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1분기 실적 희비...대웅제약·한미약품은 성장세 이어가
국내 제약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해 온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1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올해 1분기에는 아쉬운 성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유한양행은 2024년 1분기 별도기준 매출 4331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68.4%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R&D) 비용과 광고선전비가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한양행이 올해 1분기 연구개발과 광고에 투입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폭을 보였다. 연구개발비의 경우 2023년 1분기 35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57억원으로 30.4% 증가했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8.1%에서 10.5%로 2.4%포인트(p) 수준으로 늘었다. 또 올해 1분기 광고 비용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했다. 종근당도 올해 1분기에는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종근당이 잠정 실적으로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종근당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5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반면, 대웅제약은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2966억원, 영업이익은 312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0.6% 성장한 수치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펙수클루, 엔블로, 나보타 등 3대 혁신 신약의 고른 성장이 성장 기조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펙수클루 처방액은 올해 1분기 170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을 뿐 아니라 국내 상위 10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는 것이 대웅제약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당뇨병 치료제인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성장세가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은 엔블로와 글로벌 제약사의 '다파글리플로진' 투약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 엔블로가 더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보다 훌륭한 치료제를 공급해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에 대해서는 오는 2030년까지 단일품목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나보타 적응증을 만성 편두통, 위 마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탈모 등으로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나보타를 앞세워 미용 시장에서 치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두 자릿수 증가세로 고성장을 거뒀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037억원, 영업이익 76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8%, 영업이익은 27.9%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4224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분기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매출액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한미약품은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 전립선 비대증약 한미탐스·오디 등이 한미의 주력 품목들이 호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에도 연구개발에 46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매출액의 11.5%에 해당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동안 국내 제약 기업들은 경영권 분쟁이나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겪었지만 R&D 선순환 모델 구축에는 지속 힘쓸 것"이라며"장기적으로는 자체 개발 신약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