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기획코너 > 스타인터뷰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에이핑크의 변화와 성숙, 그리고 음악에 대한 자부심

[스타인터뷰] 에이핑크의 변화와 성숙 그리고 음악에 대한 자부심 3집 '핑크 레볼루션'으로 활발한 활동 예고 청순 걸그룹 에이핑크가 1년 2개월의 공백기를 깨고 한층 더 성숙하고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팬들 곁에 돌아왔다. 에이핑크(박초롱, 윤보미, 정은지, 손나은, 김남주, 오하영)는 26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 대공연장에서 3집 정규앨범 '핑크 레볼루션(Pink Revolution)' 쇼케이스를 열었다. 멤버들은 'Ding Dong(딩동)' 'Boom Pow Love(붐 포우 러브)'에 이어 타이틀곡 '내가 설렐 수 있게' 무대까지 완벽하게 선보였다. 에이핑크는 같은 날 0시 전 음원사이트를 통해 3집 앨범 '핑크 레볼루션' 전곡을 공개, 완전체 컴백을 알린 바 있다. 타이틀곡 '내가 설렐 수 있게'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지니와 소리바다, 몽키3, 올레뮤직, 엠넷뮤직, 네이버뮤직, 벅스뮤직 등 주요 7개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 1위를 기록했다. 해당 곡은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 트와이스의 '치어 업' 등 수많은 걸그룹 히트곡을 만든 블랙아이드필승의 신곡이다. 이에 에이핑크의 신곡이 또 한 번 범대중적 히트곡 반열에 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 힙합 리듬이 가미된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댄스 장르로 연인을 향한 가슴 벅찬 설렘의 메시지를 담았다. 아름다운 기타 선율을 바탕으로 에이핑크의 감성 짙은 보컬을 감상할 수 있다. 이날 에이핑크 멤버 남주는 "이번 앨범은 '핑크 레볼루션'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기존에 보여드렸던 에이핑크의 이미지와는 조금은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여자로서의 성숙함, 그리고 첫사랑 이미지까지 느낄 수 있다"고 앨범 콘셉트를 밝혔다. 이번 앨범은 수록곡 외에 자켓 사진을 보는 재미도 더했다. 촬영 콘셉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촬영했다. 멤버 은지는 "모노, 파스텔, 비비드로 자켓 촬영이 이뤄졌다"며 "다채롭게 진행됐기 때문에 촬영하면서도 즐거웠고, 팬분들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1년 '몰라요'로 데뷔한 에이핑크는 수줍은 설렘을 전하며 '국민 청순돌'로 자리잡았다. 매번 앨범마다 변화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앨범은 조금 더 변화의 폭이 크다. 리더 초롱은 "데뷔 6년차에 접어든만큼, 조금 더 발전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신경을 더 썼던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은지 역시 "그동안 활동을 하면서는 '귀에 쏙쏙 박히는 음악'을 추구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 소록곡들은 직접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후크송인적인 느낌보다 멜로디 자체가 예쁘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대중에게 '듣기에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멤버들의 앨범 참여도도 다른 때에 비해 높았다. 앨범 컨셉과 뮤직비디오 스토리 구상은 물론, 의상까지 멤버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멤버 초롱은 직접 앨범 수록곡 'To. Us'의 작사를 맡기도 했다. 이날 멤버 하영은 에이핑크가 섹시 콘셉트를 내세우지 않았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만의 어울리는 색깔의 옷을 입었던 것 같다. 데뷔 때부터 그때 그때 나이대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콘셉트를 소화했던 것 같다"며 "그동안 신사동호랭이와 앨범 작업을 하다가 블랙아이드필승과 함께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우리가 생각했던 콘셉트와 곡이 잘 맞아떨어져서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멤버들은 "이번 앨범 수록곡들이 기존에 활동했던 곡들의 색깔과 사뭇 다르기 때문에 어색해하실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노래'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만큼 팬분들도 사랑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을 마쳤다. 에이핑크는 이번 앨범을 통해 한층 성숙된 음악적 성장과 변화를 담았다. 이번 정규 3집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다양한 장르와 콘셉트를 시도한 9트랙이 수록됐다. 그동안 에이핑크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에이핑크는 이번 주부터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2016-09-26 18:12:15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아수라' 주지훈 "나이 먹을수록 평온해져…현장 더 즐기게 됐죠"

소년은 어느 순간 청년이 되고 또 어른이 된다. 달콤하고 행복하게만 느껴지던 세상은 어느 순간 고통과 시련으로 가득한 곳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배우 주지훈(34)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캐릭터의 변화가 딱 이렇다. 한때 로맨틱 코미디 속 훈훈한 남자 주인공을 주로 맡았던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영화 속에서 거친 남성들의 세계를 온몸으로 겪는 캐릭터로 배우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좋은 친구들'과 '간신'이 바로 그 증거였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아수라'(감독 김성수)에서 주지훈은 지옥과 같은 폭력적인 세계와 마주한다. 영화는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무대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지훈은 주인공 한도경(정우성)이 친동생처럼 챙기는 후배 경찰로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수행팀장이 되는 문선모 역을 맡았다. 세상 물정 모르고 순수하게 살아가던 문선모는 박성배와 함께 일을 하면서 지옥 같은 세상에 점차 물든다. 주지훈은 '아수라'를 "버킷리스트 중 여러 개를 한꺼번에 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꿈 같은 작업이었다는 뜻이다.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정만식 등 내로라하는 선배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것이 그랬다. '비트'의 김성수 감독, 그리고 '신세계' '무뢰한' 등을 제작한 사나이픽처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아수라'는 거부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 영화 속 인무들은 대부분 처음부터 악인으로 등장한다. 유일하게 처음부터 악인으로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바로 문선모다. 다른 인물들이 '악(惡)'의 끝없는 지독함을 보여준다면 문선모는 자신도 모르게 '악'에 물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적인 고뇌를 그려낸다. 주지훈은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얼굴로 처음 등장해 영화가 끝나갈 무렵 벗어날 수 없는 '악' 속에서 어찌할 줄 모르는 괴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주지훈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캐릭터의 변화였다. 그는 "다른 작품들처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대본을 보면서 (캐릭터의 변화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는 우리 영화가 되게 친절하다고 생각해요.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선모의 캐릭터가 반영돼 있다고 봤거든요. 상황이 바뀌면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저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져요. 저는 그걸 잘 받기만 하면 됐죠. 굳이 어떤 변화를 보여주려고 할 필요는 없었어요." 영화가 다루는 감정과 사건은 다소 극단적일 정도로 과잉돼 있다. 그러나 주지훈은 이를 영화적으로 과장됐을 뿐 일상에서도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라는 관점을 통해 문선모의 캐릭터와 영화의 테마에 접근하고자 했다. "현실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짜증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잖아요. 선모도 마찬가지라고 이해했어요. 형처럼 따르는 도경을 믿어 박성배의 수행팀장이 됐지만 생각보다 더 큰 일들을 맡게 되면서 짜증과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죠." 영화에서 또 인상적인 것은 바로 도경과 선모의 관계다. 주지훈은 이것 역시 심플하게 다가갔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 지금도 가장 자주 만나는 친한 친구들이에요. 근데 친구들끼리 가끔은 빈정 상해서 싸우기도 하거든요. 얼마 전에도 싸웠어요(웃음). 그런 느낌을 도경과 선모의 관계에서 살리려고 했어요. 그런 인간관계의 미묘함을 감독님이 그리고 싶어 하신 것 같고요." 그 관계의 미묘함은 도경과 선모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영화 후반부 장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도경을 향해 총을 겨누는 선모와 그런 선모를 도경이 끊임없이 자극하는 장면이다. "인간적인 고뇌가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가족 같은 사람에게 상해를 입혀야 하는 것, 그리고 그걸 지켜봐야 한다는 사실이 선모를 머뭇거리게 만드는 것이죠. 부모님이나 친구, 연인처럼 신뢰가 있는 사이에서는 싸우면서도 대화를 이어나갈 때가 있잖아요. 선모와 도경의 마지막 장면도 그런 식으로 이해를 하고 연기했어요." 주지훈에게 '아수란'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난이도가 가장 높은 작업이었다. 그러나 동네 형처럼 현장을 이끄는 김성수 감독, 그리고 동생처럼 챙겨주는 배우 '형들'과의 작업에서 여느 현장보다 더 즐거움을 느끼며 작업에 임했다. 배운 것도 많았다. "형들처럼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선배들이 한 것처럼 자신 또한 후배들을 챙겨야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선모가 그러했듯 주지훈 또한 배우로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다만 선모와 다른 것이 있다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통제할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희로애락이 줄어들어요. 좋은 의미죠. 그만큼 평온해지는 거니까요. 스트레스의 강도는 20대 때보다 지금이 더 커졌을 거예요. 그러니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노하우를 더 쌓으려고 하는 것이겠죠. 그 덕분에 현장을 더 즐기고 좋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지금 주지훈이 바라는 것은 딱 하나다. 전작들보다 조금 더 많은 관객과 영화로 만나는 것, 이를 통해 자신에 대한 배우로서의 평가를 보다 많은 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아수라'로 지옥 같은 세계를 경험한 그는 내년에 진짜 저승사자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를 통해서다. 그는 "'츤데레' 같으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귀띔했다. "관객에게 친절한 영화에 대한 편견을 '신과 함께'로 깨고 있어요. 좋아하는 감독님과 형들과 작업하고 있어 너무 재미있어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16-09-26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밀정' 엄태구 "연기도 이렇게 놀아볼 수 있다는 것 배웠죠"

엄태구(32)에게 연기는 힘든 것이었다. 즐거움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연기를 하는 것은 늘 고통스럽고 어렵고 부담스러웠다. 그런 엄태구에게 '밀정'(감독 김지운)은 "연기도 이렇게 놀아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소중한 작품이다. 앞으로 계속 이어갈 연기 작업의 전과 후를 나눌 작품으로 '밀정'을 꼽는 이유다. '밀정'을 본 관객이라면 주연 배우 송강호와 공유 사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남기는 젊은 배우의 얼굴을 기억할 것이다. 이정출(송강호)과 함께 의열단 단장 정채산(이병헌)을 추격하는 일본 경찰 하시모토가 그 주인공이다. '잉투기' '차이나타운' 등으로 주목을 받은 배우 엄태구가 하시모토를 연기했다. 극중 하시모토는 주인공 이정출과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인물이다. 그러나 이정출이 조선인이라는 신분과 일본 경찰이라는 직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이라면 하시모토는 오직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명감으로 목표를 향해 내달리는 인물이다. 엄태구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로 강렬한 등장과 충격적인 퇴장을 선사하는 하시모토로 관객 뇌리에 강한 인상을 새겼다. 엄태구에게 '밀정'은 캐릭터 이전에 작품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악마를 보았다'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잠시나마 같이 작업한 바 있는 김지운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배우라면 누구나 꿈꿀 송강호와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였다. 처음 오디션을 볼 때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오디션에 합격한 뒤 김지운 감독으로 받은 시나리오를 통해 자신의 배역을 알 수 있었다. 시나리오 위에 적힌 네 글자는 바로 '하시모토'였다. "오디션을 볼 때 하시모토를 하고 싶다는 기대가 있기는 했어요. 그런데 여태까지 오디션에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면 항상 떨어졌어요. 그래서 기대를 최대한 접으려고 했죠. '차이나타운'과 '밀정'이 기대한대로 역할을 맡은 영화들이에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엄청 좋았어요. 그런데 2~3초 정도 지나니까 도망가고 싶어지더라고요(웃음). 감독님의 팬이었기에 그만큼 공포가 따라온 것 같아요." 캐스팅이 결정된 뒤에는 단 하나만 생각했다. 하시모토를 어떻게 '진짜'처럼 살아있는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하시모토에게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편집된 장면 중에 하시모토가 히가시(츠루미 신고) 부장이 '자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 기대감에 부응하고 싶다는 것이 하시모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촬영 내내 공격적이고 예민한 모습을 이어가다 보니 의도치 않게 살이 빠지기도 했다. 송강호와의 작업도 처음에는 무척 긴장됐다. "'사도' VIP 시사회 때 선배님을 처음 뵀어요. 안 그래도 저에게는 엄청 큰 분이셨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뵈니 정말이지…. 대본 리딩하고 리허설 할 때는 눈도 못 쳐다봤어요. 그런데 이러다 현장에서 기절하면 진짜 바보가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더 집중해서 연기하려고 했어요." 그런 긴장과 달리 현장에서의 작업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 "저는 까마득한 후배인데도 선배님은 그냥 같은 배우로 배려하고 존중해주셨어요. 감정신도 어떻게 연기를 해도 다 받아주셨고요.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다 해보면서 노는 것처럼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김지운 감독 또한 현장에서 족쇄를 풀어준 것처럼 마음껏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지인에게 '즐겁고 행복했다'고 말했어요. '연기라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는 말이 약간 오그라들기는 하지만(웃음) 그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영화를 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하시모토가 부하 우마에(정도원)의 뺨을 때리는 신도 그 중 하나다. 엄태구 스스로 꼽은 가장 힘들었던 장면 중 하나다. "시나리오에 '연거푸 따귀를 때린다'라고 적혀 있었어요. 정말 고통스러웠죠. 정도원 선배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연기할 때는 그 죄송함을 어떻게든 지워야 했죠. 그게 정말 쉽지 않았어요." 경성으로 가는 열차에서 이정출과 의열단원 김우진(공유) 사이에 슬며시 앉는 신도 힘든 촬영이었다. "긴장감이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장면이잖아요. 긴장감을 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어요. 그리고 두 선배 배우 사이에 들어가는 게 쉽지 않았고요. 조금 헤매기도 했는데 김지운 감독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장면을 만들 수 있었어요." 거칠고 강인한 외모와 달리 엄태구는 속이 깊고 세심하다. 연기에 있어서도 섣불리 만족하지 않고 늘 신중한 태도를 지니려고 한다. '차이나타운'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연기에는 늘 답이 없어서 '쿵쾅쿵쾅'하게 된다"고 말했다. 1년여가 지나 다시 인터뷰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영화 속에 담긴 연기는 늘 아쉽다는 말이었다. "진짜를 담으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운 좋게 진짜가 되는 순간도 있기는 해요. 하지만 대부분은 늘 '쿵쾅쿵쾅' 하면서 혼자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기대감은 있어요. 연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요. 10년 전 제 연기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요(웃음)." '밀정'으로 연기의 즐거움을 새롭게 느낀 엄태구는 "이번 작품이 배우 생활에서 새로운 시작이자 큰 바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는 단편영화로 멜로 장르도 경험했다. "제목은 가제인데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요. 아는 동생인 조용익 감독이 찍은 영화인데요. 저도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 상업영화에서는 못할 수 있는 장르니까요(웃음)." 올해로 데뷔 10년차인 엄태구는 그렇게 '쿵쾅쿵쾅'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를 갈고 닦아왔다. 이제 비로소 연기의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 그의 발걸음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행보가 흥미로울 것임은 분명하다. [!{IMG::20160921000079.jpg::C::480::배우 엄태구./손진영 기자 son@}!]

2016-09-22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고산자’ 김인권 "조각장이 바우, 숭고미의 극치를 느꼈죠"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는 조선 후기 지도에 모든 것을 바친 김정호의 이야기를 그린다. 열정과 집념으로 지도 만들기에 매진한 그의 결과물은 영화 후반부에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광화문 한 가운데에서 대동여지도가 펼쳐지는 순간 영화는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장면에서 극중 주인공 김정호를 연기한 차승원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신 배우 김인권(38)이 그 장면의 감정과 정서를 이끈다. 그는 김정호와 함께 지도를 만드는 조각장이 바우 역으로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단순한 조연을 뛰어넘어 김정호의 열정에 감화돼 변화하는,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캐릭터다. 김인권이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출연하고 싶었던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했다.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에게 강우석 감독은 특별한 존재다. 1998년 데뷔작 '송어'의 제작자가 바로 강우석 감독이었다. 충무로에서 뼈 굵은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강우석 사단'이 되는 것, 그런 김인권의 바람을 현실로 만들어준 것이 바로 '고산자, 대동여지도'였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의 시나리오를 구해 읽으면서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대시'를 했어요(웃음). '송어' 때만 해도 영화에 출연하려면 감독님을 계속 쫓아다녀야 했거든요. 강우석 감독님에게도 그렇게 배우의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다 회사를 통해서 전화가 왔죠. 감독님을 만났는데 '네가 생각하는 만큼 작은 역할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때 캐스팅이 됐구나 싶었어요." 조각장이를 연기하는 만큼 준비할 것도 많았다. 영화 속 판각 자문을 담당한 목우 조정훈 선생을 찾아가 직접 목판 조각을 연습했다. 첫날은 4시간 동안 앉아 조각만 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생각에 집까지 목판을 가지고 와 연습을 거듭했다. 영화 속 바우가 안경을 쓰고 등장하는 것도 김인권의 아이디어였다. 디테일한 대동여지도 목판을 조각한 사람이라면 안경이나 돋보기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조각장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김인권이 해야 할 전부가 아니었다. 극중 바우는 김정호의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서 김정호의 열정과 집념을 통해 점점 변화하고 성장하는 캐릭터였다. 김인권도 "바우는 처음에는 김정호와 갈라져 있다 여러 변화를 겪으면서 나중에는 김정호와 영혼을 함께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 변화와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런 고민이 빛을 발하는 순간 바로 영화 후반부 바우가 대동여지도를 펼치는 장면이다.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긴장하며 촬영에 임한 장면이었다. 부담감도 컸다. 물론 배우로서는 '기분 좋은 부담감'이었다. "그 장면에서 바우가 광화문에 들어설 때는 더 이상 예전의 바우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김정호의 영혼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 곧 김정호인 것이죠. 촬영 전부터 부담이 컸어요. 현장에서도 계속 그 장면만 이야기했죠. 촬영 전날에는 날씨도 안 좋은데다 고민이 많아 잠도 잘 못 잤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 당일이 되니 날씨가 정말 좋더라고요. 현장에서 지도를 착착 펼치는데 진짜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이 장면은 그냥 꽂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김인권은 그때 바우의 모습을 '숭고미'로 표현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숭고함이 담겨 있어서다. "저는 우아하게 태어나지 않아서 우아함은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숭고함은 보여줄 수 있어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도 왕의 법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도부장 역에는 숭고함이 있었잖아요. 그런 모습을 연기할 때 정말 짜릿해요. 그런 점에서 바우는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숭고미의 극치였어요." 김정호를 통해 바우가 성장했듯 김인권 또한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것, 그리고 예술을 꿈꾸는 사람은 그 인생 자체도 예술이라는 것을 느꼈다. "저에게도 김정호처럼 원대한 꿈이 있는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예전에는 심장이 팔딱팔딱 뛰었거든요. 그게 카메라에 잡혔을 때 관객의 심장도 같이 뛰게 했고요. 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타협을 하게 되죠. 그래서 지금은 김정호의 삶이 부러워요. 그렇게 심장이 다시 뛰게 하고 싶고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16-09-19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송민호X바비 'MOBB'의 색깔

[스타인터뷰] 송민호X바비 'MOBB'의 색깔 "음악적 갈증 해소" 솔로곡 순위에 경쟁심 없어 위너, 아이콘 완전체 활동도 곧 "유닛 활동을 통해서 그동안 해오고 싶었던 곡 작업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죠. 그만큼 애착이 가는 그룹이기도 하고, 그간의 음악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상당해요." YG 엔터테인먼트의 형제 그룹 위너와 아이콘에서 메인 랩퍼로 활동하고 있는 송민호 바비는 서로의 이니셜을 딴 'MOBB(맙)'이란 힙합 유닛을 결성, 가요계에 강력한 시너지를 선사하고 있다. 12일 오후 2시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는 'MOBB' 데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송민호는 "그룹 활동과는 별개로 추구하는 음악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양현석 대표에게 먼저 바비와 함께 유닛을 결성하고 싶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좋은 기회가 주어져서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솔직히 위너와 아이콘, 다른 그룹 멤버와의 유닛은 생각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송민호와 바비는 'MOBB'으로 출격하기 전 각자 솔로곡 '몸'와 '꽐라'를 통해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도 보여줬다. '몸'은 몽환적이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담은 느린 힙합곡으로 송민호의 묵직한 음색이 돋보이는 노래다. 멜로디컬한 훅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반면, 바비의 '꽐라'는 타이트한 랩과 재치있는 가사가 인상적인 힙합곡이다. 데뷔 전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WIN' 때부터 경쟁 관계에 놓여있던 두 사람이기에 경쟁심리는 발동하지 않았을까. 바비는 "'꽐라'라는 곡을 만들면서 한 생각은 '대중이 파티 분위기를 즐길 때 한 번쯤 틀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순위에 연연하지는 않았다"며 "민호 형의 '몸'과 '꽐라'는 많은 부분에서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곡을 잘썼네 못썼네 하는 심리는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양현석 대표에게 가사로 지적받을 때 송민호가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고 훈훈한 미담을 풀어놨다. 송민호의 '몸'은 직설적이고 섹시한 가사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가사가 자극적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대놓고 야한 것보다는 은밀하게 섹시한 느낌을 전하고 싶었다"며 "집착적인 연애가 아닌, 가벼운 만남에 있어서의 그리움을 노래한 곡"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이 함께한 더블 타이틀곡은 '빨리 전화해'와 '붐벼'. '빨리 전화해'는 '집에 있지 말고 빨리 나와 놀자'라는 가사는 듣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거릴 만한 힙합곡이다. 뮤직비디오에는 송민호와 바비가 이태원에서 신나게 노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붐벼'는 내 주변에 늘 여자들이 붐빈다라는 내용을 담은 힙합 장르가 지닌 특유의 스웨그를 담은 힙합곡이다. 이번 작업을 할 때 두 사람은 하나부터 열까지 의견을 조율하고 맞춰갔다. 음악적으로도 많은 부분 성장했다. 어떻게 하면 가사를 세련되게 쓸 수 있을지 수없이 가사를 썼다 지웠다 했다고. 송민호는 'MOBB'이 단발성이 아닌, 앞으로도 계속해 보고 싶은 유닛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위너나 아이콘을 통해서는 볼 수 없는 부분(코어한 힙합부터 대중적인 곡까지)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저희 스스로 좋아하는 노래와 대중이 좋아하는 노래의 중간점을 찾아서 좋은 음악 만드는 게 'MOBB'의 목표예요. 다만,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위너와 아이콘이 추구하는 음악 방향이 싫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소속 그룹의 노래도 사랑하지만, 그 외 다른 색깔의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쁜 거죠. 하고 싶은 음악만 하려고 했다면 YG엔터테인먼트가 들어오지 않고 언더에 있었겠죠. (웃음) 대중이 사랑하는 음악을 하고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하자는 거죠." 이날 두 사람은 그룹 완전체 활동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소속 그룹 앨범 발매 일정이 미뤄지는 것에 조바심이 드는 것도 당연할 터. 송민호는 조심스럽게 "더 좋은 곡과 그룹 활동을 위해서 앨범 일정이 미뤄지는 경우가 있다"며 "완전체 활동을 기다려주시는 팬분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곧 더 좋은 곡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들려드릴 기회라고 생각해요. 'MOBB'의 앨범이 팬분들 뿐만 아니라, 힙합 매니아층에서 인정받는 다면 더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대중의 취향을 고려해 그분들을 위한 곡을 썼다면 대중에게 인정받는 게 좋겠지만요. 그런데 저희가 인정받으려고 앨범을 제작하는 것은 또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층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웃음)" [!{IMG::20160912000146.jpg::C::480::송민호/YG엔터테인먼트}!]

2016-09-12 17:06:43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고산자' 차승원 "제주서 백두까지, 자연에 편안히 녹아들었죠"

차승원(46)은 "무언가를 이루려고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집착해서 애쓴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걸 깨닫는 나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는 먼 미래의 목표를 향해 부단하게 달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늘의 현재에 집중하면서 하루하루를 잘 살고자 한다는 뜻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차승원이 보여준 '편안함'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그 편안함은 7일 개봉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에도 고스란히 녹아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조선 후기 지도에 모든 걸 바쳤던 고산자 김정호의 삶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작가 박범신의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지도를 둘러싼 권력의 암투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열정을 지키고자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동안 강우석 감독과 제작자와 배우로 만났던 차승원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감독' 강우석과 함께 작업했다. "처음 감독님이 작품 제안을 했을 때는 의아했어요. '왜?'라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감독님이 친한 배우들도 있는데 왜 굳이 이 대본을, 그것도 이 역할로 나에게 주신 건지 궁금했죠. 물론 감독님에게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작업을 해보니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작품으로 감독님을 더 잘 알게 됐고요. '감독'으로서의 강우석은 완벽하게 휴머니스트거든요." 차승원이 사극에서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작품인 드라마 '화정'에서도 그는 광해군을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화정'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인물에 접근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김정호에 대해 남겨진 자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조금 더 편안하게 인물을 표현할 수 있었다. 차승원이 김정호를 연기하는 것에 마음이 끌린 이유다. 시나리오를 통해 처음 접한 김정호의 이미지는 "답답한 인물"이었다. 지도에 모든 것을 건 외곬 같은 모습 때문이었다. 그러나 차승원은 김정호를 그런 인물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 "위인이 너무 위인처럼 보이면 이상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외곬의 모습을 많이 헐려고 했어요. 영화 초반에 딸을 보고도 '어디서 많이 본 처자 같다'고 말하는 장면처럼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에 대해 많은 부분을 조율해갔어요." 지도를 만든 이의 이야기인 만큼 영화는 제주도부터 백두산까지 한반도 곳곳에서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마치 CG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 풍광 속에서 묵묵히 길을 걸어가는 김정호의 모습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차승원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자연의 일부가 되려고 했죠. 그리고 그런 곳에 가면 저절로 무언가를 하지 않게끔 돼요. 그래서 공간이 주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받아서 표현하고자 했어요." 그래서일까. 이번 영화에서는 유독 차승원의 연기가 편안하게 다가온다. 영화 후반부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조차도 과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계산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 그것이 이번 영화에서 차승원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었다. "'최고의 사랑'처럼 계산해서 연기를 해야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 영화는 그렇게 계산해서 연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게 맞는 거라고 봐요. 촬영 전날 '어떤 연기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사실은 아무 쓸모가 없어요.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도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정해놓고 가는 게 아니라 '다음에 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이죠. 그렇게 연기하는 게 제일 좋은 게 아닐까 싶어요." 김정호에게는 '지도'라는 거창한 목표가 있다. 차승원 또한 삶의 목표가 있다. 그러나 김정호처럼 거창한 것은 아니다. 식구들이 별일 없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함께 하는 것, 누구나 꿈꾸는 그런 평범하지만 소박한 행복을 차승원 또한 바라고 있다. "물론 일할 때의 만족감이나 희열, 성취감도 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의 방향이 어디일지를 생각해보면 나보다는 내 식솔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건 기본이에요. 그러나 저는 연기보다는 나의 일상적인 삶이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식구들이 아무 탈 없이 건강한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니까요. 그러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배우로서 스포트라이트도 받게 되겠죠.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그런 과정의 하나에요. 인생의 역작이 아닌, 삶의 과정에 있는 여러 의미 있는 지점 중 하나죠." [!{IMG::20160907000101.jpg::C::480::배우 차승원./손진영 기자 son@}!]

2016-09-08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윤균상 "이제는 브로맨스보다 로맨스를"

[스타인터뷰] 윤균상 "이제는 브로맨스보다 로맨스를" 당당히 주연 배우 타이틀 "'닥터스' 정윤도는 멋진 녀석" 김래원과 연기, 귀감 돼 배우의 연기가 아무리 훌륭하다 한들 작품과 맞아 떨어지는 '운때'가 있다. SBS 드라마 '신의'로 데뷔해 '피노키오' '육룡이 나르샤'로 얼굴을 알린 윤균상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짧은 기간내에 출연했던 모든 작품이 흥행했고 최근 종영한 '닥터스'로 종지부를 찍었다. 이제는 당당히 주연 배우라는 타이틀을 꿰찬 윤균상(29)을 최근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종영한지 일주일밖에 안 지났기에 아직은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입을 뗐다. 윤균상은 SBS '닥터스'에서 까칠하지만 동료의사 유혜정(박신혜) 앞에서는 한없이 지고지순했던 정윤도를 연기했다. '짝사랑 무시하지마 세상에 사랑이란 말이 들어간 건 안 하는 거 보다 하는 게 나아'라는 명대사와 함께 안방극장 여심을 들었다놨다 한 윤균상. 처음부터 정윤도를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윤도의 사랑은 굉장히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숨기지 않고 사랑을 표현하되, 그와 동시에 유혜정과 홍지홍(김래원)의 사랑을 인정하고 존중해주거든요. 실제라면 저는 못할 것 같지만요.(웃음) 지난 몇달간 윤도가 되어서 연기를 하다보니까 '사랑하는 모습과 감정이 이렇게도 성장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멋진 짝사랑 서브 남주(남자주인공)가 또 있을까? 대부분 드라마에서 보면 짝사랑하는 서브 남주의 경우, 남녀 주인공 사이를 이간질하거나 찌질하게 끝을 내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정윤도는 쿨하면서 멋지게 짝사랑을 끝낸다. 윤균상은 '닥터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기존 드라마에서 봐왔던 캐릭터들과는 달랐다고 느낌을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랑에 눈이 멀어 뒤에서 술수를 쓰는 인물도 없었거니와 서로가 자신의 감정표현에 숨김이 없었다. 때문에 대본을 받자마자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극중 사랑의 연적이었던 김래원에 대해서 묻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윤균상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봐왔던 선배님을 실제로 만났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상하고 섬세했다. 촬영할 때마다 늘 '방금 내가 한 감정 전달이 좋았니?'라고 물어보며 본인이 한 연기에 의심하고 확인하더라"며 "그런 면들이 귀감이 됐고, 본받아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촬영 내내 고민하고 의논하며 한씬 한씬 만들어간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 '닥터스' 뿐 아니라 그동안 등장했던 작품들에서 짝사랑하는 역할을 주로 해왔던 윤균상. 때문에 '로맨스'보다 '브로맨스(brother와 romance를 합친 신조어)'라는 단어가 수식어로 따라다녔고, 남자 배우와의 케미가 돋보였다. "'피노키오'에서는 형제로 출연한 이종석 씨와 케미가 돋보였죠.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신세경 씨를 짝사랑했고, 유아인 씨와 브로맨스를 형성했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김래원 선배와도 연적이지만, 사람으로서는 존경하는 그런 묘한 사이였죠.(웃음)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케미가 좋았다는 말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죠. 하지만 이제는 저도 여자 배우분과 로맨스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죠." 재미있게도 데뷔작부터 흥행작 모두가 SBS 방송사 작품이어서 'SBS 공무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본이 들어올 때 어떤 방송사에서 한다고 명시되어있지 않다. 내용을 살펴보고 '아, 이거 내가 해야겠구나!' 싶어서 출연하겠다고 하면 SBS 작품이더라"며 "드라마와 영화, 주연과 조연 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균상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수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변신을 거듭했다. 나이듦을 느낄 세도 없이 어느덧 서른이 됐다는 그의 앞으로의 변신이 기대된다. [!{IMG::20160906000069.jpg::C::480::윤균상/메트로 손진영}!]

2016-09-06 16:53:12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밀정' 송강호 "어려움에 거절도 하지만…그래서 더 도전하게 되죠"

몇 번을 봐도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밀정'(감독 김지운)의 주인공 이정출이 그렇다. 조선인인 그는 한때 상해 임시정부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일본 경찰 제복을 입고 일제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 '친일파'처럼 그를 잘 표현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의 내면과 심리는 '친일파'라는 단어로 정리하기에 너무나 복잡하다는 것이다. '밀정'이 흥미로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영화는 독립투사와 친일파라는 단순한 선악 구도로 일제강점기를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질곡의 시대를 살아야 했던 개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보다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송강호(49)가 '밀정'에 끌린 것도 바로 영화가 지닌 이런 색다름이었다. "일제강점기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매력적이었어요. 이 시대를 다뤘던 훌륭한 작품들도 많이 있었죠. 그러나 '밀정'은 미술로 치자면 붉은 것도 검은 것도 노란 것도 아닌 회색빛이 나는 시선으로 시대를 조망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시대를 살아온 인물의 내면을 다룬다는 것이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왔고요." '밀정'은 송강호가 김지운 감독과 함께 작업한 네 번째 작품이다. 가장 최근에 작업한 작품은 2008년 개봉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이었다. '밀정'과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를 무대로 한 영화다. 송강호는 "'놈놈놈'에서 연기했던 윤태구와 '밀정'의 이정출의 공통점이 있다면 정말 복잡다단한 인물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대가 낳은 풍경 같아요. 한 가지 신념만으로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격변의 시대가 아니었나 싶은 거죠. 그것이 이정출이라는 인물의 특징이라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1923년에 일어난 황옥 경부 폭탄사건을 모티브로 일본 경찰과 의열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첩보 작전을 그린다. 조선인이면서 동시에 일본 경찰인 이정출은 의열단의 새로운 리더 김우진(공유)을 만나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시대가 만들어낸 고민과 갈등과 마주한다. 영화는 그 과정에서 점점 변화를 겪는 이정출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낸다. 선과 악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구분 지을 수 없는 인물, 그것이 바로 이정출이다. '밀정'이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이토록 복잡다단한 인물을 송강호가 연기한다는 사실에 있다. 이정출은 표면적으로는 '친일파'다. 그만큼 정이 가기 힘든 인물이다. 그럼에도 관객은 영화를 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이정출의 심리를 따라가게 된다. 그동안 스크린에서 보여준 송강호의 이미지가 이정출에게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김지운 감독이 저를 캐스팅한 이유도 그런 것 같아요. 이미지가 확실한 배우가 이정출을 연기했다면 '저 사람은 좋은 놈이구나' 또는 '나쁜 놈이구나' 라고 정리가 될 거예요. 하지만 제가 연기를 하니까 오히려 인물에 대한 혼란함이 더 생기는 듯해요. 제가 일본 경찰을 연기한다고 하니 생경하게 받아들이는 분도 있더라고요.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이죠." 송강호 또한 이번 작품에서는 인물의 내면에 보다 집중하며 연기에 임했다. 첫 장면부터 그런 송강호의 노력이 잘 드러난다. 영화는 한때 친구였던 김장옥(박희순)의 체포 작전에 나선 이정출의 모습으로 막을 연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된 상황, 이정출의 복잡한 마음은 송강호의 표정과 눈빛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이정출의 흔들림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 흔들림이 영화 내내 켜켜이 쌓여가는 것이죠.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도 그렇잖아요. 만약 특별한 개연성을 만들어서 선과 악을 구분했다면 영화가 다루는 세계가 작아 보였을 것 같아요. 우리 영화의 목표는 그보다 더 크게 시대와 사람을 깊이감 있게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송강호는 "어떤 작품을 거절하는 이유도, 하게 되는 이유도 어려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렵기에 고민하지만 그 어려움이 도전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다. '밀정' 또한 송강호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이정출이 확실한 색깔이 있는 인물이 아니어서 연기하기에 조금 까다로웠어요. 그 미묘한 심리를 흔들리는 동공으로 보여줘야 하니까요(웃음). 그런 감정들을 점층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요. 하지만 그런 것이 또 매력적이어서 연기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는 것이죠." 그렇게 송강호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연기의 길을 걷고 있다. 여전히 우리가 송강호의 연기에 빠져드는 이유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2016-09-06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박은빈 "정반대 성격의 캐릭터 연기, 해소되는 기분"

[스타인터뷰] 박은빈 "정반대 성격의 캐릭터 연기, 해소되는 기분" '청춘시대' 제작진 믿고 출연 송지원의 숨은 사연 궁금해 "휴식이 되는 배우가 되고파" 똑단발에 히피 패션, 음주가무와 음담패설을 일삼고 장난 가득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여자. 하지만 알고보면 모태솔로여서 충격이 두배였던 '청춘시대' 속 캐릭터 송지원. 드라마는 송지원의 거짓말(귀신을 본다)로 시작해 그녀의 거짓말(부검 사체의 약물 반응)로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벼워 보이지만, 속내를 숨긴 송지원을 배우 박은빈(23)은 어떻게 해석했을까. "일부 시청자들은 지원이를 허언증 환자라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거짓말이라고 그려진 것들이 정말로 다 거짓말이었을까요? 에필로그에서 '거짓말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내레이션이 있어요. 저도 그 말에 동의했고 그만큼 송지원이라는 사람은 속사정이 있다고 확신했어요. 어떻게 보면 발랄하고 가벼워보일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끝까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한 인물이기도 하죠.(웃음)" JTBC '청춘시대'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매력적인 여대생이 셰어하우스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 동거드라마다. 한예리, 한승연, 류화영, 박혜수, 그리고 박은빈이 하우스메이트로 출연했다. 극중 송지원은 양파같다는 말이 딱이다. 겉만 봤을 때는 단순하지만, 알면 알수록 복잡하다. 하우스메이트 윤진명(한예리)의 가난한 환경, 정예은(한승연)의 뜻대로 되지 않는 연애, 강이나(류화영)의 복잡한 남자 관계, 유은재(박혜수)의 가족사 등 각 인문들의 속사정은 밝혀졌지만, 송지원은 그런 사건들을 관찰자로서 지켜보기만 했을 뿐 그녀의 사정은 드러나지 않았다. '청춘시대'를 집필한 박연선 작가 역시 송지원에게 어떤 비밀이 있는지 박은빈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캐릭터에 대한 확신을 위해 박은빈 스스로 미스터리한 인물로 설정, 22년 동안 그녀에게 어떠한 일이 있었을까 상상하며 연기했다. 박은빈은 박연선 작가와 이태곤 연출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점에서 확신을 갖고 합류했다. 박연선 작가의 감성이 묻어나는 대사와 이태곤 감독의 연출이라면 기존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도 잘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던 것. "송지원은 실제 저와 180도 다른 인물이라고 보시면 되요. 말이 많은 편도 아니고 19금 농담은 해본 적도 없고요. 워낙 다른 캐릭터였기에 불편했던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오히려 평소의 성격과 정반대였기 때문에 해소되는 느낌도 있었죠. 그리고 송지원이었을 때는 뭘해도 부끄럽지 않더라고요. 배우라면 누구나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있잖아요? 저 또한 그랬고요.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은 12부까지 작가님이 탈고하셨던 것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처음과 끝을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불안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웃음)" 송지원으로 살았던 지난 2개월이 굉장히 행복했다며 연신 미소를 짓는 박은빈. 처음 대본을 받는 순간으로 돌아가도 송지원이고 싶다고. 1998년 SBS 드라마 '백야 3.98'로 연예계에 데뷔한 박은빈은 2009년 KBS 연기대상 여자 청소년 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아역배우로서 탄탄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럼에도 '아역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없다. "일전에 어느 분이 제게 '안개꽃'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이왕이면 '장미꽃'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제 이미지를 은은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났을 때 전혀 다른 색을 덧입힐 수 있고, 그렇기에 아역 출신이라는 말도 없는 것 같고요." '청춘시대'는 단아하고 청순한 내면연기 위주였던 박은빈의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낸 작품이다. 이번 작품 덕분에 더욱 다양한 인물과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졌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그녀도 늘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연기는 인정받는 즐거움이 있어요. 그 희열때문에 지금까지 배우로 남아있을 수 있었고요. 매 순간 작품 하나를 끝낼 때마다 허들을 하나씩 뛰어넘는 기분이죠. 시작은 '최대한 넘어지지 않게 안전하게 도약하자'고 시작하지만, 만족도가 항상 높진 않죠. 마지막은 항상 '차기작에서는 좀 더 연기 개선하고, 진지하게 임해서 좋은 연기 보여드리자'인 것 같아요."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에 그녀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시청자에게 휴식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시청 소감들을 살펴봤더니, 청춘들의 성장통을 그린 '청춘시대'를 보신 많은 분이 내용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았대요. 현실에 지친 분들이 드라마와 영화를 볼때만큼은 편한 마음으로 즐기셨으면 좋겠거든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로 보답하고 싶어요. '청춘시대' 시즌2요? 글쎄요? 제작진으로부터 들은 바는 없지만, 지원이의 속내가 밝혀지지 않았으니까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시즌2가 제작된다면 그녀의 숨은 사연이 어떻게 그려질지 저 또한 궁금해요."

2016-09-04 14:03:46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윤계상 "작품에서도 배우 인생에서도 중요한 건 '결'"

[스타인터뷰] 윤계상 "작품에서도 배우 인생에서도 중요한 건 '결'" '굿와이프'서 조력자 역할 생활형 사실주의 연기 추구 작품 선택은 늘 신중 '잘생긴 외모, 잘 빠진 수트핏, 냉철한 로펌대표.' 윤계상(37)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김혜경(전도연)을 여성 법조인으로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력자 서중원의 캐릭터다. 사랑하는 여자의 곁을 지키면서 지지하고 응원하는 모습은 수많은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윤계상이 제대로 된 '인생캐릭터'를 만난 것이다. "드라마 초반에 캐릭터 잡기가 힘든 건 사실이었어요. 제가 연기한 서중원이 '키다리 아저씨'이기 때문에 '다양한 인물들 사이에서 잘 보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있었죠. 하지만 진짜 괜한 걱정이었을 뿐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서중원이라는 캐릭터에 맡은 바 충실했다고 자신해요. 캐릭터가 부각되기 위해 어떤 장치를 설정했던 것도 없고요.(웃음) 그리고 저희 드라마가 법정드라마이고 매 회마다 사연있는 주인공들이 따로 있다보니까 그럴 때에는 그 인문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 정보전달에 집중했죠." '굿와이프'는 인기있는 동명의 미드(미국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 원작 팬층이 두터웠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 출연하기가 부담스러웠을 터. 윤계상은 본인의 색깔에 맞게 서중원을 재탄생시켰다. 원작에서는 악랄함과 김혜경을 사랑하는 양면적인 모습이 팽팽하게 외줄타기 하지만, '굿와이프' 속 서중원은 그렇지 않았다. 윤계상은 "16부작 안에서 김혜경이라는 여성이 법조인으로 자립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도 벅찬데, 서중원까지 양면적인 모습으로 등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혜경이의 마음을 흔드는 역할을 맡았기에 거기까지 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드라마는 김혜경과 서중원, 두 사람의 사랑으로 끝나지 않았다. 쇼윈도부부로 살아가는 혜경과 태준(유지태) 옆에 서중원이 남아있는 오픈 결말로 끝이 났다. "미국드라마를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쇼윈도부부로 남는다는 것이 파격적이기는 하죠. 시청자가 봤을 때는 윤리의식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현장에서 배우들과 제작진이 굉장히 감정선을 디테일있게 잡아갔거든요. 행동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면서요.(웃음) 실제 저였다면 그런 사랑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이해는 할 수 있어요. 혜경과 태준 사이에는 아이들도 있고 헤어지는 게 쉽지만은 않겠죠. 그리고 김혜경은 서중원화되고, 서중원은 김혜경화 된다는 게 드라마의 한 포인트거든요. 착하고 순진하기만 했던 여자가 나중에는 한 남자때문에 모든 걸 잃는 게 속상할 거 같아요. 때문에 서중원만 이해한다면 가능한 이야기라는 거죠. '굿와이프' 결말로서는 최상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GOD의 멤버였던 윤계상. 그는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를 통해 연기자로 변신, 지금껏 10년 넘게 꾸준히 연기해오고 있다. 영화 '풍산개'와 JTBC드라마 '라스트'에서 진한 남성미가 느껴지는 액션연기를 선보였다면, '레드카펫' '극적인 하룻밤'에서는 가벼우면서도 좀 더 사람 냄새 나는 역할까지 소화했다. 게다가 '소수의견' '집행자'와 같이 무거운 사회문제가 기저에 깔려있는 작품에도 출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생활형 사실주의 연기를 추구하는 윤계상은 이번 작품에서 힘을 쫙 빼고 연기했다. 쿨하면서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연기가 캐릭터와 '결'이 맞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다. "캐릭터의 '결'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굿와이프'가 특별했던 게 배우들이 직접 맡은 역할의 대사를 수정할 수 있던 점이거든요. 감독님이 전혀 터치가 없으셨어요. 전체적인 것은 그대로 두고, 뉘앙스나 대사의 길이를 조정하면서 감정을 표현했는데, 제가 서중원의 양면성을 부각하지 않았던 건 드라마의 본질을 흐리면서까지 양면적인 재미를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일관된 결에 맞게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작품 속에서도, 실제 배우 인생에서도 '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바로 '사회문제'다. 윤계상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면 배우라는 직업은 힘이 빠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품 선택에 있어서 놓칠 수 없는 단 한가지는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라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사회문제를 담고 있는 작품 출연은 늘 조심스럽다. 하지만, 극을 통해 문제를 꼬집는다는 건 배우로서의 최고의 사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두에게 '이것만큼은'이라는 게 있잖아요. 제게도 '이것만큼은 놓칠 수 없어!'라는 게 사회문제를 담고 있는 작품인 거죠. 무거운 주제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지 않더라도 제게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배우의 길을 걸을 건데요.(웃음) 저는 제 수준을 알고 있어요. 급하게 가고 싶지 않아요. 쌓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귀한 돌을 수집하고 닦는 수석가처럼 확고한 신념으로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싶다는 윤계상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IMG::20160831000119.jpg::C::480::윤계상/메트로 신문 손진영}!]

2016-08-31 15:14:54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전도연 "'굿와이프' 김혜경의 선택을 응원해요."

[스타인터뷰] 전도연 "'굿와이프' 김혜경의 선택을 응원해요." 11년만의 드라마 여성 법조인 완벽 연기 캐릭터에 대한 애착 "'굿와이프' 촬영을 잘 끝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고요. 솔직히 오랜만의 드라마라 촬영 내내 버겁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때는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끝마치고 보니 현장에서 함께했던 배우들과 스텝과의 추억들이 더 많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래서 종영파티 자리에서도 눈물이 많이 났던 것 같아요.(웃음)" '칸의 여왕' 전도연(42)은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브라운관을 스크린으로 바꾸는 그녀의 하드캐리 연기는 매회 60분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tvN 16부작 금토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전도연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한 여자가 남편의 스캔들로 인해 15년 만에 신입 변호사로 변신하면서 겪게되는 혼란과 두려움, 그리고 계속해서 닥쳐오는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여성 법조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맞춤 옷을 입은 듯 주인공 캐릭터 김혜경 역과 200%의 싱크로율을 자랑한 전도연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굿와이프'는 국내 최초로 동명의 미드(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는 것과 '프라하의 연인(2005)' 이후 전도연을 무려 11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든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최고의 화제를 불러모았다. 원작이 있기에 탄탄한 스토리와 작품성이 보장 되는 기대작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원작 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동시에 지닌 작품이었다. 전도연은 과감하게 출연을 결정지었다. 전도연의 자신감 넘치는 선택과 섬세한 캐릭터 표현력은 두 말 할 것 없이 완벽했다. 남편 태준(유지태)을 향한 원망, 두 아이를 향한 모성애, 서중원(윤계상)을 향한 강렬한 이끌림,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귀한 신입 변호사로서의 잘하고 싶은 욕심과 인간미 넘치는 모습까지 전도연에 의해 김혜경은 다채로운 캐릭터로 탄생했다. 오랜 기간 연기활동을 해온 전도연이지만, 쪽대본이 난무하고, 주어진 시간 내에 연기를 소화해야 하는 드라마 촬영이 버거웠던 게 사실이다. "초반을 제외하고는 현장에서 대본을 받고 숙지해야 했기에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문적인 법조 관련 언어가 많았고, 대사량이 워냑 방대했기 때문에 사실 처음에는 못 외울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될 수 있으면 나때문에 현장이 지연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대사를 외웠어요." 대사도 대사이지만, 감정에 몰입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을 터. 그녀는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 지치지 않기 위해 나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며 "그리고 대본을 외울 때는 잘 못 느꼈지만, 상대 배우와 호흡하면서 연기하는 감정이 깊어지는 걸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인터뷰하는 동안 자신이 연기한 김혜경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드라마 안팎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인지 종영하고 나니까 공허하고 상실감이 크게 오더라고 속내를 터놓았다. '굿와이프'는 김혜경과 그녀의 남편, 그리고 서중원과 한자리에 모이면서 오픈 결말로 끝을 맺었다. "15년을 산 부부라면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잖아요? 연기하면서도 깜짝 놀란 게 태준의 어깨가 작아보이는 때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남편을 포용하는 아내를 연기했고요. 제가 생각한 결말은 혜경은 '어떤 길을 선택할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아를 찾아가는 중'이라는 거예요.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면서 끝나는 게 아니라 각 인물이 모이면서 끝이 났다는 게 서로가 서로에게 고맙고 좋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어떤 선택을 하든 김혜경이라는 여자를 응원하고 싶어요." 만인에게 '칸의 여왕'으로 인식된 전도연. 사람들에게 박힌 '전도연'이라는 배우에 대한 인식을 쉽게 바꿀 수가 없다는 걸 알기에 그녀가 틀을 깨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번 '굿와이프' 출연을 결정했던 것. 이전에는 감정에 충실한 연기를 보여줬다면,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스토리에 집중한 연기를 보여줬다. "'굿와이프'처럼 이렇게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에요. 매 에피소드마다 많은 배우들과 촬영하는 데에서 오는 에너지가 참 좋더라고요. 시즌 2요? 해도 될까요?(웃음) 제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어요. 발음을 또박또박하게 하려고, 법정 신을 찍을 때 힘을 줘서 대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힘을 주다보니 입이 삐뚤어지는 것 같고, 발성이 어렵더라고요. 감정적인 대사를 할 때와 전문적인 대사를 할 때의 차이점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래서 직업적인 것 때문에 한번 고려를 해봐야 할 것 같네요. (웃음)"

2016-08-29 15:16:27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영화 '범죄의 여왕' 박지영 "편안함·유머·애정…그게 제 모습이죠"

"나, 양미경. 넌 이름이 뭐니?" 영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의 주인공 양미경은 자신을 이름으로 소개한다. 남들처럼 '아줌마'라거나 '누구 엄마'라고 말하지 않는다.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당당함, 그리고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편안함이 양미경에게 있다. 이토록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마침내 한국영화에 등장한 것이다. 양미경을 연기한 이는 바로 배우 박지영(47)이다. 박지영은 '범죄의 여왕'을 가리켜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말한다. 역할의 폭이 넓지 않은 40대 여자 배우에게 '범죄의 여왕'의 양미경은 "돈을 내고서라도 하고 싶었다"고 농담처럼 말할 정도로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였다. 단순히 극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을 넘어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촉'이 왔어요. 시나리오를 읽는데 어느 순간 다시 앞부분을 보며 직접 대사를 연기하고 있더라고요. 대사가 낯설지 않았어요. 저 역시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니까요. 양미경은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물이었어요. 저도 양미경처럼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고 주변 사람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리고 러블리하고요(웃음)." 박지영은 "양미경은 양미경이기 때문에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양미경이 엄마이며 여자이자 누나이며 언니처럼 보이는 것은 그녀가 '양미경' 때문인 것 같아요. 단순히 엄마로서의 역할만 가지고 있었다면 이렇게 매력적이지 않았겠죠."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도 있다. 과거 미스춘향에 뽑혔을 당시 찍은 사진을 소품으로 사용한 것도 그 중 하나다. "양미경은 미모에 대한 자긍심이 있는 인물이라고 봤어요. 그러면서도 가벼운 여자가 아니라고 봤고요. 정의감도 있으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도 있는 인물이라고 이해했어요." 영화는 시골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양미경이 아들에게 닥친 난처한 일을 직접 해결하러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신림동 고시촌에 살고 있는 아들에게 무려 120만원에 달하는 수도요금이 나오자 양미경은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아들의 고시원을 찾아간다. 화려한 패턴을 자랑하는 원색 의상을 입고 서울에 올라온 양미경은 고시촌에서 살아가는 20~30대 청춘들과 친분을 쌓아가며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 나간다. 그 해결사 같은 모습이 실로 '범죄의 여왕' 같다. 양미경처럼 박지영도 현장에서 후배 배우들과 친분을 쌓으며 작업에 임했다. 먼저 나서서 후배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그 비결이었다. "새로운 친구들과 작업하는 것도 이번 작품이 준 선물 같았어요. 연기에 대한 아이들의 자세가 저를 긴장시키고 새롭게 했죠. 저는 누군가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제가 유머 감각도 있고 관심 표현도 잘 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애들이 당황하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스태프들에게도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들 저에 대해 잘 알게 됐지만요(웃음)." 많은 사람들은 박지영을 '센' 이미지로 기억한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이 그러했고, 영화 '하녀'와 '후궁, 제왕의 첩'에서 보여준 모습이 그러했다. 그래서 '범죄의 여왕' 속 양미경은 박지영의 색다른 변신처럼 다가온다. 그러나 박지영은 오히려 "양미경이랑 성격이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센 이미지 때문에 답답할 때도 있었어요. 홍상수 감독님 영화 제목처럼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생각이었죠(웃음). 그런데 저와 비슷한 모습을 연기로 보여줬다면 오히려 연기 생활을 오래 못했을 것 같아요. 연기자는 다양한 역할의 옷을 입는 게 직업이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저에게 주어진 화려하고 센 이미지가 감사하게 느껴져요. '범죄의 여왕'으로 저의 다른 모습을 봐주신다면 더욱 좋고요." 1989년 MBC 공채 탤런트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박지영은 결혼 이후 남편의 사업으로 베트남에 거주하면서도 한국을 오가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신랑이 그러더라고요. '네가 그렇게 재미있고 신나게 일을 하니까 이런 선물 같은 작품이 온 거'라고요. 일이라는 게 지칠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항상 허벅지를 꼬집으면서까지 참고 기다리며 작품을 하는 편에요. 그래서 일하는 시간이 항상 좋아요." '범죄의 여왕'의 개봉과 함께 SBS 월화극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와 수목극 '질투의 화신'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뜻하지 않게 '다작 배우'가 된 그는 "조금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좋은 일은 몰아서 온다'는 말처럼 좋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고 싶지만 더 바라는 것은 좋은 인간, 괜찮은 사람이 되는 거예요. 우리 애들도 나중에 '우리 엄마 괜찮은 사람 아니었니?'라고 말할 수 있게요. 그리고 후배들에게는 후배들이 좋아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존경'까지는 자신 없고 좋아하는 사람이면 돼요(웃음). 아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사랑을 많이 받고 사랑을 많이 주는 사람이 돼라'고 하는데 제가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제가 행복해야겠죠? (웃음)" [!{IMG::20160828000062.jpg::C::480::배우 박지영./손진영 기자 son@}!]

2016-08-29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터널' 하정우 "오랜만의 일상적인 캐릭터, 편하고 즐거웠어요"

한동안 스크린 속에서 일상적인 모습을 연기하는 하정우(38)를 만나기 힘들었다. 무거운 칼을 들고 조선시대를 누볐던 그는 세 아이의 아빠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겪었다. 그리고 다시 일제강점기로 돌아가 권총을 들고 암살 작전에 뛰어든 뒤 입만 열면 아가씨에게 거짓을 말하는 사기꾼으로 변신했다. 시대극과 장르영화로 종횡무진한 그에게 '터널'(감독 김성훈)은 오랜만에 일상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였다. '터널'에서 하정우가 연기한 정수는 '평범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이 시대의 인물이다. 직장 상사에게 시달리는 직장인이자 아내와 딸을 생각하며 힘을 내는 가장이다. 딸의 생일을 맞이해 산 케이크를 싣고 차를 운전해 집으로 향하던 그는 갑자기 무너져버린 터널로 크나큰 시련과 마주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에게 찾아온 예상치 못한 재난. 하정우는 이 독특한 시나리오에 끌렸다. "'터널'은 상업영화, 그중에서도 여름에 개봉할 '텐트폴' 영화로서 충분히 매력 있는 시나리오였어요. 감독님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만나보니 재미있으시더라고요. 시나리오에 대한 의견을 막 던졌는데도 감독님이 유연하게 받아주셨어요. 그래서 감독님을 만나고 며칠 뒤 출연을 결심했어요. 이후로 감독님과 자주 보면서 같이 영화를 준비했죠. '아가씨'를 찍으면서도 틈나는 대로 만났고요." 오랜만에 만난 일상적인 캐릭터였다. 그만큼 연기하는 재미가 컸다. 박찬욱 감독의 철저한 생각 아래 재단된 연기를 한 '아가씨'와 달리 '터널'에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리얼리즘 영화를 하는 기분이었어요. 연기하면서도 많이 편했죠. 주로 혼자 촬영을 하다 보니 약속이나 룰 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연기를 했어요. '아가씨'가 한 컷 한 컷을 재단해서 갔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즉흥 연기에 가깝게 연기했죠. 감독님이 이 신에서 꼭 전달해야 하는 대사의 키워드만 이야기해주시면 그것만 딱 넣고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쫙 연기했으니까요." 그러나 연기의 재미와는 별개로 현장 자체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붕괴된 터널 안에 갇힌 모습을 표현하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다. 특히 먼지와의 싸움이 힘들었다. 스태프들도 마스크로 중무장한 가운데에서 홀로 먼지를 뒤집어쓰고 연기를 하다 보니 한 동안 목이 아파 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런 힘든 과정 속에서도 하정우는 극중 정수가 겪는 감정의 변화를 생각하며 촬영에 몰입했다. 무너진 터널에 갇혔다는 극적인 상황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는 것을 작업 내내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스토리 라인을 보면서 감독님과 정수의 감정에 대한 그래프를 그려갔어요. 정수가 처음에 터널에 갇혀 당황스럽고 두려워하지만 재경(오달수)의 도움으로 안정을 되찾죠. 그러다 다시 공포를 느꼈다 또 안도하게 되고요. 그런 반복되는 스릴의 긴장과 완화 속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미리 생각을 해두고 연기하려고 했어요." 영화는 절망적인 재난 상황을 그린다. 그럼에도 마냥 무겁게만 다가오지 않는 것은 하정우 특유의 유머가 영화 곳곳에서 빛나기 때문이다. "정수가 아무 말 없이 고통만 받기에는 표현에 한계가 있을 것 같았어요. 상업영화로서의 매력도 덜할 것 같았고요. 어떤 부분에서는 코미디적인 요소로 영화를 끌고 가야겠다고 감독님과 의 견이 일치했어요. 그래서 좀 더 즉흥적으로 연기를 하기도 했고요. '비스티 보이즈'의 재현, '멋진 하루'의 병운, '러브픽션'의 주월 등에서 보여준 패턴으로 연기하려고 했죠." 2005년 '용서받지 못한 자'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하정우는 어느 새 여름하면 빼놓을 수 없는 톱 배우가 됐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여름 시장을 계속해서 찾고 있는 것에 대해 "영광스러우면서도 그만큼 신경 쓸 일이 많다. 열심히 홍보를 하는 것도 그 중 하나"라며 웃음을 보였다. 현재는 내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한 웹툰 원작의 영화 '신과 함께'를 촬영 중이다. 마음 한 구석에는 '롤러코스터' '허삼관'에 이은 감독 계획도 갖고 있다. "'코리아타운'이라고 구상 중인 작품이 있어요. 이번에는 시간을 많이 두고 시나리오 작업을 해서 작품을 선보일 생각이에요. 배우로서 영화 현장 경험도 더 쌓고 인생 경험도 더 쌓으면 조금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IMG::20160811000072.jpg::C::480::배우 하정우./손진영 기자 son@}!]

2016-08-12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덕혜옹주' 박해일 "달라진 것? 그저 계속 걸어나아갈 뿐이죠"

"여름에 영화를 개봉하는 건 '괴물' '최종병기 활'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여름에 극장가를 찾은 적이 많지 않아 이번이 더 긴장됩니다. 한편으로는 마음을 비우려고 하고 있고요." 박해일(39)이 오랜만에 여름 극장가를 찾았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를 통해서다. 늘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온 그지만 이번 영화는 조금 더 특별하다. '덕혜옹주'는 박해일의 전작들에 비하면 규모가 큰 대작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권비영 작가가 2009년에 출간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허진호 감독이 영화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박해일은 어릴 적 고종황제로부터 덕혜옹주와의 결혼을 약속 받은 뒤 덕혜옹주의 귀국을 위해 평생을 바친 남자 김장한을 연기했다. '덕혜옹주'의 배경이 되는 일제강점기는 박해일에게 낯선 시대가 아니다. 그는 2008년 개봉한 '모던보이'를 통해 이미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바 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캐릭터의 색깔이다. '모던보이'에서 연기한 이해명이 시대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인물이었다면 '덕혜옹주'의 김장한은 시대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모던보이'의 이해명은 친일파의 자식으로 낭만만 쫓아 다니던 인물이었죠. 그러나 영화는 그런 이해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무언가 진지해진 느낌에서 마무리가 돼요. 나중에 나이가 들어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일제강점기로 돌아간다면 이해명의 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 점에서 장한의 캐릭터에 많이 끌렸습니다." 영화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장한 또한 실제로 고종황제로부터 덕혜옹주와의 결혼을 약속 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덕혜옹주 역의 손예진이 실존 인물을 표현한다는 부담을 느낀 것과 달리 박해일은 보다 자유롭게 캐릭터에 접근했다. 영화 속 김장한은 실제 김장한과 그의 형이자 덕혜옹주의 귀국을 위해 힘쓴 김을한을 합친 가상의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덕혜옹주를 조명하는 이 영화에서 제가 맡은 것은 관객들이 이야기를 따라올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렌즈 같은 역할이었어요. 장한이 나이가 들어서도 평생 덕혜옹주를 귀국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원동력은 권비영 작가의 소설 속에 충분히 들어있다고 생각했고요. 고종황제와 어릴 적에 한 약속에 김장한의 행동의 '뿌리'가 있었으니까요." 박해일에게 '덕혜옹주'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허진호 감독, 그리고 손예진과의 첫 번째 작업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허진호 감독 특유의 연기 디렉팅에서는 이전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한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 "감독님마다 배우에게서 감정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방식이 있죠. 허진호 감독님은 배우가 하고 싶은 것을 일단 하게 두는 편이세요. 초원의 양과 염소가 알아서 자신이 온 길을 되돌아가는 것처럼요. 그런 최소한의 터치로 배우들의 감정과 호흡을 자연스럽게 만드셨어요." 손예진과의 연기에서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호흡을 느낄 수 있었다. "예진 씨가 덕혜옹주를 위해 준비한 것을 현장에서 보여줄 때, 그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는 그런 예진 씨의 연기 덕분에 덕혜옹주를 지키고 보호하려는 장한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고요. 예진 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렇게 박해일은 새로운 현장에서 새로운 감독, 배우들과 함께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극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유독 배우들의 뒷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김장한의 뒷모습으로 막을 여는 영화는 김장한과 덕혜옹주가 함께 있는 뒷모습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진 인물들을 다시금 기억하려는 듯한 모습이 애잔함을 느끼게 만든다. 박해일도 그런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뒷모습도 연기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죠. 뒷모습에도 감정이 있다고요. 실제로 어떤 감독님은 배우의 등을 통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작품 속에 녹여내기도 하시죠. 저 역시도 이번 영화에서 인상적인 뒷모습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덕혜옹주와 장한이 나이가 든 모습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해 궁녀들을 만나기 바로 직전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정서적인 부분이 많이 다가온 장면이었죠." 오랜만에 규모가 큰 영화로 여름 극장가를 찾은 만큼 부담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박해일은 "흥행 부담은 매번 똑같다"며 "어느 시즌이든 배우 입장에서는 늘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영화가 담은 이야기가 잘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영화에 데뷔한지 어느 새 15년째에 접어들었지만 박해일은 여전히 한결같다. "달라진 부분이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제가 달라진 부분을 저 스스로 포착하는 게 쉽지 않아서요. 그저 계속 걸어 나아가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IMG::20160810000062.jpg::C::480::배우 박해일./손진영 기자 son@}!]

2016-08-11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국가대표2' 오연서 "'1등을 하고 싶은 2등'에 공감이 갔죠"

오연서(29)가 스크린에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4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그 4년이라는 시간은 오연서에게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시간이었다. 안방극장에서 차곡차곡 명성을 쌓아온 그는 2014년 '왔다! 장보리'로 그야말로 '포텐'을 터뜨렸다. 이후 '빛나거나 미치거나'와 '돌아와요 아저씨'를 거치며 주연급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그런 오연서가 스크린 복귀작으로 여자 배우들과 함께 한 '국가대표2'를 선택했다. 궁금하 않을 수 없는 선택이다. '국가대표2'는 2003년 아오모리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아이스하키를 해본 적 없는 선수들이 하나의 팀이 돼 국제 대회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냈다. 오연서는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채경 역을 맡았다. 1등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자칭' 에이스인 인물이다. "일단 여자 영화라 좋았어요. 그리고 하나의 팀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려 흥미로웠고요. 처음부터 채경 역으로 제안을 받았는데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매력을 더 느꼈어요. 채경이 1등을 하고 싶은 2등이라는 점, 그리고 콤플렉스도 있지만 점점 변해가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좋았어요. 자기 일을 사랑하는 모습도 여자로서 멋있었고요." 영화 속에서 채경은 '국민 밉상'으로 소개된다. 1등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쇼트트랙 금메달 유망주의 발목을 잡는 바람에 생긴 별명이다. 하지만 오연서는 그런 '밉상' 같은 채경에게 더 공감이 갔다. "개인적으로는 짠했어요. 영화에서 잘 표현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채경은 사실 사랑을 받고 싶은 거거든요. 가족도 친구도 동료도 없는 채경이 불쌍했어요." 오연서는 "채경이 변해가는 모습에 관객도 애정을 갖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준비하고 연기에 임했다. 오랜만에 접한 영화 촬영 현장은 드라마 현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덕분에 함께 출연한 배우 수애, 하재숙, 김예원, 진지희 등과도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촬영을 하면서는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항상 날이 서 있는 채경을 연기하며 느낀 자연스러운 외로움이었다. "촬영장에서 늘 외로웠어요. 다들 함께 대화를 나눌 때도 채경은 먼발치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나만 지금 왕따시키는 거냐'라고 이야기했죠(웃음). 물론 촬영하지 않을 때는 다들 워낙 '수다수다'스러웠요. 서로 놀리는 것도 좋아해서 언니들이 저보고 '쟤 봐라, 또 멋있는 척 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죠(웃음)." 이번 작품에서 오연서는 캐릭터 내면의 표현은 물론 외적인 모습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짧게 자른 머리, 그리고 목에 한 문신은 늘 혼자인 채경의 캐릭터를 잘 보여준다. "매일 문신을 그려야 해서 힘들었어요. 너무 여성스럽게 보일 것 같아서 준비한 장치였죠. 문신을 언급하는 대사도 있었는데 아쉽게 편집이 됐죠." 채경이 영화 속에서 예쁘지 않게 보이는 것도 중요했다. "촬영 초반에 카메라 감독님이 '채경이 너무 예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모니터를 확인했더니 정말 안 예쁜 거 있죠? (웃음) 분장도 일부러 더 까맣게 하고 입술 색깔도 죽이면서 조금은 피폐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채경은 항상 날이 서 있어야 하니까요." 오연서가 채경에게 공감한 것은 그 역시도 한때 '1등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에는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포기할 건 포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사실 모든 것에 욕심을 내는 편이 아니라서요." 하지만 단 하나, 욕심을 내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연기다. 연기에는 1등이 없다는 것, 그렇기에 더욱 열심히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오연서가 지금 연기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이다. 중학교 3학년 때 걸그룹으로 데뷔한 오연서는 아역 배우로 연기를 시작해 무명에 가까운 시간을 오래 보내왔다. 2012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대중적인 주목을 받기 전까지 남들처럼 흔들리고 힘든 시기를 보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오연서는 "다른 20대들처럼 그냥 일상을 보냈다"고 덤덤하게 말한다. 모든 청춘들처럼 "흔들리고 좌절하고 또 다시 꿈꾸고"를 반복하는 시기였다는 것, 그래서 그때의 경험이 지금을 위한 좋은 약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오연서는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해도 좋은 동료를 얻어 단단해진 채경처럼 말이다. 사진/이매진아시아

2016-08-10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빅뱅의 데뷔 10년, 그리고 앞으로의 10년

가요계의 대폭발을 예고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2006년 데뷔한 그룹 빅뱅이 어느덧 10주년을 맞았다. 탄탄한 실력으로 무장한 채 데뷔한 그들은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한 것은 물론, 크고 작게 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 그들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팬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전시회와 콘서트, 그리고 이벤트를 들고 돌아왔다. 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S팩토리에서는 빅뱅 10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지드래곤은 "사실 데뷔 이래 매일같이 팬분들에게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10주년이라고 딱히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멤버들보다 빅뱅의 성장을 지켜봐주신 팬분들이 뜻깊에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전시회와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입을 뗐다. 빅뱅은 10주년 기념 이벤트로 팬들을 위한 전시회 'BIGBANG Exhibition A to Z'를 지난 5일부터 개최하고 있다. 10년간 그들이 남긴 기록과 앞으로 10년 후의 행보를 알파벳 A 부터 Z까지 카테고리를 나눠 전시했다. 사진, 연습 영상은 물론, 팬들의 낙서가 고스란히 새겨진 담벼락과 무대 의상으로 만든 트리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태양은 "전시회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담벼락은 연습생 시절부터 팬들이 우리에게 하고싶은 메시지를 적었던 벽"이라며 "매해 새롭게 페인팅으로 팬들의 낙서를 덮곤 했는데 그 담벼락이야말로 팬들이 우리에게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생각해 전시하게 됐다"고 전시 이유를 밝혔다. 이어 "팬들의 낙서가 적힌 담벼락 반대편은 멤버들이 그림을 그리거나 팬에게 전하는 글들을 적었다. 팬들과 우리의 콜라보 아트웍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지드래곤은 인상깊은 작품을 1층 입구 끝에 네온사인 장식이 된 무대의상 트리라고 밝혔다. 콘서트와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 오를 때 입은 의상들을 쌓아 나무로 형상화한 것이다. 다섯 멤버의 단단한 팀워크를 표현한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들을 살펴보면 끈끈한 멤버들간의 우정을 느낄 수 있다. "10대 후반에 시작한 그룹활동을 20대 후반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빅뱅은 저희 다섯 명의 청춘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전시회를 통해 10년동안 저희가 함께 부딪히면서 겪은 희노애락을 팬분들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승리)" 그룹 활동을 해오면서 가장 뜻깊었던 순간을 묻자 공통된 대답이 돌아왔다. 멤버들을 만나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는 것. 다섯 명 전부 다 다른 대답을 내놓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연습생 시절에는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고, '가수가 되면 이러이러한 것들을 해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들을 이제서야 하나씩 이뤄가는 것 같아서 지금이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멤버들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순간도 오지 않았겠죠. 한살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멤버들에 대한 소중함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빅뱅이 소중한 이유는 멤버 다섯 명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태양)" 빅뱅은 이제 가요계 많은 후배 그룹들 사이에서 '롤모델'로 꼽힌다. 지드래곤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자 하면서 음악을 해온 적이 없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왔을 뿐인데, 주변에서 '롤모델'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도 우리를 보고 배우겠지만, 우리 또한 후배들을 보고 배우는 게 있다. 서로가 고칠 점을 발견하고 발전하는 것 같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빅뱅은 앞으로의 10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단 가까운 미래에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국방의 의무를 다할 것, 그리고 갔다와서도 빅뱅으로 남아있을 거라는 거에요. 저희들은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사람들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군에 다녀왔다고 '빨리 앨범을 내서 팬들 앞에 서야한다'가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희가 자신감을 되찾고 확신이 들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요. 꼭 앨범이 아니어도 필름을 선보인다거나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서도 여러가지 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지드래곤)" "기존에 없던 사례를 만들어가는 팀이 빅뱅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이 특정 연령대에 국한돼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군 복무 후에도 사랑받을 수 있다면 사랑받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활동하고 싶어요. 사랑받지 못하면 하고 싶어도 못할테니까요.(탑)" 탑의 말처럼 기존에 없던 기록을 세우며 다방면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 그룹 빅뱅.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10주년 콘서트에 대해 언급했다. "기존 콘서트보다 더욱 축제 분위기로 즐길 수 있도록 세트리스트를 준비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6월 영화 '빅뱅 메이드' 개봉을 시작으로 오는 5일부터 10월까지 전시회 'A to Z'를 개최하며, 20일에는 단독 콘서트 '0.TO.10'을 연다. 언급한 세가지 이벤트 외에 두가지가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2016-08-07 13:33:25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덕혜옹주' 손예진 "가련한 삶, 공감 담아 연기했죠"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없는 삶처럼 비극적인 게 어디 있을까. 고종의 외동딸인 덕혜옹주의 삶이 그렇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덕혜옹주는 시대의 강요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을 살아야 했다. 역사에도 제대로 기록되지 못한 비운의 인물이다. '덕혜옹주'는 손예진(34)에게 남다른 영화다.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전에도 개봉이 다가오면 '영화가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덕혜옹주'는 보다 경건해지는 마음이 있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촬영을 마친 뒤 잊었다고 생각한 덕혜옹주의 마음이 개봉을 준비하면서 다시 살아난 것이다. 그만큼 덕혜옹주에 대한 애착이 컸다. "덕혜옹주는 실존 인물이잖아요. 제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인물이라 사명감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잘 표현해서 많은 분들이 덕혜옹주의 넋을 기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거든요. 한번쯤 덕혜옹주를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랄까요? 영화가 담고 있는 것도 엄청난 교훈이 아닌 우리 인생과 세월에 대한 이야기죠. 개인적으로 생각을 많이 한 작품이었어요." 손예진은 '덕혜옹주' 속 덕혜를 "대단하지 않기에 애정과 연민이 더 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수동적인 인생을 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인의 이야기"라는 점에 많이 공감했다. 권비영 작가의 원작 소설을 통해 덕혜옹주의 삶을 알고는 있었다. 출연을 결심한 것은 허진호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였다. '외출' 이후 10년여 만의 재회다. "감독님이 '덕혜옹주'를 영화화한다는 걸 기사로 접했어요. '무언가 안 어울리면서도 신선하다'는 느낌이었죠(웃음). 여배우로서는 한 여자의 일대기를 그린 이야기라 흥미로웠죠. 그런데 허진호 감독님이 '한 번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운명 같은 작품이었어요. '외출'은 지금도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그때 정말 어린 나이였는데도 감독님이 저를 많이 존중해주셨거든요. 그런 감독님에 대한 믿음 때문에 더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영화는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과 함께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킨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예진의 말대로 영화 속 덕혜옹주는 이야기를 주도하기보다 주변 사람들에 의해 사건에 휘말리는 수동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덕혜옹주의 아련하고 애잔한 모습이 가슴에 더욱 깊이 남는다. 관객과 공감하고자 하는 손예진의 연기, 그리고 인물의 감정을 절제된 시선으로 담아낸 허진호 감독의 연출이 빚어낸 결과다. "큰 감정의 덩어리들로 이뤄진 신들이 많았어요. 덕혜의 모든 인생에 깊이 들어갈 수는 없었죠. 큰 사건들을 순서대로 보여주는 식이다 보니 관객들이 이를 너무 과장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의 연출 방식 때문에 그렇지 않게 담긴 것 같아요. 배우 입장에서는 클로즈업으로 길게 찍는 게 연기적으로는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죠. 하지만 감독님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슬픔이 보이는 방식으로 연출을 하세요. 그리고 편집을 통해 감정이 더 절제되기도 했고요. 물론 현장에서는 감정을 더 끌어올려 연기한 순간이 많았지만요(웃음)." 전작 '비밀은 없다'가 관객과의 공감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라면 '덕혜옹주'는 정반대로 관객과의 공감에 오롯이 마음을 쏟아부은 작품이다. 영화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덕혜옹주의 귀국 장면에서는 실제 덕혜옹주가 느꼈을 감정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하고 싶었다. 손예진이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연기한 장면 중 하나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다큐멘터리를 찾아봤다. 덕혜옹주가 귀국하는 장면을 보는데 너무 슬프더라고요. 동공에 초점이 없어보였어요. 보통 치매에 걸린 노인도 시선은 어딘가를 향하는데 덕혜옹주는 텅 빈 느낌이었죠. 그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슬픔도 아픔도 느껴지지 않는 눈빛을요. 촬영할 때는 현장이 정말 진짜 같은 분위기에 젖었어요. 같이 연기한 라미란 언니도 엄청 울었고요." 개봉을 앞두고 영화가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손예진은 "인생이나 인간, 그리고 역사는 단 하나의 시점만으로 바라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영화는 수동적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의 비극적인 일생을 담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영화를 보시면 역사 왜곡으로 보이지 않을 거예요. 덕혜옹주가 하지 않았던 독립운동 이야기를 그린 것도 아니고요. 최소한의 기본적인 진실성은 가져가려고 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손예진이 바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영화에 공감해주는 것이다. "덕혜옹주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위대한 인물은 아니었어요. 다만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가련한 여인이었죠. 그래서 그녀의 감동과 아픔에 더 공감할 수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영화가 잘 됐으면 해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을 뛰어넘는 제 최고의 흥행작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16-08-04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현아 "실력에 대한 갈증, 하나씩 풀어가고 있죠"

"저는 '힘들다'는 표현을 안 써요. 입에서 '힘들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힘든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는 게 싫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많아져서 더 바쁘게 활동한 적도 있어요. 그래도 제가 좋아서 선택한 길인 만큼 끝까지 좋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현아(24)가 1년 만에 미니 5집 음반 '어썸(A'wesome)'으로 돌아온다. 여름이면 잊지 않고 가요계를 찾았던 현아지만 이번 컴백은 조금 특별하다. 그동안 현아와 늘 함께 했던 포미닛이 7년 동안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한 뒤 처음 선보이는 솔로 활동이기 때문이다. 걸그룹 멤버가 아닌 여자 솔로 가수로서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서게 된 것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성수동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현아는 "포미닛 친구들과 함께 했을 때와 지금의 마음가짐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다른 점도 분명히 있겠지만 내게는 '연장선'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팀 해체 이후 처음으로 털어놓은 속마음이었다. "속상한 것도 있었어요. 멤버들과 함께 노력해온 시간을 아예 없었던 일처럼 이야기하는 게 싫었거든요. 너무 많은 추측이 나오는 것도 그랬고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니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7년을 한 가지 꿈을 바라보며 걸어온 친구들이 이제는 각자의 꿈을 응원해줄 수 있는 상황이 된 거죠. 그래서 각자의 꿈을 존중하면서 개개인의 활동을 포미닛 이후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며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포미닛의 해체, 그리고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 홍승성 회장의 사퇴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현아는 흔들리지 않고자 했다. 늘 그래왔듯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자"는 생각으로 새 앨범을 준비했다. 복잡한 생각 속에서 내린 답은 "앨범에 더 많은 것을 신경쓰자"는 것이었다. 자신을 믿고 기다려주는 팬들을 생각하며 중심을 잡았다. 그렇게 총 6곡을 담은 미니 앨범 '어썸'을 완성했다. 이번 앨범은 현아가 그동안 발표한 '에이 토크(A TALK)' '에이플러스(A+)'에서 이어지는 'A' 시리즈 음반의 연장선이다. 앨범 타이틀은 '놀랄만한' '경이로운'이라는 뜻으로 '썸머퀸'다운 현아의 내공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과 각오가 담겨 있다. 현아는 6곡 중 5곡의 가사에 직접 참여해 자신의 이야기를 보다 솔직하게 담아냈다. 타이틀 곡 '어때?'는 힙합의 한 종류인 트랩 비트를 바탕으로 현아의 독특한 음색이 어우러진 노래다. "다양한 뜻을 담은 제목이에요. '오늘 어때?' '기분 어때?'처럼 안부를 물을 때 쓰는 말이잖아요. 노래에서는 남성에게 '나 어때?'라고 묻기도 하고 춤을 추면서 '너 기분 어때?'라고 묻기도 해요." 이번에도 현아는 '섹시함'을 콘셉트로 내세운다. 지난해 발표한 '잘 나가서 그래'와 비교하면 수위는 다소 약해졌지만 현아가 지닌 섹시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현아가 늘 보여주고 싶어한 '건강한 섹시미'가 보다 잘 드러나는 노래다. "'섹시하다'는 말이 제 이름 앞에 붙는 것이 점점 더 감사하게 느껴져요.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싶고요. 그렇다고 해서 '화끈하게 더 야해져 볼까'라는 건 아니에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은 것, 그리고 부족함은 계속 공부해서 채워나가는 것이 먼저니까요. '섹시하다'는 타이틀도 그런 것 같아요." 새 앨범에 참여한 게스트 뮤지션도 눈길을 끈다. 브랜뉴뮤직 소속 래퍼 한해, 그리고 인디 신에서 유명한 선우정아 등이 그렇다. 현아는 "회사 대 회사의 전략적인 작업이 아니라 평소의 친분으로 자연스럽게 교류하면서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하는 노래들의 장르적인 색깔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현아의 음악적 변화다. "음악적으로 고집을 부릴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웃음). 다만 예전에 했던 걸 또 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미 해온 길을 반복해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것이죠. '버블팝'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해서 그런 노래만 하면 새로운 걸 원하는 팬에게는 미안한 일이잖아요. 그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어도 새로운 음악을 많은 분들과 계속해서 함께 나누고 싶어요." 원더걸스의 원년 멤버로 가요계에 발을 내딛은 현아는 올해로 데뷔 10년차가 됐다. 원더걸스와 포미닛을 지나 이제는 솔로가 됐지만 무대를 향한 현아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원더걸스와 포미닛 둘 다 현아의 삶 그 자체인 것 같아요. 현아의 공동체죠. 그리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활동을 해서 변천사가 확실한 연예인 중 하나에요. 라이브를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노래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죠. 그런 걱정과 관심 속에서 매 앨범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그러면서 실력에 대한 갈증이 더 생기고 있고요. 지금은 그 숙제를 조금씩 풀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2016-08-02 00: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국가대표2' 수애 "결과보다 과정을 담아두는 배우가 될래요"

빙판 위에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아이스하키를 하는 수애(36)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 단아하고 가녀린 이미지의 그가 거친 승부의 세계에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낯설다. 그러나 사실 수애는 늘 자신의 이미지와는 다른 캐릭터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었다. '국가대표2'(감독 김종현)도 그 연장선에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국가대표2'는 스키 점프를 소재로 2009년 개봉해 848만 관객을 동원한 '국가대표'의 후속작이다. 2003년 일본 아오모리 아시안게임 당시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실화가 바탕이 됐다. 극중에서 수애는 탈북자 리지원을 연기한다. 북한에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한 리지원은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해 식당에서 일하며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인물이다. 북에 두고 온 여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이 있는 그는 아이스하키를 마음껏 할 수 있는 핀란드로의 이민을 꿈꾼다. 그러나 핀란드 이민이 좌절되자 때마침 생긴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들어가 에이스로 활약하게 된다. 스포츠 영화, 그것도 여자 배우들이 여러 명 출연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국가대표2'는 여러 모로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그 점이 수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연서, 하재숙, 김슬기, 김예원, 진지희 등 여러 여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수애는 기대를 갖고 작품에 동참했다. 물론 걱정과 우려도 있었다. 여배우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러나 고민은 촬영 준비와 함께 금세 사라졌다. "대본 리딩 때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연서가 씩 웃으며 걸어오다 다리를 삐끗한 거예요. 그 모습이 귀여웠죠. 재숙 씨는 저에게 '초등학교 친구를 만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금방 무장해제가 됐고요(웃음). 저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던 슬기와 예원이, 그리고 제가 롤모델이라고 해서 부담이 있었던 지희까지 다들 재미있고 즐거웠어요. 첫 촬영은 갯벌에서 훈련을 하는 장면이었어요. 시작부터 힘든 장면을 촬영하니 동료애, 전우애 같은 게 생겼죠. 자연스럽게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서로를 편하게 대하게 됐어요." 수애는 그동안 작품의 메인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어오는 역할을 많이 해왔다. 그러나 '국가대표2'는 6명의 여자 배우, 그리고 대표팀 감독 대웅을 연기하는 오달수까지 배우들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기존 작업과는 또 달랐다.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 속에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것이 수애가 이번 작품에서 마주한 새로운 과제였다. "영화 처음부터 리지원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게 중요했어요. 인물들의 개인사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라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이가 극을 이끌어가는 것에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 고민도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극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 싶었죠. 그게 저에게는 하나의 숙제이자 도전이었어요." 영화는 오합지졸과 같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진정한 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물론 실제 아이스하키 팀이 그랬던 것처럼 결과는 기대만큼의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영화는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으로 감동을 전한다. 여기에 영화 후반부에 비로소 부각되는 리지원의 가족 이야기가 영화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수애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국가대표2'의 하이라이트다. 영화에는 "사람들은 메달만을 기억한다"는 대사가 나온다. 스포츠처럼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애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 그만큼의 값진 땀방울은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배우들끼리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이야기해도 결국에는 흥행 성적과 같은 걸로 평가를 받는 것이 저희 직업이죠. 그런 애환은 있지만 그럼에도 과정을 많이 담아두려고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최선을 다해 즐길 수 있다면 결과는 상관없으니까요. 물론 그러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렇게 되는 건 쉽지 않죠(웃음). '국가대표2'는 그런 면에서 120% 만족하는 영화에요. 연기적인 면에서는 분명 부족한 게 있겠죠. 하지만 그 빈자리를 함께 한 배우들이 잘 채워줬다고 생각해요." [!{IMG::20160731000043.jpg::C::480::배우 수애./손진영 기자 son@}!]

2016-08-01 07:00:00 장병호 기자
기사사진
[스타인터뷰] '인천상륙작전' 이정재 "마음 끌린 첩보물…팽팽한 긴장감 만들어냈죠"

이정재(43)가 일제강점기에 이어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로 1년 만에 스크린을 다시 찾았다. 27일 개봉한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에서 이정재는 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인천 지역에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 장학수 대위를 연기했다. 전작 '암살'에서 강렬한 악역 연기를 보여준 그는 이번 영화에서 참혹한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인물로 또 다른 변신을 선보였다. 이정재가 '인천상륙작전'을 선택한 것은 전쟁영화보다 첩보영화에 가까운 영화라는 점에서였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영웅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처음 받은 시나리오는 구성이 조금 매끄럽지 않았죠. 그럼에도 첩보영화라는 점에서 확 끌리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어가자는 생각으로 출연하게 됐어요." 영화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더글라스 맥아더의 지시로 인천 지역에서 진행된 '엑스레이(X-Ray)' 작전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영화가 첩보물의 성격을 갖게 된 이유다. 인민군으로 위장해 인천 지역에 잠입한 장학수와 부대원들이 인천 앞 바다에 설치된 기뢰 해도를 찾아가는 과정이 영화의 중요한 이야기로 다뤄진다. 장학수를 연기하면서 이정재가 가장 신경 쓴 점은 바로 첩보물다운 '긴장감'이었다. "첩보 장르는 팽팽한 긴장감이 아주 중요하죠. 그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이를 위해 이정재는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감정의 온도를 평소보다 더 높은 상태로 끌어올리는데 힘을 기울였다. "서로 대사나 행동을 할 때 더 적극적으로 했어요. 그러면 서로의 말과 행동에 의해 감정의 온도가 올라가거든요. 그러면서도 적당한 수위를 지키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죠."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만큼 영화는 명확한 선악 구도로 인물들의 갈등을 그려나간다. 인천 지역을 장악한 인민군 방어사령관 림계진(이범수)이 이념만을 내세워 인간성을 무시하는 '악(惡)' 그 자체로 그려지는 것이 그렇다. 다소 밋밋해질 수 있는 이야기 구조에 입체감을 더하는 것은 바로 장학수의 캐릭터다. 한때 공산주의자였던 그는 이념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 부모를 바라보며 변화를 겪은 인물이다. 영화는 장학수를 통해 이념보다 중요한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설정이었어요. 일제강점기로 접어들면서 조선의 반상제도는 없어졌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젊은 사람들이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이념을 접한다면 굉장히 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공산주의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전향하는 인물이 장학수라고 이해했어요." '인천상륙작전'은 이정재에게 조금 더 특별한 의미의 작품이다.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과 함께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물론 같이 연기한 신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리암 니슨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자극이 됐다. "한국 배우와 할리우드 배우가 다른 점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똑같더라고요. 다만 그 열정이 얼마나 있느냐가 다를 뿐이죠. 그런 면에서 리암 니슨은 대단한 배우였어요. 촬영 초반 리암 니슨이 연기한 걸 봤는데 장학수가 연기적으로 밀릴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미 찍은 장면도 다시 찍자고 이야기해서 리암 니슨이 연기한 정도로 감정의 강도를 높였어요. 좋은 경험이었죠." 분명한 것은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이정재도 리암 니슨 못지않다는 사실이다. '인천상륙작전'을 마친 그는 현재 영화 '신과 함께'를 촬영하며 변함없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최근에는 절친한 배우 정우성과 함께 기획사 아티스트 컴퍼니를 설립해 화제를 모았다. 배우로서 또 한 번의 흥미로운 행보다. "회사를 만들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사실 저희가 돈을 버는 사람은 아니잖아요(웃음).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면 이 사업은 망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의 지향점은 다른 것에 두기로 했어요. 저희의 노하우가 필요한 신인과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죠. 지금은 회사를 더 키우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대신 저희를 필요로 하는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일을 하고 싶어요." [!{IMG::20160728000095.jpg::C::480::배우 이정재./손진영 기자 son@}!]

2016-07-29 07:00:00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