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취임 100일 맞은 김용환 NH농협금융회장, "해외진출·시너지 창출 '방점'"
[메트로신문 백아란기자]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융·복합 시너지 창출이야말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와 직결된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적극 노력하겠다." 지난 4월 취임식에서 나온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의 첫 일성이다. 오는 6일 취임 100일을 맞는 김 회장의 다리는 계열사 시너지 강화와 현장을 향해있다.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를 뚫고 나갈 돌파구로 '계열사 시너지 창출'과 '현장소통', '해외진출'에 방점을 둔 것이다. ◆ 상반기 순익 4370억…"계좌이동제·저성장 대비 과제" 100일간의 성적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올 상반기 43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대비 117.6% 늘어난 2994억원으로 집계됐다. 농협금융의 연결기준 총자산도 324조6000억원으로 전년말대비 8조9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하반기 계좌이동제 시행과 인터넷은행 출범 등 이슈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수익구조 등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농협금융은 ▲글로벌, 핀테크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위한 사업영역 확대 ▲운영체제 개선을 통한 조직 효율화 ▲시너지 수익기반 확대 ▲선제적 리스크관리 강화 ▲효율적 기업문화 확산을 하반기 중점 추진사항으로 선정하고 경영선순환 구조를 마련키로 했다. 가장 주목되는 부문은 신사업 발굴과 육성 방안이다. 이를 통해 4대 금융지주로서 경쟁력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농협금융은 은퇴설계와 복합점포, 핀테크, 해외진출에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달 농협금융은 시니어 대표브랜드 'NH ALL100플랜'을 내놨다. 또 '내 삶의 힘, 100세 시대 은퇴파트너'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은퇴시장에 사업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특히 올해 초 출시한 '올셋펀드'와 '올원카드'에 이어 신규로 론칭한 'NH ALL100플랜'을 고객의 모든 것(All)을 준비하는 명품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이 'NH ALL100플랜' 브랜드를 통해 시니어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이를 통해 은퇴설계 1등 금융그룹으로 위상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에따라 농협은행은 거점점포를 열고 연금예금과 연금대출, 시니어 전용 신용카드 등 'ALL100플랜 전용패키지'를 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은퇴설계매거진 'THE 100'을 발간하며 농협생명보험과 농협손해보험은 시니어 고객에 특화된 방카슈랑스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 현장·효율성 중시…"新성장동력 통해 내실화·수익성 강화" 원스톱(One-stop)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도 시장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지난 3일 농협금융은 복합점포인 '광화문NH농협금융PLUS+센터'에 NH농협생명보험을 입점시켰다. 'NH농협금융PLUS+센터'는 은행과 증권 영업점간 칸막이를 없앤 제1호 복합점포다. 고객은 은행과 증권 뿐만 아니라 보험도 한 자리에서 계약하고 상담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은 부산지역에 은행, 보험, 증권 복합점포를 추가로 개설해 연내 최소 2개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김 회장은 지난 6월 농협은행 가락시장지점과 서울영업본부 방문을 시작으로 농협손해보험 인천 총국 등 지역 영업 현장을 찾아가고 있다. 현장 간담회와 가감없는 소통을 통해 금융지주의 역할과 애로사항을 듣겠다는 의미다. 각종 개선사항을 직접 보고 받을 수 있도록 사내게시판에 'CEO와의 대화방'도 개설했다. 그는 특히 실용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례로 현장방문시 의전과 보고를 최소화하고 회의도 1시간 내 토론 위주로 진행 중이다. 보고 사항 역시 대면보다 전화나 문자를 활용토록 주문했다. 형식이나 관행에 얽매이기보다 업무 속도 등 실질적 성과를 내놓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실제 김 회장은 현장 간담회에서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전국 자회사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직원사기 진작 등 소통경영확대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며 "평소 소신인 '4대 경영나침반(신뢰·소통·현장·스피드)'을 통해 조직을 하나로 뭉치게해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인적경쟁력 강화작업도 시작했다. 금융지주 출범 4년차를 맞아 외형성장에 맞는 내실화를 이루고 수익성·성과중심 조직으로 체질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조직 개편도 준비 중이다. 여기에는 은행의 IB나 PE 영역을 NH투자증권으로 편입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거점 확보를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앞서 김 회장은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 그룹의 디딤돌을 놓는 심정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해외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전통적인 수익원의 한계에 부딪힌 금융 환경 하에서 해외진출을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꼽은 것이다. 그 첫걸음으로 김 회장은 지난달 미얀마를 방문해 테인세인 미얀마 대통령 등과 면담했다. 그는 미얀마 진출과 경제·금융 등 범 농협 협력 방향에 대해 정부와 협의했다. 또한 미얀마 최대 민간은행 중 하나인 요마은행 경영진과 만나 소매금융과 모바일금융, 그리고 농업금융에서 협력 방안을 구체화 해 나가기로 논의했다. 이밖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와 손잡고 농업금융 등 해외사업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의 경우 수출입은행장시절부터 해외 기업을 지원하는 등 해외경험이 많고 인맥도 넓다"며 "전임인 임종룡 회장의 그림자를 지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금융지주로서) 농협중앙회 계열이라는 점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여신과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