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없는 '아쿠아슈즈'…품질차이 천차만별
여름철, 아웃도어 업체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아쿠아슈즈가 제품별 품질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자혜)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박철규)과 공동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아쿠아슈즈 12개 제품에 대한 품질 비교 시험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대상 제품은 올해 출시된 모델 중 지난 6월 시중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12개 브랜드로 '아쿠아' 또는 '샌들'로 표시되거나 매장에서 아쿠아슈즈로 판매된 제품이라고 소시모 측은 밝혔다. 시험 결과에 따르면 신발 갑피와 중창 간의 최소 접착력에서 칸투칸의 'K781' 제품이 1.6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네파의 '네온테트라' 제품이 3.5로 가장 높았다. 시험대상 중 네파·K2·레드페이스·캠프라인 등의 제품은 최소·평균 접착력이 모두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국신발피혁연구원의 KAS(신발완제품의 내구품질 인증기준)는 아동·워킹류·러닝류의 경우 가수분해 후 최소 접착력 1.8, 평균접착력 3.1 이상으로 보고 있다. 평균 접착력에서는 칸투칸·트렉스타·마운티아·콜핑·콜럼비아 등 5개 브랜드 제품이 3.1 미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콜핑의 경우 조사 대상 중 2번째로 높은 가격임에도 2.9의 접착력을 보이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김자혜 소시모 회장은 "아쿠아슈즈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아웃도어 업체에서는 자체적으로 2.0~3.0을 기준으로 본다"고 전했다. 아쿠아슈즈의 경우 물에서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 수분에 의한 접착력 저하현상을 평가하기 위해 가수분해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했다고 소시모는 설명했다. 신발을 신고 걸었을 때 겉창의 닳는 정도를 알아보는 내마모성 측정 결과, 최소 1400회에서 최대 9400회로 나타나 제품간 품질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머렐의 '워터프로마이포' 제품은 9400회 이상에서 마모가 발견돼 내구성이 가장 좋았고 밀레의 '로바트네오'는 가장 빠른 1400회 정도에서 마모가 발견됐다. 일반적으로 업체에서는 아쿠아슈즈의 용도를 물과 가벼운 트레킹, 일상 활동에서도 이용하는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소개하는 만큼 최소 3000회에서 4000회는 만족해야 한다는 게 소시모 측의 주장이다. KAS는 아동·워킹류 2000회, 러닝류 3000회, 트레일류 4000회, 경등산류 6000회, 중등산류 8000회로 기준을 정해 놓고 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실험대상 중 단 3제품만이 만족하는 수준이다. 특히 밀레·레드페이스·콜럼비아 제품의 경우 아동화 기준인 2000회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제품 중 판매가격 '톱3'에 해당하는 K2·콜핑·네파의 제품은 모두 3000회 미만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소시모 측은 "칸투칸의 제품에는 의무적으로 표기돼야 할 '섬유의 조성 또는 혼성률'에 대한 표시 정보가 누락돼 어떤 소재로 제품이 만들어졌는지 소비자에게 혼선을 야기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인 방법에 의해 실험은 했으나 절대적으로 기준에 '미친다 못 미친다' 의 평가가 어려워 상대적 비교만 가능한 수준이다"라며 "아쿠아슈즈 신발완제품에 대한 시험규격과 평가 기준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