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어도…식비·교통비·월세로 전체의 50% 훌쩍
지난해 우리나라의 보통 가구는 월 평균 544만원을 벌어 54만원을 빚 갚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상승하며 기본생활비라고 불리는 식비, 교통비, 월세 등의 비중도 전체소비의 50%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이 17일 발표한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544만원으로 2021년과 비교해 51만원(10.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대비 지출을 살펴보면 물가가 상승하며 소비액이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가구 소비액은 276만원으로 전체 소득의 50.7%를 차지했다. 특히 기본생활비라고 불리는 식비, 교통·통신비, 월세·관리비·공과금은 139만원으로 50.4%를 차지했다. 2021년과 비교해 22만원(2.3%p) 늘었다. 부채상환은 월평균 54만원(9.9%)으로 같은 기간 9만원(0.8%p) 증가했다. 부채상환액은 대출원금과 이자가 포함된 금액으로 부채상환을 위해 매달 지출하는 금액을 말한다. 가구 내 평균 보유자산은 2021년 5억원대를 기록하다 지난해 6억원대를 돌파했다. 자산 내 비중은 부동산 79.7%, 금융자산 13.6%, 기타자산 6.7%로 3년간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부동산 자산규모는 2021년 4억1386만원에서 2023년 4억8035만원으로 6649만원 증가했다. 단, 부동산 시장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2022년에는 전년 대비 부동산 자산이 11.4% 늘어난 반면, 2023년에는 4.2% 증가하는데 그쳤다. ◆ 하위 20% 소득늘었지만, 의식주 소비액↑ 가구 소득 구간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하위 20~40% 구간의 증가율이 높았다. 1구간(하위 20%) 가구 총소득은 2022년 181만원에서 2023년 195만원으로 6.6% 늘었다. 2구간(하위 40%)도 같은기간 305만원에서 332만원으로 4.7%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5구간(상위 20%)이 2022년 1040만원에서 2023년 1085만원으로 4.3% 증가했다"며 "저소득층 소득증가율이 높아지며 고소득층과의 소득격차도 다소 감소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간별로 살펴보면 의식주 소비액은 소득이 낮을수록 증가폭이 컸다. 1구간(하위 20%)은 식비로 4만원이 늘었고, 5구간(상위 20%)은 6만원이 늘었다. 주거비도 전세사기 불안으로 월세수요가 늘며 모든 소득구간에서 2만~5만원 늘었다. 의류·패션잡화·미용비는 1~4구간 모두 변동이 없었지만 5구간(상위 20%)에서만 2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고금리·고물가에 직장인 10명중 7명 점심값↓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자 직장인 10명중 7명은 점심값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했다. 남성은 구내식당, 편의점 간편식 등 식당에서 사먹는 점심의 대체재를 찾은 반면 여성은 커피, 디저트 등 식후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부업도 결심했다. 경제활동자 10명중 1.6명은 본업 외 부업을 병행했다. 부업의 직종은 20대의 경우 서비스직(식당·카페 등)이 34.3%로 가장 많았고, 30대는 크리에이터, 유튜버, 블로그 등을 했다. 50~60대는 과외·강사를 부업으로 삼았다. 직장인들의 직장선택시 고려요인으로는 전연령 모두 연봉을 꼽았다. 이후 MZ세대와 X세대는 워라벨을, 베이비부머세대는 복지를 또다른 고려요인으로 선택했다. 경조사의 경우 2030세대는 액수보다 참여자체에 의의를 뒀지만, 40대의 경우 적은금액을 낸다면 참석하기보다 봉투만 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결혼식 축의금의 경우 2030대는 청첩장을 받은 방식(온라인·대면)에 따라 40대 이상은 받은 금액만큼 내겠다고 하는 비율이 높았다. 단 내고자 하는 액수는 비슷했다. 결혼식 축의금의 경우 결혼식에 가지않고 봉투만 보낸다면 5만원을, 결혼식에 직접 참석한다면 10만원을 내려고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MZ세대와 X세대, 그리고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지고 있는 경제생활, 대인관계에 대한 생각을 비교·분석 했다"며 "사회구성원간 이해와 공감대를 높일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유리기자 yul115@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