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가 만난 기업人] 국내 1위 수산기자재 회사 '우뚝'…글로벌 시장 '도전장' 대일 공경석 대표
84년 창업, 국내 최초 해수냉각기 선봬 日·美 등에 수출…韓서만 약 30만대 판매 2009년엔 세계 최초 '활어 수송 컨테이너' 개발…최근 본격 사업화하며 성과도 R&D 통해 미래 양식장 'K-스마트 아쿠아팜' 도전…인건비·사료비 절감등 '기대' 공 대표 "계속 투자만해 임직원들에게 미안…꿈·비전 주며 글로벌 기업 만들 것" 【부산=김승호 기자】모든 것이 최초였다. 해수냉각기가 그랬고, 활어 수송 컨테이너가 또 그랬다. 미래 먹거리로 새롭게 투자하며 연구개발(R&D)하고 있는 'K-스마트 아쿠아팜'이 가시화되면 이것 역시 국내 양식업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공경석 대표가 84년 창업, 40년 업력을 자랑하며 국내 1위의 수산기자재 회사로 우뚝선 ㈜대일이 이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세계로 뻗어나갈 채비를 단단히 갖추고 있다. "(한국에선)골목대장이 됐으니 이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야한다. 대일은 수산기자재분야에서 한우물을 파며 성장해왔다. 우리가 성공사례를 계속 만들어야한다는 사명이 있다. 시장이 커지면 더 많은 사람이 들어와 판을 키울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연관 시장도 선진화될 수 있다." 부산 기장 정관에 있는 대일 본사에서 만난 공경석 대표(사진)의 말이다. 공 대표는 10여년 전 개발해 성공했지만 최종 사업화까지 가지 못한 '활어 수송 컨테이너'를 최근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비싼 돈을 주고 항공기로 나르던 활어를 컨테이너에 싣고 배로 수송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더 많은 양을 운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도전한 제품이다. 활어 수송 컨테이너는 대일이 세계 최초였다. 그때가 2009년이다. 제품을 세상에 알려야했던 공 대표는 무모한 일이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광어를 자신이 만든 활어 수송 컨테이너에 싣고 태평양을 횡단했다. 경남 거제에서 광어 2t을 부산까지 옮긴 후 부산에서 배에 싣고 16일을 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까지 닿은 것이다. "사람들은 활어가 100% 다 죽는다고 했다. 하지만 생존률은 86%로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당시 미국측 파트너가 약속한 계획을 틀면서 제품을 세상에 내놓지 못했다." 공 대표는 본사 건너편에 '대일 K-스마트 아쿠아팜 연구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은 15년만에 다시 활어 수송 컨테이너로 세계 시장을 노크하는 전진기지다. 국내에서 벌써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남의 한 지자체와 대당 2억5000만원씩하는 제품을 8대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와 함께 공 대표가 새롭게 도전하는 'K-스마트 아쿠아팜'은 5세대 무선통신망과 드론, 빅데이터, IoT, 자동사료급이기 등의 기술을 망라한 미래형 양식장이다. 대일은 이미 양어장, 양식장 등에 제품을 납품하며 35년 이상 노하우를 쌓아왔다.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사명감으로 뛰어들어 대규모 돈을 투자해 시작한 것이 바로 스마트 아쿠아팜이다. "양식장 인력의 70% 가량은 먹이를 주는 일에 투입된다. 하지만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노동력은 부족하다. 외국인력을 쓰는 것도 쉽지 않다. 양식장을 자동화하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료비도 30% 가량 절감할 수 있다. 스마트 아쿠아팜은 먹이주기 뿐만 아니라 수온 조절, 수질 측정 및 정화 등이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공 대표는 현재 한국수산기자재협회장도 겸하고 있다. 연관 산업과 관련 기업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결국 우리 어업을 살리는 길이라 믿고 활동하고 있다. 그가 공들이고 있는 '수산기자재산업 육성법' 제정이 대표적이다. 공 대표가 회사를 창업하고 우연한 기회에 개발해 80년대 중반 제품화에 성공, 효자가 된 해수냉각기 역시 국내 최초였다. 당시 일본제가 판치던 시장을 국산으로 완벽하게 탈바꿈시켰다. "초기엔 제품에 하자도 많고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고생을 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개발끝에 품질이 좋아졌고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도 뚫었다. 해수냉각기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30만대 가깝게 팔렸다. 일본에선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해수냉각기가 우리 회사 제품이다. 연간 5000~6000대가 현지에서 팔리고 있다(미소)." 해수냉각기에 관한한 일본에서 한국산이 완전히 역전한 셈이다. 대일은 2003년에는 '100만불 수출의 탑', 2012년에는 '300만불 수출의 탑'을 각각 수상했다. 어린 시절 발명가 에디슨을 꿈꿨던 공 대표는 수산기자재 분야에선 국내 1위 기업을 이끄는 CEO이자 엔지니어가 됐다. 현재 대일이 갖고 있는 특허만 80건이 넘는다. "돈도 제대로 못버는데 자꾸 투자만하는 것 같아 임직원들에게 미안하다. 당장 모든 것을 풍족하게 해줄 순 없지만 구성원들에게 꿈과 비전을 먼저 주고 싶다. 수산기자재 분야의 글로벌 기업이 돼 구성원이 모두 행복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미뤄뒀던 증권시장 상장도 향후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사장이 돈 욕심 없으면 그 돈은 결국 다 직원들에게 가는 것이다."