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강단 선 황창규 회장 "지능형 네트워크, 모바일보다 더 큰 변화"
"지능형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 미래는 모바일 시대보다 훨씬 거대하면서도 폭 넓은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황창규 KT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학교 메모리홀에서 '네트워크의 힘'을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차세대 네트워크로 '지능형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황 회장이 제시한 지능형 네트워크는 유·무선망으로 음성, 데이터 등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 자체에서 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빠른속도, 방대한 용량, 완벽한 연결이 특징이다. 황 회장은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은 단순히 네트워크 인프라만 제공하는 '덤파이프(수익을 못내는 통신망)' 사업자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KT는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네트워크 본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KT는 속도, 안전감시, 빅데이터, 보안 4가지 영역에서 네트워크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가 인터넷의 보급으로 커넥티드 카, 홀로그램, 가상현실(VR)과 같은 미래 서비스를 앞당기게 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황 회장은 설명했다. KT 기가인터넷은 이달 중 국내 200만 가입자를 넘어설 예정이다. 네트워크의 안전감시의 사례로는 위치측위기술을 통해 수집된 시간, 위치, 상황 등을 토대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가 지오펜싱'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KT의 기가 지오펜싱은 비콘, 와이파이, LTE 등을 활용, 3차원 정보를 확인해 2차원인 구글 맵보다 정밀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공공안전에 적용하면 소방관들의 인명구조 및 다중이용시설에서 미아 찾기 등이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황 회장은 지능형 네트워크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빅데이터'를 꼽았다. KT는 이미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경로를 90% 이상 예측하는 성과를 거둔 적이 있다. 지난 6월 황 회장은 유엔과 글로벌 통신사들에게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빅데이터 공동과제'를 제안한 바 있다. 보안 분야에서는 파밍 차단 솔루션과 개인정보 보호를 제공하는 기업전용 LTE 서비스를 선보였다. 황 회장은 지능형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혁신이 산업 패러다임에 '거대한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능형 네트워크가 수십억 개의 단말과 연결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차세대 산업혁명을 이끌 뿐 아니라 감염병 확산 차단과 같은 생활의 변화까지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2020년이 되면 네트워크 속도는 10배 빨라질 것이고 빅데이터, 안전감시, 보안 등도 10배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KT는 지능형 기가 네트워크에 기반해 '기가토피아'를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가토피아는 '인간과 모든 사물이 기가 인프라로 연결되고, 융합 서비스를 통해 산업은 물론 생활까지 활력에 가득 찬 세상'을 뜻한다. KT의 기가토피아 전략은 내년부터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수업 교재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이날 강연은 하버드대 측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하버드대 메모리얼홀 단독 강연은 황 회장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메모리얼홀은 윈스턴 처칠, 마틴 루서 킹, 스티븐 호킹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강연한 곳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