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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C커머스 공습,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인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이른바 'C(China)커머스'의 한국 시장 공습이 심상치 않다. 한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업체에 따르면 C커머스의 대표격인 알리익스프레스의 올해 1분기(1∼3월) 한국시장 결제 추정 금액은 819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늘어난 수치다. 월평균 이용자 수도 807만명을 넘어,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대표 C커머스 업체 테무의 월평균 국내 이용자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829만명을 넘었다. 이는 테무가 국내에 진출한 직후의 이용자 수보다 16배 가량 급증한 수치라고 한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한국 시장 공략은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TV나 지하철에서 광고를 확대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 아예 물류센터까지 설립해 배송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위해제품의 유통·판매 차단 및 재유통방지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맺고,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는 중국발 C커머스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위해한 싸구려 유해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비판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그만큼 알리나 테무가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환경이나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다량 함유된 제품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 달부터 네 차례에 걸쳐 알리·테무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제품을 71종을 조사한 결과, 약 41%인 29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둘째 주 해외 온라인 플랫폼 제품 안전성 검사 결과'에서는 알리나 테무에서 판매하고 있는 어린이 완구제품 5종와 필통·샤프펜슬 등 학용품 4종 등 총 9개 제품군에서 국내 기준으로는 유해한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공정위와 알리의 협약은 이 같은 위해 제품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문제는 꼭 이들 어린이용 제품만이 아니라 광범위한 분야에서 값싸고 질 낮은 중국산 제품이 무차별적으로 국내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e커머스 업체들도 이런 중국발 C커머스 업체들의 공습에 바짝 긴장하면서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응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정부의 정책 대응에 허점이 있다는 것이 그대로 노출됐다. 예를 들어,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국내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보다 자유롭게 상거래 활동을 할 수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제약을 받지만 중국 업체들은 개인정보의 제3국 이전에 대해 명확한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결제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포괄적으로 수집해 약 18만군데에 이르는 중국 제품판매업자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적한 제품의 안정성 기준 미달도 문제다. 이 역시 중국 제조업체들이 국내 실정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국내 업체들은 국가통합인증마크(KC)를 받아야 하지만, 중국 제조업체들은 이런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기준 이하의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옛날 프레임으로 기업을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꼭 필요한 규제라면 최소한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이 동일하게 적용받도록 해야 한다"는 한 유통업체 대표의 호소가 귓가에 맴돈다.

2024-05-15 15:16:52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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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길 위에서 길을 배우다

은퇴를 앞 둔 공직자나 명예퇴직을 신청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종종 강의 요청이 들어온다. 이 때 OO인재개발원과 같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훈련기관들이 한결 같이 설명하는 게 '인생설계 교육과정'이다. 누구는 '제2의 인생설계'라고 하고, 누구는 '행복한 미래설계'라고 미사여구를 붙여놓았지만, 결국 '앞으로 어떻게 살면 좋을까?'의 마땅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필자에게 주어지는 과목은 주로 '재취업과 창업설계'이다. 제일 처음 인생설계 강의를 한 게 제주도였다. 2012년 즈음이니까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서귀포 혁신도시에 이제 막 공공기관들이 들어설 때였다. 은퇴자를 앞에 두고 강의를 한다는 게 고난이지만 미리 서둘러 강의 교안을 만드는 일도 만만찮았다. 처음엔 이리저리 인터넷을 뒤지다가 제주올레길의 창업 스토리를 발견하고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래 이것이구나!' 싶어 망설임 없이 교안을 만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시작되었다. 언론사를 퇴직한 서명숙 선생(현 제주올레 이사장)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걸어가면서 인생의 나침반같은 지혜를 얻는다.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한국엔 왜 이런 길이 없나?'라는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서명숙 선생은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서 올레길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광공급자가 아니라 관광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니 올레길이 보이더라"는 명언을 남겼다. 제주올레길이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로 선정되더니 여기저기서 길을 내기 시작했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제주 올레길을 낳고, 제주 올레길이 지리산 둘레길을 낳고, 또 강릉 바우길을 낳고, 서울 둘레길에 이어 송파 둘레길로 이어지는 식이었다. 한번은 관광분야 벤처기업을 선정하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춘천 의암호에 카누를 띄우겠다는, 한 청년창업자가 군계일학이었다. 몇 년이 지난 후 아침 출근길이면 어김없이 '춘천에 가면 아빠와 함께 카누를 타보세요'라는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 그 젊은 창업자의 벤처기업이 바로 '춘천 물레길'이었다. 그 다음 해엔 대학을 갓 졸업한 여성 창업자를 만났는데, 지리산 둘레길을 따라 막걸리 양조장을 순례하는 '술례길'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렇게 이어가다 보면 길이 길을 낳고, 또 새로운 길들이 부지기수다. 큰 길이나 작은 길, 산길이나 물길, 여럿이 걷는 길이나 혼자 걷는 길이 끝도 없겠다. 길은 모두 다르지만 자신이 서 있는 길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고, 길 위에서 길을 만드는 걸 배운다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환상적 리얼리즘 작가로 꼽히는 이제하 선생의 단편소설이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이다. 10년 전 즈음에 선생을 만났을 때다. 나무 젓가락을 이용해서 문지시인선의 표지모델들을 다 그렸다는, 선생의 환상적인 얘기에 재미 붙이다보니 그 동안 묻고 싶었던 '나그네는 왜 길에서 쉬지 않는가?'를 까먹었다. 이제 구순이신데 지금도 10년 전처럼 길에서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4-05-13 13:53:48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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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도시락

얼마 전 모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인도의 각 가정집에서 회사에 일하는 식구에게 보내는 도시락을 한국 연예인이 함께 배달하는 방송을 보았다. 정말로 많은 양의 도시락을 보고 놀랐으나, 전철에 도시락을 배달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용칸이 있었고, 함께한 인도인이 10년 넘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고 하니 인도에서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듯하다. 도시락 배달 서비스 이용 고객의 사유를 들어보니 대부분은 점심시간에 따뜻한 점심을 먹이기 위해 집에 있는 가족이 준비한 음식을 보내는 것이었다. 현지에서 경험해 보질 않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짐작하건대 회사 주변에 식당이 부족하고 붐비는 교통편 속에서 카레와 같이 쏟아지기 쉬운 음식을 도시락으로 싸서 출근하는 것은 부담되어 이런 도시락 배달 사업이 번창하였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어지다 보니 일본 생활 중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먹던 도시락이 문득 떠 올랐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구내식당을 찾거나 회사 주변 식당에서 입맛에 맞는 요리를 먹는다. 다이어트에 진심이거나 특별히 건강 관리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도시락을 싸 오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도시락을 싸 오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도시락을 싸 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으나, 먼저 일본인들은 도시락 자체가 인도와 같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일본에서는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갈 때부터 매일 도시락을 가지고 간다. 따라서 엄마들은 어떤 재료를 이용해서 얼마나 귀엽고 예쁘게 만들지를 매일 고민하고 있다. 슈퍼마켓에 가면 다양한 도시락 용기와 밥과 반찬을 꾸미기 위한 다양한 도구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요리 서적 중에서도 도시락 관련 책자의 인기가 매우 높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엄마가 만들어 준 도시락을 매일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시락이 습관이 된 것 같다. 굳이 도시락 반찬이 많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몇 년 전부터 한국의 편의점에 등장해서 지금 많은 사람이 간편하게 먹고 있는 삼각김밥도 사실은 일본의 도시락 문화 중 하나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반찬을 많이 준비하기 어려울 때 밥에 간단하게 양념하고 김으로 감싸서 먹는 초간단 도시락이 바로 삼각김밥의 원조이다. 다음은 구내식당이 없는 도심의 빌딩가에 근무하는 직원에 비해 식당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쏟아지는 사람 수에 비해 식당이 부족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도시락을 싸 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집에서 도시락을 싸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서비스도 발달해 있는데 바로 도시락 전문 배달 업체이다. 한 달간 계약을 하면 메뉴는 따로 정하지 않아도 매일 다른 음식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보내주는데 일회용 용기가 아니라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져 국과 밥이 따뜻하게 배달되고 식후에는 용기를 수거 해간다.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싶지 않다면 근처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도시락을 구입해 근처 공원 벤치에서 식사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한국 편의점에도 도시락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편의점과 슈퍼에서 도시락과 반찬 판매대가 크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도시락이 필요한 사람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에서 늘어나고 있는 1인 가족과 요리가 어려운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러한 도시락 문화 덕분에 성장한 또 다른 산업이 있다. 그것은 바로 휴대할 수 있는(주로 500ml) 플라스틱병에 든 생수와 녹차 시장이다. 특히 이 녹차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종류도 다양하고 도시락과 함께 팔리는 1위 품목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2024-05-13 11:16:00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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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노화를 늦추고 성인병을 예방하는 '영지버섯'의 힘

불로장생은 모든 인간의 꿈이다. 식품 중에도 불로초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바로 영지버섯이다. 불로초과의 속하는 영지버섯은 후한 시대의 본초서인 『신농본초경』에서, 독이 없고 오래 복용해도 인체를 해를 주지 않는 생약인 상약(上藥)으로 분류되면서 꾸준히 귀중한 약재로 사용돼 왔다. 사실 일반적인 식품으로 볼 때 영지버섯 속에는 여타 버섯류와 마찬가지로 몸에 좋은 성분이 많다. 칼륨과 몰리브덴, 요오드와 같은 필수 미네랄이 풍부하며 판토텐산, 비오틴, 엽산과 같은 비타민 B군 역시 골고루 들어 있다. 하지만 영지를 다른 버섯들처럼 식품으로 섭취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돌을 연상시킬 만큼 단단해서 약재, 추출물, 차 등으로 사용된다. 수많은 현대인들이 숙명처럼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데 이때 영지버섯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지는 심장을 튼튼하게 하며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준다. 평소 작은 일에도 크게 흥분하거나 놀라는 사람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체질이 허약하거나 기혈의 순환이 잘되지 않는 경우에도 좋다. 현대에서도 영지가 불로초라 불리는 이유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주요 성분 때문인데, 영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베타글루칸을 꼽을 수 있다. 베타글루칸은 면역력 강화, 항암, 심장병 예방, 나쁜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있는 다당류의 일종으로 주로 버섯류나 곡물류 등에 많이 들어있다. 하나같이 노화와 관련이 깊은 질환들로 영지버섯은 충분히 불로초가 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불로장생까지는 아니더라도 건강한 몸으로,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진짜 불로초는 아니지만 노화 늦추고 각종 성인병을 물리치는 영지버섯을 차로 달여 마신다면 건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차로 음용하고자 한다면 영지 10g, 산조인 20g, 원지와 석창포 각각 10g, 치자 6g 등을 함께 푹 달여서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2024-05-13 05:14: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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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영업비밀에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을 것'에 대한 해석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보호하는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이다. 여기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을 것'이라는 요건을 '비공지성'이라고 하고, 이는 해당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정보를 통상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비공지성 요건의 충족 여부 판단과 관련해 설령 어떤 정보가 공지된 정보를 조합해 이뤄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비공지성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그 조합 자체가 해당 업계에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고 전체로서 이미 공지된 것 이상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등의 이유로,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조합된 전체로서의 정보를 통상적으로 입수하기 어렵다면 그 정보는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고 할 수 없다.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2022도16851)에서 이같은 법리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A사의 전 임직원들은 퇴사하면서 가정용 맥주 제조기와 관련해 이를 제작 단계별로 로직도 형태로 표시한 공정흐름도 파일 등(이하 '공정흐름도')을 빼돌렸는데, A사가 전 임직원들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으로 형사고소 한 사건이었다. 1심과 2심은 "모두 공정흐름도에 기재된 개별 구성 부분들이 다른 회사 제품들에 부분적으로 포함되어 있다거나 공정흐름도에 기재된 내용이 대체로 통상적인 맥주 제조 순서와 기존에 출시된 다른 회사 제품의 공정 순서를 단순히 종합한 정도라는 이유로 위 공정흐름도가 비공지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 공정흐름도에 다른 회사 제품들의 공지된 구성 부분이 단순히 나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서써 회사의 가정용 맥주 제조기의 전체 구성 등이 도식화돼 있는 점 ▲비록 개별 구성 부분들이 기존의 다른 회사 제품에 부분적으로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유기적으로 조합한 A사 제품의 전체 구성과 구조 등은 해당 업계에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점 ▲위 공정흐름도는 A사가 제품 개발을 시작해 관련된 정보들을 수집, 종합하고 여러 실험 등을 거쳐 작성한 것으로 경쟁자가 A사를 통하지 않고 이러한 정보를 입수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이유로 위 공정흐름도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제2심)판결을 파기했다. 위 판결은 영업비밀의 비공지성 요건 충족 여부와 관련해 일부 정보가 공지돼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정보가 어떤 다른 정보와 조합됐고, 해당 조합이 업계에 알려져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공지성 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피해회사로서는 영업비밀로 보호될 수 있는 정보의 범위가 더욱 넓어지는 것이다. 영업비밀을 관리하는 회사로서는 위와 같은 법리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권리 행사 등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2024-05-12 11:31:32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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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티 없는 웃음이 행운의 묘약

아침 전철을 기다리는데 어떤 이가 함박웃음을 웃으며 가벼운 걸음으로 내리는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인지 몰라도 덩달아 웃음을 머금었다. "누가 웃으면 따라 웃게 되니 웃음은 전염성이 강하다"고 한다. 남녀노소를 떠나 기분 좋게 웃으면 자신만이 아니라 보는 이의 기분까지 북돋우니 웃는 일이 어쩌면 덕을 쌓은 일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을 찡그리면 예쁜 얼굴이라도 보기 싫고, 티 없이 웃는 모습을 보면 미운 얼굴이라도 기분 좋아진다. 또 화내는 모습은 아는 얼굴이라도 낯설게 느껴지고, 환하게 웃는 모습은 처음 보아도 친근하게 느껴진다. 세상살이 험하다 하더라도 조그만 기쁨에도 함께 웃다 보면 저 너머에서 어른 거리는 희망을 바라볼 수 있다. 떳떳하게 살아간다면 어떤 장면에서도 두려울 게 없으니, 조그만 이해관계를 위해 거짓으로 웃지 못한다. 즐거울 때 웃지만, "억지로라도 웃으면 행복해진다."는데 정말일까? 어린 시절은 일생에서 가장 많이 웃는다는데 너도나도 어린이의 티 없이 아름다운 마음가짐을 꾸준히 가다듬어야 한다는 뜻일지 모른다. 그리되면 천진난만한 웃음이 저절로 나오지 않을까? 구김살 없는 행복을 누릴 권리는 남들이 주지 않고 자기마음으로 쥐는 것이다. 행운을 가져오는 묘약인 웃음은 밝은 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결과이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4대 미녀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서시(西施)는 속병이 있어서 이마를 찌푸리고 걷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게 보여 사람들이 경탄했다고 한다. 같은 마을에 사는 추녀는 그래야 아름다운 줄 착각하고 자신도 역시 가슴에 두 손을 얹고서 남이 보라는 듯 얼굴을 찡그렸다. 추녀의 그악한 모습을 보고 오염될까 봐 주민들은 문을 굳게 닫아걸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심지어 처자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였다고 한다. 언젠가 찡그린 얼굴로 누군가를 냅다 욕하며 입가에 묘한 비웃음을 띠는 여류인사의 상판대기를 TV에서 보고 흠칫했다. 어쩌면 전국시대 서시를 닮고 싶어 안달이 났던 추녀의 모습도 그렇게 추하고 무섭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길을 지나가다 아기와 눈을 맞추고, 함께 웃으면 마냥 행복해진다. 세상 어디에도 어린이의 순박한 웃음을 싫어하는 망나니는 없을 거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웃으면 웃을수록 개인도 행복해지고 사회도 건강해진다. 웃더라도 거짓으로 웃거나 비웃으면 처음에는 몰라도 나중에는 그 그늘진 흔적이 얼굴에 쌓이기 마련이다. 남을 깔보거나 비웃는 습성을 가지면 본인은 모를지 모르지만, 일그러진 잔상이 면상에 남게 된다. 잘나고 못나고 막론하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늠하는 마음 자국이 얼굴에 어려 있기 마련이다. 어쩌면 우리 얼굴에는 쌓아 올린 재물이나 권세가 아니라 얼마나 넉넉한 마음가짐으로 살았는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숨어 있는지 모른다.

2024-05-10 10:27:51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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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기업'밸류업'에 필요한 '사이버IR'

[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기업'밸류업'에 필요한 '사이버IR' 올해 증권시장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는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이다. 만성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합당한 평가를 받도록 한다는 정책이다. 금융위원회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들과 함께 이슈를 이끌고 있다. 일단 시장원리에 의해 정해지는 기업가치를 정부가 나서서 높이려 한다는 데에 대해 일부 거부감도 있지만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닐 것이다. 국내 상장기업들이 주가관리에 그만큼 소홀했고 이 때문에 주식시세가 저평가받는 악순환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국내는 물론 외국인투자자들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를 고질병 정도로 여겨왔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저점국면에 진입했다가 짧게 수익을 챙기고 빠지는 현금자동인출기(ATM)기 정도로 국내증시를 폄하하는 것도 경제 펀더멘털에 훨씬 뒤처지는 허약한 증시체질때문일 것이다. 이는 결국 증시의 3대 축중 하나인 개인투자자의 '탈(脫)한국'을 야기했다. 잘나가는 경기상황과 달리 증시가 방향성을 못잡고 박스피(박스권+코스피지수)에 갇혀 헤매는 동안 중국증시에 투자하는 중학개미, 미국 등의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일본증시로 가는 일학개미 등이 차례로 등장했다. 한국기업에 대한 고질적인 저평가상황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는다면 토종자본마저 해외로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시도는 만시지탄이지만 반길만 하다. 정부는 유관기관,시장참가자들과 함께 기업의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관련 세미나 등을 통해 현재까지 제시된 기업 밸류업 지원 주요 방안은 강제성보다는 상장사의 자율적인 기업가치 제고노력을 우선시하고 있다. 기대했던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나 엄격한 페널티 등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이쯤에서 관심갖고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기업의 적극적인 IR(투자자설명활동) 활성화이다. 밸류업프로그램 기본 방침대로 기업이 자신의 총체적 가치를 제대로 투자자에게 알려 주식시세를 합당하게 평가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IR에 더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기업설명회를 수시로 열어 투자자들과 적극 소통해야겠지만 아직 시장의 관심이 덜한 사이버IR도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상당수 상장사들은 자사 홈페이지를 단순한 사업현황이나 제품소개 등을 홍보하는 수준에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 및 재무상태, 신사업에 대한 구상이나 미래 전망, 기술적 진보 현황 등 제반 기업활동 사항을 투자자들이 좀더 쉽게 접근하고 이해하도록 한다면 밸류업에 한층 도움이 되지 않을까. 물론 기업공시를 통해 관련 정보를 공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접근 난이도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다. 나아가 곧 시행할 밸류업프로그램의 세부사항과 그 이행성과들을 사이버IR 페이지에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수많은 투자자들과의 소통창구로 활용한다면 어떨까. 문제는 사이버IR이 여타 수단과 달리 쉽게 활성화되지 않고 답보 혹은 후퇴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00년대 들어 기업들의 홈페이지 개설이 일반화되는 과정에서 한국거래소는 상장사들에게 홈페이지를 활용한 자사주 시세정보 XML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며 사이버IR를 독려한 바 있다. 지난 2021년부터는 한국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이 업무를 넘겨받아 편의성과 활용도를 높인 유료서비스를 운영중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장사는 전체 상장사가 300여개 이상 늘어난데 반해 크게 늘지를 않고 있다. 기업들이 사이버IR에 관심을 두지 않는 모양새다. 대기업과 달리 다수 중견중소상장사들은 IR담당 인력유지는 물론 홈페이지에 올리는 기업의 일반적 정보 관리조차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이왕 한국거래소, 유관기관, 협회 등과 호흡을 맞춰 증시 밸류업을 위해 시장에 적극 개입하듯이 적극적 IR이 사이버상에서도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그럴려면 더많은 IR서비스 사업자들이 이 시장에서 활동해야 할 것이고 관련 비용은 줄이고 지원은 더 늘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024-05-09 17:23:50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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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36>와인 한 방울에 5만원…로마네콩티

<236>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 와인 한 병을 잘게 쪼개본다. 한 잔씩도 아니고 한 방울씩이다. 액체 한 방울은 0.05㎖. 와인 한 병이 보통 750㎖니까 1만5000방울이 들어있다. 150㎖ 정도로 따른 와인 한 잔이라면 3000방울을 마시게 된다. 쉽게 15만원짜리 와인이라면 한 방울에 10원, 150㎖ 한 잔에 3만원이다. 최상급 와인의 경우 표준 750㎖보다 더 큰 병으로도 많이 나온다. 큰 병에선 숙성이 천천히 진행돼 좋은 상태로 오래오래 둘 수 있어서다. 2배인 1.5ℓ 매그넘부터 더블매그넘(3ℓ), 제로보엠(4.5ℓ), 살마나자르(9ℓ), 멜키오르(18ℓ)까지 용량이 제각각이다. 방울 단위(Price per drop·PPD)로 쪼갠 것은 세계에서 누가 가장 비싼 와인인지 단위당으로 진짜배기를 가려내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다. 역사상 가장 비싼 와인 1위는 명불허전 '도멘 드 라 로마네 콩티(DRC)'다. 누구나 알지만 마셔본 이는 거의 없다는 그 와인 말이다. 한 방울 가격이 미화 40달러(한화 약 5만4000원)다. 독보적이다. 지난 2018년 소더비가 진행한 경매에서 로마네 콩티 1945빈티지 2병이 나왔고, 각각 55만8000달러(한화 약 7억6000만원), 49만6000달러에 팔렸다. 한 방울당 가격은 각각 39.92달러, 35.48달러로 이 기록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았다. 당시 세계 최고가 와인을 가져간 이는 미국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와인수집가인 롭 로사니아였다. 그것도 두 병을 모두 낙찰받았으니 이날 100만달러를 와인에 썼단 얘기다. 2위는 프랑스 5대 샤토 가운데 하나인 샤토 라피트 1869 빈티지다. 무려 한 세기 이전의 와인이다. 2010년 홍콩에서 열린 경매에서 23만3972달러에 팔렸으니 한 방울당 17.96달러였다. 3, 4위 역시 1800년대에 나온 와인이다. 세계 최고의 귀부와인으로 불리는 샤토 디켐으로 1811, 1874빈티지다. 1811 빈티지는 12만 달러로 한 방울당 9.84달러다. 프랑스의 유명한 소믈리에인 크리스챤 바네크가 2011년에 자신의 소믈리에 커리어 50주년을 기념해 2017년에 마시겠다며 구매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샤토 디켐을 맛보기 전인 2015년에 세상을 떠났다. 이밖에도 앙리자이에 본 로마네 크로 파랑투 1978, 샤토 무통 로칠드 1945, 샤토 슈발블랑 1947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와인들이 비싼 와인 상위에 올랐다. 와인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맛이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야 할텐데 희귀성과 상징성 등이 돈으로 환산되는 초고가의 세상에선 얘기가 좀 다르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와인이지만 사실 100년 안팎된 와인은 사실 맛을 담보하기가 힘들다. 훌륭한 와인이라면 길게는 수십 년간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은 과일의 향을 잃고, 색은 갈색으로 바랜다. 모든 와인의 종착역은 같다. 식초다. 혹시나 일어날 기적을 기대해보는 것도 와인 수집의 묘미란다.

2024-05-09 14:35:27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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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순탄치 않아 보이는 22대 국회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비례대표를 포함해 총 175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더군다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다음으로 '제2의 야당' 자리를 차지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 선명성 경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해, 정부·여당과의 대립은 21대 국회보다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22대 국회가 민생과 경제보다는 정치적 이슈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민주당 일부에선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언급했듯이, 이번 총선 결과는 민심이 민주당을 지지했다기보다는 정부와 여당을 심판한 것이란 이유다. 조국혁신당의 예사롭지 않은 돌풍도 이유다. 이번 총선의 비례대표 투표 결과, 조국혁신당이 24.25%를 받아 의석수 12개를 받은 것이 민주당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민주당은 '보편성'을 추구할 것인지, '팬덤 정치'에 기반한 정책을 펼칠지를 놓고 고심하다가 '선명성'을 강조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22대 국회에서 조국혁신당의 '활약'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것인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친명 인사' 위주로 원내대표를 비롯한 요직을 채웠다. 보다 탄탄한 대오를 형성하기 위해서다.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는 박찬대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 자리를 맡았고, 박 원내대표와 함께 일할 원내 수석으로 박성준·김용민 의원이 임명됐다. 특히 정책수석부대표를 맡은 김용민 의원은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이었으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을 언급할 정도로 당내 대표적인 강경파 인물이다. 또, 당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을 비롯해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정책위의장, 전력기획위원장,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등 주요 자리도 친명계가 차지했다. 이 가운데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과 김우영 정무조정실장 등도 강경파로 꼽히는데, 김용민 원내수석과 함께 당내 '투톱'의 의중을 받들며 강경 노선을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혁신당은 애초부터 선명성을 내세워 총선에서 예상 외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힘입어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 입성할 예비 의원들에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빠르고 더 강하게, 더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성의 두 야당은 서로 선명성 경쟁을 벌이듯, 벌써부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두 야당은 8일 국회에서 개최된 '검찰개혁 입법전략 토론회'를 공동 주최하며 검찰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치권에서는 지난주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이 이달 말 재의결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22대 국회에서 바로 재발의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본다. 그 뒤를 이어 쌍특검(김건희 여사 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방송3법, 간호법, 노동조합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이 줄줄이 22대 국회 개원을 기다리고 있다. 22대 국회가 열리는 6월부터 여의도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과 경제는 뒷전으로 밀려날까 걱정되는 이유다.

2024-05-08 16:02:03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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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플라보노이드 풍부한 곰보배추, '뱀차즈기'

건강에 대한 관심은 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 낸다. 예전에는 대중에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들풀이었지만 어느샌가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일명 '곰보배추'라고 알려진 '뱀차즈기'가 바로 그러한 케이스다. 뱀차즈기가 곰보배추로 불리는 이유는 모양새 때문이다. 넓적한 잎이 봄동처럼 땅 위에 퍼져서 나고, 잎사귀 표면에 울퉁불퉁 작은 굴곡이 밀집돼 있다. 하지만 배추와는 전혀 다른 종류이다. 들깨와 같은 꿀풀과에 속하며 꽃 또한 들깨와 비슷하다. 이미 민간에서는 어린잎을 나물로 무쳐 먹거나 잎사귀를 쌈 채소, 김치로 활용해 왔으며 최근에는 찌개나 샐러드 재료로도 활용한다. 뿌리와 잎사귀까지 통째로 말린 후 차로 우려내 마시면 기관지 건강의 유지와 회복에 도움이 된다. 뱀차즈기에는 실제로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 들어 있다. 특히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데 아피게닌, 루테올린, 히스피둘린 등의 성분 등을 꼽을 수 있다. 플라보노이드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항암, 항염증, 항산화 효능 때문이다. 뱀차즈기차가 기관지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덕분이다. 늘 유해한 식품, 물질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뱀차즈기처럼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식품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뱀차즈기는 평소 식재료로 활용하기에도 충분하다. 일반적인 배추와 비교해도 필수 미네랄이 더 많이 들어있다. 음식을 짜게 먹는 사람들이 꼭 신경을 써야 할 칼륨 그리고 임신기, 수유기 여성들이 꼭 섭취해야 할 요오드의 함량도 높다. 비타민 중에서는 눈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A와 간에서 혈액 응고에 필요한 인자 합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K 또한 풍부하게 들어 있다. 뱀차즈기는 한겨울 눈 속에서도 버티고 푸른 잎이 그대로 살아있어 설견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만큼 인간의 몸에도 좋은 성분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논밭 언저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뱀차즈기를 좋아하는 나물 리스트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2024-05-07 09:11:17 최규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