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결산]기간산업- 최악의 해…조직개편·구조조정 등 돌파구
올해 국내 철강·조선·석유화학·정유 등 기간산업은 글로벌 경기 위축과 유가 하락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철강의 경우 수요 위축으로 인한 공급 과잉, 중국발 저가 철강의 범람으로 고전했다. 조선업 역시 극심한 수주 가뭄으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정유업계는 유가 급락으로 마진율이 떨어지며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를 봤다. 화학업종도 실적이 감소하기는 마찬가지다. ◆ 철강-경쟁력 강화 위한 노력 철강업체는 올해 글로벌 경기 부진과 공급 과잉, 중국산 철강 수입 증가의 '3중고'를 겪었다. 위기탈출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자사 매각, 합병, 조직 슬림화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다. 맏형 포스코는 지난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철강사업, 철강생산, 재무투자, 경영인프라 등 4개 본부제로 조직을 통합하고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광양LNG터미날 지분,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 등 비핵심 자산을 시장에 내놨고, 연말 포스코특수강을 1조1000억원에 세아그룹에 매각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동부특수강을 2943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 완공 예정인 당진 특수강 공장과 하공정을 담당할 동부특수강을 연계해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또 포항공장의 철근 생산라인을 특수강 설비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동부특수강은 놓쳤지만,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면서 연 400만t 수준의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강 생산체계를 갖추게 됐다. 특히 기존 세아베스틸이 가지고 있던 탄소, 합금봉강 위주의 제품포트폴리오를 공구강, STS선재, 봉강 및 무계목강관까지 확대했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을 합병하며 철강 열연 제품과 냉연 제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출 계획이다. 동부제철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동부특수강을 매각하고 동부제철마저 당진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조선-조직 슬림화 등 개편 단행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1조 1000억원, 1조 9000억원 등 창사 이래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새롭게 부임한 권오갑 사장을 위기 탈출을 위해 전체 임원 31%를 감축한 데 이어 지난 10월 7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본부아래 부문 단위를 기존 58개에서 45개로 22% 축소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통해 40조원대의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하지만 그룹 차원의 사업 개편을 위해 향후 다시 추진할 여지가 남아있다. 또 사업부 산하 기본설계팀을 기술영업팀으로 재편하고 설계와 EM(설계관리)의 통합 조직 신설 등 조직을 슬림화 했다. 올해 조선 3사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 역시 주력 사업을 강화하고 내년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수주에 집중할 방침이다. ◆석유화학·정유-사업 다각화 노려 올해 초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했던 국제 유가는 현재 60달러선이 붕괴된 상황이다. 하루가 다르게 유가가 떨어지며 정유업계는 공장을 돌리면 돌릴수록 손해를 봤다. 통상 원유를 들여오는데 1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원유를 정제하는 순간 이미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9월말 대비 배럴당 약 35달러가 하락한 유가로 4000억원 이상의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정유사업에서만 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칼텍스도 2분기 710억원, 3분기 144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쓰오일 역시 3분기에 영업적자 186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정유사들은 사업환경 개선을 석유화학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독일계 카본블랙업체와 협력을 통해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카본블랙 사업에 진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아크릴산 및 아크릴에스테르 분야에, GS칼텍스는 탄소소재와 바이오부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적 악화를 보인 석유화학 업계는 주력업종 강화 등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지난달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인수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켰고, 한화솔라원과 큐셀의 합병을 통해 태양광 사업 규모 1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