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하반기 채용 시동…"창의성·탈스펙 방점"
금융권이 하반기 인재 영입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9.4%)이 전년동월 대비 0.5%p 상승하는 등 고용 시장이 악화된 가운데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발맞춘 조치다. 은행권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탈스펙' 바람이다. 영어 성적이나 출신 학교, 학점 등 소위 '스펙'보다 지원자들의 성장 가능성과 창의성, 인문학적 소양을 심사하겠다는 의미다. 또 내년 정년연장 도입을 앞두고 희망퇴직과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는 한편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지역 인재 등을 우대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말 하반기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올 하반기 신규 채용 인원은 상반기(120여명)보다 배 이상 늘린 300~350명이 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채용을 통해 지난 5월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발생한 업무 공백을 채우고 청년층 고용고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채용은 학력이나 성별,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는 등 '열린 채용'을 도입키로 했다. 특히 1차 면접에서는 자신이 읽은 인문학 서적을 토대로 면접관과 토론하는 '통섭역량면접'도 실시한다. 지난 13일까지 사무지원직군을 접수 받은 우리은행 또한 이달 말 일반직 공개채용에 들어간다. 앞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해 채용인원을 연초 계획 대비 2배 확대한 800명을 선발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200명~27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경력단절여성도 연중 330명을 수시 채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을 순회하며 'We크루팅'프로그램과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인재발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이르면 11월 경 230여명의 정규직 신입행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채용규모로 1000여명을 발표한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기존 계획보다 20% 확대한 284명(일반직 144명, 고졸특성화고 90명, 장애보훈 특별채용 50명)을 선발했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청년 취업난 완화를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지난달 보훈 특별채용을 시작으로 경력단절여성, 중장년층 채용을 실시키로 했다. 특히 경력단절여성을 중심으로 한 시간선택제 RS(Retail Service)직원을 올해 280명 채용하고 중장년층도 220여명 선발할 계획이다. 상반기 244명을 채용한 NH농협은행은 올 하반기 150~200명가량을 채용키로 했다. 다만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이다. 이밖에 BNK금융그룹은 오는 20일부터 양일간 본점에서 7급 채용 서류 접수를 받는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투뱅크 체제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채용시기를 통일하고, 동일한 형태의 채용 시스템을 적용한다. 부산은행은 올해 특성화고와 5, 7급을 포함해 23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며 경남은행도 14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다. BNK투자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을 포함하면 주요 계열사에서 약 400명을 신규로 채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