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등 3國 FTA 공식 발효…빗장 풀린 거대 수출시장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거대 수출시장의 빗장이 풀렸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함께 한·베트남 FTA, 한·뉴질랜드 FTA가 20일 동시 발효됨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 도약의 모멘텀을 제공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중 FTA를 통해 앞으로 10년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1.0% 추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한·베트남 FTA와 한·뉴질랜드 FTA는 실질 GDP의 추가 성장에 각각 0.01%, 0.03%씩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3개 FTA가 10년간 국내에 5만50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자 후생 분야에 약 151억달러 가량의 개선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수출은 연 평균 약 50억달러 증가하고 무역수지도 연평균 6억 달러씩 개선될 전망이다. ◆韓·中, 20년 이내 '관세 자유화'…13억달러 효과 기대 중국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의 26.0%(1~11월 수출액 누계 추정치)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거대시장이 됐다. 또한 베트남은 올해부터 일본을 제치고 사실상 우리나라 수출 대상국 3위에 꼽힌다. 뉴질랜드의 경우 올해 우리나라 수출 대상국 순위에서 47위에 그쳤지만 국내 업체가 강점을 가진 소비재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다. 세 나라와의 FTA는 모두 연내 발효에 성공하면서 올해와 내년 두 차례 관세가 인하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정부는 한중FTA 발효로 제조업 분야에서 예상되는 1년차 수출 증가액이 13억5000만 달러(약 1조5960억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발효 즉시 관세가 철폐되거나 관세가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한중 FTA의 1년 차 무역증가 효과를 예측한 결과다. 아울러 관세자유화를 최종 달성했을 때 우리 기업의 대중(對中) 관세 비용은 연간 54억4000만 달러(약 6조4330억원)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미 FTA(9억3000만 달러)의 5.8배, 한·유럽(EU) FTA(13억8000만 달러)의 3.9배 규모다. 한중FTA 발효 후 첫 협정관세를 적용받은 중소 상품중개업체인 지어신코리아는 약 300만원의 관세를 절약했다. 이 업체는 이날 중국으로 수출하는 에쓰오일의 유황 제품 2600여t에 대한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받았다. 최장 20년에 걸쳐 한중 양국은 전체 품목의 90% 이상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게 된다. 발효 즉시 중국 측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958개(수출액 기준 연간 87억달러)다. 우리나라는 발효 즉시 80억달러에 달하는 시장을 개방한다. ◆베트남·뉴질랜드, 수출 확대 '업그레이드'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2007년 6월 한·아세안 FTA를 통한 개방 이후 이번이 사실상 두 번째 FTA 체결이다. 이번 협정으로 양국은 상품과 규범 분야의 개방 폭을 확대시켰다. 한국은 한·베트남 FTA를 통해 한·아세안 FTA 당시 제외됐던 망고 등 열대과일, 마늘(건조·냉동) 등 499개 품목을 추가로 개방했다. 다만 쌀은 이번 협정에서 제외했다. 베트남도 272개 품목을 추가로 자유화 대상에 포함했다. 주요 추가 개방 품목은 자동차 부품, 화장품, 냉장고·세탁기·전기밥솥 등 생활가전, 승용차(3000㏄ 이상) 등이다. 상품 수 기준으로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시장 개방률은 각각 95.4%, 89.9%가 된다. 관세는 최장 15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베트남은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면직물 등 섬유 등은 3년, 변압기·전동기·믹서·합성수지·항공기 부품 등은 5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 나가게 된다. 철도 차량 부품, 원동기, 의약품 등에 대한 베트남 측 관세는 7년 뒤 철폐된다. 또 자동차 부품, 승용차, 화장품, 전기밥솥, 에어컨 등에 대한 관세는 10년 뒤로 정해졌다. 우리 측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은 블라우스, 티셔츠, 양말, 잠옷, 손수건 등 87개다. 기존 무관세 품목의 경우 한국 측 4개, 베트남 측 65개가 즉시 철폐 대상으로 확정됐다. 즉시 철폐되는 베트남 측 유관세 품목은 없다. 한·뉴질랜드 FTA가 발효되면 가공식품, 사무용품, 중소형 생활가전 등 국산 소비재의 현지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양국의 교역은 자동화, 석유화학, 철강 등 대기업형 중간재에 치우쳐 있었다. 이번 협정에 따라 중소기업형 소비재 분야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