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해 순이익 13조 시대 여나…사상 최대
은행권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전망이다. 국내에 상장된 9개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순이익이 13조원 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급증한 반면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은 마무리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저금리와 경기침체기를 거치며 은행들이 추진했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비은행 부문 강화 등의 효과도 본격 나타났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된 KB금융과 신한지주, KEB하나,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BNK금융, DGB금융, JB금융, 광주은행 등 9개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13조28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조9822억원 대비 30%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물론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지주, KEB하나,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5개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만으로도 순이익이 11조96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연간 순이익은 지난 2007년 10조6277억원을 고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 2009년에는 각각 6조1292억원, 4조9512억원으로 실적이 대폭 악화됐다. 살아나지 않는 경기에 금리 인하 등으로 은행권 순이익은 2013, 2014년에도 5조원 수준에 그쳤다. 실적 회복세가 시작된 것은 2015년 부터다. 2015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증가세가 가팔라졌고, 건전성도 개선됐다. 은행별로는 KB금융과 신한지주가 순이익 '3조 클럽' 달성이 이미 확정적인 상태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4153억원, 3조3618억원이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KB금융 2조7577억원, 신한지주 2조7064억원임을 감안하면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KEB하나 역시 지난해보다 40% 이상 급증하면서 순이익이 2조원 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전망도 밝다. 8년 만의 금리 인상 사이클로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예대마진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지만 은행들은 내년에는 기업 대출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이런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됐다. 신한금융투자 김수현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 억제 정책으로 향후 은행의 성장축은 기업 여신으로 전환될 것이며,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정책 강화도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