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대신 세계 1위 노리는 샤오미…삼성전자 폴더블·FE로 막는다
유럽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화웨이와 LG전자 빈자리가 중국 기업으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샤오미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국 무역 제재에서도 벗어나 '가성비'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시 '세계 1위'를 위협받게 됐다. 애플과 샤오미에 양동 공격을 받는 상황, 폴더블폰과 팬에디션 등 새로운 제품과 전략에 관심이 높아진다. ◆ 유럽 1위 뺏은 샤오미 4일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5.3%로 1위에 올랐다. 출하량은 1270만대였다. 2위인 삼성전자는 1200만대를 출하했고, 점유율 24%였다. 그나마 1.3% 포인트 차이에 불과했지만, 960만대를 출하한 애플(19.2%)보다는 훨씬 높았다. 샤오미가 전년 대비 67.1%나 대폭 성장한 것. 애플도 15.7%나 출하량을 늘렸지만 샤오미를 막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7%나 감소하며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샤오미 뿐 아니다. 중국 오포가 전년 동기 대비 180%나 많은 280만대를 출하하며 4위를 차지했다. 리얼미도 190만대 출하량으로 점유율 3.8%. 전년 동기 대비 1800% 급격한 성장을 나타냈다. 화웨이와 LG전자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화웨이는 지난해만해도 점유율 10%대를 지켰지만, 올해에는 순위권 안에 자취를 감췄다. 대신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1위였던 삼성전자 점유율까지 대거 잠식해버렸다.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는 샤오미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스페인 등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며, 가성비가 높은 Mi와 레드미 시리즈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리얼미도 신제품인 리얼미8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덧붙였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카운터포인트 ◆ 화웨이 대신 '세계 1위'로 대표적인 신흥 시장 인도 스마트폰 시장 역시 중국 브랜드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마켓 모니터를 통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가 28.4%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베스트셀링 모델 5위안에도 무려 4개 모델을 포함시켰다. 전년 동기 보다는 오히려 1% 포인트 떨어진 점유율, 대신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무려 79%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비보(15.1%) 점유율이 2% 포인트 떨어지긴 했지만, 리얼미와 오포 등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늘리며 시장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7.7%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보다 8%나 점유율을 뺏겼다.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해 전용 모델인 M과 F시리즈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그 밖에는 그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맥을 못췄다. 애플이 650달러 이상 울트라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 49%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가운데, 샤오미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Mi11 울트라를 출시하며 점유율 7%를 가져갔다. 중국 시장도 결국 '우리'를 택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6%나 줄어든 7500만대에 머무른 가운데, 샤오미가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을 8% 포인트나 많은 17%까지 늘리며 애플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화웨이의 부재로 스마트폰 소비 심리가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대신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가 빈 자리를 대신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샤오미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상반기 점유율이 5% 늘었다. 애플과 오포, 비보가 2%대 성장에 성공했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1.1% 포인트 떨어지면서 조만간 샤오미에 역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샤오미 Mi11 울트라. /샤오미 ◆ 가성비에 실력까지 갖춘 샤오미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 빈자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대체하는 가장 큰 비결로는 '가성비'가 꼽힌다. 샤오미는 오랫동안 저렴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며 신흥 시장과 유럽 시장을 공략해왔다. 화웨이 역시 저렴한 가격으로 고성능 제품을 선보였던 만큼, 소비자들에게는 샤오미가 화웨이를 대체할 브랜드로 인식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확대 전략도 유효했다. 제품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샤오미 스토어'를 곳곳에 설치하며 접점을 늘리고 '미팬' 확보에 성공한 것. 코로나19 팬데믹이 심화했던 인도시장에서는 이동형 매장까지 설치하며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특히 샤오미는 최근 고성능 플래그십 제품까지 새로 내놓으면서 이미지 쇄신까지 성공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888을 장착한 'Mi11 울트라'가 주인공. 화웨이 플래그십 출시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구입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중국산 프리미엄 모델이다. 미국 무역제재도 피해가고 있다. 지난 5월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무역 제재 영향에서 완전히 피해갔다. 부품 대부분을 자체 개발하기보다는 퀄컴이나 삼성 등 다른 나라에서 도입하는 등 개방적인 경영을 이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자체 모바일칩을 다시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지긴 했지만, 기술력이 낮아 한동안 무역 제재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초대장.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폴더블에 FE 전략 성공할까 반대로 삼성전자는 화웨이 빈자리 공략에 실패한 셈이 됐다. 중저가 모델이 선전하긴 했지만 중국 브랜드들에 맞서기는 역부족이었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애플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도 스마트폰 시장을 하이엔드는 애플, 로우엔드는 중국 벤더가 주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경쟁에 직면해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새로운 5G 갤럭시 A시리즈로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일단 다음주 공개할 새로운 플래그십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폴더블폰인 Z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 인하를 통한 보급 정책 강화도 예상된다. 애플이 주도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흔들어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샤오미 등 중국 추격도 뿌리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가격을 인하해도 고가일 수 밖에 없는 Z시리즈가 실제 판매량으로는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일각에서는 라인업을 보강하는 데 힘을 쏟아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소비자들은 한 매체에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출시해달라'는 청원에 3만명 이상 응답하기도 했다. 때문에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갤럭시 S21 FE를 출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갤럭시 S21 판매량이 높긴 했지만, 새로운 바형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은데다가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 신작도 출시 예정인 만큼 대응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S21 FE가 부품 공급 등 문제로 연말에서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신형 바형 스마트폰 출시 요구가 커지면서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빠르면 9월, 이미 중국에서는 전파 인증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