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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너 > 스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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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굿바이 싱글' 김혜수 "모든 것은 현재진행형, 1㎜라도 성장해야죠"

"아빠 없이 아이를 키운다니까 저를 '째려보는' 분도 있어요." 결혼도 하지 않고 임신 소식부터 먼저 밝혀 화제가 된 톱스타 고주연은 뉴스에 출연해 긴장된 모습으로 이렇게 말한다. 비밀을 숨기기 위해 어색하게 말하는 모습이 묘하게 웃긴다.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에 등장하는 이 장면이 유독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이유가 또 있다. 교양 프로그램 진행 등으로 지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배우 김혜수(45)가 바로 고주연을 연기하기 때문이다. '굿바이 싱글'은 톱스타지만 안하무인 성격으로 늘 사고를 치는 배우 고주연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이 돼줄 한 사람인 아이를 갖기 위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최근 영화 '차이나타운'과 드라마 '시그널'로 카리스마와 강렬함이 있는 캐릭터를 보여준 김혜수가 고주연 역을 맡아 오랜만에 코믹한 연기를 선보였다. 3년 전 시나리오를 받은 김혜수는 "진심이 반짝반짝하는 순간이 느껴지는 이야기"에 끌려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했다.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유사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싱글 생활을 오래하면서 영화와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혈육도 물론 소중하지만 지금 나와 긴밀하게 내면을 공유하요 서로 위안을 주고 받으며 격려해주는 이들이 '내 편'이자 '내 가족'이라고 느낄 때가 있었거든요. 그런 생각을 할 때 시나리오를 읽어서 더 소중하게 와 닿았어요." '톱스타의 임신 스캔들'로 소개되고 있지만 영화는 사실 이보다 더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10대 미혼모 문제, 그리고 유사 가족이라는 주제가 그렇다. 영화는 스타로서 화려하게 살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깊은 외로움과 결핍이 있는 고주연이 자신과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10대 소녀 단지(김현수)를 만나면서 마음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내 편'이 돼주는 이는 누구나 다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고주연은 극중 연기 경력 20년차 배우로 등장한다. 올해로 연기 인생 30년차를 맞이한 김혜수와 닮은 듯 보인다. 관객 입장에서는 고주연을 통해 일상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김혜수의 모습이 꽤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러나 김혜수와 고주연은 철저하게 다른 인물이다. 김혜수 또한 고주연을 또 다른 캐릭터로 생각하며 접근했다. "고주연을 배우로 설정하게 된 건 우리 영화가 선택한 장르에 가장 최적화된 캐릭터였기 때문이에요. 화려하지만 외롭고, 나이에 맞지 않게 철들지 않고 배려 없는 모습이 익숙한 직업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선택이었죠. 그런 고주연과 정반대 위치에 있는 단지는 철들지 않아야 할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철이 들어야 하는 인물이고요. 그런 두 인물이 서로 함께 하면서 결핍을 해소하는 이야기죠.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이야기에요. 하지만 우리는 전형성을 선택하는 대신 관객이 이 진심을 얼마나 진실하게 대면할 수 있게 만들지를 끝까지 고민하고 골몰했어요." 김혜수는 스스로 "애드리브 연기를 잘 못하는 배우"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번 '굿바이 싱글'에서는 유독 애드리브 연기를 많이 했다. 고주연이 뉴스에 나와서 하는 엉뚱한 말들도 김혜수의 애드리브였다. "그만큼 캐릭터가 구축이 잘 돼 있어서 (애드리브 연기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고주연은 정말 그렇게 말할 것 같았거든요. 애드리브 연기가 자연스럽게 돼서 스스로도 어찌나 기특했는지 몰라요(웃음)." 김혜수는 '굿바이 싱글'에 대해 "소중하다"는 표현을 많이 썼다. 특히 영화 후반부 장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여전히 작품에 빠져 있는 듯 열변을 쏟아내기도 했다. 고주연이 미술대회에 나간 단지를 만나러 가는 영화의 하이라이트와도 같은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촬영하기 전날 한잠도 못 잤어요. 그리고 현장에서는 정말 '라이브하게' 촬영을 이어갔고요. 50테이크나 넘게 촬영했으니까요. 그때는 진짜 고주연의 입장이 됐던 것 같아요. '꿈을 선택하기 위해 아이를 포기하는 세상'이라는 게 가슴 아프더라고요." 인터뷰마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걸 좋아하는 김혜수지만 이토록 작품에 몰입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김혜수는 "영화가 담은 이야기 자체에 실제 김혜수로서 동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김혜수가 '굿바이 싱글'을 얼마나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말이었다. '굿바이 싱글'로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 김혜수는 올 하반기에 느와르 영화 '소중한 여인'으로 다시 또 한 번의 새로운 변신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홍콩 느와르 세대로 느와르 장르에 갖고 있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귀띔했다. 그렇게 김혜수는 새로운 모습을 찾아 배우의 여정을 쉼 없이 나아가고 있다. 김혜수가 '굿바이 싱글'의 고주연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배우로서 매 순간 성장하기 위해 늘 노력한다는 것이다. "저도 외롭고 두려웠던 적이 있었어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도 김혜수 밖에 안 보인다'는 말을 10년 넘게 들었는 걸요. 좌절한 나머지 '이 길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보낸 시간도 있었고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제가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더라고요. 아무리 빛이 나던 쭈그러져 있던 모든 건 '현재진행형'이에요. 1㎜라도 성장해야 하는 게 우리 일이니까요. 그게 겉으로 보여야 하는 게 배우의 일이잖아요. 아마도 이건 다른 배우들도 다 마찬가지일 거예요."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2016-06-20 07: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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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특별수사' 김상호 "애잔하고 뭉클한 아버지…왠지 더 마음이 가요"

세상에는 많은 아버지가 있다. 한없이 무섭고 근엄한 아버지가 있는가 하면 감정 표현은 서툴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아버지도 있다.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의 순태(김상호)는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지닌 아버지다. 한쪽 팔에 새겨진 문신에 험난한 과거가 담겨 있지만 지금은 중학생 딸 동현(김향기)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해주겠다는 평범한 아버지다. 영화는 순태가 재벌가의 며느리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법률 브로커 필재(김명민)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과정, 그리고 딸을 위해 어떻게든 살리고자 하는 순태의 고군분투가 이 영화의 중요한 축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김상호(45)의 애잔한 부성애가 김명민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함께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상호는 "시나리오를 읽고 생각이 난 사진이 있었다"고 말했다. 추운 눈보라 속에서 쭈그린 채 추위를 버티고 있는 들짐승의 이미지였다. 김상호에게는 순태가 딱 그렇게 다가왔다. 버티고 견딜 수밖에 없는 순태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 "순태는 딸 동현을 만나기 전과 후가 다른 인물이에요. 전에는 그냥 막 사는 인물이었다면 동현을 만난 뒤 평범해진 거죠. 딸만큼은 자신과 같은 아픈 유년 시절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온 보통 아버지죠." 순태는 영화의 감정의 중심을 잡는 중요한 역할이다. 권종관 감독도 김상호에게 "순태가 관객을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우리 영화는 무너진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상호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순태의 마음을 얼마만큼 표현할지였다. "관객들이 순태를 믿는 힘은 동정이나 안타까움이라고 생각했어요. 순태가 처한 환경만으로도 관객에게 어필할 부분이 충분했죠. 그래서 오히려 저의 연기는 과하지 않은 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향기와 함께 연기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향기가 옆에서 순수한 울림판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줘서 힘이 많이 됐죠." 이번 영화에서 김상호는 유독 혼자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다. 교도소에 갇힌 순태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다. 그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연기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감독님과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힘들지라도 연기는 재미있다"는 생각에서다. "배우는 각자 맡은 역할에 따른 임무가 있어요. 그걸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배우를 만나면 파장이 생기는 거고요. 물론 이번에는 혼자 연기하는 장면이 많아서 감독님과 의견을 나누며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감독의 영역, 그리고 배우의 영역도 알고 보면 어느 정도는 겹쳐져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라 즐거웠어요." 김상호는 최근 작품 속에서 유독 아버지로 애잔한 부성애를 많이 보여줬다. 영화 '미쓰 와이프'에서는 딸의 곁을 남몰래 지키는 아버지로 분했고 드라마 '디데이'에서는 재난 상황 속에서 딸을 지키고자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아버지를 연기했다. 어떤 아버지라도 그가 연기하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김상호는 "타고난 장점이라기보다는 나만의 독특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가 자라온 환경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옛날에 엄마가 그러셨거든요. '상호가 울면 내가 서럽다'고요.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저의 특징 같아요(웃음). 시나리오를 볼 때 그런 아버지에 마음이 더 움직이는 건 있어요. 음식점에 들어가면 많은 반찬 중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먼저 젓가락이 가는 것처럼요." 혼자서만 감정을 쌓아가야 하는 역할이기에 힘든 부분도 있었을 법하다. 그러나 김상호는 "인터뷰를 하면서 영화를 촬영할 때를 다시 생각해보면 아직도 울컥하는 장면이 있기는 있다"며 "그런 감정들도 영화가 개봉하면 눈 녹듯이 사라져 내 안의 다른 곳에 쌓여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곧 개봉할 영화와 만날 관객을 "바보이자 하느님"이라고 설명했다. "선배 연극 배우들이 그런 말씀을 하세요. 관객은 바보이자 하느님이라고요. 연기의 잘못을 파헤칠 때는 하느님처럼 전지전능하게 파헤치지만 우리의 편이 되면 우리가 어떤 연기를 해도 따라오면서 이해준다고요. 그렇다고 해서 관객에게 잘 보이려고 해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그만큼 정말 긴장해서 철저하게 준비해 관객과 만나야 한다는 거죠(웃음)."

2016-06-12 12:10:04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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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양치기들' 박종환 "가치 있는 영화 출연하는 좋은 배우가 꿈"

지난 2일 개봉한 '양치기들'(감독 김진황)은 젊은 감독과 배우들이 빚어내는 시너지가 인상적인 영화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제작한 독립영화로 살인 사건의 거짓 증언을 의뢰 받은 역할대행업자가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스타 배우는 없지만 대신 진솔하게 연기하는 신예 배우들이 영화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그 중심에 배우 박종환(33)이 있다. 박종환은 지난 2월 개봉해 969만 관객을 동원한 '검사외전'으로 관객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검사외전'에서 검사 변재욱(황정민)이 취조하던 중 사망하는 천식환자 이진석을 연기한 이가 바로 그다. 지난해 천만 영화에 등극한 '베테랑'에서는 양실장 역을 맡아 배성우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2009년부터 독립영화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박종환은 최근 상업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혀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이다. '양치기들'은 박종환의 첫 주연작이다. 극중에서 박종환은 한때 배우를 꿈꿨으나 지금은 역할대행업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완주를 연기했다. 완주는 부스스한 머리에 수염도 깎지 않은 모습으로 그날그날에 따라 각기 다른 '역할'을 대신한다. 현실에 치여 꿈을 잃은 채 살아가는 청춘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많은 배우들이 그렇듯 박종환도 '양치기들'의 시나리오에 흥미를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 물론 그 흥미는 말초적인 재미는 아니었다. "이야기 진행이 재미있었어요. 장르적으로 시작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물 각자의 태도와 책임 등에 대한 이야기로 끝나는 시나리오였거든요. 신선했어요. 그런 이야기 전개에 더 많이 끌렸고요." '첫 주연'이라는 거창한 의미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작품 활동에서 느낀 연기의 부족함을 보완하자는 생각만으로 작품에 임했다. 역할대행업은 일반인에게는 낯선 직업이다. 그러나 박종환은 완주가 지닌 직업적인 면을 부각시킬 생각은 없었다. 사람들이 장소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대신 박종환은 완주가 "과거에 대한 부채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를 바랐다. "저에게 중요한 건 과거를 그리워하는 남자의 이야기였어요. 과거의 소중했던 무언가를 잃은 채 미안함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었죠." 영화는 완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엮인다. 그래서 힘든 점도 많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원맨쇼'였다면 상관없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매번 새로운 인물을 만나야 해서 힘들었어요. 상대방과 감정이 쌓이고 있다는 걸 못 느끼겠더라고요. 마치 여러 단편영화를 찍는 느낌이었어요(웃음)." 그는 완성된 영화에 만족했다고 말했다. "결과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다.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꼈다면 그걸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완주는 살인 사건의 거짓 증언자가 됐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자 직접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영화는 이를 통해 솔직함보다 거짓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의 삶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마지막은 과거 배우로서 자신을 좋아해준 여자의 기억을 다시 찾아가는 완주의 모습으로 끝난다. 울지 않아도 슬픔이 배어나오는 장면이다. "사실 어떤 감정일지 도저히 모르겠던 장면이었어요. 그냥 해보겠다고 했죠. 그런데 눈물이 안 났어요. 완주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싶었죠." 박종환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연기의 꿈을 키웠다. 군대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던 고참을 만난 것이 그에게 연출에 대한 꿈을 갖게 했다. 군대를 마친 뒤에는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 들어가 연출을 배웠다. "늦게 시작해서 조급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출을 포기하게 됐고요. 대신 영화 안에서 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 배우를 하게 됐어요. 배우는 감독과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이기도 하고 서로 바라보는 지점도 비슷하니까요." 그렇게 박종환은 독립영화를 시작으로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상업영화로 활동 영역을 넓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잉투기'로 인연을 맺은 엄태화 감독의 신작 '가려진 시간', 그리고 임시완이 주연을 맡은 '원라인'의 촬영을 마쳤다. 현재는 최민식 주연의 '특별시민'을 촬영하고 있다. 그는 "타고난 성격이 신중한 건 아니지만 연기 만큼은 신중하게 대하고 있다"며 "연기는 늘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재미있는 연기를 위해 박종환은 오늘도 카메라 앞에 서고 있다.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좋은 영화로 기억되고 싶고요. 흥행 성적도 중요하지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영화 관련 일을 하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게 돼요. 선배들이 저를 배우가 아닌 한 사람으로 대해주듯 저 역시 그렇게 후배를 대할 수 있는 배우가 싶어요. 사람으로서도 더 좋은, 더 어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IMG::20160609000041.jpg::C::480::배우 박종환./손진영 기자 son@}!]

2016-06-09 10:54:16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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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특별수사' 김명민 "수식어? 이름만으로 가치있는 배우 되고파"

김명민(43)이 법률 브로커로 돌아왔다. 오는 16일 개봉 예정인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에서 김명민은 전직 경찰 출신의 브로커 필재를 연기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전문직 캐릭터와는 다르다. 필재는 정의와 사명감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는 속물근성으로 가득한, 그럼에도 좀처럼 미워하기 힘든 인물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필재에게 온 한 통의 편지로 시작한다. 사형수 순태가 보낸 편지다. 순태는 인천의 지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 대해제철의 며느리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평소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편지지만 필재는 전직 경찰 출신답게 묘한 '촉'을 느끼고 사건에 뛰어든다.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는 여러 배우의 앙상블이 눈에 띄는 영화다. 김명민 외에도 김상호, 성동일, 김영애, 김향기, 신구 등 나이와 성별을 불문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명민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이었다. "일단 시나리오가 재미있었어요. 무거운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죠. 그리고 캐릭터 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좋았어요. 다들 필연적인 관계로 얽혀 있는데 그게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제가 먼저 캐스팅됐는데 나중에 다른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을 접하면서 '어떻게 이런 조합에서 연기할 수 있을까, 정말 복 받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뻤어요." 김명민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힘든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 배우로 유명하다. 전문직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그 직업을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에서는 법률 브로커라는 직업을 파고들지 않았다. 대신 필재라는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글로 쓰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그는 "실존 인물을 제외하고는 늘 캐릭터의 전사(前事)와 후사(後事)를 글로 써왔다"며 "배우는 영화 속 인물의 탈을 써야 하는 사람으로서 그 인물의 삶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민이 생각한 필재는 환경 때문에 속물이 된 인물이다. 평범하게 태어났으나 '전과자의 아들'이 된 필재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경찰이 됐다. 그리고 경찰이 된 뒤에는 가장 가까웠던 동료의 배신으로 옷을 벗게 됐고, 이후로는 법률 브로커가 돼 돈을 좇는 인물이 됐다. 그래서 김명민은 "필재가 내뱉는 말은 모두 뼈가 있는 말"이라고 말한다. 작은 대사 하나에도 필재의 삶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그가 영화 내내 신경 쓴 것도 "겉으로는 양아치스럽고 속물스럽게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지나온 삶이 깔려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은 한층 더 힘을 빼고 편안하게 연기하는 김명민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다. 많은 이들은 그를 드라마 속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김명민은 스크린에서만큼은 힘이 덜 들어간 캐릭터로 크고 작은 웃음을 선사해왔다.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그러했고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의 필재 또한 그러하다. 김명민은 "코믹한 장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일찍부터 그런 장르를 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웅이나 딱 부러지는 성격의 리더십이 있는 인물을 주로 연기했잖아요. 그래서 저를 딱딱하고 어려운 사람으로 많이 보세요. 물론 그 덕도 많이 봤죠(웃음). 나이 들어서는 편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어렸을 때는 그런 연륜이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했거든요." 또한 김명민은 영화에서만큼은 드라마에 보여줄 수 없는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스스로도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식상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다. 흔히 '배우는 연기 변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명민은 "내가 로봇도 아닌데 변신에 대한 압박은 없다"며 웃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자신이 아닌 캐릭터 그 자체로 작품 속에서 기억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김명민을 '연기본좌'라고 부른다. 그러나 김명민은 "수식어는 자꾸 사람들이 쓰니까 따라다니는 것 같다"며 "주홍글씨 같은 느낌도 들어서 불편하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에게 수식어는 부담스러운 말이에요. 그냥 이름 석 자로 가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로버트 드 니로나 알 파치노에게는 '연기본좌' 같은 수식어를 안 붙이잖아요(웃음)."

2016-06-07 13:34:14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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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투명한 마음, '아가씨'의 김태리

김태리(26)를 만난 것은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의 개봉 다음 날인 지난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였다. 김태리는 칸영화제에 다녀오자마자 한국에서 영화 홍보 활동을 하느라 좀처럼 쉬지 못한 상태였다. "평소 잠이 많아요. 원래 낮 12시까지 잤는데 요즘은 새벽 6시에 일어나요(웃음)." 피곤한 기색을 드러낼 법도 하지만 김태리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가씨'에서 만났던 숙희의 그 해맑은 웃음이었다. 투명한 마음을 지닌 도둑. '아가씨'의 숙희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숙희는 태어나자마자 소매치기로 자라난 만큼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능하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 앞에서는 투명함 그 자체다. 입으로는 거짓을 말할지라도 표정으로는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감추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을 철저하게 숨기며 살아온 아가씨 히데코(김민희)가 자신과 정반대인 숙희 앞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의 변화를 겪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2014년 가을, '아가씨'의 오디션이 진행됐다. 그 무렵 김태리는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 오디션을 통해 충무로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연기 경력은 대학 때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한 것, 그리고 졸업 이후 극단에서 활동하며 몇 편의 연극에 출연한 것이 전부였다. '아가씨'는 김태리가 본 오디션 중 가장 역할 비중이 큰 작품이었다. 동시에 가장 쉽지 않은 오디션이었다. '노출 수위는 최고 수위, 노출에 대한 협의는 불가능'이라는 파격적인 공고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김태리는 '아가씨'를 놓칠 수 없었다. "감독님과 시나리오 때문에 지원했어요. 만약 시나리오만 좋았다면 하기 힘든 역할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감독님이 신인 배우와 작업도 해봤고 자신도 있다며 믿음을 주셨죠. 그래서 도전하게 됐어요." 그리고 박찬욱 감독은 오디션에서 김태리를 만나자마자 "본능적인 직감"으로 캐스팅을 결정하게 됐다. 김태리와 '아가씨'의 만남은 그렇게 운명처럼 이뤄졌다. 영화 경험은 전혀 없었던 김태리에게 '아가씨'의 촬영 현장은 그야말로 배움과 경험의 장이었다. 첫 촬영 전날에는 불안함에 악몽을 꾸기도 했다. "촬영 전날에 떨리지는 않았어요. 왜 긴장이 안 될까 싶을 정도였죠. 그런데 그날 밤 악몽을 꿨어요. 정말 오랜만에 울다 깨서 '내가 불안하기는 불안하구나' 생각했죠. 촬영을 시작한 뒤로는 '멘붕'의 연속이었고요(웃음)." 히데코와 숙희가 서로의 감정을 주고 받는 장면에서는 시선 처리 때문에 힘든 부분도 많았다. 클로즈업 촬영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극중 사사키 부인으로 출연하는 김해숙이 김민희와 미세한 동작만으로 감정을 주고 받는 걸 보면서는 "경험이 쌓여야 내공을 갖게 된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 김태리는 숙희가 마냥 어수룩한 인물로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시나리오 내용을 알고 있다 보니 숙희를 자꾸 어수룩하고 허술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숙희는 전문적인 도둑이잖아요. 그래서 양면을 같이 가져가려고 노력했어요." 백작이 히데코에게 선물한 귀걸이를 보며 숙희가 말하는 대사들, 히데코가 장갑을 골라 달라고 말할 때 숙희가 보여주는 물욕(物慾)이 담긴 행동 등이 그런 노력의 결과였다. 데뷔작이지만 자연스러운 연기가 인상적이다. 김태리 스스로도 계산적으로 숙희를 연기하지 않았다. 그저 상황에 맞춰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을 뿐이다. 숙희가 히데코에게 "백작님을 사랑하시게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그렇게 완성됐다. 김태리는 "민희 언니가 정말 연기를 잘 해줘서 그 감정을 따라간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희 언니의 눈빛을 보는데 죄책감이 정말 심하게 들더라고요. 숙희가 언제 고개를 들고 떨구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을 뿐 나머지 연기는 현장 분위기 속에서 민희 언니와 자유롭게 호흡을 맞춰서 했어요." 신인임에도 경직되지 않고 분위기에 자신을 내맡겨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게 김태리는 '아가씨'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관객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김태리로 배우로서는 아직 투명함 그 자체다. 평소에도 '아가씨'에서처럼 계산하지 않고 연기하는 스타일인지 물었지만 김태리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을 뿐이었다. 대학에 들어와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다는 생각에 연극 동아리에 들어간 김태리는 대학 2학년 때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죠. 저희 집 가훈이 '좋은 사람이 되자'였거든요. 그래서 그랬나봐요(웃음). 좋은 배우가 되자. 여기에 정말 많은 것이 포함돼 있잖아요." '아가씨'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김태리는 처음 배우를 꿈꿨던 때처럼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꾸준히 잘 해나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또 한 사람의 좋은 배우가 성장하는 걸 지켜보고 있다. [!{IMG::20160606000045.jpg::C::480::배우 김태리./손진영 기자 son@}!]

2016-06-06 13:41:21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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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아가씨' 김민희 "극적인 작품, 새로운 경험을 했죠"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의 주인공 히데코는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아가씨답게 늘 우아하고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비밀이 가득하다. 그런 히데코의 차가운 마음은 좀처럼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순수한 하녀 숙희를 만나면서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히데코 스스로도 알지 못한 뜨거운 욕망에 불이 붙는다. 히데코는 배우라면 누구나 탐이 날 캐릭터다. 극적인 감정 변화와 반전을 모두 보여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민희(34)가 '아가씨'의 히데코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시나리오의 느낌이 좋았어요. 이야기가 탄탄했고 계속 나오는 반전으로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어요. 그 안에 다채로운 감정이 어우러져 있는 영화라 재미있었고요." 그렇게 김민희는 박찬욱 감독의 새로운 뮤즈가 돼 매혹적인 아가씨로 변신했다. 영화는 3부로 나뉘어져 있다. 히데코는 각 챕터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한없이 도도하지만 2부에서는 도도함에 감춰진 은밀한 비밀을 드러낸다. 그리고 3부에서는 능동적이고 당찬 여성으로 거듭난다. 김민희는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다양한 감정을 다른 시각으로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이 히데코의 매력이었요. 보편적인 인물이 아니라서 오히려 연기로 해볼 수 있는 것이 많았죠. 그런 것을 장점으로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아가씨'는 영국 작가 새라 워터스가 쓴 소설 '핑거스미스'를 영화화했다. 원작은 통속적인 추리물이면서 동시에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아가씨'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두 주인공 히데코와 숙희의 사랑이다. 여성들의 강한 연대, 그리로 이를 바탕으로 한 전복의 이야기가 '아가씨'의 주제다. 김민희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그런 부분(동성애 장면)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야기 흐름 상 감정에 이입돼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어요. 섬세한 감정을 잘 살려서 연기하려고 했고요. 물론 힘든 장면도 있었어요. 하지만 친밀감에서 시작해 미묘한 감정을 지나 사랑으로 이어지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다가와 연기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는 연기할 때 되게 좋은 감정이거든요." 숙희를 연기한 신인 배우 김태리와의 호흡도 만족스러웠다. 김민희는 선배라는 생각보다 친한 언니와 동생 사이라는 생각으로 처음부터 김태리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 영화 속에서 가장 관능적인 장면은 숙희가 은으로 된 골무로 히데코의 날카로운 이를 갈아주는 신이다. 수줍은 듯 시선을 주고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민희는 "영화에 담긴 것처럼 감정이입이 잘 된 장면"이라며 "그만큼 태리와 호흡이 잘 맞았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제는 그 누구도 김민희를 '패셔니스타'로 기억하지 않는다. '화차'를 기점으로 김민희는 스크린 속에서 자신의 색깔을 과감하게 펼쳐 보일 수 있는 배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변영주 감독과 노덕 감독 등 여성 감독과 좋은 '시너지'를 낸 김민희는 이제 홍상수, 박찬욱 감독 등 충무로 대표 감독들도 주저 없이 선택하는 배우가 됐다. 김민희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행보였다. 그래서 그는 이 모든 것을 '운'이라고 표현한다. 시나리오를 만나는 것은 인연이 이뤄지는 것처럼 쉽지 않다는 뜻에서다. 김민희는 "새로운 것에 흥미를 잘 느끼는 편"이라며 "한 가지 캐릭터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재미를 느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가씨'를 통해 얻은 연기적인 즐거움으로 "극적이고 영화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꼽았다. 그 경험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김민희는 영화에 집중할 생각이다. 현장의 편안함 속에서 조금 더 여유롭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IMG::20160531000068.jpg::C::480::배우 김민희./손진영 기자 son@}!]

2016-05-31 13:26:43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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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앞으로가 기대되는 뮤지컬 배우 강성욱

'삼국지' 유비의 옆에는 제갈량이 있고, 영화 '어벤져스' 아이언맨 곁에는 자비스가 있다. 이처럼 영웅에겐 든든한 조력자이자 친구가 있기 마련이다. 뮤지컬 '뉴시즈'에서 배우 강성욱이 맡은 역할도 조력자이자 친구인 데이비 역이다. 뉴시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신문팔이 소년들을 일컫는 말이다. 신문사에 정식으로 고용되지 못하고, 배급소에서 신문을 구매한 뒤 손님들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신문을 팔면서 생계를 이어나간 거리 위 소년들이다. '더 월드' 신문사가 신문 배급료를 인상하자, 뉴시즈는 파업을 감행하게 되고 이 중심에는 주인공 잭 캘리가 있다. 그리고 잭이 시련에 빠졌을 때 다시 일어설 용기를 복돋아 주는 게 데이비다. "연출님이 데이비 역할에 제가 잘 맞다고 생각하셨나봐요. '뉴시즈'라는 큰 작품에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많이 흥분 됐고, 데이비가 아닌 다른 어떤 역할을 맡았더라도 참여했을 거예요.(웃음) 데이비는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에요. 뒤늦게 뉴시즈에 합류한 소년이기 때문에 합류하기 전까지의 인물이 처한 상황을 제 마음껏 상상해보고 표현할 수 있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스타성을 내세우지 않고, 오로지 무대 위 젊은 열기를 표현하기 위해 오디션만 3개월가량 진행됐다. 아크로바틱, 탭댄스, 그리고 다양한 안무를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그 어떤 작품보다 안무 난이도가 높다. 춤에는 영 소질이 없다는 강성욱은 "유일하게 한 장면 배우들과 함께 안무를 하는데 그 장면에서라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배우들을 보면 함께 극을 만들어가는 입장에서도 신기할 때가 많다"고 미소지었다. 잭 역할은 배우 온주완, 서경수, 이재균 총 3명이 연기한다. 강성욱은 이번 작품에서 원캐스트로 합류했다. "주완 형이 연기하는 잭은 어리고 약간은 철부지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주완이 형과 연기할 때는 잭이 더 좋은 길로 성장할 수 있게 서포트하는 기분이 들고, 경수와 함께 무대에 오를 때는 든든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정말 대장같아요.(웃음) 재균이와 할 때는 정말 친구같이 해요. 재균이는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느껴지는대로 동물적으로 연기하는 편인데 그걸 받아치면서 연기하는 저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하게 되니까 무대 위 상황에 따라 더 많이 보여드리면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뉴시즈'는 합창하는 장면이 많은만큼 넘버의 난이도도 상당하다. 강성욱이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시즈 더 데이(Seize the day)'다. 잭이 거대권력 앞에 잠시 주춤할 때 대신 나서서 뉴시즈에게 '지치지 말자. 우리는 잘하고 있다'고 동기부여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곡이다. "'뉴시즈'는 제게 '도전'과도 같은 작품이예요. 전작인 '베르테르'나 '팬텀'에서는 기라성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의지하기도 했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이번 작품은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거라서 의미가 남다르죠. 선배님들은 항상 느꼈을 책임감을 저는 이번작품을 하면서 전보다 좀 더 크게 느끼고 있어요." 85년생인 그는 2015년 뮤지컬 '팬텀'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그해 '2015년을 빛낸 남우신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5살에 서울예대에 입학했어요. 늦게 연기를 시작했고, 학교도 늦게 들어간 편이죠. 중간에 휴학도 하고, 나이를 먹으니까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20대 후반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다고 보시면 돼요.(웃음) 그렇게 1~2년 아르바이트하면서 고민만하다가 결국 30살이 됐고, 그때 결단을 내렸어요. '배운 거 도전이라도 해보고 이 길이 내 길인지, 아닌지 생각하자'고요. 그렇게 지난해 '팬텀'으로 데뷔했죠." 늦은 데뷔에 조바심이 나진 않았을까. 그에게 데뷔를 빨리 했는지, 늦게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본인의 나이대가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여서 즐겁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편집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짜릿한 즐거움이 있지만, 동시에 아찔함도 수반한다. "아역배우 태경이와 함께하는 무대였는데 그 친구도 어리지만 연기 욕심이 많거든요. 무대 위에서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만들어낸 거죠. 서로 이야기를 하고 합을 맞췄으면 좋았을텐데... 순간 머리 속에 새하얘지면서 대사를 까먹은 거예요. 그래서 저도 애드리브로 순간을 모면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죠. (웃음)" 4월 12일~7월 3일 공연되는 '뉴시즈'는 벌써 공연 중반기에 접어들었다. "매일 똑같은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지만, 매일 달라지는 게 무대거든요. 배우의 감정과 컨디션에 따라 다르고, 관객 리액션에 따라 또 달라지고요. 그리고 초반기에 알지 못하는 걸 중반기에 알게되는 경우도 있고, 후반기에 가면 진짜 제가 그 역할 자체가 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데뷔 후 운좋게 대극장 작품만 연달에 세 개를 소화한 강성욱은 앞으로 대극장, 중극장, 소극장 작품 가리지 않고 안해본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2016-05-29 15:35:57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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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유인영 "작품 선택하는 눈 바뀌어…타협하게 됐죠."

[스타인터뷰] 유인영 "작품 선택하는 눈 바뀌어…타협하게 됐죠." 악역 벗고 선한 캐릭터 김강우 의지 많이 돼 연기 욕심 많아…변신할 것 배우은 배우였다. 그간 많은 작품에서 도회적이고 센 캐릭터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유인영은 인터뷰 내내 수줍은 미소와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유인영은 최근 종영한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윤마리 역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차지원(이진욱)의 첫사랑이자 민선재(김강우)의 아내 윤마리를 맡아 두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아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작발표회 때 너무 자신있게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다고 말씀드렸는데, 드라마상에서 너무 짧게 그려진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요.(웃음) 하지만, 선재의 집착적인 사랑을 넘치게 받았기 때문에 만족해요." 기존의 센 이미지가 강해서일까. 극 초반 통통튀는 밝은 마리보다 선재의 악행을 알게 되면서 어둡게 변하는 중후반부의 마리가 더 유인영스럽다는 시청자의 평가도 있었다. 유인영은 "물론 속상했지만, 시청자가 갖고 있는 기존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어울린다'는 평을 듣기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다"며 "그래도 '유인영, 악역말고 이런 역할도 어울리는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가장 최근작인 SBS '가면' KBS2 '오마이비너스'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에서 악역을 맡아 연기했다. "믿기지 않겠지만, 신인 시절에는 가난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어요. 그게 익숙해질무렵, 어느샌가 도시적이고 부유한 역할을 하고있더라고요.(웃음) 또 그렇게 나왔을 때의 작품이 대부분 흥행했고요. 제 욕심같아서는 제게 있는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죠. '가면'의 최미연은 진짜 악한 캐릭터였다면 '오마이비너스'의 오수진은 얄미운 캐릭터죠. 그리고 사랑스러운 윤마리까지... 순화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굿마이 미스터 블랙'에서의 갈등은 민선재의 비뚤어진 사랑때문에 촉발됐다. 죽은 줄만 알았던 옛연인 차지원이 돌아오자 윤마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인영은 어떻게 해야 시청자 입장에서 거부감없이 받아들일까 수없이 고민했다. "마리는 나쁜 여자가 아니에요. 다만 사랑했던 사람과 자신의 남편 사이에서 잠시 갈등하는 인물이죠. 촬영들어가기 전에 '내가 애인이 있는 상태에서 사랑했던 옛애인이 갑자기 돌아왔다. 나라면 어땠을까?'라고 수도없이 생각했는데,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게 맞다고 판단했어요. 남편과 대립관계인 지원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도 말이 안되고, 만행을 저지른 선재 편을 들기도 애매하잖아요? 애매한 느낌이 맞았던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제가 연기한 것에 대해 이해가 안된다는 평가를 듣고 싶지 않아서 어떤 때보다 더 열심히 인물에 대해 연구했어요."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는다. 윤마리는 민선재를 용서하고, 감옥에 간 그가 출소할 날을 기다린다. 실제 유인영이라면 어땠을지 묻자 "마리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현실적을 생각해도 지금 내 곁에는 선재밖에 없고, 선재같이 사랑해주는 사람도 없을텐데 기다리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진욱과 김강우와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이진욱과는 실제로도 친한 사이여서 연기하기 편했고, 강우 선배와 호흡할 때는 의지가 많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연기 욕심이 많은 유인영은 최근 5년간 쉼없이 작품활동을 펼쳤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예전에는 대본을 읽고 재미있으면 무조건 '이건 내가 꼭 해야지' 하고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전체적인 걸 보게 되더라고요. 쉽게 말하자면, 제가 10년동안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났는데 흥행하는 작품 속 캐릭터로만 알려지는 거예요. 흥행작들 대다수가 악역으로 출연한 드라마였고요. 그 과정에서 타협하게 됐어요. '아무리 좋아서 작품을 한들, 시청자가 봐주시지 않으면 소용이 없구나'라는 걸 깨닫고 나니까 역할이 아닌 전체적인 면을 따져보게 됐고요." 유인영에게 우선순위는 연기다. '패셔니스타', '워너비 몸매' 등으로 대중에 알려지는 것보다 연기로 평가받길 원한다. "제가 선택한 이 길에서 한번쯤은 1등으로 달려봐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배우 생활은 오래 했지만, 제가 메인으로 출연했던 작품은 없거든요. 그래서 더 연기 욕심을 부리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서른 중반, 제 연기가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느껴질 때 그때서야 욕심을 좀 버릴 수 있을까요?" 유인영은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설 예정이다.

2016-05-25 15:23:30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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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양정원 "더 많은 사람들이 필라테스로 건강해졌으면"

[스타인터뷰] 양정원 "더 많은 사람들이 팔라테스로 건강해졌으면" '마리텔' 출연은 감사한 기회 생방송 쉽지 않지만, 네티즌과 소통하며 동기부여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또 한명의 스포테이너(스포츠+엔터테이너)를 배출했다. 바로 양정원(26)이다. 그동안 예정화, 신수지 등 많은 몸짱 스타들이 '마리텔'을 거쳐갔다. 하지만 출연하자 마자 단시간 내에 1위에 오른 적은 없었다. 게다가 최근 '킹경규'로 대세를 입증한 개그맨 이경규와 경쟁에서 이길 거라고 누가 예측했을까. 양정원은 방송에서 '필라테스'를 강의한다. 필라테스 샵을 스튜디오로 그대로 옮겨온 듯한 세트장에서 누구나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들을 선보인다."방송 출연 일주일 전에 섭외요청을 받았어요. 많은 사람에게 건강한 삶을 영유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방송을 앞두고 떨리기 보다는 어떻게하면 더 많은 동작을 시청자에게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했죠. 시간내에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방송을 위해서 따로 준비한 게 있다면, 그전 출연자들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거였다. '마리텔'의 마스코트 모르모트 PD와의 호흡에 대해 묻자 "방송 나가면서 처음 뵀다"며 "실제로도 어색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볼 때 재미있는 거지, 원래부터 알던 사이였다면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방송으로 유명세를 타자 '제2의 누구'라는 꼬리표가 달리기 시작했다. "유승옥 씨나 레이양 언니처럼 왕성하게 활동한 것도 아니고,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건데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에요. 그리고 그분들이 이미 방송에서 잘해왔기 때문에 저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해요.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죠." 현재 양정원은 국제필라테스교육협회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선화예고 무용과를 졸업했지만, 입시를 앞두고 잦은 부상을 입은 탓에 그토록 원하던 발레리나는 포기해야 했다. "입시에 실패하고 한동안은 엉망으로 생활했어요. 지금보다 10kg이나 더 나갔었거든요. 어쨌든 대학교에는 입학했고, 그러던 중 교양 수업으로 필라테스를 처음 접하게 됐어요. 몸의 균형에 대한 개념이 생기니까 더 깊게 알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필라테스에 빠지다보니까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됐어요. 국제교육협회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강사들까지 교육하게 됐죠.(웃음)" '마리텔'에서 선전한 그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현장에서 인터넷 방송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간간히 악성댓글도 눈에 띄고, 그럼에도 프로답게 방송을 이어가야했기 때문이다. "두번째 녹화 때 방송사고가 있었어요. 화면에 제 얼굴이 나와야 하는데 전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채팅창만 열리더라고요. 마음은 조급하고 발발 동동 구르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화면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데도 시청자분들이 계속 기다려주시더라고요. 그때 감동받았어요. 믿고 기다려주신 거잖아요? 그때가 계기였던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받았어요."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대부분 남성일 거라는 생각도 편견이다. 오히려 여성이 많은 관심을 갖고 일대일 상담쪽지도 많이 보낸다고. 양정원의 방송 출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에는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3'에 출연했다. "대학교를 잠깐 휴학했었는데, 그때 남들은 학비 벌려고 아르바이트할 때 저도 그런 개념으로 방송에 출연한 거 였어요. 예중, 예고를 나왔기 때문에 더이상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손벌리는 게 참 죄송하더라고요. 그래서 '막돼먹은 영애씨'를 굉장히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했던 기억이 있어요." 양정원은 앞으로도 방송활동을 활발히 이어갈 전망이다. 그렇다고 외부 강의를 소홀히 하겠다는 건 절대 아니다. "방송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제가 필라테스 샵에서 20~30명을 상대로 강의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분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었어요. 필라테스 전문가로서 많은 분이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거든요. 그래서 방송은 방송대로, 또 직접 소규모로 만나서 강의할 때는 또 그것대로 열심히 하려고요. 지금보다는 조금 더 건강해질 수 있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고, 목표에요."

2016-05-23 15:24:11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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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기억'으로 한층 성숙해진 배우 윤소희

데뷔 때부터 '카이스트 출신 엄친딸', '뇌섹녀(두뇌가 명석한 여자)'로 대중에게 잘알려진 배우 윤소희(23)가 이제야 작품 속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기억'을 본 시청자라면 누구라도 그녀를 '봉선화'로 기억할 정도로 맞춤형 연기를 선보인 것이다. 명석하고 똑부러진 성격의 봉선화는 실제 윤소희와도 닮은 구석이 많다. "소속사 실장님이 대본을 보시고 저와 판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평소에도 할 말은 하는 성격이거든요. 봉선화만큼 도도하거나 시니컬하지는 않지만 감정이 겉으로 많이 티나는 편이기도 하고요. 박찬홍 감독과 이성민 선배 덕분에 캐릭터에 실제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40대 중년 변호사 박태석(이성민)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를 그린 드라마다.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독 연기파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다. 윤소희는 이성민, 박진희, 김지수, 전노민 등 대선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현장에서 다들 완벽하게 연기하시는데 제가 민폐가 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실수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그 강박때문에 되려 NG를 많이 냈어요. 그때마다 감독님이 성민 선배를 부르셨는데, 선배님이 긴장도 풀어주셨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어요. 진짜 감사하죠." 이성민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윤소희는 함박미소를 띄었다. 대체 얼마나 좋은 선배이길래 상상만으로도 기분좋은 표정을 지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자 '말이 필요없게 사람 좋으신 분'이라고 정의했다. "처음 뵀을 때는 성민 선배가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미안하다'고요. 게다가 선배님은 제 또래 나이대의 여배우와 호흡을 맞춘 적이 많지 않으셨대요. 그런데 촬영하는 삼개월 내내 점심, 저녁을 함께 먹다보니까 나중에는 선배님도 마음을 많이 여시더라고요. 연기할 때마다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움을 주신 최고의 선배님이세요." 윤소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이성민과 이준호와 함께 했던 신들을 꼽았다. "봉선화는 박태석, 정진(이준호)과 함께할 때 가장 빛이나는 캐릭터였다"며 "현장 분위기가 밝고 따뜻했기 때문에 극의 흐름에 더 몰입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억'은 윤소희가 처음으로 농도짙은 키스신을 감행한 작품이기도 하다. '식샤를 합시다', '사랑하는 은동아' 등 기존 작품에서 선보인 애정신과는 급이 달랐다. 그녀는 "생각지 못한 수위였다"며 "감독님이 '진짜'를 원하셔서 잠시동안 동공지진이 일었지만, 수월하게 촬영한 편"이라며 당시 키스신을 리드한 이준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윤소희는 '기억'을 촬영하면서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촬영 전과 후 연기에 대한 생각과 태도가 진지하게 바뀌었고, 임하는 자세도 달라졌단다. "과거에는 대기시간에 막연히 불안했거든요? 대본보다가 지치면 쪽잠자고 그랬는데 '기억'을 촬영하면서는 대기시간에 잠도 안오더라고요. 한 가지에 집중하면 잠이 안오잖아요? 제가 그랬어요. 그리고 이전에는 '내것만 잘하자'라는 태도로 임했는데, 이번 작품할 때는 상대역할도 배려하려 하고, 또 그럼으로써 제 연기도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시너지를 기대하면서 연기를 펼친 것 같아요. 하고싶은 연기도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초능력을 가진 소녀나 뱀파이어 등 판타지 속 캐릭터를 하고 싶었는데, '기억'을 촬영하면서부터는 피부에 와닿는 실생활 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거든요." 그녀는 연기 스펙트럼과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다양한 현장 경험은 필수라며, 앞으로는 캐릭터 가리지 않고 다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윤소희는 현재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에 재학중인 재원이다. 업계에서는 학업 생활도 착실히 한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그녀는 데뷔 초부터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뇌섹녀' '브레인' 등 이런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굳이 수식어어에 연연하는 성격도 아니고요. 그리고 일단 저는 제 스스로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웃음) 학업 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알려졌는데, 학교가 정말 좋아서 열심히 다니고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방송활동과 병행하기게 쉽지는 않잖아요? 주변에서는 학교에 활동 증명서를 제출하고 편하게 졸업을 하라고 해요. 그런데 저는 졸업이 목표가 아니거든요.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저는 진심으로 학교가 좋아서, 공부하는 게 재미있어서 할 뿐 그 이상의 목표는 없어요. 굳이 목표를 말하자면, 이렇게 조용히 학교를 다니다가 졸업할 수 있으면 하는 게 목표에요. 그래서 굳이 회사에 어떤 증명서를 떼달라던가 하지도 않고요.(웃음)" "선배님들이 간혹 종영소감 말씀하시다가 눈물 닦으시잖아요? '얼마나 작품을 애정했길래 눈물까지 날까' 볼 때마다 신기했는데, '기억' 종방 때 제가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많은 것들을 다음 작품에서 쏟아내고 싶고,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2016-05-19 15:10:4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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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계춘할망' 김고은 "성장과 발전, 그것만 생각하려고 해요"

김고은(24)은 떠올릴 때마다 '작품마다 늘 쉽지 않은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개봉한 '성난 변호사'를 시작으로 김고은이 조금씩 편안하게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첫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는 자신의 나이에 맞는 대학생 역할로 자연스러운 매력을 가감없이 펼쳐보였다. 19일 개봉하는 '계춘할망'은 한결 더 편안해진 김고은의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제주도에서 해녀로 살고 있는 할머니 계춘이 12년 전 잃어버린 손녀 혜지를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고은은 혜지 역을 맡아 대선배인 윤여정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담아낸 착한 이야기의 영화다. 그동안 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작품에 출연해온 김고은에게 '계춘할망'은 처음으로 도전하는 휴먼 드라마다. 김고은은 "시나리오를 받고 놀라기보다는 반가웠다"고 말했다. 만들어지기 쉽지 않은 착한 영화라는 사실, 그리고 윤여정이 먼저 출연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계춘할망'은 "반갑고 기분 좋은" 작품이었다. 김고은은 극중 혜지처럼 할머니와 같이 생활한 경험이 있었다. 지금도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는 김고은에게 소중한 존재다. 그래서 '계춘할망'의 혜지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도 할머니를 1년에 한두 번 만날 때는 할머니에게 잘했어요. 하지만 같이 지낸 뒤로는 저에 대한 할머니의 관심이나 걱정이 부담으로 다가온 시기가 있었죠. 물론 지금은 제 방식대로 최선을 다해서 할머니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혜지가 겪는 감정의 흐름이나 변화를 정말 잘 느낄 수 있었어요." 영화는 다소 익숙한 방식으로 감동을 만들어간다. 그 익숙함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윤여정과 김고은이 보여주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연기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김고은은 '계춘할망'에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자 신경 썼다. 극 초반 가출 청소년으로 등장하는 혜지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했다. 김고은은 "다큐멘터리 등을 찾아보면서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했다"고 털어놨다. 전작들과 감정이나 정서의 톤이 다른 만큼 감정 표현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다. "감정이 과잉되거나 더 연기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게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다. 영화는 조금은 빤한 결말을 향해 가지만 그럼에도 김고은은 윤여정과 함께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고 연기를 펼친다. "실제의 감정은 어떨지 고민했다"는 김고은의 말처럼 보다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이야 말로 '계춘할망'이 지닌 작지만 큰 힘이다. 2012년 '은교'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으며 데뷔한 김고은은 지금까지 단 하나만을 생각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성장과 발전'이 바로 그 기준이었다. "첫 영화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고 칭찬도 받았잖아요. 말도 안 되는 배려도 받으면서 촬영을 했고요. 하지만 그건 결과물 때문에 칭찬을 받은 거지 제가 잘해서 받은 칭찬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때는 학생 신분이기도 했고요. 그 다음부터 프로가 돼야 했죠. 그래서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있을 때까지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말고 이것저것 다 부딪쳐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계춘할망'까지 마친 지금 김고은은 "20대에는 연기적인 기복을 없애는 것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예전에 했던 작품을 지금하면 어떨지, 그리고 '치즈인더트랩'이나 '계춘할망' 같은 작품을 예전의 내가 했다면 어떨지에 대해서요. 그렇게 계속 고민하며 나아가고 있어요. 그렇다고 다음 작품에서 어떤 제한을 두거나 하지는 않을 거예요. 과정이 있기에 전작보다 더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오랜만에 차기작이 없는 상태지만 여전히 김고은은 성장을 꿈꾸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성장했냐고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여전히 연기는 어렵거든요. 시나리오를 받으면 늘 혼자 바다 위에 떠 있는 느낌이죠. 그런데 하다 보면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떠올라요. 그런 생각들이 다양해지기도 했고요. 그 정도인 것 같아요. 물론 작품을 할 때마다 목숨을 걸고 하기는 하지만요(웃음)." [!{IMG::20160518000030.jpg::C::480::배우 김고은./손진영 기자 son@}!]

2016-05-18 11:21:54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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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윤상현이 말하는 연기인생과 꿈

누구에게나 인생에 전환점이 된 사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가수라면 '히트곡'을 발표해 전성기를 누릴 수도 있고, 배우라면 '인생작'을 만나 새로운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미 다수의 작품에 출연해 대중에게 잘알려진 배우 윤상현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욱씨남정기'를 인생에 있어 선물같은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해당 작품에서 그는 소심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회사원 남정기 역할을 맛깔스럽게 소화했다. 진지와 코믹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친 연기는 시청자의 호평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해온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마음으로 임했고, 제게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에요. 연기에 온전히 제 자신을 쏟아부었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받았고, 종방연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날 정도로 애착을 가졌던 드라마죠." '욱씨남정기'는 직장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갑(상사)과 을(직원)의 관계를 코믹하게 그린 드라마다. 결혼 후 선택한 첫 작품인 탓일까. 윤상현은 드라마가 이야기하는 것들에 크게 공감했고, '책임'이란 단어를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가슴을 울리는 대사가 유독 많았던 작품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12화에서 구조조정하는 신이에요. 남정기가 옥다정(이요원) 본부장을 찾아가서 '회사를 나가도 괜찮은 사람은 없다. 물론 나도 안되지만, 함부로 버려도 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말해요. 촬영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너무 감정을 몰입했는지 오히려 감독님이 감정이 덜 묻어난 장면을 편집해 붙이셨더라고요.(웃음) 그동안 저만 생각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아온 과거를 반성하게 됐죠." 2005년 SBS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로 데뷔해 '겨울새' '시크릿가든' '아가씨를 부탁해'등 많은 작품에 출연한 윤상현. 하지만 자신이 왜 연기를 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몰라 방황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욱씨남정기'는 연기의 이유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해줬다. "타인에게 무언가 깨닫게하거나 깊은 인상을 남겨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이번 촬영 때 처음 해봤어요. 사실 '갑동이'를 끝으로 배우 생활을 접을까 고민 했었거든요. 정말로 원해서 한 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연기를 한 거라 지쳤던 거죠. 개인적인 슬럼프겠네요, 그런데 '욱씨남정기'를 촬영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최선을 다할 때 행복이 따라온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윤상현은 사실 배우가 아닌 가수를 꿈꾸던 연습생이었다. 연습생 1년차에 접어들었을 때 아는 감독님의 제안에 드라마에게 출연하게 됐고, 그것이 배우의 길에 들어선 발단이 됐다. 자의건 타의건 스타로 살아온 기간이 인생의 절반인 윤상현. 이번 작품에서 직장인의 서러움과 애환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윤상현은 한국 사회에 갑과 을의 관계가 없는 집단을 찾는 게 더 어려울 것이라며 군대생활과 아르바이트 때 경험한 일화들을 하나씩 이야기했다. "군대에 가면 선임이 갑이고, 후임이 을이잖아요? 진짜 아무 이유없이 많이 혼났어요. 심지어 외모를 지적하기도 하는 걸요. 그리고 직장만 안다녔지 아르바이트를 굉장히 많이했어요. 호프 집 서빙 아르바이트는 기본이고, 아파트 벽 페인트칠까지 진짜 다양하게 했죠. 일도 열심히 해서 사장님들이 얼마나 좋아하셨는데요.(웃음) 저는 촬영하면서 한 가지 바람이 있었는데, 사회에 깔려있는 갑과 을의 현실이 '욱씨남정기'를 통해 조금이라도 완화되는 거였어요. 때문에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에 충실해서 더 열심히 연기했고요." 윤상현은 지난 7일 디지털 싱글 '내안의 그대'를 발표했다. 가수의 꿈을 놓지 않았던 그는 2009년 드라마 '내조의 여왕' OST를 시작으로 꾸준히 앨범을 발매해왔다. 가수 활동을 지지하는 아내 메이비의 아낌없는 조언 덕분에 이번 앨범은 더욱 완성도가 높다. "아내가 작사가이면서 가수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게 많은 도움이 되죠. 연습할 때 어떤 식으로 불러야 할지 조언도 해주고요." 지난해 2월 메이비와 결혼한 윤상현은 그해 12월 딸을 품에 안았다. 드라마 촬영 탓에 메이비 혼자 육아를 전담한 게 마음에 걸렸는지 당분간은 육아에 전념할 계획이다. "제 꿈은 대배우가 되는 게 아니에요. 행복한 가정의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게 꿈이죠. 그리고 배우로서 바라는 거는... 제가 주성치의 영화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쿵푸허슬'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요. 연출은 이형민 감독님이 맡으셨으면 좋겠네요.(웃음)"

2016-05-18 09:44:51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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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제시카 "팬들 응원에 용기…노래할 때 가장 즐겁죠"

제시카(27)는 "옛날로 다시 돌아가 백화점에서 우연히 가수로 다시 캐스팅돼도 똑같은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습생이 된 뒤에야 가수의 꿈을 갖게 된 제시카는 걸그룹 소녀시대로 처음 데뷔한 때를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그리고 2016년, 제시카는 이제 소녀시대가 아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앨범으로 대중과 다시 만난다. 새로운 데뷔와도 같은 첫 솔로 앨범 '위드 러브, 제이(With Love, J)'를 통해서다. 가수로서는 무려 1년 8개월여 만의 컴백이다. 그동안 제시카는 디자이너로 변신해 자신의 브랜드인 블랑 앤 에클레어를 런칭하고 가수 이외의 활동에 매진해왔다. 물론 제시카가 가수 활동을 중단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소녀시대 탈퇴,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만료라는 커다란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현 소속사인 코리델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제시카는 "처음에는 노래를 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 제시카가 다시 노래를 부르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은 팬들의 마음 때문이었다. "되게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머리 상태가 완전히 까맣던 때였죠. 그때 마침 팬과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그런데 팬들이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저를 응원해주는 모습에 용기를 얻었어요. 그 뒤로도 팬들을 계속 만났는데 다들 '노래를 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팬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하나 고민하게 됐죠. 정답은 앨범이었어요." 혼자 앨범을 준비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음악적 스타일과 콘셉트 등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여러 생각 속에서 제시카가 떠올린 것은 "지금 내 나이에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걸 자연스럽게 하자"는 것이었다. 지난해부터 준비를 시작한 앨범은 발매시기를 정하지 않은 채 만족스러운 앨범이 될 때까지 녹음을 거듭 이어갔다. 제시카는 "프로듀싱까지 하다 보니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이 쓰였다"며 "내 마음에 들 때까지는 앨범을 내지 못하겠다는 욕심이 점점 커졌다"고 쉽지 않았던 앨범 제작 과정을 털어놨다. 그렇게 완성된 제시카의 첫 솔로 앨범 '위드 러브, 제이'는 듣기 편안한 팝 장르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타이틀곡인 '플라이(Fly)'는 꿈을 꾸고 간절히 원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노래다. 제시카가 직접 작사를 하고 그래미 어워즈 수상 경력이 있는 미국의 실력파 프로듀서 케이맥과 함께 공동으로 작곡했다. 앨범에는 '플라이' 외에도 팬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골든 스카이(Golden Sky)' 등 총 6곡이 수록돼 있다. 대부분의 노래들이 사랑 이야기가 아닌 꿈과 희망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제시카는 "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앨범을 듣고 희망을 얻어 사람들도 기분이 밝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밝고 신선한 느낌을 주고 싶었죠. 저도 힘들 때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저 역시도 그런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에 대한 제시카의 남다른 애착은 음반 디자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직접 손으로 쓴 노래 가사와 앨범 크레딧이 그렇다. 제시카는 "내가 낸 아이디어였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만큼 모든 것에 다 참여하고 싶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평소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은 앨범 속 사진, 그리고 화사한 조명 대신 자연광을 활용한 '플라이'의 뮤직비디오 등에도 자연스러움을 담고자 한 제시카의 노력이 잘 녹아있다. 솔로로 홀로서기에 나섰지만 그럼에도 제시카와 소녀시대를 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제시카도 "소녀시대는 10대와 20대를 함께 보낸 둥지 같은 곳이라 아직도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녀시대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제시카도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같이는 못하지만 그럼에도 소녀시대가 오래오래 잘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제시카는 "여전히 노래하는 것은 즐겁다"고 했다. "저는 어릴 때 연습생이 되고 난 뒤에 가수의 꿈을 갖게 됐어요. 한창 연습생 생활을 하다 처음 녹음실에 들어갔는데 그때가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작은 공간에서 너무나도 정확한 소리가 귀로 흘러들어오는 디테일한 과정에서 매력을 느꼈거든요. 지금도 녹음실에 있는 순간이 가장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며 팬과 만날 생각이다. 제시카는 "이번 앨범에도 나만의 색깔을 최대한 담으려고 했지만 하루하루 달라지는 것처럼 앞으로도 나만의 음악적 색깔을 계속해서 찾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코리델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6-05-17 07: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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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곡성' 곽도원 "주연의 그릇, 그 연기의 맛을 봤죠"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은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는 기이한 이야기를 다룬다. 스릴러와 호러, 오컬트 등 여러 장르가 뒤섞인 영화는 2시간30여분의 긴 시간 동안 관객의 마음을 흐트러짐 없이 붙잡는다. 그것은 이 기이함 속에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의 강한 몰입도는 배우 곽도원(41)의 힘이기도 하다. 그는 '곡성'에서 평범함을 대변하는 주인공 종구를 연기했다. 곽도원은 나홍진 감독으로부터 오랜만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통해 '곡성'과 만났다. 두세 번의 만남이 이어진 뒤에야 나홍진 감독은 곽도원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그때까지만 해도 곽도원은 자신이 주연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디테일한 나홍진 감독은 조연 배우를 캐스팅할 때도 이렇게 여러 번을 만나 배우를 뽑는구나'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나 나홍진 감독이 곽도원을 만난 것은 '곡성'의 주인공인 종구 역을 그에게 맡기기 위해서였다. "같이 술을 마시는데 나 감독이 종구 역할이라고 하더라고요. '진짜요?'라고 되물었어요. 그랬더니 '황해' 이후에 제가 출연한 영화를 계속 봤다고 하더라고요. 코미디도 정극도 다 할 줄 아는 것 같다고 칭찬도 해서 꼭 하고 싶은 마음에 연극할 때는 코미디만 했다는 이야기도 했어요(웃음)." 그렇게 곽도원은 '곡성'으로 첫 영화 주연의 기회를 거머쥐었다. 주연이라고 연기 방식을 바꾸지는 않았다. 어떤 역할이든 캐릭터를 분석하는 방법은 똑같기 때문이다. 다만 주연으로 짊어져야 할 책임감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될 때까지 하는' 나홍진 감독의 현장에 대해서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부담을 떨쳐낸 건 자신감이었다. "저도 '연기 잘 한다'는 것보다는 '죽을 것 같이 열심히 하겠다'는 자신감은 있거든요. 그래서 덤비듯이 했어요." 곽도원은 종구를 "주변에서 접하기 쉬운 아저씨"라고 소개했다. 종구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바로 일상적인 인물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나홍진 감독에게 살을 뺄지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촬영 중에 술 마시는 것도 괜찮다고 하고요(웃음).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냐'는 말처럼 어른이라고 해도 절망하거나 자괴감이 들 때가 있잖아요. 종구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극중에서 종구는 경찰임에도 현장에서 늘 당황하며 어수룩한 모습을 보여준다. 곽도원은 "실제로 그런 경찰을 만난 적 있다"며 "그만큼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지만 그 중심에는 딸 효진(김환희)을 지키기 위한 종구의 사투가 있다. 아직 아버지로서의 경험이 없는 곽도원은 '곡성'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아버지의 마음을 느꼈다. "아버지가 돼야 아버지의 마음을 안다고 하잖아요. 6개월 동안 현장에서 효진이를 키우다 보니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효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다 보니 내 아버지도 이렇게 나를 키우셨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곽도원은 '곡성'의 이야기가 지극히 현실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딸을 지키기 위한 종구의 행동도,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결말까지도 곽도원에게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홍진 감독과의 두 번째 작업에서 얻은 것도 많다. 종구의 의상을 고르기 위해 2일 동안이나 의상 피팅을 하고, 사실적인 공간 표현을 위해 전라도와 경상도, 강원도를 오가는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는 나홍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은 배우로서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면서도 무엇과도 타협을 보지 않는 나홍진 감독의 집요함을 보며 '엄청나다'는 생각도 했다. 곽도원은 "나중에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건방져지면 나 감독을 찾아가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 같이 작품을 하자고 말할 것"이라며 "죽을 것 같이 열심히 하는 나홍진 감독과의 작업에서 엄청난 시너지를 얻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곡성'을 촬영하면서 나홍진 감독은 곽도원에게 "힘을 빼고 편안하게 연기하라"는 주문을 여러 차례 내렸다. 그때마다 곽도원은 "나도 편안하게 연기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나홍진 감독이 요구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는 완성된 영화를 본 뒤에야 나홍진 감독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조연은 어떻게든 그 신을 자기 장면으로 만들어야 해요. 하지만 주연은 이야기의 화자지만 수많은 조단역이 연기를 펼칠 수 있게끔 무대를 만들어줘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욕심을 내지 말고 힘을 빼 연기해야 하는 거고요. 영화를 보고 나니 주연은 그릇 자체가 편해져야 한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이제야 그 맛을 봤어요(웃음)." [!{IMG::20160516000174.jpg::C::480::배우 곽도원./손진영 기자 son@}!]

2016-05-16 22:33:12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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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엽기적인 그녀2' 차태현 "다시 만난 견우, 반갑고 편안했죠"

"15년 만에 견우를 다시 만나서 저는 좋아요. 3개월 동안 촬영할 때도 정말 재미있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고민이에요. 고민이라기보다 미안함이랄까요? 흥행을 떠나 '엽기적인 그녀'를 좋아해주신 팬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차태현(40)이 견우로 돌아왔다. 2011년 개봉한 '엽기적인 그녀'의 바로 그 견우 말이다. 어수룩하지만 그래서 더욱 정감 갔던 평범한 대학생 견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차태현의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다. 어떤 행동을 할지 종잡을 수 없는 '그녀'에게 설렘과 사랑을 느끼는 견운 많은 이들 기억 속에 추억처럼 남아 있다. 15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견우는 이제 대학생이 아닌 사회 초년생이다. 15년 전 함께였던 그녀는 떠나갔지만 대신 어릴 적 첫사랑이었던 새로운 '그녀'를 만나 결혼을 하고 행복한 신혼생활을 보낸다. '엽기적인 그녀'가 그녀를 연기한 전지현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엽기적인 그녀2'(감독 조근식)는 견우에게 보다 초점을 맞춘다.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엽기적인 그녀2'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차태현도 고민이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지현이 출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부담이었다. 그럼에도 '엽기적인 그녀2'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것은 다시 한 번 견우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엽기적인 그녀'가 끝난 뒤 속편 제안이 많았어요. 그때마다 '지현이가 한다면 하겠다'고 말했죠(웃음). 사실 지현이가 출연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민이었어요. 그럼에도 견우가 보고 싶더라고요. 또 조근식 감독이 연출한다면 보다 새로운 영화가 나올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이번 작품이 결혼과 직장 생활 같은 평범한 이야기를 다룬 점도 마음에 들었다. "예전에 속편 이야기를 할 때는 스케일이 굉장히 컸어요. 미래 이야기도 나오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15년이 지나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오히려 새롭고 신선하더라고요. 제가 결혼을 해서 그런지 더 공감이 갔고요." 그렇게 차태현은 속편에 대한 부담감을 견뎌내고 '엽기적인 그녀2'의 촬영에 들어갔다. 현장은 무척 편안했다. 다른 작품처럼 캐릭터를 위해 다른 준비를 할 필요도 없었다. "과거의 견우과 지금의 견우는 큰 차이가 없어요. 빈틈 많은 모습 그대로 컸다고 할까요. 견우가 결혼하면 보여줄 것 같은 모습이 그대로 나와서 좋았어요." 새로운 '그녀'로 합류한 빅토리아와의 연기 호흡도 기대 이상이었다. 차태현은 "빅토리아가 나보다 부담이 더 컸을 텐데 충분히 몰입해 힘든 것 없이 연기해줬다"고 칭찬했다. 영화가 완성된 지금 차태현이 바라는 것은 보다 젊은 관객들이 영화를 재미있게 즐겨주는 것이다. 아쉬움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엽기적인 그녀2' 속 견우가 반갑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기 힘들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차태현의 매력이 잘 담긴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차태현에게도 견우는 배우로서 중요한 배역이었다.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이 있었기에 그는 지금처럼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착하고 선한 이미지로 15년 동안 한결 같은 사랑을 받아왔다. 물론 차태현은 자신의 이미지에 마냥 안주할 생각은 없다. "저는 제 장점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단점은 금방 식상할 수 있다는 걸 잘 알아요(웃음). 그래서 작품을 고를 때도 그런 점을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정해요. 예전에 '엽기적인 그녀'를 마치고 '연애소설'을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고요." 최근 출연을 확정한 '신과 함께'에서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촬영을 마친 '사랑하기 때문에'(가제)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이제 차태현은 배우를 넘어선 만능 엔터테이너다. 5년째 '1박2일'로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5월 말에는 가수 홍경민과 그룹 '홍차'를 결성해 가수 활동도 시작한다. 차태현은 "예전에는 배우 형들과 같이 모임을 하면 '나는 배우인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을 안 해보려고 한다"며 "배우라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할 수 있는 걸 편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IMG::20160512000048.jpg::C::480::배우 차태현./손진영 기자 son@}!]

2016-05-12 13:19:2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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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계춘할망' 윤여정 "할머니의 사랑은 내리사랑이죠"

"어릴 적 증조할머니에게 지은 죄가 크다고 생각했어요. 할머니께서 저를 예뻐하셔서 음식을 직접 씹어서 주셨는데 저는 그게 싫었거든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잘 몰랐죠. 쉰 살이 넘어서야 할머니께 죄송한 것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증조할머니에게 바치고 싶어요." 오는 19일 개봉하는 영화 '계춘할망'은 윤여정(68)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윤여정은 가족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했다. 가족에 대한 윤여정의 진심 어린 마음이 그대로 녹아든, 오랜만에 만나는 가슴 따뜻한 영화다. '계춘할망'은 12년 전 잃어버린 손녀를 다시 만난 할머니 계춘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주도에서 해녀로 물질을 하며 살아온 계춘에게 하나뿐인 손녀 혜지는 삶을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와도 같다. 12년 만에 다시 돌아온 혜지가 할머니 앞에서 서먹해 할 때, 계춘은 누구보다 따뜻한 모습으로 혜지를 품에 안는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윤여정은 자신의 도회적인 이미지가 영화와 잘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작자로부터 "도회적인 이미지는 이미 소멸되셨다"는 말을 듣고 흥미를 느꼈다. 무엇보다도 시나리오가 마음을 움직였다. "시나리오를 받으면 일단 읽어봐요. 하지만 끝까지 읽는 시나리오는 많지 않아요. 그런데 '계춘할망'은 끝까지 읽었어요. 드라마틱하거나 자극적인 이야기도 아닌데 끝까지 읽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뭉클했고요. 이 할머니가 손녀를 받아들이는 걸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영화는 윤여정과 김고은이라는 세대를 뛰어넘은 두 여배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윤여정은 손녀 혜지를 연기한 김고은과의 호흡에 대해 "영화에서처럼 쭈뼛쭈뼛 다가와 서로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동화되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특별할 것 없는 '계춘할망'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 두 배우가 보여주는 탄탄한 연기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진폭이 큰 감정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혜지가 그린 그림을 보며 계춘이 눈물 흘리는 장면도 그 중 하나다. 혜지가 차마 말하지 못한 마음이 담긴 그림에 계춘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나는 매번 몰입해서 연기해요. 그런데 그 장면은 정신없이 울다 보니 콧물까지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안 닦았어요. 이 할머니라면 이런 상황에서 눈물이 나는지 콧물이 나오는지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안 닦고 눈물을 흘렸어요." 그 눈물은 할머니에 대한 윤여정의 마음이 담긴 눈물이기도 하다. "엄마와 할머니는 달라요. 엄마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바라는 게 많죠. 하지만 할머니는 여유가 있다 보니 아이와 있는 걸 조금 더 즐길 수 있어요. 아마도 증조할머니께 저는 그냥 살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예뻤을 거예요. 그래서 '내리 사랑'이라는 말이 있는 것 같아요." 윤여정이 이 작품을 증조할머니에게 바치고 싶은 것은 바로 그런 내리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 개봉에 앞서 윤여정은 드라마로 안방을 먼저 찾는다. 오는 13일 첫 방송되는 tvN 새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통해서다. 노희경 작가의 신작으로 윤여정을 비롯해 김혜자·고두심·나문희·박원숙·신구·주현·김영옥 등 중견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화제인 작품이다. 윤여정은 "포스터를 찍는데 혜자 언니가 내 손을 잡고 '여정아, 노희경 작가가 우리 죽기 전에 다시 만나라고 이 작품을 썼나 봐'라고 말해 뭉클했다"며 "한때 같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이제는 여러 드라마의 엄마 역할로 헤어진 배우들이 한 작품으로 다시 만난 건 노희경의 힘"이라고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나이 60이 넘어서는 하고 싶은 것만 하기로 했다"는 윤여정은 편안한 마음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하반기에는 이재용 감독과 다시 만난 '죽여주는 여자'와 워쇼스키 남매의 새 드라마로 활동을 계속 이어간다. 그는 "돈과 상관없이 존중하고 인정할 만한 감독과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사치를 누리고 있다"며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다. [!{IMG::20160511000079.jpg::C::480::배우 윤여정./콘텐츠난다긴다}!]

2016-05-11 10:41:49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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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솔직함이 매력인 배우 여회현

[스타인터뷰] 솔직함이 매력적인 배우 여회현 "이성민·전노민 선배에 감사해" 500대1 뚫고 '덕혜옹주'서 박해일 아역 대중에게 솔직한 배우로 다가가고파 선배 연기자 이성민, 전노민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오히려 팽팽한 긴장감으로 극의 몰입을 높인 신예가 있다. 배우 여회현(23)이다. 그는 tvN 금토드라마 '기억(극본 김지우/연출 박찬홍)'에서 박태석(이성민)의 어린 아들 동우를 뺑소니 친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이찬무(전노민)의 욕심때문에 자신의 죄를 감춰야 하는 이승호를 연기했다. 쟁쟁한 중견 배우들 사이에서 깊이있는 내면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시청자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최근 메트로미디어 본사에서 만난 여회현은 드라마 속 이승호와는 정반대로 웃음 많고 꾸밈없는 20대 남자배우였다. "촬영 초반에는 상당히 긴장됐죠. 이성민 선배님은 대본 리딩장에서 처음 뵀는데 인상 팍 쓰시고 대본만 보시더라고요. 그런데 현장에서 뵀을 때는 동네 형같았어요. 전노민 선배님과는 부자 관계로 나오는데 촬영 때마다 진짜 아버지같이 리허설을 20번 넘게 해주셨어요. 귀찮을 법도 하신데 전혀 그런 내색없이 제 연기에 조언해주셔서 매우 감사했죠. 이런 선배님들이 또 어디있겠어요?(웃음)" '기억'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변호사가 자신의 아들을 죽게 한 뺑소니 사건의 진범과 희망 슈퍼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를 그린 웰메이드 드라마다.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삶의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은 시청자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7일 방송된 마지막 회에서는 15년 전 동우를 뺑소니 친 진범이 자신이라고 밝히는 승호와 그런 그를 용서하는 태석과 은선(박진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내내 죄책감과 미안한 감정을 갖고 촬영한 여회현에게는 남다른 고충이 있었다. 여회현은 "오디션 볼 때 박찬홍 감독님이 '잘 울 자신 있느냐'고 물으셨다"며 "평소에도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다가 우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했는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까 울어야 할 때 눈물이 하나도 안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울어야지, 울어야 돼'라고 주문을 걸면 오히려 감정잡기도 힘들고, 연기에 대한 집중도 다 깨지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상황에만 집중하려고 하고 눈물에 대한 걱정은 일절 하지 않았어요. 입장을 빗대서 생각하고 상황에만 집중했더니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타이밍이 좋았죠." 여회현은 앞서 tvN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혜리)이의 소개팅 상대로 출연한 바 있다. 포털 사이트에 '여회현'을 검색하면 '응팔 소개팅남'이 연관검색어에 나타날 정도. 여회현은 "신원호 감독님의 제안에 감사한 마음으로 출연했는데, 파급력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며 "어딜 가도 '응팔'에 대한 질문을 한다"고 말했다. "'기억'에서도 이승호라는 인물이 이렇게 임팩트있는 역할일 줄 몰랐어요. 드라마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기도 해서 부담감이 생겼죠. 그런데 촬영 전에는 그냥 막연한 부담감이었다면, 촬영하면서는 '어떻게 이승호라는 인물을 더 보여드릴 수 있을까'라는 점에 대한 구체적인 부담감으로 바뀌었죠. 촬영하면서 또 달라진 점이요? 이전에는 남들이 제 연기를 어떻게 봐주실까 눈치를 보면서 연기했다면, 지금은 남이 어떻게 보든 제가 만족할 때까지 연기를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늘 저는 제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아요. 본인 만족이 제일 어렵다고 하잖아요?(웃음)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여회현은 오는 13일 첫 방송되는 JTBC '마녀보감'에서는 순회세자를, 올해 개봉 예정인 영화 '덕혜옹주'에서는 주인공 김장한(박해일)의 소년 시절을 연기한다. 올해 들어서 벌써 세 작품이나 촬영한 셈이다. 특히 '덕혜옹주'는 무려 5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 된 거라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덕혜옹주의 소녀시절을 맡은 김소현과 연기 호흡을 펼친다. 여회현은 "허진호 감독님의 작품에 출연하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고 박해일 선배님의 아역으로 출연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며 "최소한 '저 친구 누구야?'라고 한번 더 보게 되는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기억'이라는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선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촬영하면서 저를 발전할 수 있게 혼 내시고, 다독여주신 감독님께도 감사해요. 이번 작품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맡은 역할에 대해 최소한 '진짜 잘했다. 소름끼치는 연기였다'라는 소리는 못들어도 '이 친구 나이에 이 정도 연기라면 꽤 훌륭하네'라는 칭찬 들을 수 있게 노력할거고요. 솔직하고 진정성있는 배우로 시청자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직업 특성상 누구에게 보여져야 하기 때문에 꾸밈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제 본모습까지 놓치고 싶지는 않거든요." 솔직함이 매력적인 배우 여회현의 무한한 변신이 기대된다.

2016-05-09 14:04:5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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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탐정 홍길동' 이제훈 "호기심 자극하는 배우가 꿈"

배우 이제훈은 늘 새롭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에서 첫사랑에 빠진 소년을 연기한 그는 드라마 '비밀의 문'(2014)에선 웃음 뒤에 두려움을 숨긴 사도세자를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완벽히 소화했다. 그런 그가 군 제대 직후 선택한 첫 시나리오는 조성희 감독의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이다. 가장 최근에 tvN '시그널'을 통해 안방극장 시청자에게 프로파일러 박해영 경위로 각인된 그의 이미지를 홍길동으로 바꿀 때가 온 것이다. 이제훈이 연기한 홍길동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 '홍길동전' 속 주인공과는 다르다. 잔인한 것으로 따지면 악당보다도 악명이 높고,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20년간 김병덕(박근형)을 찾아다닌 인물이다. 작품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조성희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 조성희 감독이 연출한 전작 '늑대소년'과 '남매의 집'을 보며 이제훈은 감독의 남다른 세계관에 감탄했고, 이번 '탐정 홍길동' 역시 어둡고 차가운 내용을 상업영화화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이전에는 다른 배우분들과 역할적인 부분이나 분량을 나눠가면서 했는데 '탐정 홍길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축이 돼 온전히 극을 이끌어가야 했기때문에 부담감이 있었어요. '이런 좋은 작품을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몇번이나 되물었죠. 분명 재미있는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촬영에 임했어요." 홍길동은 어머니를 죽인 원수 김병덕의 집에서 납치의 흔적과 함께 김병덕의 손녀 동이·말순 자매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자매에게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함께 김병덕을 찾아나선다. "길동이는 아이라고 봐주거나 여자라고 봐주는 인물이 아니예요. 자비라고는 찾을 수 없죠. '자꾸 참견하면 죽일 거야'라고 말순이한테 하는 대사가 있어요. 촬영인데도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미안하고요. 그래서 '컷' 소리만 나면 놀란 건 아닌지 신경썼어요. 아이들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장해제가 되더라고요. 무서운 표정짓기 힘들었죠.(웃음)" 영화 속 길동이도 초반에는 아이들에게 엄포를 놓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연다. 그리고 20년만에 김병덕과 마주했을 때 내적갈등에 휩싸이고 만다. 연기하면서도 '이 사람을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동이·말순 자매 덕분에 감정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아이들에게 본인이 느낀 고통과 아픔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데리고 다녔던 건데 용서의 손길을 내밀 수 있던 건 아이들과의 소통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길동이의 상황이라도 그랬을 거예요." 이제훈은 이번 작품에서 김성균과 고난도 액션연기를 선보였다. 극중에서는 대립하는 사이지만, 촬영할 때만 그랬을 뿐 실제로는 현장에서 어리광도 피우면서 화기애애했다고 자랑했다. "성균 선배를 실제로 본 건 처음이죠.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에서 완벽한 악역을 하신 분이 '응답하라 1994'에서는 사랑스러움의 끝을 보여주셨잖아요. '언젠가 꼭 같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호흡하게 된거죠. 작품을 통해 좋은 분을 이렇게 알게 돼서 좋죠." 앞서 종영한 드라마 '시그널'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유독 내레이션이 많다. 자칫 이미지가 비슷해보이지는 않을까라는 질문에 이제훈은 "원래는 '탐정 홍길동'을 먼저 찍고 나서 '시그널'을 찍은 것"이라며 "공교롭게 드라마 방영 시기와 영화 개봉 시기가 비슷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시그널' 속 박해영은 냉철하고 이지적인 판단을 하는 인물이지만, 길동이는 냉혈한 그 자체"라며 캐릭터가 가진 온도차가 다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번 한 작품 한 작품씩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대중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로 자리잡은 이제훈. 이제훈은 대중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다. "잘하는 것만 하고, 어울리는 옷만 입는 것은 스스로 지양하고 싶은 부분이에요.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시켜서 식상함을 안기지 않는 연기를 하는 게 저의 본분이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하지만, 적극적으로 캐릭터에 도전하는 자세도 필요하죠." 충무로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믿고 보는 배우' 이제훈의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연기는 조성희 감독을 만나 더욱 빛을 발할 예정이다. 악의 세력을 처단하지만 착하지만은 않은, 히어로이지만 다크한 양면적인 모습을 가진 홍길동으로 돌아온 이제훈이 반갑다.

2016-05-04 21:43:20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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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이승준 "출연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착 남다르죠."

[스타인터뷰] 이승준 "출연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착 남다르죠." '태후' 속 송상현, 실제 내 모습과 비슷해 서정연과 멜로 연기 감정잡기 힘들어 비슷한 캐릭터, 이미지 고착될까 두렵기도.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장난스러운 말투, 능글맞은 웃음을 짓지만, 재난현장에서만큼은 환자를 생각하고 진지한 송상현을 연기한 배우 이승준(43)을 메트로미디어 사옥에서 만났다. TV에서 보여지는 것과 다르게 진지했고,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웠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나서 당대 최고의 김은숙·김원석 작가님의 작품에 참여한다는 사실에 기분이 정말 좋았죠. 기대가 컸고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이승준은 의료팀의 최고참 선배이자 분위기 메이커인 송상현으로 분했다. 평소에는 농담을 일삼는 철없는 선배로 보여지지만, 후배가 환자를 저버린 죄책감에 힘들어 할 때는 선배로서 그를 다독여줬고, 바이러스가 확산될 때 자신의 몸을 시험삼아 병의 경과를 지켜보는 등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했다. 이승준은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를 '인간적인 의사'라고 정의했다. "의사로서는 책임감있지만, 그외의 면은 허술한 사람이에요. 선배로서 권위의식을 갖기보다 후배들과 함께 장난도 치고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인물이죠. 그 부분이 실제 저와 닮은 구석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그려졌던 것 같아요." 송송(송혜교-송중기)커플과 구원(진구-김지원)커플 사이에서 이승준-서정연의 중년 로맨스도 드라마의 볼거리 중 하나였다. 실제로 이승준과 서정연은 17년동안 알고 지낸 사이다. 이승준은 서정연과 로맨틱한 연기를 할 때가 가장 감정잡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워낙 친한 사이다보니까 더 어색했다고. "'태양의 후예'가 워낙 스케일이 크다보니까 하루 안에 계획했던 일정을 다 소화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어요. 대기시간도 길어지고 했죠. 하지만 배우들끼리 워낙 친하고 촬영장 분위기가 좋다보니까 놀면서 기다렸던 것 같아요. 태백시를 주민처럼 돌아다녔거든요. 지금도 골목들이 생각날 정도예요. 연기하면서 힘든 부분은 딱히 없었는데, 재난 현장이다보니까 먼지 효과를 연출했거든요. 촬영 때는 연기에 집중하다보니까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신경을 안썼는데 촬영이 끝나고 나중에 피로감으로 한꺼번에 몰려오더라고요." 이승준은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하고 1999년 연극 '흉가에 볕들어라' 무대에 오르면서 연기력을 쌓았다. 이후 영화 '최종병기 활' '명량' 등 수도 없이 많은 작품에 역할 크기에 상관없이 출연했다. 그가 잘알려진 계기는 tvN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출연이다.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이승준은 허술하지만 정많은 바지사장 이승준 역을 맡았다. 이승준은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를 주로하기 때문에 이미지가 고착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물론 한다"며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지만, 배우 본인의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라고 아쉬운 속내를 살짝 내비쳤다. "'막돼먹은 영애씨'도 그렇고, '태양의 후예'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저는 제가 출연한 모든 작품이 소중해요. 작품이 흥행하건, 흥행하지 않건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갖고 촬영에 임하니까요." 이승준이 연기하는 이유는 하나다. '재미'있기 때문이란다. "연기의 매력을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너무 어렵고 재미없는 것 같아요. 저는 재미있기 때문에 연기해요. 이렇게 연기해서 새롭고, 저렇게 연기해서 재미있고. 그런 포인트를 캐치하는 것에서 오는 희열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저를 움직이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일하는 이유가 돈이나 명예때문이라고 해요. 하지만 돈과 명예가 목적이라서 일을 하는 거라면 즐겁지 않을 것 같아요. 즐겁게 일하면 뭐든 따라오지 않을까요? 그래서 지금 제 앞에 주어진 걸 재미있게 하자가 목표예요." 다른 남자 배우들보다 보여지는 게 화려하지 않지만, 작품에 대한 애착은 여타 배우들에게 뒤지지 않는 배우 이승준. "촬영 마지막까지 현장 감독님, 스텝을 한 식구라고 생각하는 마인드와 작품에 집중하는 몰입도는 제가 자부하는 강점이라고 해야할까요? 욕심내지 않고 한 작품씩 쌓다보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가 '연기잘하는 배우'라고 인정해주시지 않을까요?"

2016-04-25 17:43:03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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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위대한 소원' 안재홍 "배우로서 이제 시작인 걸요"

영화 '위대한 소원'(감독 남대중)의 안재홍(30)을 보면서 할리우드 코미디 배우 세스 로건이 떠올랐다. 영화 속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보여주는 갑덕(안재홍)은 '사고친 후에'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등에서 세스 로건이 보여준 코믹 캐릭터와 판박이였다. 아니나 다를까, 안재홍에게 세스 로건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가 찍은 B급 정서의 코미디를 좋아한다"며 웃었다. 20일 개봉한 '위대한 소원'은 '아메리칸 파이' 같은 할리우드 코미디를 한국적인 분위기로 잘 녹여낸 작품이다. 고등학생인 남준(김동영)과 갑덕이 루게릭병에 걸린 친구 고환(류덕환)을 위해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을 들어준다는 내용을 그렸다. 고환의 소원은 바로 죽기 전 단 한 번이라도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 그래서 어른으로 세상을 마감하는 것이다. 다소 자극적인 소재지만 영화는 이를 코믹하면서도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안재홍이 연기한 갑덕은 세 친구 중 가장 특이한 인물이다. 시종일관 까부는, 영화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비중이 가장 큰 캐릭터다. 엉뚱한 캐릭터에 재미있는 시나리오가 안재홍을 사로잡았다. "혼자 밤에 글을 보면서 웃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정말 웃으면서 볼 정도로 재미있고 신선했어요. 특히 갑덕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과 마음으로 행동하는 건지 종잡을 수 없더라고요. 그게 매력적이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욕심도 났고요." 영화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슬픔이 깔려 있다. 남준과 갑덕이 보여주는 좌충우돌 소동도 결국에는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친구를 위함이기 때문이다. 배우로서는 웃음과 슬픔 사이에서 감정의 톤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을 법하다. 안재홍도 "독특한 인물이라서 감정의 톤을 어디까지 잡아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 해답은 남대중 감독의 생각 속에 있었다. "갑덕이 분명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캐릭터가 쌓이는 인물이 있다면 갑덕은 그와는 반대로 시작부터 어떤 캐릭터인지를 알 수 있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의상이나 헤어스타일도 사전에 다 정했고요. 촬영 전에 만든 갑덕의 캐릭터를 쭉 밀고 나아갔죠." 성적인 소재를 다룬다는 점도 고민 중 하나였다. 안재홍이 집중한 것은 "고등학생이 자신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 앞에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라는 것이었다. 엉뚱한 이야기가 공감가게 다가오는 것은 고환을 연기한 류덕환의 연기 덕분이기도 하다. 안재홍도 "고환이 자신의 소원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덕환이가 진정성 있게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그를 칭찬했다. 좌충우돌 소동은 이들의 성장으로 마무리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 안재홍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솔직했다. "잘 몰라서 뭐라고 말씀을 드리지 못하겠어요. 아무래도 지어내서 하는 말이 될 것 같아요(웃음)." 독립영화 '족구왕'에 이어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배우로서 인지도도 얻었다. 그러나 여전히 안재홍은 "아직 나는 어리다고 생각한다"며 "배우로서도 이제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안재홍은 또래들처럼 대학생이 되고 싶었을 뿐 큰 꿈은 없었다. 다만 영화가 좋아서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으로 선택했고, 연기를 배우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한 재미를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는 친한 친구 4명과 함께 찍은 단편 '검은 돼지'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까지 겸하는 모습이 세스 로건과 또 닮았다. 그의 차기작은 이선균과 함께 다음달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이다. "비범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그의 귀띔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족구왕'을 찍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걸 묵묵히 즐기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의 눈치를 보거나 혹은 다른 외부적인 여건 때문에 그렇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좋아하는 걸 즐겨야겠다 싶어요.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정확하게 바라보자는 마음도 생겼고요. 그런데 사실 저도 말만 이렇게 하는 거지 잘 몰라요(웃음). 잘 모른다는 말, 이 말을 꼭 붙여주세요(폭소)." [!{IMG::20160421000008.jpg::C::480::배우 안재홍./손진영 기자 son@}!]

2016-04-21 08:56:13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