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사 1분기 성장세 '주춤'..코로나19 장기화 여파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성장세가 잠시 주춤했다. 대다수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올해 첫 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 1분기 매출액 3107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6.1% 상승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4억원으로 14% 줄었고, 당기 순이익은 135억원으로 24% 가량 감소했다. 코로나19 치료제인 '나파벨탄주' 등의 연구개발비가 378억원 반영된 영향도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특별 점검에 따른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식약처는 지난 달 종근당이 첨가제 임의 사용, 제조방법 미변경, 원료 사용량 임의 증감 등 약사법을 위반했다며 종근당이 직접 제조하거나 수탁 제조한 9개 의약품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 중지 등을 조치했다. 종근당은 이 9개 품목에 대한 반품 비용 등을 1분기 충당금으로 선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식약처 특별점검 조치에 따라 6개 품목의 유통 재고 회수액이 반영됐고, 9개 품목의 보유 재고 재고자산충당금이 설정되면서 1분기 매출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82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8.3%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도 50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GC녹십자는 백신 부문에서 일시적으로 매출 공백이 발생하면서 외형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유통을 맡았던 MSD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 판매 계약이 지난해 말 종료됐고, 남반구에 독감 백신을 공급하던 시기가 지난해와 달리 2분기로 변경된 영향이 컸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1분기 매출액이 1409억원으로 30% 줄었고, 영업이익은 9억원으로 98% 가량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ETC) 부문에 전년 대비 기저효과로 38% 가량 감소했고, 지난해 4분기 의료기기 부문의 일부 품목 계약 종료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주력제품인 스티렌, 모티리톤, 슈가논, 그로트로핀, 가스터, 주블리아 등이 12%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향후 중형 제품이 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2분기부터는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역시 지난 1분기 연결기준 2703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호흡기 제품의 판매가 부진했고, 수출 부문에도 영향을 받은 결과다. 하지만 주요 개량 및 복합 신약의 매출이 고르게 성장하며 영업이익 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고, 순이익도 80% 가량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한양행은 기술수출에 따른 수입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37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390억원으로 무려 1194% 늘었다. 비처방약, 처방약, 생활건강사업부, 해외사업 부문 등 모든 사업영역이 두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베링거인겔하임 59억원, 얀센 34억원, 길리어드 16억원, 유한크로락스 3억원 등 1분기에만 154억원의 기술료 수익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했다. /이세경기자 seile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