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FTA도 20일 발효…생활가전·화장품 수출 길 넓어진다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한·베트남 FTA(자유무역협정)가 20일 발효된다. 이에 따라 베트남산 의류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열대과일이나 냉동어류 등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낮아져 국내 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화장품 등 소비재와 생활가전 품목은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일 FTA 발효에 대해 합의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 9일 20일 발효를 제안하는 외교공한(공식서한)을 베트남 측에 전달했고, 베트남은 이날 한국 대사관으로 공한을 전달해 20일 발효를 공식 확정한 것. 한국과 베트남은 2012년 9월 양자간 FTA 협상을 개시한 후 9차례 공식 협상을 벌여 지난 2014년 12월 타결에 성공했다. 지난 5월 5일 정식 서명을 거쳤으며 지난 11월 30일 우리나라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됐다. 이번 FTA 발효에 따라 한국은 499개 품목을 추가로 개방하게 됐고 베트남은 272개 품목의 관세를 철폐한다. 관세 철폐 기간은 최장 15년이다. 한국은 망고 등 열대 과일, 마늘(건조·냉동) 등 쌀을 제외한 농수산품 시장을 더 개방하는 대신 자동차 부품, 화장품, 냉장고·세탁기·전기밥솥 등 생활가전, 승용차(3000㏄ 이상) 등 공산품 수출 시장을 확보했다. 블라우스, 티셔츠, 양말, 잠옷, 손수건 등 87개 유관세 제품의 우리 측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기존 무관세 품목의 경우 한국 측 4개, 베트남 측 65개가 즉시 철폐 대상으로 확정됐다. 즉시 철폐되는 베트남 측 유관세 품목은 없다. 베트남은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면직물 등 섬유 등은 3년, 변압기·전동기·믹서·합성수지·항공기 부품 등은 5년에 걸쳐 관세를 없애 나가게 된다. 철도 차량 부품, 원동기, 의약품 등에 대한 베트남 측 관세는 7년 뒤, 자동차 부품, 승용차, 화장품, 전기밥솥, 에어컨 등에 대한 관세는 10년 뒤에 각각 철폐된다. 산업부는 "지난 2009년 일본-베트남의 경제협력협정(EPA) 발효로 우리 기업은 베트남 내에서 일본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했지만 이번 FTA를 통해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은 3년 뒤에는 건전지·경유 등 석유제품, 시멘트·자전거·샴푸·쇠고기·닭고기(절단 냉동)·치즈·국수·방어·넙치(냉동)·가자미(냉동) 등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 5년 뒤 고구마(냉동), 과일주스, 두부, 조제문어, 건축용 목제품 등, 10년 뒤에는 망고·바나나·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 화훼, 마늘, 호도 등에 대한 관세를 없앨 계획이다. 이로써 한국 시장의 개방률은 94.7%(이하 수입액 기준, 한·아세안 FTA 베트남 부문은 91.7%)가 되고 베트남 시장은 92.4%(한·아세안 FTA 86.3%)를 개방하게 됐다. 상품 수 기준으로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시장 개방률은 각각 95.4%, 89.9%가 된다. 산업부는 "섬유, 직물, 자동차부품 등 우리 기업의 중간재 수출뿐 아니라 가전, 화장품에 대한 관세 철폐로 중소기업 품목의 수출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앞서 2007년부터 발효된 한·아세안 FTA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관세 자율화를 이룬 한국과 베트남은 이번 양자간 FTA에서는 그간 개방하지 않은 품목에 초점을 맞춰 협상을 진행했다. 양국은 한·베트남 FTA에서 추가로 자유화하지 않은 품목의 경우 기존 한·아세안 FTA의 양허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