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서울' 위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시민에게 물었더니...
세계 경제 침체,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 전례 없는 풍수해 등의 영향으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갈수록 살기 팍팍한 도시가 돼 가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는 시민들이 꿈꾸는 도시가 어떤 모습인지 살피고자 시의 재원 투자가 필요한 분야를 주제로 설문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도시계획 및 주택정비'가 1순위로, 공원·환경 분야가 2순위로 꼽혔다. 시는 이들 분야에서 세부 중점과제를 도출해내기 위해 시민들과 중지를 모은다. 21일 서울시의 온라인 정책 제안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 따르면, '살기 좋은 서울시를 실현하기 위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지난 16일부터 이날 오후 12시30분까지 총 103명이 목소리를 냈다. 도시계획 및 주택정비 분야에서는 집값 안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시민 정모 씨는 "주거 문제에 부딪혀 결혼·출산·육아를 포기하는 3포세대 급증으로 혼인율과 출생률이 바닥을 치고 있다"면서 "투기로서의 부동산이 아닌, 열심히 노력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와 다양한 주거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모 씨는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된 단지 중 재건축을 희망하는 곳은 공적 부담(임대주택 기부채납 등)을 더 지는 대신 자율적으로 아파트를 건설하게 하고, 40년 넘은 단지는 별도 규제 없이 조합 스스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게 풀어줘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서울시내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되고 새 아파트를 원하는 가구는 새집을 구할 수 있고 청약도 할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재건축은 가진 자들만의 게임이 아니다. 출산율 등 모든 것들과 연동된다"면서 "집이 있어야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임대주택 거주 저소득층 등에게도 나눌 것이 생긴다"고 제언했다. 조모 씨는 "서울은 부지가 협소하고 땅값이 비싸 수년이 지나도 집 한 채 살까 말까 한다"며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을 많이 건립해 이를 해소해달라"고 주문했다. 공원·녹지 확대에 대한 열망도 컸다. 홍모 씨는 "서울시에 공원이 정말 없다"며 "그나마 있는 공원은 너무 어두워 청소년들의 담배 소굴로 사용되는데 사람들이 운동도 하고 마음을 조금 편히 갖게 만드는 공원, 물길 따라 공원을 조성하면 한강변에 몰리는 인파 문제를 집 앞 공원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강모 씨는 "서울 곳곳에 시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원이 더 많이 조성됐으면 좋겠다"며 "살면서 보니 그게 정말 큰 힐링이더라"고 했다. 시는 오는 30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한 후 '2023~2027년 서울시 중기재정계획'을 보강해 약자와 동행하는 재정투자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한마디 거들고 싶으면 민주주의 서울에 접속해 의견을 개진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