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50달러선 붕괴…국내 경제 0.2% ↑ 물가 0.4% ↓
경제장관회의서 5개 국책연구원 분석 "기업, 생산비용 절감분 제품 가격에 반영해야" 두바이유 가격이 또 2달러 넘게 내리면서 배럴당 50달러선이 붕괴돼 48.08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는 6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전날 배럴당 50.98달러에서 2.90달러 내려 48.08달러에 거래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2009년 4월28일 배럴당 48.02달러 이후 최저가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47.93달러에 거래되면서 5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2.01달러 내려 51.1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월 배럴당 평균 104달러에서 거래되다가 12월31일 53.60달러로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해 11월27일 산유량을 동결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서 두바이유 가격이 75달러선에서 폭락하기 시작해 12월15일 60달러선 붕괴, 12월30일 55달러선이 붕괴된데 이어 50달러선마저 무너졌다. 유가가 폭락하는 것은 OPEC 회원국이 원유 감산 불가방침을 결정한 상태에서 수요대비 공급 우위 전망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러시아와 이라크에서의 생산량이 늘어나는 데다 서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생산이 늘어나 유가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유가 60달러대면 성장률 0.1%↑ 물가 0.1% ↓ 이와 관련 KDI(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금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5개 국책연구원은 7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정도 오르고, 물가상승률은 0.4%포인트 하락, 경상수지는 102억1000만달러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정부에 보고했다. 5개 국책연구원은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유가가 연간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에 머무르고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1%포인트 상승하고 물가 상승률은 0.1%포인트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2000년대 국제유가 추이를 실증 분석한 결과, 유가가 공급측 요인만으로 10% 하락하는 경우 경제성장률과 소득은 각각 0.2%포인트와 0.3%포인트 상승하지만, 공급측 요인뿐 아니라 세계경제 성장 둔화라는 수요측 요인이 발생해 유가가 떨어질 때에는 성장률 0.02%포인트, 소득 0.2%포인트 각각 상승으로 영향이 축소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별 분석을 내놨다.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경제 전체의 구매력은 9조5000억원(GDP 대비 0.76%) 가량 증가하는데, 증가분의 54.8%인 5조2000억원이 가계에, 17.8%인 1조7000억원이 정부에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구매력 상승은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돼 소비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기업이 석유제품 가격 감소분을 비석유제품 가격에는 전가하지 않을 경우에는 경제 전체에서 늘어나는 구매력 10조4000억원 중 9조4000억원이 기업에 귀속되고 나머지 1조1000억원만 가계의 민간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등 '기업 독식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유가 하락의 긍정적 영향이 경제 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비용 감소가 재화 및 서비스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기업이 유가 하락에 따른 생산비용 절감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가 하락은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비용을 감소시킨다는 분석도 내놨다.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전체 산업 0.67%, 제조업 1.04%, 서비스업 0.28%의 생산비용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