는 기후, 토양의 변화, 재배 방식의 차이 등이 수천 가지 맛과 향을 우려낸다. 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케 또한 빼 놓을 수 없다. 불에 그을린 오크통에 오랜 기간 와인을 숙성하게 되면 오크향은 물론 바닐라 초콜릿 캬라멜 등 열대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향이 더해진다. 이렇게 다양한 변수가 얽히고 설켜 와인의 향을 구성하니, 와인의 맛과 향 가짓수를 말하라면 전세계에서 팔리는 와인 병 수만큼이나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06-17 10:37:50 조민호 기자
기사사진
[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뜨거워지는 국가대표 선발 경쟁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야구 대표팀이 선수구성에 착수했다.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삼성)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한 명장이지만 WBC와 아시아시리즈 등 유난히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다.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야 명예회복이 가능하다. 류 감독은 "최고의 성적을 거둔 선수를 뽑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우등 성적 우선 원칙은 병역 미필자들에게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더욱이 인천 아시안게임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병역특례 제도가 점수제로 바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태극마크를 노리는 주요 병역 미필 선수들을 살펴보면 외야수 손아섭(롯데)·나성범(NC)·나지완(KIA), 내야수 오재원(두산)·안치홍(KIA)·황재균(롯데)·김상수(삼성), 투수로는 이재학(NC)·한현희(넥센) 등이 꼽힌다. 하나같이 성적표가 좋다. 야수들은 김상수만 제외하고 모두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슬러거 나성범과 나지완은 커리어하이 기록에 도전할 정도로 방망이가 뜨겁다. 이재학도 우완투수로 존재감이 높고 한현희는 중간투수로 쓰임새가 높다. 대표후보로 손색이 없지만 모두 태극마크를 달기는 힘들다. 미필자 경쟁뿐만 아니라 기존의 국가대표 경험을 갖춘 베테랑 선수들과 포지션 경쟁을 벌여야 한다. 같은 실력이면 미필자를 뽑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본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필자 위주로 구성했던 2006년에는 도하 참사를 당했다.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 류중일 감독이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앞으로 최종명단이 발표되기까지 두 달 남았다. 미필자들이 펼치는 뜨거운 여름승부가 꽤나 흥미로울 듯 하다. /OSEN 야구전문기자

2014-06-16 11:58:34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필요한 강박은 '한가로움'

한 소비자가 서점 점원에게 책값을 물었다. 점원은 5달러라고 답했다. 소비자는 서점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책값을 다시 확인했다. 점원은 6달러라고 대꾸했다. 소비자는 잠깐 사이에 책값이 달라진 것에 대해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점원이 '시간은 돈이다(Time is Money)'라고 답했다. 점원은 자신이 독서를 하고 있는 시간을 의미 없이 빼앗은 것에 대해 일갈한 셈이었다. 이 점원이 100달러짜리 지폐의 주인공이자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를 작성한 벤자민 프랭클린이다. '시간은 금이다'는 말은 이 사람의 말을 변형시킨 것에 불과하다. 영화 '도둑들'에서 절도범 뽀빠이는 법 집행을 운운하는 형사들에게 '원래 법이라는 게 좀 느리지 않나'라고 빈정댔고, '이제부터 빨라지지 법이, 특별히 너한테는'이라는 대꾸가 붙었다. 중년을 넘기는 어른들은 '세월 참 빨라'를 입에 달기 마련이다. 사람이 체감하는 인생의 속도는 나이의 두 배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지 싶다. 그래서인지 떡볶이를 만들 때, 시험공부 할 때, 사업계획서를 쓸 때, 출장을 갈 때, 데이트 할 때, 자료를 찾을 때, 결혼준비를 할 때 등 모든 순간에 시간 절약은 필수다. 시간을 낭비하는 건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과 같다. 정말? 최근 개봉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시간에 대한 상상력을 담고 있다. 외계인이 가진 시간 리셋 능력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에서 톰 크루즈는 우연하게 외계인의 능력을 얻게 됐다. 하루를 리셋 하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을 가지고, 외계인과의 전쟁에서 이길 방안을 모색하는 데 여의치 않다. 시간을 다시 쓰면 잘 될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 않다. 결국 주인공이 택한 방법은 시간을 쓰지 않는 것이다. 시간을 쓰지 않으면 결과도 없다. 감정적, 육체적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다른 것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영화에 숨은 메시지 중 하나가 그렇다. 패션시장에서 SPA란 화두에 쏟아 부은 시간의 성적표는 어떨까. 스포츠아웃도어 열풍에 편승시켰던 시간의 결과는 무엇인가. 지자체 활성화 명목의 홍보에 투입했던 시간의 산출물은 어디 있나. 어떤 강박에 휩싸여 시간을 쓰는 건 무위도식 하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원치 않고,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에 대한 시간을 또 써야 하는 연결고리 안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게을러 질 때 더 많은 걸 볼 수 있기도 하다. 여유,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강박은 한가로움일지도 모르겠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2014-06-16 11:16:51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뉴스룸에서]코스트코에서 배운 교훈

"죄송하지만 아직 기업을 공개할 때가 아닌 듯합니다." 구직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중견·중소기업을 취재하는 '알짜기업탐방' 코너 섭외 전화를 이렇게 거절하는 기업이 간혹 있다. 제품·서비스 현황, 매출 등 일반적인 기업 소개는 가능하지만 복지제도 등을 취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제도가 많이 알려지면 좋지 않으냐"고 다그치면 그제야 "과도한 복지라고 생각하는 주주들이 항의하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드러낸다. 최근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가 미국 비즈니스 업계에서 화제다. 페이스북·어도비 등 쟁쟁한 첨단 IT기업들을 제치고 구직정보업체 글래스도어가 선정한 '미국 내 직원 보수·복지 톱 25개사' 중에서 당당히 2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구글(1위)과도 평점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다. 글래스도어의 조사에서 코스트코의 직원들이 올린 회사 평가는 칭찬 일색이다.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마트 잡역부로 시작해 코스트코를 창업한 짐 시네갈 전 CEO의 경영철학인 '주주보다 직원 우선'에 따라 직원에게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코스트코 매장 계산대 직원의 시급은 평균 20달러(약 2만300원)로 월마트 등 경쟁사보다 두배 가까이 많다. 또 월마트가 직원의 절반 정도에게만 건강보험료를 보조해주는 반면 코스트코는 대부분의 직원을 지원해준다. 시간제의 경우에도 이직률이 10% 미만일 정도로 직원들의 애사심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코스트코가 이처럼 직원들의 복지에 돈을 '펑펑(?)' 썼는데도 경쟁사인 월마트보다 주가 상승률이 훨씬 높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코스트코의 주가는 3배 이상 뛰었지만 월마트는 50% 성장에 그쳤다. 이 덕분에 코스트코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유통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복지=비용' '고임금=비효율'이란 인식이 아직 강하다. '저비용 고효율'을 절대과제처럼 받들며 직원들의 행복을 희생시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코스트코처럼 '고비용 고효율'로 발상의 전환을 해보면 어떨까. 직원 행복도가 현명한 투자지표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는 주주가 늘어나길 바란다.

2014-06-15 19:18:00 이국명 기자
기사사진
[김민웅의 인문학산책] 하나님의 뜻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모세는 어느 날 떨기나무가 있는 곳에서 불길이 이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기이하게도, 떨기나무가 타지 않고 그대로 있지 않은가? 순간, 그곳에서부터 하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의 백성들이 비통하여 아우성을 치는 구나. 네가 가서 이들을 구하라." 신의 뜻은 히브리인들이 제국의 지배 아래 고통을 겪으며 사는 것에 있지 않았다. 이들에게 자유의 미래가 열리도록 일으켜 세우는 것에 있었다. 모세는 그 일을 감당하도록 부름 받은 하늘의 사제였다. 그가 이집트 제국으로 돌아가 나일 강에 지팡이를 담그자 강이 피가 되어 흐른다. 나일 강은 고대 이집트 문명의 젖줄로, 제왕의 권력과 부의 근원으로 떠받들려 졌던 대하(大河)다. 그러나 모세는 그 권력과 부의 밑바닥에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폭로한 것이었다. 누구의 피였던가? 인간을 노예로 부리고 그들을 계속 희생시키는 현실을 하나님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이 장면에 압축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 대탈출을 하게 되는 히브리인들에게 하나님은 "내가 너희들을 저 압제의 굴레에서 해방시킨 하나님 여호와다"라고 일깨우신다. 자유와 해방의 절대자에 대한 기억을 이들의 집단의식으로 형성하는 과정이었다. 이 기억과 뜻을 마음과 몸에 새기는 인간과 집단은 결국 떨기나무의 불꽃이 된다. 하나님과 자신을 일치시키는 신앙의 결과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본 떠 창조되었다는 믿음 대로다. 떨기나무는 미디야 광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키가 낮은 덤불숲 나무였다. 그건 힘이 없는 히브리 백성들의 처지 그대로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영혼에 하늘의 뜻이 타오르면, 광채와 불길이 일어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성서의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신을 드러낼 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대로의 형상을 취하시기 때문이다. 떨기나무 불꽃은 예수시대에 성령의 불로 모습을 바꾼다. 인간은 신의 뜻을 받아 살면, 그런 빛과 뜨거움을 지닐 수 있는 존재다. 모세의 시대 이후 출현한 예수가 회당에서 읽은 성서 이사야서의 핵심은 "갇힌 자를 풀어주고 눈먼 자의 눈을 뜨게 하는" 것이었다. 이사야서를 통해 하나님이 보여주신 세상은 사자와 양들이 함께 뛰놀며 누구도 다른 이를 해치지 않는 평화의 나라였다. 자유, 해방, 그리고 평화의 하나님은 압제, 속박, 전쟁의 현실과 맞서신다. 결코 그 반대가 아니다. /성공회대 교수

2014-06-15 13:52:05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김현수 법무사의 개인회생 이야기]'높일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최저생계비'

**김현수 법무사의 개인회생 이야기 5 "높일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최저생계비" 개인회생을 신청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최저생계비이다. 최저생계비란 1인, 2인, 3인 또는 그 이상이건 한 가족의 생활에 필요한 비용이 월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예컨대 1인 가구일 경우 보건복지가족부에서 고시한 최저생계비는 60만원, 법원은 이 금액의 150%인 90만 5104원을 최저생계비로 인정해준다. 과연 이 정도의 돈으로 생활을 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될 수 있다. 그야말로 '최저' 수준이다. 개인회생을 할 경우 5년 60개월간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남의 빚을 지고 갚아야 할 처지이니 그 정도 각오는 하라는 것이 법원의 취지일 듯 싶다. 월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은 가용소득이라고 한다. 가용소득은 전부 부채를 갚는데 투입해야 한다. 남편은 무직이고 부인은 직장을 다니며 아이가 초등학교 아들 하나인 40대 부부가 있었다. 부인이 개인회생을 신청했는데 월 가용소득이 155만원선으로 2인가구 최저생계비인 154만 1125원보다 1만원도 더 많지 않다. 물론 남편은 소득이 없어도 부양가족에서 제외된다. 최저생계비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준선은 아니다. 이 부인의 경우 법원은 월 10만원 이상 변제하라고 권고했다. 즉 최저생계비 이하로 잡으라는 것이다. 물론 최저생계비를 높이는 것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가능하다. 회사가 멀어 출퇴근에 자동차를 반드시 이용해야 할 경우 자동차 유지비를, 지병이 있어 병원을 계속 다녀야 할 형편이라면 치료비를 각각 추가할 수 있다. <김현수 법무사 http://blog.daum.net/law2008/> www.lawshelp.kr

2014-06-15 13:47:38 메트로신문 기자
기사사진
[유병필의 청론탁설]인사청문회 개선 없이 국정안정 어렵다

'4.16 세월호 참사'로 비롯된 개각이 단행됐다.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경제 교육 등 부총리를 포함해 7개 부처의 장관을 바꾸는 중폭개각이 이뤄졌다. 청와대 비서진도 실장은 유임됐지만 정무 경제 민정 교육 등 주요수석비서관이 교체됐다. 박근혜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최대의 개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할 산이 많다. 우선 국무총리 지명에서 '안대희 카드'가 전관예우 논란 속에 실패한데 이어 문창극 후보도 매우 불안하다. 8.15해방을 비롯한 남북분단, 위안부에 대한 시각이 오해받을 만큼 동떨어진 발언이 드러나면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의 소장파들조차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국무총리 후보 지명에 유례없는 진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청와대의 인사팀에 중대한 허점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전 검증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인선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또 다른 원인은 국회의 인사청문회제도이다. 지금까지 인사청문회가 실시되면서 한 번도 순조로운 적이 없었다. 대부분 도덕성에 흠집 내기로 일관됐다. 상대적으로 정책수행능력 검증은 뒷전이었다. 따라서 후보로 거론되는 유력인사들은 고사하기 일쑤였다. 마치 경제학에서 말하는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한다"고 하는 그레샴의 법칙처럼……. 이제는 인사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유능한 인재를 수용할 수 있다. 여기에 인사권자인 대통령도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국회인준이 필요한 인사에 대해서는 빈틈없는 사전검증이 이뤄진다. 백악관 인사국에서 FBI(연방수사국)신원조회는 물론 IRS(국세청)세무조사 공직자윤리위원회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233가지에 달하는 조항을 검증해 결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은 청문회 개최에 앞서 의회 여야 지도자들과 사전협의를 거쳐 상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국회는 당리당략에 따라 원색적인 폭로전 속에 인신공격 흠집 내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국회 인사청문회 자체에 회의적이다. 한비자(韓非子)의 "不吹毛而求小疵(불취모이구소자) 터럭을 불어 작은 흠집을 찾지 않고, 不洗垢而察難知(불세구이찰난지) 알기 어려운 것을 때를 씻어내면서 까지 살피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 철학이 인사청문회에 반영되기를 바란다. /언론인

2014-06-15 10:58:19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