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Q 메모리 충격 속 굳건한 미래 사업 확인…돌파구는 '초격차'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악화는 예상대로 메모리 시장 악화 영향이 컸다. 그나마 파운드리를 비롯한 사업들이 역대 최대 성과를 올리며 하락분을 상쇄했다. 한동안 시장 침체가 이어질 전망,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 76조7800억원, 영업이익 10조850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3.79% 증가하며 동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이 31.39%나 급감하며 글로벌 경제 위기를 실감케했다.전분기보다도 23.02%나 줄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매출 감소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사업별로 DS부문은 매출 23조200억원에 영업이익 5조1200억원이었다. 매출은 2021년 2분기(22조7400억원)이후 최저, 영업이익도 2021년 1분기(3조3700억원) 이후로 가장 낮았다. 고객사 재고 조정이 예상보다 심각했던 데다가 중국 등 모바일 수요 둔화에 따른 것이다. 시스템LSI 역시 모바일과 TV 등 수요 둔화로 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가전 사업인 VD/가전 역시 저조했다. 매출액 14조7500억원에 영업이익 2500억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67%나 급감했다. 생활가전에서 판매 믹스를 개선하긴 했지만, 소비 부진 속 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을 덜어내지 못했다. 대신 미래 주력 사업 분야들은 위기 속에서도 강한 면모를 확인하며 성장세를 지속하는데 성공했다. 파운드리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하락을 일부 상쇄했다. 첨단 공정 수율 개선과 성숙 공정 매출 기여 확대로 성장세를 지속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유일하게 3나노 공정을 양산 중이며, 이미 수년치 수주를 끝마쳤다. 하만 역시 매출 3조630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 영업이익도 3100억원으로 흑자 규모를 전년 대비 2배 가량 확대했다. 커넥티드카 기술과 솔루션에 대한 견조한 수요 가운데, 고객사 주문 물량이 늘어나고 소비자 오디오 판매도 증가했다. 네트워크도 해외사업 중심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미국 컴캐스트와 신규 수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MX 부문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매출이 32조21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3% 늘었고, 영업이익도 3조24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가량 하락하는 선에서 방어했다. 플래그십과 웨어러블 신제품 판매가 우려와는 달리 호조를 이어갔음이 확인됐다. 효율적인 자원 운용으로 수익성에 집중한 효과도 봤다. 디스플레이 사업인 SDC도 기대를 충족했다. 매출액이 9조3900억원 영업이익이 1조9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3.3%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TV와 모니터 등 시장 약세와 초기 투자비용 부담으로 적자가 지속됐지만, 주력 분야인 중소형에서 폴더블폰과 고객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라 공급을 늘렸다. 기술 차별화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데도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IT수요와 메모리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특히 D램과 낸드 빗그로스가 한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성능 컴퓨팅 시장 성장 등으로 서버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시장 침체로 인한 재고 조정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법은 역시 기술력이다. 일단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공급을 지속하는 가운데, 고성능 제품을 강화하는 등 제품 믹스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가 견조한 수요를 이어가는 동시에 시스템LSI에서 신규 모바일 출시에 따른 SoC 매출 증가와 함께 2억화소 이미지 센서 판매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모바일에서도 프리미엄 모델 판매를 이어감과 동시에 태블릿과 웨어러블 판매확대, 그리고 중저가 신모델 출시를 통한 물량 확대를 노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역시 프리미엄 OLED 수요 강세에 대응해 중소형 패널 공급을 이어가며, QD OLED 확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 밖에도 네트워크 사업은 해외 기반 강화, 가전 분야는 연말 비스포크 중심 프리미엄 수요 선점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기로 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요가 일부 회복될 내년에 대응한 전략도 수립했다. DS부문에서는 고부가 제품 수요 대응과 첨단 공정 및 신규 응용처 확대를 추진한다. 업계가 감산을 선언한 상황, 중기적 관점에서 DDR5와 LPDDR5X 등 신규 인터페이스와 고용량 제품 수요 증가세를 겨냥한 전략을 펼치며 시장 리더십을 제고한다. 시스템LSI 부문 SoC 사업 재정비도 예고했다.파운드리도 첨단 공정과 전장 반도체 등 신규 수주로 점유율 확대 방안을 찾는다. 가전에서도 스마트싱스 기반 멀티 디바이스 연결을 앞세운 마케팅을, 디스플레이는 신규 응용처 판매 확대를 노린다. QD OLED 판매 확대를 통한 시장 리더십 확보와 수익성 개선도 과제다. MX에서는 갤럭시 S 시리즈 확대 등 플래그십 중심 제품 믹스를 예고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선언한 '신환경경영전략'에 따른 ESG 경영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초저전력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 원료 저감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 포브스 '세계 최고의 직장' 평가 3년 연속 1위 사실을 소개하며 앞으로도 지속가능경영 강화와 소통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