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은행권 "평생 고객, 모십니다"
계좌이동제·인터넷전문銀 대비 고객 잡기 나서 [메트로신문 백아란기자] 시중은행들이 주거래 고객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계좌이동제 시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예고 등 치열해지는 금융사간 경쟁에서 금리와 수수료 혜택을 높여 고객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 주거래 고객 혜택 강화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은 최근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주거래 고객 특화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수수료 면제 등 각종 우대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계좌이동제'란 고객이 은행 주거래계좌를 타은행으로 옮길 시 기존계좌에 연결된 급여이체나 공과금 등 자동이체 내역들을 별도의 신청 없이 이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분산된 자동이체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인프라를 내놓는 등 단계적인 계좌이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원하는 계좌로 편하게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집토끼(기존 고객)를 지키는 동시에 산토끼(신규고객)도 뺏어와야 하는 두가지 임무가 떨어진 셈이다. 특히 은행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저원가성예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라는 점을 비쳐볼때 계좌이동에 따른 주거래예금고객 확보는 은행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실제 계좌이동의 주 대상인 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3월 말 현재 226조3000억원에 달하는데다 법인 예금도 192조8000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뭉칫돈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제1회 IBK평생고객' 시상식을 열었다. 이는 IBK와 20년 이상 거래하며 함께 성장해 온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앞서 기업은행은 올해 '평생고객부'를 신설했으며 '희망을 키우는 평생은행'이라는 광고슬로건을 내세우는 등 고객의 평생고객화를 추진하고 있다. 평생고객은 영업점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으며 이들에게는 감사패와 순금메달, 여행 상품권, 수수료 평생 면제 혜택이 주어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평생고객 선정은 이번이 처음으로, 개인고객도 평생 거래하고 싶은 은행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 금융지주 자회사간 패키지 상품 출시…"시너지 강화" 금융 자회사 간 시너지를 높인 패키지 상품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통장과 카드, 적금, 대출 등으로 구성된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는 계좌이동제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KB국민ONE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수수료 면제 기준과 혜택을 확대했다. 매월 이 통장에서 공과금 이체나 KB카드(신용·체크) 결제실적이 1건 이상 있는 경우 전자금융타행이체수수료 등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된다. 'KB국민ONE카드' 고객은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할 경우 0.7%를 기본 적립받을 수 있다. 적금은 연1.5% 기본 금리에 'KB국민ONE통장'보유 시 연0.2%p, KB스타뱅킹(인터넷뱅킹)을 통해 이 적금에 가입할 경우 연0.2%p를 각각 우대해 최고 연1.9%의 이율을 제공한다. 대출은 KB국민ONE통장을 보유하고 자동이체 거래와 KB카드 결제 실적 등이 있는 경우 대출 기본자격이 부여한다. 거래실적에 따라 최대 연0.9%p 금리할인 혜택도 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ONE라이프 컬렉션은 계좌이동제를 통해 거래 은행을 옮기려는 신규 고객에게는 쉬운 조건의 혜택 제공으로 은행 문을 낮추고, 기존 거래고객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다 다양한 혜택을 드리고자 출시된 패키지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 주요전략에 '계좌이동제 대응' 꼽아 신한은행은 하반기 시행될 계좌이동서비스에 대비해 '신한 주거래 우대 통장·적금 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이는 주거래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강화한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으로, 급여이체 뿐만 아니라 카드결제나 공과금 자동이체 고객에게도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통장의 경우 신한카드 결제실적이 월 30만원 이상이나 공과금 자동이체를 하는 경우 전자금융수수료 월30회,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인출수수료 월 30회, 타행이체수수료 월 10회 면제 혜택을 준다. 적금은 주거래 고객에게 거래실적에 따라 최고 연 1.30%p까지 추가 이율과 코레일 제휴 관광서비스를 지원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상품은 고객 거래 형태를 세분화해 맞춤형 서비스와 고객의 편의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고 전했다. 한편 계좌이동제는 은행의 하반기 주요 영업 추진 전략으로도 꼽힌다. 지난달 25일 우리은행은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임직원 1600여 명과 '2015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계좌이동제 대응'과 '찾아가는 영업' 강화 등을 하반기 영업 목표로 내놨다. 하나금융 그룹 또한 지난달 10일 '2015 마케팅영웅-영업의 新' 행사를 열고 하반기 영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하나·외환은행은 하반기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저비용예금의 지각변동과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협력과 혁신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