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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AI라는 판도라의상자, 막을 수 있나

지난 1일, 세계적인 '인공지능(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구글에서 퇴사한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그가 구글을 나온 이유는 "AI가 핵보다 더 무서워 더 이상 개발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AI의 악용 시도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핵무기와 달리 AI는 비밀리에 연구하면, 그걸 밖에선 알 방법이 없다. 전 세계의 학자들이 협력해서 AI 기술을 제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힌턴 교수는 AI도 뇌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딥러닝(Deep Learning, 심층학습)'의 개념을 정립한 AI학계의 대부다. 그는 지난 2012년 세계 최대 이미지인식대회인 'ILSVRC'에서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s)을 이용한 학습 방식인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AI의 능력을 대폭 향상시켜 AI 기술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전 세계에서 누구보다 딥러닝 분야를 주도하던 힌턴 교수가 그의 인생 30여년을 헌신해왔던 AI 개발을 후회한다고 선언한 것을 놓고 AI분야 종사자와 관계자들 사이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열린 지 오래다.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기업과 정부기관들이 AI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AI가 인류에게 도움이 될지, 위협이 될지에 대한 논쟁은 끊임 없이 계속 되고 있다. 그 중에서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교수 등은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AI의 개발을 몇개월 만이라도 늦추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업간 경쟁이 뜨거운 판에 어느 기업이 먼저 경쟁에서 뒤처지겠다고 선언하겠는가. 국가간 경쟁이 치열한데, 어느 국가가 경쟁국에 기술선점의 자리를 넘겨주겠는가. 더군다나 AI 개발 경쟁은 미국과 중국이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AI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국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설령, 지금까지는 미국 기업들이 AI를 주도했을 순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그만큼 중국의 AI 기술력이나 특허출원 숫자 등이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이미 2017년 인공지능개발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의 미래경제계획의 핵심이자 일대일로 투자사업과 쌍벽을 이루는 디지털 실크로드 사업의 일부이기도 하다. 중국의 목표는 2030년 또는 그 이전까지 자신들이 AI의 이용·개발·적용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AI기술은 미국이 중국보다 10~15년을 앞선 것으로 알고 있지만, 브렛 킹·리처드 페티의 '테크노소셜리즘'을 보면 AI스타트업들에 대한 미국의 벤처자본 투자 등에 국한했을 때의 얘기라고 한다. 보다 폭넓은 사회 전반을 위한 AI에서 보면 결코 미국이 앞섰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미국은 중국이 군사용 AI에 대한 투자가 2020년에 벌써 700억달러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미국의 펜타곤은 2020년에 약 4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017년 7월 중국이 이미 딥러닝 역량의 핵심 응용분야인 '데이터의 사우디아라비아(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라는 의미)'에서 미국을 앞질렀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당시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7억3000만명인 반면 미국은 3억1200만명으로, 중국이 2배 이상 많다고 했다. AI가 학습하면서 축적하는 딥러닝 지식의 량이 이미 미국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은 AI와 인류의 공존 문제를 놓고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이라도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윤리적 논쟁' 같은 군소리 없이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AI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반(反)중국 진영이 잠시라도 AI 개발경쟁에서 쉬어갈 경우, 세계적인 AI 주도권은 중국에게 넘어갈 것이다. 지금의 정치·외교적 상황을 보면, AI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 AI라는 판도라의 상자는 이미 열렸고, 세계 각국이 '인류를 위한 AI 개발'을 위해 협력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AI'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을 보면, 판도라의 상자는 '희망'만 남은 채 곧 뚜껑이 닫힐 것이다.

2023-05-03 14:53:0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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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의 부동산 세상] ‘납품대금 연동제’ 피하기 위한 계약기간 및 금액 쪼개기는 위법

2023년 10월 4일 이후 최초로 체결하거나 갱신되는 수·위탁 거래부터 상생협력법상 '납품대금 연동제'가 적용된다. '납품대금 연동제'란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일정기준 이상 변동하는 경우 그 변동분에 연동해 주기적으로 납품대금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제 해당 거래가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 대상인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상생협력법이 적용되는 '수·위탁 거래'여야 한다. '수·위탁 거래'란 제조, 공사, 가공, 수리, 판매, 용역을 업으로 하는 자가 물품 및 부품 등의 제조, 공사, 가공, 수리, 용역을 다른 중소기업에 위탁하고, 제조를 위탁받은 중소기업이 전문적으로 물품 등을 제조하는 거래를 말한다(제2조 제4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거래는 물론이고 중소기업간의 거래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또한 하도급법상의 하도급거래와 달리 위탁기업인 중소기업이 수탁기업인 중소기업보다 매출액이 더 많을 필요도 없다. 하도급거래와 달리 업에 따른 위탁이 아니어도 가능하므로, 용역업자가 제조위탁을 할 경우 하도급거래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수탁·위탁 거래에는 해당한다. 다음으로 납품대금 연동대상인 '주요 원재료'인지 따져봐야 한다. 물품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원재료로, 그 비용이 납품대금의 10% 이상인 원재료를 말한다. 천연재료, 화합물, 가공물, 중간재 등을 포함하는데 이에 한정되지 않는다. 연동제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지도 살펴봐야 한다. ▲위탁기업이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인 경우 ▲거래기간이 90일 이내인 경우 ▲납품대금이 1억 원 이하인 경우 ▲납품대금 연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연동제가 적용되지 않는다(제21조 제3항). 다만 이러한 예외규정을 악용해 계약기간이나 금액을 쪼개거나 수탁기업에게 합의를 강요하거나 유도하는 경우, 탈법행위에 해당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및 벌점이 부과될 수 있다(제21조 제4항, 제43조 제2항). 이러한 검토 단계를 거쳐 연동제 대상임이 확정되면 위탁기업은 '연동 약정서'를 발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연동제의 핵심이다(제21조 제1항). 위 약정서에는 연동대상인 물품 등의 명칭, 주요 원재료, 조정요건, 기준지표, 산식 등을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위탁기업은 수탁기업과 성실히 협의해야 하고, 성실한 협의 의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 및 벌점이 부과될 수 있다(제21조 제2항, 제27조, 제28조의2). 이러한 약정서를 발급하지 않은 경우에는 위탁기업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및 벌점이 부과될 수 있고,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다(제27조, 제28조의2, 제43조 제3항). 추후 위탁기업 및 수탁기업은 위 약정서에 기재된 대로 조정일마다 원재료 가격의 변동률이 조정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한 후, 조정요건 충족 시 연동 산식에 따라 납품대금을 조정하고 이를 '납품단가 변동표'에 기재해야 한다. 위탁기업이 연동대금을 미지급하는 경우, 시정명령 및 벌점이 부과될 수 있다(제27조, 제28조의2). 또한 위탁기업이 연동약정을 이행하지 않기 위해 위탁을 임의로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경우에도 시정명령 및 벌점이 부과될 수 있다(제25조 제1항 제1의2호, 제27조, 제28조의2). ※여지윤 변호사의 고정 칼럼 [여지윤 변호사의 알기 쉬운 재건축 법률]이 5월2일자부터 [여지윤의 부동산 세상]으로 타이틀을 바꿔 연재합니다. 앞으로는 온국민의 상시 관심사인 부동산시장과 그 주변까지로 영역을 넓혀 이슈를 분석하고 더 나은 방책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2023-05-02 22:14:05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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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알맹이 빠진 '에드워드 호퍼' 전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는 1882년부터 1967년까지 살았던 미국의 리얼리즘 작가이다. 황량한 도시 또는 시골 환경에서 외로운 인물을 묘사한 그의 그림들은 시대를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요한 절망과 소외, 나른한 권태를 보여준다. 바쁜 도시인들의 심리적 그늘과 공허함이 '정지된 시간'에 담겼다. 호퍼의 국내 첫 개인전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오는 8월 20일까지 개최된다. 그와 관련된 기록 4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미국 휘트니미술관과 공동 기획했다. 작품들은 20세기 초 미국의 생활 풍경 화가들의 모임인 애시캔파(派: Ashcan School)의 일원이면서 호퍼의 스승이었던 로버트 헨리의 영향을 받은 인상파 경향의 그림에서부터, 신비적 이상주의자 겸 사상가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수채화, 드로잉 등을 아우른다. 모두 160여점이다. 전시는 이를 연대기가 아닌 파리, 뉴욕, 잉글랜드 등 작가의 활동지역(여정)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눈에 띄는 작품은 긴장감 역력한 에칭(etching)들이다. '밤의 그림자'(1921), '이스트사이드 실내'(1922) 등의 작품을 통해 렘브란트를 좋아했던 작가의 성향을 읽을 수 있다. 명암대조에 의한 극적 표현을 특색으로 한다. 때문에 일부에선 그를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은 이들을 지칭하는 화파인 테네브로시(tenebrosi)로 분류한다. 전시에선 작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장부, 사진, 편지와 같은 기록물 110점도 함께 선보인다. 호퍼는 40대가 돼서야 주목을 받았는데, 30대 초반이었던 1913년 뉴욕에서 개최된 미국 최초의 국제 현대 미술전인 아모리 쇼(Armory Show)에서 처음으로 작품을 판매한 것을 제외하곤 벌이가 신통치 않아 생계를 위해 광고·출판물 삽화, 잡지 표지 디자인 등을 그렸다. 이들 자료는 호퍼의 예술이 구축되는 과정과 그의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필 수 있도록 돕는다. 유화는 50여점이다. 그가 남긴 유화가 400여점인 것에 비춰 다소 적다. 그러나 갈수록 도시화되고 산업화되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느낄법한 불안과 초연함,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들, 그리고 정서적 공허 못지않은 인간의 온기는 남아 있다. 대표작은 당시 78세였던 아내 조세핀을 모델로 한 '햇빛 속의 여인'(1961)이다. 휴식 같은 장면 속 왠지 모를 무상함이 감도는 게 특징이다. '푸른 저녁'(1914) 또한 강렬한 느낌을 전달한다. 같은 공간에서조차 익명의 존재로 머무는 당대 우리 모습을 옮긴 듯해 공감도가 높다. 이 밖에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밤의 창문'(1928)을 비롯해 말년의 밝고 화사한 색감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이층에 내리는 햇빛'(1960) 등도 눈길을 끈다. 다만 올 상반기 가장 기대를 모은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알맹이는 거의 빠졌다. '해외 소장품 걸작 전'의 일환이라는 설명이 무색할 정도다. 일례로 호퍼하면 떠오르는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1942)은 목탄 습작으로 나왔다.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2013)에 영감을 준 '객차'(1965) 등의 작품들과 대공황을 겪은 1930년대 이후의 시대상과 군상들의 쓸쓸한 내면이 짙게 묻어나는 '호텔 방' 시리즈, 1920년대 주요 작품군인 '자동판매기(식당)'(1927)와 '찹 수이'(Chop suey, 1929) 역시 누락됐다. 판화, 스케치 등도 가치가 있지만 혹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고 할 법하다. 이들 작업이 출품되지 않은 건 휘트니미술관 소장품이 아니어서는 아닌 듯싶다. 뉴욕현대미술관이나 톨레도 미술관 등 여타 미술관에서 빌려 온 작품들도 내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한 여성이 침대에 홀로 앉아 무표정하게 창밖을 응시하고 있는 '아침 햇살'(1952)과 같은 작품은 지난해 휘트니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임에도 이 또한 만날 수 없다. 사실상 이번 전시는 에드워드 호퍼 '아카이브 전'에 가깝다. 전시 제목도 아카이브 전으로 바꿔야 정직하다. 전시 성격과 별개로 동시대미술을 선도해야 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굳이 4개월 동안 전관을 내주면서까지 상업적 성격의 블록버스터 전시를 해야만 했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반세기 전 죽은 망령을 소환해 오랜 기간 박제할 만큼 세상이 한가한지 되묻게 된다. 외국 유명 미술관 소장품을 돈 주고 끌어와 재탕하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기획 역시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관람객 수가 미술관 운영의 주요 성과지표 중 하나임을 모르진 않으나 '브랜드 장사'는 일반 전시기획사들이 해도 된다.■ 홍경한(미술평론가·LHC Larchiveum 총괄디렉터)

2023-05-02 13:52:4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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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전원에 산다] 당일치기 야유회

얼마전 마을 입구에 플래카드(현수막)가 걸렸다. 현수막은 당일치기 마을 야유회 안내문구. 마침 마을회관 앞 노인들이 흩어지기에 앞서 "이번엔 어디로 가느냐"며 술렁였다. 지난 3년간 마을에서는 변변한 행사 한 번을 못 치렀다. 특히 여행은 꿈도 못 꿨다. 이제 코로나에서 해방된 감정으로 마을사람 모두 여행을 떠날 수 있다니 반가울 수밖에. 도시민들에게야 그저 소소해서 별다를게 있겠냐 싶지만 여기서는 큰 행사다. 올해는 봄이 일찍 왔다. 이전보다 열흘은 빨리 온 것 같다. 그래서 4월 초순께 모종을 내고 모내기 준비를 하는 등 분주했던 집도 많다. 이런 여행은 농번기전 막간에 즐기는 망중한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아주 오랜만에 지친 심신을 달랜다고나 할까. 마을에서는 연말 전체 회의가 있고 연초에 척사대회를 열고 윷놀이 등을 즐긴다. 그리고 5월초 마을 전체가 농번기 직전 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름 한철 삼복더위에 마을 사람이 모여 다같이 밥을 먹는 날 등 대체로 네번 정도 정기적인 모임과 한두차례 긴급한 회의가 열리곤 한다. 노인들의 기쁨이 유독 커보였다. 어느 노인은 어디로 여행가느냐고 묻지만 이장은 그저 의견을 듣고 있다고만 대답할 뿐이다. 필자는 26년 전 마을로 이사온 후 3년째가 돼서야 마을 여행에 처음 합류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도 들어가지 않았을 때, 작은 녀석은 잘 걷다가도 이따금씩 산길을 걷거나 해변을 산책할 때는 안아달라고 보챘던 기억이 난다. 그해 마을에서는 설악산과 동해바다를 거쳐 내린천을 따라 돌아왔었다. 오전 8시 출발해서 오후 10시쯤 귀가, 젊은 나에게 힘든 하루였다. 그렇더라도 하루쯤 놀이에 빠진 이들에겐 그날의 즐거움을 무엇과 바꾸랴. "여즉 꽃구경 한 번 제대로 못 했잖여. 여행간다니께 아들, 딸들이 용돈도 보내고." 도시로 나가 사는 자식들에게도 부모님의 야유회가 반가울 터. 노인들의 웃음소리는 마을회관이며, 노인정 뿐만아니라 동네 곳곳에 가득한 봄날이다. 마을 여행 경비는 마을 지원금을 활용한다. 우리 마을은 송전철탑이 지나기 때문에 각 가구당, 마을당 전기 송출법에 따른 지원금을 받는다. 또 상수원 보호권역에 해당, 일정한 정도의 지원금을 또 받는다. 그 지원금은 마을사업과 정비 등에 쓴다. 그래서 이장과 총무는 '마을가업이 모범적인 곳'에서 견학을 겸하고 싶어 골머리를 싸맬 지경이다. 마을사람들 요구도 맞춰줄 만한 곳이 만만하게 있기나 할런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 마을기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꽤 높은 수익을 내면서도 귀촌이 늘어나고 있는 곳을 가본적이 있다. 다름아닌 용대리 황태마을이다. 마을에서는 용대리∼백담사간을 운행하는 버스회사, 황태가공공장과 식당, 펜션 등 여러개의 마을기업을 성공시켜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고 있었다. 수익 분배를 보면 입을 떡 벌리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수익으로 마을 도서관과 공부방을 운영하고 장학금을 준다. 또 일부는 명절날 선물세트와 수익금을 배분, 수십만원씩 나눠주는가 하면 100여개의 일자리도 창출해 모범적인 마을기업 사례를 보여줬다. 흥미롭고도 놀라운 기업을 보고는 우리 마을에도 들여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우리 마을에서도 노는 땅을 이용해 주말농장, 창고대여, 고구마사업 등을 하고 있지만 좀더 확실한 수익모델을 찾아내려고 애쓰는 중이다. 그래서 아마도 야유회 주제가 '모범적인 마을기업 탐방하기'로 정한 듯 하다. 모처럼 떠나는 당일치기 산책이 또 한해를 살아갈 힘이 된다는 걸 여기서 새삼 알게 된다.

2023-05-02 08:03:39 이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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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주는 봄꽃 '매화'

매화는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에게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봄꽃이었다. 추위를 뚫고 이른 초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모습을 어려움 속에서도 꼿꼿이 자신의 길을 가는 선비의 정신에 빗대기도 했고, 그래서 매화는 사군자 중 하나로 사대부들이 즐겨 그리던 그림의 소재이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은 매화를 단순히 눈으로만 보고 감상하지 않고 이를 건강에 좋은 약차로도 활용했는데, 봄철 매화를 따서 잘 말려 두었다가 이를 두고두고 차로 즐겼다. 은은한 향이 매력적인 매화는 들뜨는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운 봄철 학업이나 업무 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선비들이 학업에 정진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맑게 하며 평온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매화차를 즐겼듯이, 치열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도 매화차를 건강차로 활용할 만하다. 바쁜 생활 가운데 여유를 찾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쉽게 지치거나, 불안이나 고민이 끊이지 않아 피로를 많이 느낀다면 매화차를 자주 마시면 훨씬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매화는 마음뿐만 아니라 속도 편안하게 다스려 준다. 자극적인 외식이나 배달 음식 등으로 항상 소화가 원활하지 않고 속이 더부룩하며 체한 것처럼 자주 꽉 막힌 느낌이 든다면 매화차를 자주 마시면 좋다. 위장의 운동을 촉진해서 소화불량을 해소하며, 불편하고 불쾌한 느낌이 드는 소화기를 한결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마찬가지로 임신 초기에 임신부들 중에는 심한 입덧으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늘 속이 울렁거려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도 매화가 도움이 되는데 매화차를 1~2잔 마시면 입덧으로 인한 메스꺼움과 구토 등의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다. 또한 매화는 간 기능을 보호하며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술이나 담배, 각종 환경 오염으로 인한 독성물질의 체내 축적을 막아주는 데도 좋다. 폐 기능 역시 강화해서 호흡기 면역력을 높이며 푸석푸석하고 거칠어진 피부를 촉촉하고 탄력 있게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2023-05-01 06:39:59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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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경제안보차원의 金

[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경제안보차원의 金 "달러 약세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현재의 가격으로 금을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수 있다" 미국의 통화제도 분석가이자 뉴욕 월가에서 투자 및 위기관리 전문가로 30년 이상 활동해온 제임스 리카즈가 최근 언론기고를 통해 던진 화두이다. 저서 '금의 귀환' '화폐의 몰락' 등을 통해 '금 신봉자'의 면모를 보여온 리카즈가 편협한 사고를 재연했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 글로벌 정세 속에서 그의 주장을 도외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세계 80여개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수십년래 가장 많은 량의 금을 사들였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금 수요는 지난 2011년 이후 최대치인 4741톤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했다.눈여겨볼 것은 중앙은행들의 금매입량이 전년대비 152%나 증가한 1136톤이었다는 점이다. 1967년 이래 최대규모이며 올해도 대다수가 금매입량을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과 전세계적 '금사재기' 열풍 속에 금값도 치솟아 이달 중순에는 트로이온스당 2048달러대(6월물)에 올라 역대 최고치인 2020년 8월 2069달러의 턱밑까지 갔다.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는 연내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아래 달러가 약세에 들어가는 반면 금값은 강세를 보이며 온스당 2300달러까지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전자산 달러의 대체재이지만 지난해 강달러 속에서 역의 추세를 보인 금의 이례적 강세 배경은 미·중 갈등 심화와 우크라이나전쟁, 신냉전체제 구축 등 글로벌 지정학적 구조 변화가 꼽힌다. 특히 비서구권 국가로의 금 집중 상황이 눈에 띈다. 미국 패권주의에 맞서는 중국은 2010년 이래 13년동안 공식적으로만 1400톤의 비축물량을 늘렸다. 전쟁과 서방의 경제제재에 갇힌 러시아도 같은 기간 1500톤을 사들였다. 터키 중앙은행의 지난해 금 비축량은 148톤이었고 폴란드, 체코 등 동구권과 이란, 인도, 아랍권 등도 공격적으로 금을 사들인 나라이다. 이들 대부분은 달러패권에 도전하는 나라들이거나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고 있는 나라들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전세계 금 공급량은 지난 2010년이래 4000~5000톤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주요국 중앙은행은 최근 7년동안만에도 공식 보유고를 6% 이상 늘렸다. 최근 3년간 강달러 기조속에서도 금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매집추세를 타고 가격 우상향 기조를 뚜렷이 보이고 있다는 평가이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사재기와 달리 우리 한국은행은 어떤가. 2013년 이후 보유량이 10년째 104.4톤(매입액 기준 47억9000만달러)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1월 외환보유액(4299억달러) 대비 1.1%선에 그치고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10여년전 투자실패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고 이자없는 무수익자산에 대한 거부감과 미 국채 등 초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리스크회피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의 금비축열풍이 단순히 투자자산의 안전수익만 고려한 것일까. '금 사재기' 국가들의 면면을 보면 아닌 듯하다. 미중갈등과 신냉전체제 구축, 공급망 재편, 자유무역 퇴조 등 국제질서 재편 속에서 지난 수십년동안 절대 안전자산으로 군림했던 달러 패권의 퇴조 상황까지 내다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과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미 국채에 대한 불신이 대체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을 강하게 부각한 것도 금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신흥국이나 지정학적 위험을 안고 있는 나라들로서는 이제 달러나 미 국채에 대한 맹신을 줄여가는 시점일 수 있다. 그러면 우리도 국내 금보유량을 단순 투자수단으로만 여기지 말고 국가외환시스템의 안정성을 떠받치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금의 활용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보수적 자산운용에 계속 집착한다면 정부가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등의 사례를 봤으면 한다.

2023-04-27 17:45:26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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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Why) 와인]<194>한미 콜라보 국빈 만찬…와인은?

화려하고 정갈한 식탁이 차려졌다. 미리 공개된 사진에서 오른편에 마련된 잔은 총 4개. 물잔 하나를 빼면 이날 나올 와인이 3가지가 되겠구나 짐작해본다. 화이트 와인잔, 보르도 스타일의 레드 와인잔,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잔이다. 놓인대로 보자면 화이트 와인이 가장 먼저 나오겠고, 메인 요리에는 이변없이 레드 와인이다. 그리고 스파클링 와인은 잔이 가장 뒤로 빠져있으니 전채요리가 아닌 디저트와 짝을 맞출 모양이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2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빈만찬이 열렸다. 메뉴는 게살 케이크와 소갈비찜 등 메뉴는 한미 양국의 음식들을 잘 '콜라보'했고, 와인은 슈램스버그를 제외하고는 다소 생소했지만 훌륭한 마리아주를 선보일 만한 것들이 올라왔다. 그도 그럴것이 어느 한 나라의 음식으로만 차린다면 좀 더 의미있는 와인을 찾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퓨전차림은 음식과 잘 어울리기만 해도 다행이니 말이다. 국빈만찬을 코스대로 눈으로 즐겨보자. 먼저 첫 코스다. 양배추와 콜라비, 펜넬, 오이채가 곁들여진 게살 케이크에 소스는 고추장과 서양식 식초, 오일 드레싱을 섞은 '고추장 비네그렛(Gochujang Vinaigrette)'이다. 차가운 호박 수프에는 절인 딸기와 들깻잎 오일이 곁들여졌다.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산 페르디난드 알바리뇨 2020 빈티지다. 알바리뇨는 스페인 품종인데 캘리포니아에서도 일부 재배한다. 산도가 쨍한 상큼한 매력과 함께 짭조름한 풍미로 해산물은 물론 향신료가 강한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은 아니지만 절대적으로 음식과의 마리아주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메인코스는 한국의 갈비찜 소스를 사용한 소갈비찜에 강낭콩, 당근, 잣 등을 곁들였다. 와인은 역시 미국산으로 재누익 메를로 2020 빈티지다. 워싱턴에서도 가장 좋은 와인산지 중 하나라는 레드 마운틴에서 자란 포도로 만들었다. 워싱턴에서도 따뜻한 지역인만큼 재누익 메를로는 힘차면서도 타닌은 부드럽고, 붉은 과실과 초콜릿, 말린 무화과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디저트로는 아이스크림에 베리류, 쿠키와 함께 '된장 캐러멜'을 곁들인 바나나 스플릿이 올려졌다. 이와 함께한 마지막 와인은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 2019 빈티지다. 스파클링 와인으로 백악관 만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됐다는 그 슈램스버그가 맞다.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전통 샴페인 제조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와인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 것은 1972년 건배주로 쓰이면서다. 미국 닉슨 대통령과 중국 주은래 총리는 베이징회담에서 '평화를 위한 축배(Toast to Peace)'로 슈램스버그 와인을 들었다. 블랑 드 블랑은 청포도로만 만들었단 뜻이다.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은 샤도네이 품종만으로 만드며, 병 속에서 효모와 함께 3년간 숙성해 출시한다. 우아하고도 은은한 감귤과 복숭아, 효모, 구운 아몬드 등의 복합적인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2023-04-27 14:09:16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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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계약이 파기 되었을 때의 중개보수는

계약이 파기 되었을 때의 중개보수는 어느 프랜차이즈 기업의 매장 입점 계약 당시 있었던 일이다. 그 회사는 어렵사리 마음에 드는 매장 자리를 찾아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잔금일 직전에 건물주의 변심으로 입점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차 계약이 해제돼 사업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지만, 어쨌든 건물주로부터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받은 것만은 위안으로 삼았다. 그런데 해당 계약을 중개했던 중개사로부터 날벼락 같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현행법 상 중개사의 과실로 인한 계약 해제가 아닌 이상 중개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건물주로부터 더 받은 계약금만큼의 액수 대부분이 중개수수료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 임차인으로서는 사업에도 차질이 생기고, 건물주로부터 더 받은 돈은 거의 중개수수료로 날리게 되는, 그저 시간과 노력만 허비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가령 어느 건물의 임대조건이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1억원이라고 하자. 해당 건물에 입점하기위해서 계약을 했다면 중계수수료는 '환산 보증금'을 기준으로 산정하게 된다. 즉 보증금 10억에 월임대료 1억의 100배를 더한 값, 10+1×100=110억이다. 상가 임대차의 경우 상한 요율은 이 환산 보증금의 0.9%이므로 중개사는 건물주로부터 더 받은 1억원 중에서 많게는 9900만원까지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만일 상가임대가 아니라 주택을 매입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군가가 서울에서 10억원짜리 아파트를 한 채 사기로 했다가 매도자의 일방 변심으로 그 계약이 해제 된다면, 매수자는 당초 계약금(매매가의 10%)인 1억을 더 받게 된다. 현재 서울시 조례로 정해져있는 중개보수에 따르면 10억원짜리 주택의 중개보수는 매매가의 0.5%, 약 500만원 선이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거래가 해제되어 아쉽더라도 이로 인한 가외 이익이 1억원에 달하는 만큼, 그 중 500만원의 중개보수 정도는 흔쾌히 내줄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상가 매입도 마찬가지다. 10억짜리 상가의 중개보수 상한선은 약 900만원이므로, 1억원을 벌게 된 매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다. 그 외에도 중개보수 체계에 문제가 많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단순히 보수가 많고 적어서 문제가 아니다. 현행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11억9999만원짜리 집을 중개할 때 보다 12억의 집을 팔때 중개사는 중개보수는 최고 20%나 더 받을 수 있다. 만원짜리 한 장 차이로 중개요율이 20%가 뛰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도인이 12억원짜리 집을 팔때 조금 깎아줄 용의가 있더라도, 중개사는 기를 쓰고 막게 된다. 시장왜곡에 중개보수 체계도 한몫하는 셈이다. 지난 조례개정으로 몇 차례 개선된 점도 있지만, 여전히 전형적인 '일 안하는 직장인'의 결제서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시 상가임대에 실패하고 계약금의 배액 상환금까지 중계보수로 날리게 된 임차인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파기된 계약 당사자에게 굳이 중개 수수료를 모두 받아내겠다는 중개사의 경우, 다툼의 소지가 있을뿐더러 앞으로의 영업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임차인의 경우 조금 면밀하게 계약을 준비하면 훨씬 나은 상황이 될 수 있다. 계약서를 쓸 때는 계약 해제시 중개보수 요율에 대한 특약을 넣는 것이 좋다. 가령 임대인의 일방변심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의 중개보수는 약정금액의 일부 정도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협의 내용이 아닌 중개사에게 요청할 사항이기 때문에 말하기가 껄끄럽지도 않다. 중개사는 누구보다 계약을 성사시키려는 입장이므로 그 협의 단계에서는 미리 대비하여야 한다. 그 내용은 계약서 상에 넣기 보다는 공인중개사가 계약시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여백에 펜으로 한 줄 정도 써넣고 중개사가 서명이나 날인을 하면 된다. /이수준 로이에 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3-04-26 14:29:19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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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수의 돌직구] 영원한 우방도, 적국도 없다

한국이 3년여 만에 일본을 상대로 한 제재와 대응을 모두 이전 상태로 되돌렸다. 산업부는 '전략물자수출입고시'를 개정해 24일부터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시 수출 심사를 우대하는 리스트 포함시켰다. 이에따라 이날부터 국내 기업이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시 심사 기간이 기존 15일에서 5일로 단축되고, 개별 수출 허가시 신청 서류도 5종에서 3종으로 간소화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일본이 반발하며 이듬해 7월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소재의 3개 품목 수출 금지에 이어 같은해 8월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당시 우리 정부가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건도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철회했다. 일본도 지난달 반도체 3개 품목 수출 규제를 해제했으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은 미해결된 상태다. 우리 정부는 조만간 일본측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절차상 범정부 각의를 거쳐야 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양국간 화이트리스트 복구 논의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이 먼저 규제를 모두 해제한 건 의아한 부분이다. 러시아에 대한 전략품목 수출 규제는 강화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제재의 일환이다. 정부는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허가 품목에 741개를 추가하고, 이들 품목이 제3국을 우회해 러시아측에 유입되지 않도록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한 러시아의 추가적인 맞대응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시사하는 발언에 러시아측은 즉각 '북한에 최신 무기 제공' 등을 언급하며 반발했다. 푸틴의 최측근은 최근 서방국가들의 대 러시아 전면 수출 금지 검토에 대해 흑해 곡물협정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러시아측의 곡물 거래 중단은 우리 곡물 수입에도 영향이 크다. 대 중국 수출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외교 문제도 심상치 않다. 윤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해 언급한 데 대해 중국은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거칠게 반발하고, 중국 관영매체는 연일 한국 외교를 비난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우리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 추세로 무역적자는 1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품목별로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이 컸는데,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반도체 수출비중은 33.4%나 급감했다. 전산업 대비 ICT(정보통신기술) 수출 비중은 30% 아래로 추락해 2002년 이후 최저다. 북미와 유럽 상황도 어렵다. 우리와 혈맹인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모두 제외됐고, 유럽연합(EU)의 반도체법 도입 절차가 진행되는 등 우리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에 먹구름이 껴 있다.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우리 외교가 어느 한쪽에 선 결과로, 영원한 우방도, 적국도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패권 다툼을 시작으로 한 탈중국 등 공급망 재편의 요체는 자국 우선주의다. 지금의 글로벌 공급망 변화 앞에선 어느쪽에 서느냐보다 국익이 우선이다. 윤 대통령 일행이 이날부터 5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시점에서 우리 외교가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2023-04-24 15:59:35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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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칼럼] 경기 하락장에는 콜라보로 승부하라

최근 정부나 민간 기관에서 발표하는 경영분석, 보고서 등에는 우중충한 먹구름이 가득하다. 특히 음식숙박업의 경우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은 코로나 발생 전 대비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성장률 감소 또한 역대 최장기간 지속 중이다. 자영업 대출은 자연히 심각한 수준으로 늘고 있다. 여러가지 원인과 악재가 복합적으로 산재해 있어 자영업과 창업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가 정말 너무 어려운 지금이다. 특히나 영업을 위해 구매 해야 하는 원부재료 가격이 평균 25% 상승했고 각종 공과금등의 경상비는 20%이상 상승된 현상이 직격탄일 수 있다. 확실한 대안이 없는 한, 함부로 속단하지 말고 신중하게 헤쳐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요즘 그 한가지 방법 중 하나가 자영업과 창업시장에서 부는 콜라보레이션을 포함한 점포 복합화 바람이다. 하나의 아이템에 하나를 더하거나 3~4개의 아이템을 콜라보레이션 한 경우다. 이는 앞서 말한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소비 위축을 극복해 보고자 다양한 아이디어로 나타나고 있다. 즉, 하나의 아이템으로 승부하기보다는 연계할 수 있는 아이템을 함께 판매해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증가시켜 불황을 탈출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복합화는 저비용으로 매출 다각화를 꾀하는 대표적인 창업 형태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미 활성화되고 있는 도시락을 더한 편의점뿐 아니라 AI 등 대외적인 변수를 대처하기 위해 피자나 스파게티, 떡볶이를 더한 치킨 전문점, 프리미엄 샌드위치나 젤라또 등을 더한 커피전문점, 타코와 브리또를 더한 김밥 전문점, 이탈리안 커틀렛과 파스타를 특화 시킨 돈가스 전문점 등이 대표적이다. 요즘은 화원과 커피전문점, 이동통신대리점과 커피아이템접목, 서점과 커피 등 다양한 복합화가 전업종에 걸쳐 진행중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코리안+베트남+타이 음식을 한곳에서 맛볼 수 있는 에스닉푸드 전문점까지 복합형 창업은 현재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창업시장의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화(콜라보레이션) 창업에 성공하려면 다음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 첫째, 단순히 하나의 아이템에 다른 아이템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키울 수 있는 아이템을 결합하라. 둘째, 변화하는 트렌드를 파악한 후 그것이 반영된 업종을 선택하라. 셋째, 꼼꼼하게 따져서 투자대비 수익성이 높을 업종을 선택하라. 넷째, 타깃 소비자층의 특징과 구매성향, 선호도 등을 분석한 후 이에 맞는 적절한 전략 구사하라. 다섯째, 운영의 안정성을 고려해서 수익률의 변동이 크지 않는 업종을 선택하라. 복합형 창업 중 특히 소자본 창업의 경우에는 투자대비 수익성이 높은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투자비를 최소화하면서 고객들이 답답함을 느끼지 않는 효과를 불러 와야 하므로 상품의 배열이나 인테리어에도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앞으로도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복합형 창업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합형 창업, 여기에 차별화된 콘셉트와 마케팅 전략이 뒷받침된다면 성공창업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 /프랜차이즈브랜드 M&A전문기업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소장 (컨설팅학 박사)

2023-04-24 15:18:10 김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