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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도…천장 뚫은 원·달러 환율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역대 최장기간 지속중인 가운데, 미국의 고용 불안이 위험자산 선호를 축소시켰다. 무역협상에 따른 현금 투자로 외환 흐름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원화 약세의 재료가 됐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1456.9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를 마쳤다. 전일보다 9.2원(0.63%) 오른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된 4월 9일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미 무역협상 타결 소식에 환율이 1424.4원까지 하락했던 지난달 말과 비교해선 32.5원(2.28%) 올랐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하는 것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역대 최장기간 지속중인 가운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 10월 1일(현지시간) 미 상원은 2026년도 회계연도 연방정부 예산한 처리에 실패했다. 중산층의 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의 존치 여부를 두고 미 공화당과 미 민주당의 대립이 지속된 영향이다. 예산 중단으로 안보 기능을 제외한 연방 공무원들은 일시 해고됐다. 당초 미국 내에서는 셧다운이 2주 내 종료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셧다운은 기존 최장기록인 35일을 넘겨 40일 간 지속 중이다. 민주당은 관련 예산의 1년 연장 시 셧다운을 종료한다는 방침이지만, 공화당은 협상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이달 들어 공화당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중단을 위한 '핵 옵션(다수결을 통한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을 압박하고 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도 국회 수칙 개정을 전제한 핵 옵션은 고려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지난 2013년과 2017년에 각각 발동됐던 핵 옵션은 정부 인사와 관련한 내용으로, 예산안이나 입법에 관련한 전례는 아직 없다. 미국 내 고용 시장이 악화 중이라는 시장의 우려도 위험 자산 선호를 위축시켰다. 미 노동부는 매달 첫째 금요일 직전월의 고용시장 상황을 담은 고용보고서를 발표한다. 셧다운 이후 9월·10월 고용지표는 발표가 지연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고용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미국의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의 보고서는 지난달 15만3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2003년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을 것으로 내다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중소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냉각 움직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무역협상 이후 국내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무역협상에 따라 설정된 대미 투자액은 연간 200억달러로, 이는 지난해 대미 흑자액의 약 40%에 해당한다. 정부는 해당 재원을 외환 보유고 운용 수익을 통해 충당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조달 계획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14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관세 영향으로 인한 물가 압박이 본격화되고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진다면 미국 시장 금리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마찰적 요인이 될 것"이라며 "달러에의 강세 압박은 위험자산 투자의 불안을 의미하고, 달러가 해당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에서 쉽게 내려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달러 강세 지속 및 주변 통화 약세 속에서 원화의 상대 약세도 유지되고 있다"라면서 "원·달러 단기 급등으로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안승진기자 asj1231@metroseoul.co.kr

2025-11-09 13:26:09 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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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인적쇄신 단행…신뢰회복 시동

롯데카드가 최근 정보유출 사태 이후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본부장 절반 이상을 교체한 데 이어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며 내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7개 본부 가운데 최근 금융사업본부, 영업본부, 경영관리본부, 디자로카본부 등 4개 본부장을 교체했다. 구영우 금융사업본부 부사장과 한정우 디지로카본부장은 임기 1년을 앞두고 퇴임한다. 김성식 경영관리본부장과 임정빈 영업본부장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반면, 이창주 롯데카드 리스크관리 본부장과 전무급인 최재웅 마케팅본부장, 정동훈 전략본부장 등 3인은 유임됐다.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먼저 대표이사 직속 부서로 최용혁 상무를 중심으로 한 '정보보호센터'를 격상해 관리한다. 정보보안 책임자인 최용혁 상무는 이번 인적 쇄신 과정에서 자리를 지켰다. 기업문화 정립 및 노사관계를 다루는 'ER(Employee Relations)'도 대표이사 직속 부서로 신설한다. 고객 중심이라는 큰 기조 아래 대표이사가 직접 정보보호 업무와 기업문화 및 노사 업무를 한꺼번에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기존 7본부 체제를 1부·6본부 체제로 개편해 조직 효율화를 꾀했다. 개인 고객 대상 사업 영역 3개 본부를 총괄하는 '개인고객사업부'도 새로 신설했다. 기능 중심 조직을 고객 중심 사업 조직으로 전환하는 등 정보유출 사태 이후 대대적 조직 쇄신을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 및 조직 개편은 예고된 행보였다. 앞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고객정보유출 사고 이후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조직을 기능 중심에서 고객가치·고객보호 중심으로 전환하고, 연말까지 인적 쇄신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적쇄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 대표가 인적 쇄신 및 조직 개편과 더불어 본인의 퇴임 가능성도 시사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언론브리핑과 국정감사 등에서 "저와 임원진의 사임을 포함한 인적 쇄신을 단행하겠다", "사퇴를 포함해 조직적인 인적 쇄신뿐 아니라 조직 변화, 정보보호 관련 거버넌스 구조 변화까지 제로베이스에서 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까지 본격 진행되면서, 추가 인적쇄신 진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감독원은 롯데카드에 대한 수시검사를 종료하고 이달 10일부터 본격적인 정기검사에 돌입한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 검사를 통해 롯데카드의 내부통제 및 경영관리 전반 실태를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안재선기자 wotjs4187@metroseoul.co.kr

2025-11-09 13:14:59 안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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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호주, 개도국 공급망 역량강화 지원

산업통상부는 호주 정부와 협력해, 인도·태평양 지역 개도국의 공급망 위기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임팩트(IMPACT)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우리나라(산업부)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위기대응 네트워크 의장국이다. 지난 10월 '공급망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성공적으로 주관한 데 이어, 작년 6월부터 호주 정부와 함께 준비해 온 IMPACT 프로젝트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공급망 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호 양국은 IPEF 협상 과정에서 개도국 공급망 역량 강화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양국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관련 예산을 확보한 후, 역내 공급망 위기 대응 능력을 실질적으로 향상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IMPACT 프로젝트는 국가별 ▲사전 공급망 역량진단 ▲현지 교육훈련 ▲성과 평가 및 후속 조치 등 3단계로 진행된다. 특히, 현지에서는 한·호 공동으로 개발한 교재를 기초로 회원국의 관심 사항을 반영해 ▲핵심 공급망 식별 ▲데이터 기반 관리 ▲거버넌스 구축 ▲교란 대응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실무형 교육이 이루어진다. 산업부는 이번 인도네시아, 태국을 시작으로 12월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내년까지 총 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맞춤형 현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각국의 공급망 관리 및 위기 대응 능력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재근 산업부 신통상전략지원관은 "위기대응 네트워크 모의훈련을 통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회원국 간 위기 대응 역량을 점검한 데 이어, 이번 IMPACT 프로젝트는 개도국의 실무 역량을 높여 역내 공급망 안정을 한층 강화하는 실질적 후속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핵심 광물과 첨단산업 공급망의 안정성 확보가 세계적 과제로 부상한 상황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이 역내 협력 중심국으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연세기자 kys@metroseoul.co.kr

2025-11-09 12:38:47 김연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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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미공개정보 ‘원스트라이크 아웃’…내부통제 전면 쇄신 착수

NH투자증권이 내부통제 전반을 손보는 '신뢰 강화 대책방안'을 마련했다. 최근 IB(투자은행) 부문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으로 내부통제 신뢰 확보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회사는 사전 점검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정보관리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쇄신에 나섰다. 9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대책은 내부통제 강화 태스크포스(TFT)를 중심으로 구축됐다. 핵심은 미공개 중요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임직원을 전사적으로 등록·인증해 관리하는 '미공개중요정보 취급 임직원 등록관리시스템' 도입이다. 기존 본부 단위 중심의 통제 구조를 프로젝트별 관리 체계로 바꾸어 정보 접근과 이동 경로의 추적 가능성을 높였다. 공개매수, 유상증자, 블록딜 등 국내 상장주식 관련 IB 프로젝트 수행 임직원이 주요 대상이다. 자금세탁방지(AML) 기술을 활용한 점검 체계도 새로 도입된다. 내부통제 대상 프로젝트 관련 임직원의 당사 계좌뿐 아니라 타사 계좌, 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 등 가족 계좌에서 발생하는 이상거래까지 점검한다. 우회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고, 사후 적발이 아닌 '선제적 감시'가 가능하도록 구조를 강화했다. 미공개정보 이용이 확인될 경우에는 '무관용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한다. 중요정보를 취득·이용·제공·유출할 경우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까지 이어지도록 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전 임직원의 경각심을 높이고, 윤리경영을 실질적으로 내재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에는 임원 전원의 국내 상장주식 매수를 금지한 조치도 포함됐다. 지난 4일 열린 임원 회의에서 확정된 내용으로, 미공개정보의 사적 활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다. 임원은 해외주식과 ETF만 매수할 수 있으며, 기존 보유주식은 매도만 가능하다. 회사는 또한 익명성이 보장된 내부 제보 제도를 활성화해 제보자의 신분 노출 우려를 해소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앞서 IB부문 임원이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가족 등에게 관련 주식을 매매하도록 한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자, 지난달 말 해당 임원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윤병운 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내부통제 강화 TFT를 신설했다. 이번 신뢰 강화 대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내부통제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비하려는 조치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신뢰 강화 대책은 선언이 아닌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실질적 혁신"이라며 "정보관리 투명성과 내부통제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해 금융투자업계의 신뢰 기준을 새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2025-11-09 12:00:03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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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정부-가계-기업 부채 급증...한계기업 어쩌나

우리 정부와 기업, 가계 빚을 모두 합한 총 부채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외 경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가계와 기업 대출 부실이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종합적인 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GDP 대비 총부채 248% 9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48%로 주요 20개국(G20) 평균을 웃돌았다. 2019년 4533조원이던 총 부채가 올 1분기 6373조원으로 5년새 40.6%(1840조원) 늘어난 결과다. 총부채 비율이 선진국에서 가장 빨리 상승한 이유는 분모인 GDP가 분자인 부채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2014~2024년 11년간 명목 경제성장률이 국가 채무 증가율을 넘어선 해는 세차례 뿐이다. 2017년, 2018년엔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p), 0.7%p 앞섰다. 민간 부채도 급증했다. 2021년 GDP의 100%(98.7%)에 육박하던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89.5%까지 감소했지만, 부채 규모는 472조원(25.8%) 까지 증가했다. 기업 부채도 912조원(46.8%) 증가하면서 2019년 GDP의 100%를 밑돌던 기업 부채 비율이 111.3%까지 치솟았다. 부채의 질도 악화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 기업 중에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14년 만에 최고치였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았다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만 따지면 한계기업 비중은 2023년 17.4%에서 지난해 18.0%로 0.6%포인트(p)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수 대기업을 제외하면 기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는데도 정부는 실업률 상승을 우려해 구조조정에 손을 대지 않았다"며 "그 결과 빚으로 빚을 막아 연명하는 한계기업이 급속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 생산적 금융 기조에 기업대출↑ 은행들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따라 기업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75조8371억원으로 전달 말(671조877억원)보다 4조7494억원 증가했다. 아직 올해 하반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6월 말(664조868억원) 대비 11조원 7503억원 급증했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중소기업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현상을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생산적 금융'이란 금융사가 단순히 대출을 통해 이자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혁신 기업이나 중소·벤처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해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금융을 말한다. 다만 정부기조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주요 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3분기 국민은행의 연체율은 전 분기 0.42%보다 0.12%P 상승한 0.54%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국민은행보다 더 높은 0.56%를 기록했다. 모두 201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신한은행만 유일하게 3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0.45%로 0.5%를 밑돌았다. 농협은행 연체율은 1분기 0.96%, 2분기 0.70%보다 내렸지만 5대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0.58%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가장 많은 IBK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은 1.03%로 2010년 3분기 1.0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중소기업 연체율이 뛰면서 기업은행의 모든 대출(가계대출 포함) 연체율은 1.00%로 치솟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생산적금융을 강조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는 추세가 연체율 증가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는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2025-11-09 11:14:36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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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대출지형 변화...가계와 기업, 서로가 담보

은행 대출 지형이 바뀌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담보가 되는 시대다. 가계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늘리면 부동산 가격은 유지되고, 이를 기반으로 중견 건설사와 시행사는 자금 조달을 확대한다. 이렇게 조성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은 다시 부동산 가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누가 누구를 지탱하는지 분리되지 않고, 한 축이 흔들리면 다른 축도 동시에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 부채중심축 기업대출→가계대출 우리나라의 부채 중심축은 시대마다 이동해 왔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대기업 부실과 은행 연쇄도산이 위기의 근원이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조세재정브리프에 따르면 1997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금융업종 제외) 비중은 108.6%다. 우리나라의 전체 경제규모보다 기업들이 빌린 총부채가 더 많다는 의미다. 국내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도 1997년 말 기준 7.04%로 집계됐다. BIS 자기자본 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준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국제적으로는 최소 8%를 유지해야 하고, 10% 이상이면 우량 은행으로 분류한다. 은행의 대출이 기업대출로 쏠리고, 은행도 이를 감당할 체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의미다. 현재 위기의 근원은 가계대출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22년부터 줄곧 "한국은1997년에는 기업과 금융부실이 위기의 직접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가계부채가 구조적 취약요인"이라며 "가계부채 위기를 경험한 적이 없는 만큼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2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7%로 1분기(89.4%)와 비교해 0.2%포인트(p) 올랐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말 98.7%로 100%에 육박했지만, 최근 2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1분기엔 89.4%까지 내려갔다가 2분기에 89.7%로 반등했다. 올해 4~6월 집값 상승 기대감에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 가계·기업대출 부실 우려↑ 그러나 앞으로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 당시 108.6%였던 GDP 대비 기업대출은 올해 1분기 111.3%로 상승했다. 가계부채가 줄지 않는 가운데 기업부채까지 되레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정부는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으로 기업대출 비중을 더 키우려 하고 있다. 부동산이나 가계부채로 쏠리는 자금을 혁신기업, 첨단기업, 사회기반시설(SOC) 등 실물경제 성장 부문으로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거듭된 내수 부진 속에 대출 이자조차 못 갚는 한계기업 비중은 14년 만에 최대 수준까지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부감사 기업 중에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돈 한계기업 비중은 17.1%로 14년 만에 최고치였다.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았다는 것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 이자조차 갚지 못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만 따지면 한계기업 비중은 2023년 17.4%에서 지난해 18.0%로 0.6%p 올랐다. 가계·기업·금융이 서로의 담보가 된 구조에서 위기는 '연쇄'가 아니라 '동시'에 올 수 있다.

2025-11-09 11:14:24 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