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표, 금융개혁 시동…"금융사 자율문화 정착·자본시장 활성화"
앞으로 거래소 제도는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시장으로 개편된다. 또 연기금 운영에 국내 금융사들의 참여 기회가 늘어나며, 금융회사의 지속적 혁신과 성장이 가능토록 자율책임문화가 정착될 전망이다. 17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개혁 청사진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지금을 창조경제를 뒷받침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로 보고 금융개혁을 과감·신속 추진하겠다"며 3대 전략과 6개 핵심과제, 18개 세부과제를 포함한 '금융개혁 방향 및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3대 전략으로는 자율책임 문화 조성과 실물지원 역량 강화, 금융산업경쟁 제고 등이 제시됐으며 ▲금융감독 쇄신 ▲금융사 자율문화 정착 ▲기술금융 확충 ▲자본시장 기능 강화 ▲핀테크 육성 ▲금융규제의 큰 틀 전환 등이 핵심과제로 꼽혔다. 금융위는 우선 감독·검사·제재를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고 금융사 수수료와 배당 등의 시장기능 존중키로 했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의 자율문화 정착을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임 위원장은 "금융사 개인에 대한 확인서와 문답서 징구를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등 실질적인 컨설팅 검사를 정착하겠다"며 "금융사의 수수료나 금리, 배당수준 등은 자율성 원칙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융사 내부의 합리적 결정체계 구축해 금융상품간 비교공시 강화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여건의 성숙을 전제로 시장 기능을 존중할 방침이다. 또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을 운영해 금융사가 할 수 있는 업무인지 제재대상인지 애매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유권해석하는 등 애로 사항을 발굴하고 해결키로 했다. 금융사 자율문화 정착차원에서는 "혁신성 평가시 은행 역량강화와 혁신노력을 반영할 것"이라며 "보수적 관행의 변화를 유도하고 소비자보호 강화하는 한편 성과평가와 보상체계 구축 등의 노력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지시하는 '코치'가 아니라 경기를 관리하는 '심판'으로 금융당국의 역할을 바꿔 나가겠다"며 "개인 제재를 기관·금전 제재 중심으로 전환하고 비공식적 구두지시는 공식화·명문화하겠다"고 부연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자본시장의 기능을 강화해 자본시장이 중심이 되는 금융구조를 만들기로 했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시장이 각각의 특성에 맞게 경쟁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거래소 제도를 개편키로 했다. 임 위원장은 "단순히 분리한다는 것보다 시장성격에 맞춰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각자 성격이 다른 기구가 거래소라는 하나의 틀 아래 있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문제부터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사모펀드의 설립·운용·판매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모험자본 투자에 대한 불합리한 위험가중치 조정 등의 제약요인을 완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가 자산과 금융회사가 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기금 운영에 국내 금융사들의 참여도 더욱 늘릴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1300조원에 달하는 연기금 운영에는 국내 금융사의 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갈수록 확대되는 연기금 운영에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연기금 등 국가 금융자산은 1263조원으로 전체 금융자산의 31%에 이른다. 금융의 실물지원 기능 강화와 핀테크 육성 등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문제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임 위원장은 "기술금융 실태조사를 통해 신규기업이나 벤처·창업기업에 정책금융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기술금융의 규모는 연내 2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술금융투자도 늘리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핀테크 육성차원에서는 "미래부 등과 '핀테크 지원센터'를 설립, 자금조달부터 행정·법률상 애로사항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계획"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은 예정대로 6월말까지 도입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금융규제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권한, 역할을 명확히 해 금융사의 중복부담을 없애고 복합점포 활성화, 온라인 판매채널 상품 다양화, 은행계좌이동 서비스 제공 등 칸막이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한편 금융위는 금융감독원과 '금융개혁 전담조직'을 구성해 규제 개혁이 현장에 기초하고 이뤄지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개혁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 고위 심의기구로 금융개혁회의를 두고 금융위원장을 단장으로 기재부, 미래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금감원 등이 참여하는 추진기구로 금융개혁추진단을 꾸려 추진한다. 이는 금융현장을 중심으로 위원장이 매주 1~2회 현장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며 위원장이 참여하는 '金요회'를 신설하는 동시에 주요 주제별 세미나를 진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