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등에 '빚투' 개미 몰린다...저PBR 쏘아 올린 공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자 '빚투(빚내서 투자)'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저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 몰려 있는 코스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2995억원으로 연초보다 약 1조8000억원이 불어났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만 10조3798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 14일부터 매일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약 1조원이 증가했다. 올해 저PBR주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면서 증시가 가파른 반등세를 보이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빚투'도 몰리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는 21일 약 2년 만에 2750선을 넘어서면서 2754.86에 마감했으며,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예고했던 1월 17일 이후로는 13.09%나 상승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저PBR주를 중심으로 순매수세 유입을 지속한 것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권을 살펴보면 반도체 관련 종목을 제외했을 때, 현대차(2조936억원), KB금융(6117억원), 기아(4726억원), 우리금융지주(3179억원), 삼성생명(3126억원) 등 저PBR 관련 종목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18일 기준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증권, 보험, 금융, 운수장비 등 저PBR주가 포진된 업종들의 신용잔고가 급증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금융업은 23.06%, 증권 24.89%, 보험은 57.80%가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를 기록했던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를 담고 있는 운수장비 업종의 신용잔고도 22.60%로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밸류업 기류에 편승하고자 관련 이벤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6월 30일까지 신용융자 7일물 이자율을 0%로 하는 '신용융자 1~7일물 이자율 ZERO%'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알렸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량 상장사 중심(a-c등급, 저PBR주) 신용융자 종목 제공으로 시장 리스크 부담이 축소되고, 통상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 조절을 하고 있다"며 "시장이 좋을 때는 신용을 써서 레버리지로 수익을 더 내기 때문에 밸류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도 나은 혜택을 제공하고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교보증권에서는 오는 4월 말까지 신규 신용 매수에 대해 180일간 조건 없이 신용거래이자율을 연 4.5%를 적용하고 있으며, SK증권도 오는 29일까지 30일간 연 4.5%의 신용 단일금리를 제공한다. 한화투자증권도 내달 30일까지 신용대출금리를 90일간 연 4.8% 적용한다고 안내했다. 다만 시장 내에서는 저PBR 종목에 대한 '옥석 가리기'와 가파른 증시 상승세에 따른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투자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단기간 급등한 국내 증시에 대한 과열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반대매매를 유의해 신중하게 투자하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 고객이 신용융자 등으로 주식을 매입한 뒤 빌린 돈을 약정 기간 내 변제하지 못했을 때, 투자자 허락 유무와 관계없이 주식이 처분되는 것을 의미한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